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반양장)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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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아인 주연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신작이다. 김려령이라는 이름 앞에 나도 모르게 들게 된 책이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아니,정말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싶다.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대상작 <불량가족레시피>보다 더 추천해주고 싶다. 물론 개인적 취향일지 모르지만, 나는 이런 가슴 따뜻하고,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참 좋다.

 



정말 어딘가에 건널목씨가 살고 있고, 어딘가에 태희, 태석이와 도희가 살고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야기는 문밖동네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등단한 필명 오명랑 작가가 이야기듣기 교실을 여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야기 듣기 교실,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곳이 아닐까? 나는 여태 이런 학원이 있다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는데. 다른 분들은 들어보셨나요? 물론, 최근 경청의 중요성이 대두 되고있다는 것은 분명하고, 김려령 작가가 요즘 아이들이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 것에서 착안해서 이야기 듣기 교실을 등장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또 깨닫게 된다.

 



작가로 등단한지 몇 년이 지나도 제대로 된 작품을 쓰기는 커녕 빈둥빈둥 놀기만 하자, 주변에 가족들이 일을 시작하라고 해서 오명랑 작가가 시작한 것이 이야기듣기교실이다. 이야기듣기교실이 뭔가 싶어서 문의 전화도 오곤하지만 정작 등록한 아이들은 달랑 3명, 그것도 한달간 공짜라는 말에 등록했음이 틀림이 없었다. 물론, 영어학원대신에 이야기듣기 교실을 선택하기도 하고, 나중에 작가가 되기 위해서 왔다고는 하지만, 처음 아이들은 이야기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뿐이다.

 



이 세상 어느 책에도 나오지 않은 단 하나뿐인 이야기, 건널목씨의 이야기를 해주는데, 건널목씨라는 말을 듣고는 나도 처음에는 지어낸 이야긴지, 실제 이야긴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건널목씨가 아리랑 아파트 아이들을 위해서 아침에 카페트 건널목을 만들어 길을 건너게 해주고, 교통정리를 해나가면서 다른 이웃들의 호감을 사고, 진정성을 보여줌으로써 건널목씨에게 마음을 열게 되기 시작했다. 정말 자기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배려를 할줄 아는 건널목씨. 건널목씨가 이 세상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더 밝아보인다. 아니, 지금도 그런 건널목씨가 보이지 않는 어느 곳에 살고 있다고 믿고 싶다.

 



쌍둥이 형제의 깡패 사건으로 아리랑 아파트 경비실에서 살게 된 건널목씨. 그러면서 부부싸움으로 경찰을 부르기까지 하는 도희네를 알게 되고, 자신의 화장실로 피난을 오는 도희와 친해진다.

 



건널목씨가 아리랑 아파트 앞에서 건널목을 만들기(?) 시작한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아이들이들을 교통사고로 잃었기 때문인데,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건널목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 건널목을 빨리 설치해달라는 항의조로 카페트 건널목을 만든다고 한다. 아리랑 아파트의 쌍둥이 형제를 보며 자신의 아이를 떠올렸다고 한다. 아직 부모의 마음을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건널목씨가 얼마나 가슴이 아팠고, 그렇기에 다른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는지 잘 알것만 같다. 건널목씨가 도희에게 안식처가 되어주, 태석이와 태희의 안전막이 되어주었다는 것에 나는 정말 아직 세상이 살만하구나 하고 느낄 있었다. 태석이와 태희는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 돌봐줄 사람이 없는 11살, 7살의 아이들이었다. 태석이 아버지가 건널목씨에게 고물상을 소개시켜줘 알게되었는데, 태석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도 아무런 연고도, 아무런 친분도 없었음에도 아이들에게 반찬거리를 사다주고, 기름을 넣어주고 신경을 써주고 있었다.

 



정말 부모님 두분이 모두 계시지 않았을 때, 어린 아이들이 느꼈을 그 불안감과 그 슬픔을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건널목씨가 없었더라면 태석이와 태희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건널목씨와 함께 태석, 태희를 찾은 도희는 엄마가 없다고 놀림받는 아이들에게 사촌누나 행세를 하며 아이들을 감싸주고, 친구가 없는 아이들에게 친구가 되어준다. 그러다 부모님이 시골 집으로 가면서 헤어지게 되는데.... 아이들에게 도희와의 헤어짐은 또 다른 슬픔이고,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건널목씨가 있어 다행이었다. 어느 날 집을 나간 엄마가 돌아온다.엄마가 돌아옴과 동시에 건널목씨는 아이들 곁을 떠나게 된다. 건널목씨가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게 되는데, 그 눈물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것만 같다.

 



엄마가 돌아와도 자기는 집나간 엄마가 다시 돌아온 아이일 뿐이라고, 달라질건 없다고 자조적으로 내뱉는 태희를 보면서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어른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어린 아이들에겐 얼마나 큰 슬픔이 될수 있는데, 그것이 커서도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수 있는데.....

 



엄마가 돌아오고 나서 태희, 태석이 내뱉는 말들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가슴이 아팠다. 아무렇지 않게 태희가 내뱉는 말들, 그 말들에 엄마 역시 상처받았겠지만 나는 태희가 더 아파하는 것같아서 너무 슬펐다.

 



오명랑 작가가 들려주는 건널목씨 이야기. 이건 바로 오명랑 작가의 이야기였다. 건널목씨 이야기를 통해서 엄마와 응어리 진것을 풀어버리고 싶었고,오명랑 작가는 털어내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족히 20년은 더된 자신의 마음의 짐을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야기듣기교실은 뒷전이고, 건널목씨 이야기가 진짜 일까? 정말이라면 너무 가슴 아프다, 소설은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루는 거니깐 당연히 지어낸 이야기겠지? 이러면서 책을 내려 놓지 못하겠다.

 



김려령, 정말 다시한번 그녀의 저력을 확인했다. 어쩌면 이렇게 가슴 아프고, 정말 아련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야기를 생각해냈을까,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책, 그러면서 가슴이 너무 따뜻해지는 책이다. 완득이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분명히 이책도 재미 있게 읽을것이다.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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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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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가족레시피. 읽고 난후의 소감은? 제목 만큼이나 정말 불량가족의 이야기다. 뭐랄까 하나도 정상적인 사람이 없는 것같다는 느낌? 물론 우리 인간들이 복제품이 아닌이상 모두가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 가족, 정말 특별하다. 소망여자고등학교 1학년 권여울, 그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은 어떨까? 엄마가 전부 다른 오빠와 언니, 거기다 오빠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병으로 21살에 기저귀를 찾고 있고,  뇌경색으로 왼쪽어깨와 손이 마비된 삼촌, 제대로 된 직장도 없이 집에서 가족들을 동원해 금융기관채권에 법조치가 들어가는 행정서류를 납부하는 아빠, 온 가족의 식사와 뒤치닥꺼리를 하는 여든 세살의 할머니, 일탈로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여울이까지. 그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뭐랄까? 솔직히 말하면 내게는 너무나도 낯선 가족이었다. 그러면서 아, 나는 정말 행복한 가족이 있는 거구나. 지금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정말 거짓말이다.

 

자식들에게 욕을 하고, 언니가 동생을 챙기기 보다는 동생에게 돈을 빼앗고, 아빠가 자식들을 때리고, 물론 처음부터 나쁜 사람들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이 가족. 뭔가 불안하다. 잘살아 가고 있는 걸까? 여울이는 일탈로 코스튬플레이를 하면서 가출 아니 출가를 꿈꾸고 있다. 그것도 계획적으로 말이다. 17살 공부만 해야할 나이에 아이가 가출을 생각하고 있다라, 솔직히 말하면 좀 가슴아팠다. 17살 꿈많은 나이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지원을 받아 공부를 하고 있고, 학교, 학원, 집 이게 일상인데 여울이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읽다보면 여울의 친구 참새와 세영이 등장하는데, 자조적으로 하는 여울이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무리 똑같이 놀았다 해도 본질적으로 그 아이들과 나는 삶의 질부터가 다르다. 그 아이들은 마음 놓고 놀아도 최소한 안전망이라도 있지만, 나 같은 아이는 그물망조차 없어 바가을 지나 지하 3층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다는 개뼈다귀 같은 소리는 누가 지껄였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 인간이 내 눈앞에 있다면 머리를 죄다 쥐어 뜯어 놓고 싶다. 절대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

 

나 역시 인간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여울이처럼 느끼지는 않는다. 아마 평범한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느끼지는 않을것이다. 정말 어린 나이에 저런생각을 할수밖에 없는 여울이가 너무 안타까웠고, 가족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한번 떠올리지 않을수 없었다. 정말 매일같이 행복한 가족, 즐거운 가족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이라면, 어른이라면 여울이와 같은 아이를 보듬어 줄수 있고, 위해줄수 있고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줘야하는것이 아닐까?

 

지금의 삶을 잊고 싶어하는 여울이, 그런 여울이가 일탈을 꿈꾸며 행사는 것이 바로 코스튬플레이인데, 아마 여울의 삶에서 코스튬 플레이는 마법과도 같았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마법말이다.  처음 코스튬플레이를 할때는 코스튬플레이 안에서만은 자신의 처지를 잊고, 모두가 평등하다고 생각했는데, 코스튬플레이에서도 외고에 다니고, 세바스찬이 좋아하는 류은이를 보면서 여울이는 또 한번 느낀다. 자신과 류은이의 차이를. 현실과 가상현실에서 느끼는 남들과 다른 나. 17살 여울이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래도 가출만 꿈꿀뿐이지 극단적으로 자살을 해야지 라는 마음을 먹지 않는 거 보면 여울이가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자신을 위해서 뭔가 해줄수 있는 누군가가 없지만 그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여울이.

 

자신과 엄마는 다르지만, 그래도 엄마 얼굴을 알고 있는 언니가 너무 부러웠던 여울이다. 나이트댄서 출신의 엄마를 한번도 본적없는 여울이는 엄마가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으리라 항상 상상한다. 너무나도 보고싶지만, 어디 사는지, 어떻게 사는지 알길이 없기에 그녀는 집에서 엄마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러다 고3인 언니 유나가 그림을 배우러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말하는데, 아빠는 화만 내고 만다. 그길로 언니 유나는 가출을 하고, 삼촌역시 일하는 돈도 주지 않고, 자신이 돈있을때는 자기한테 들러붙고 싶어하더니 사람을 무시하냐면서 결국 가출을 하고 만다. 21살에 기저귀를 차고 있는 오빠역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를 떠나 가출을 감행한다. 이제 여울이를 빼고 가족 세명이 모두 가출을 한것이다. 할머니 역시 양로원을 알아보고 오셨지만 자식과 손자손녀가 있어 무료로 받아주는 곳이 없어 결국 가질 못한다. 하나둘씩 가출을 하고, 아니 나는 이 가출을 가출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가장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아빠일을 돕기만 하다가 평생을 그렇게 살순 없으니깐, 그들도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위해서 자신만의 일을 시작하기로 한거, 난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언니 유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했고, 삼촌은 주유소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말 작은 발걸음이지만, 이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또다른 삶을 살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여울이는 이제 코스튬플레이를 그만 두려고 한다. 아마 여울이도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고 그러는거겠지? 코스튬플레이를 하면서 만났던 마리아 수녀님의 복장을 입고 여울이에게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소개해준 그 아줌마, 그리고 여울이가 좋아하는 세바스찬, 거의 모든 걸 갖췄던 류은이까지 코스튬플레이를 통해서 여울이는 소속감을 느꼈고, 행복을 느꼈다. 물론 세바스찬에게 고백을 하고도 차이는 슬픔까지 맛봤지만, 이미 류은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이 참 보기 좋았다. 구질구질한게 아니라, 순수한 그 사랑의 감정을 맛봤다는 것만으로도 여울이는 큰 성장을 한게 아닐까? 그런 여울이에게 미안해, 여울이의 피오나 공주 코스튬에 맞춰 왕자 역할을 했던 세바스찬, 세바스찬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여울이와 연결해주려고 했던 속 깊은 류은이까지. 뭐랄까 정말 류은이 코스튬플레이를 마법이라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수 있을것만 같았다.

 

결국에는 아빠가 무리하게 채권추심정보를 다른 거래처에 넘기면서 경찰서에 잡혀가는 것으로, 할머니가 이모 할머니를 따라 부산으로 가지 않고 여울과 살기로 하고 12평짜리 임대주택에 살기로 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삐딱하게 보이던 가족이 이제는 조금 정상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매일 남들은 편히  쉬고 밥얻어먹을때 나는 너희 똥기저귀나 갈았다며 언니 유나와 여울이를 구박하던 할머니도, 결국은 혼자 남을 여울이를 걱정해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나, 아빠가 무리하게 사업을 벌였던 것도 가족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걸 알고 난후부터는 없지 않아 가슴이 찡했다.

 

유나언니, 오빠, 삼촌, 아빠, 할머니까지 정말 어떻게 보면 특이한 가족이고, 이 세상에는 없을 법한 가족이지만, 여울이에게는 단하나 뿐인 소중한 가족이고, 그 가족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자신의 일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할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부모가 자식에게 어떻게 저럴수 있지?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언어적 폭력이나 폭행이 정당화 될수는 없지만, 어쩌면 그것도 사랑에서 나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한다. 불량가족, 정말 불량가족 맞다. 내가 그 불량가족의 소속원이 아니라는 것에도 너무 감사하고, 또 여울이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다. 평범치 않은 가족들 사이에서 가출이나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보다는 자신만의 코스튬플레이라는 자신만의 탈출구를 위안삼아 열심히 살고 있을 여울이, 그리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달려갈 다른 가족들을 모두 응원하고 싶다.

 

정말 요즘 세상은 막장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가족사이에도 불신이 난무하고, 가족사이에도 정말 건널수없는 강을 건넌 집들이 참 많다고 들었다. 불량가족레시피를 통해서 조금은 가족들과 가까워졌으면하는 바람이 있다. 17살의 눈에 비친 가족, 불량 가족에서 이젠 진화가족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 당신의 눈에 당신의 가족은 어떻게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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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사계절 그림책
아서 가이서트 글.그림 / 사계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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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꿀! 꿀! 꼭 세번은 말해야 돼지가 떠오르는 이느낌~@ 표지부터가 참 재미있다. 나무에 매달려있는 돼지, 낑낑대고 있는데 대체 무슨일이 일어났던걸까? 보통그림책의 반밖에 되지 않는 사이즈에 흑백 이미지의 나무에 살구색 돼지. 약간은 거친 느낌의 스케치, 이제 꿀! 속으로 떠나볼까?



 

이 책은 특이하게 그림밖에 없는, 글이라고는 꾸우울~꿀꿀~ 꾸우우우우울 밖에 없는 책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 이런 어린이 그림책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같다. 대부분 어린이 그림책하면 글과 그림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게 일반적인데, 그림만을 제공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아이들에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아무런 상상없이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고 자기 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라고 그림만을 담은 그림책이 나오는게 아닐까? 

 

 



 

 

태양이 이제 막 떠오르고, 풀이 우거진 들판을 침대로 삼아 곤히 자고 있는 엄마 돼지와 새끼돼지 8마리가 깨어나면서 펼치는 자신만의 이야기, 이제 그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볼까 한다.

 

나도 모르게 새끼돼지 하나, 둘, 셋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몇마리를 세리고 있노라면 마냥 어린이가 된 느낌이다. 그냥 새끼 돼지 많구나 이게 아니라, 새끼돼지 8마리가 있구나하는건 엄청난 차이니깐, (어른이라면 꼭!!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세려야한다. 그래야 아이의 눈으로 그림책을 바라볼수있을테니깐) 분명히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새끼 돼지가 몇마리인지 열심히 세리고, 또 그 8마리에게 이름까지 붙여줄지도모른다~ 가끔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어린 시절의 그 순수함을 되새길수 있으니깐! 

 

 



 

8마리 옹기종기 모여서 엄마 젖을 먹고, 엄마를 따라 줄지어 들판을 걷고, 웅덩이에서 헤엄도 치고 재미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또다시 풀 침대로 돌아와 새끼들과 엄마는 잠이 드는데, 엄마보다 먼저 깨어난 새끼돼지들 어떻게 할까? 다들 그런 경험있지 않나? 엄마몰래 뭔가 밖으로 나가보고싶고, 엄마 몰래 혼자 뭔가 하고 싶을때~~ 그때의 그 느낌을 새끼돼지들이 느끼지 않았을까? 엄마가 없을때 뭔가 시도해보려는 새끼돼지들~@ 과연 잘할수 있을까?잠든 엄마를 뒤로 하고 첫째부터 순서대로 풀밭언덕위를 따라 올라간다. 겁이 많은 막내도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다른 형제들을 따라 뒤늦게 길을 나서는데, 꿀~꿀~꿀~꿀~꿀~ 시종일관 꿀꿀대면서 또 하나의 긴 줄을 만들어 언덕끝까지 달려가는데, 언덕끝에 뭐가 있었을까?? 언덕 끝은 낭떠러지 였는데 그 낭떠러지에서 바로 보이는 건 사과나무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사과, 돼지가 어디 사과나무를 그냥 지나칠수 있을까~

 

사과를 먹기위해서 하나둘씩 달려가는데, 처음엔 그냥 손을 뻗어도 안되니깐 의논을 해서는 저 멀리서 달려가기로 결정! 8마리 모두가 사과 나무를 향해 달려가고, 사과나무 가지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사과를 먹고 있는 8마리의 새끼돼지들, 보고만 있어도 너무 귀엽다. 

 



 

새끼 돼지들이 사과를 실컷 먹을때 겨우 깬 엄마돼지는 새끼돼지들을 찾고 꿀꿀대는 소리를 찾아 사과나무 밑으로 달려가는데.... 거기서 엄마 돼지의 커다란 단 한마디 !  꿀~~!@@ 로 모든 상황이 종료. 다들 사과나무에서 떨어져서는 엄마의 무서운 불호령에 다시금 엄마를 따라 일렬로 줄을 서 풀침대로 돌아오는데, 별거 아닌 내용같으면서도 돼지엄마, 새끼 돼지를 보고 있노라면 어린시절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하던 내 자신이 떠오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엄마돼지가 새끼가 없어서 얼마나 놀랬을까, 새끼돼지들은 오늘 새로운 경험을 해서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기도 하다.

 

글이 없어서 더 좋은 그림책, 글이 없기때문에 내마음대로 상상할수 있고, 내마음대로 결론 지을수 있는 그림책, 우리들에게 친근한 돼지를 재미있게 그려내서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책. 사과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8마리의 새끼 돼지들 너무 귀엽다~ 엄마돼지를 따라 졸졸졸 일렬로 늘어선 모습도 너무 귀엽고, 엄마와 아기가 함께 이 그림책을 본다면 무슨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상상력이 풍풍한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겠지? 한권의 그림책으로 수백가지, 아니 수만가지의 자기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그림책, 아이들이 읽어보면 너무 좋을것같다.

 

오늘도 엄마돼지와 아기 돼지 8마리를 즐겁고 행복하게 잘살고 있겠지? 8마리의 새끼 돼지 덕분에 너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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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끓다 - 베테랑 특파원이 2년여 테러현장을 누비며 목숨을 걸고 취재한 진짜 인도의 정치·사회·문화 에센스
이재강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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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읽기 시작한지, 3주하고도 반이 지나서야 겨우 리뷰를 쓴다. 뭐랄까 요즘은 리뷰를 쓴다는것이 참 많이 힘이 든다는 느낌이든다. 내 리뷰를 읽고 책을 사는 누군가가 있기에, 그렇기에 그 들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면 정말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것이 중요해서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이다. 뭐랄까, 예전에는 리뷰를 쓰면 책임감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나혼자 두리뭉실(?)하게 내가 읽은 느낌을 적어내려가면 되겠지이런거였는데, 이젠 뭔가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은 꼭 메모를 해둬야할것만 같고, 저자가 의도한 바를 다시한번 떠올리지 않으면 안되는것같다.

 

우선, 인도라고 하면 정말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이고, 그래서 이책에 관심이 더 많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 이전에도 인도 관련서적은 꽤나 읽었던 것같다. 주로 여행서가 대부분이었고, 수필집도 꽤나있었던 것같다. 처음 인도를 책으로 만난건 류시화님 수필집<하늘호수로 떠나는여행, 지구별여행자>였다. 그때부터 인도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고나 할까? 아니다 그전에도 티비에 인도 다큐멘터리나 카스트 제도에 것이 방영되면 꼬박꼬박 챙겨봤으니 훨씬 더 이전일지도 모르겠다. 

 

한 10년전이었던가? 정말 10년전인것같다. 아는 친구한테, 나는 대학가면 꼭 인도여행가고싶어. 그랬더니 그 친구가 하는말이, 자기는 더럽고, 지저분하고, 후진국느낌나는 그런 곳보다는 유럽여행을 가고싶다고, 아직도 그 친구의 말이 뇌리에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물론, 1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인도에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가 볼 그 곳, 정말 한달 이상은 머물러보고 싶고, 내가 꿈꾸고 있던 일들이 벌어질것만 같은 그곳을 위해서 오늘도 책을 통해서 인도를 만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접해왔던 인도서적과는 차원이 다른책이다. 인도 특파원을 지낸 지은이가 인도의 정치, 경제, 사회부문을 다루고 있는 책으로 실제 우리가 겉핥기식으로만 알아왔던 인도가 아니라, 정말 좋게 미화되기만 했던 인도가 아니라, 인도의 실체를 만날수 있는 책임이 틀림없다. 인문서라도 살짝 부담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인도의 정치역사를, 인도의 경제를, 인도사회 전반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이 한 권을 통해 영국으로 부터 독립한 후의 인도를, 세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인도를 있는 그대로 만날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뭐랄까 이제는 인도가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인도는 2008년현재 인구 12억 8천명이라고 한다. 그들을 움직이는 사람이 누굴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한번도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고, 당연히 마하트마간디나 마더테레사수녀님 정도 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들은 분명 인도의 정신적 지주임은 맞지만, 지금 현재 인도를 이끌고 있는 것은, 간디-네루 집안의 회의당 당수 소냐간디라고 한다. 먼저 밝히는 것은 여기서 말하는 간디는 우리가 아는 간디가 마하트마 간디가 아니라는 것이다. 간디- 네루 집안의 정치의 역사는 인도 건국의 아버지이자 독립후 인도를 설계하고 운영한 자와할랄네루에서 부터 시작되는데, 그는 인도가 독립하던 1947년~1964년까지 17년간 인도의 총리를 지냈다고 한다. 그의 외동딸이 인디라 간디와 페로세간디가 결혼을 하고, 네루의 사망이후 인디라 간디가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데, 인디라 간디의 맏아들 라지브 간디가 케임브리지에 유학을 하며 만난 이탈리아 태생의 소냐간디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소냐가 간디-네루 집안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때까지는 어느 누구도 소냐간디가 정치에 발을 들여놓을지 몰랐다. 인디라 간디의 둘째아들 산자이 간디가 더 어머니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유력했기에, 소냐가 인도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신의 장난이 아닐까 싶을정도다.

 

이탈리아 태생의 외국인이 인도를 지배하기까지, 그 과정은 얼마나 험란했을까? 시어머니 인디라 간디의 정치적 활동을 옆에서 봐왔고, 인도의 흐름을, 인도의 살아 숨쉬는 그 모습을 눈으로 봐왔고, 자신의 시어머니가 시크교도에게 총에 맞아 죽어가는 것을 봤고, 시동생인 산자이 간디의 비행기 추락사, 남편 라지브 간디의 폭탄테러까지 그녀가 인도를 짊어지기 위해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 정말 대범하지 않고서는 이루어갈수 없는 것들이었다.

 

시어머니 인디라 간디는 카리스마 넘치고, 자신의 신념을 피력하는데 주력했고, 자신의 주장을 한껏펼쳤다면, 소냐 간디는 타인의 말을 먼저 들어줄주 알고 좀더 인디라 간디보다는 인간적인 면을 많이 지녔다고 한다. 인디라 간디가 자신이 죄를 덮기 위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독재자의 길을 걷기도 했고, 그러다가 다시 풀뿌리 민주주의인 선거로 돌아와 참패를 경험하기도 했는데, 무척이나 인상깊었던 것은 인디라 간디가 정권을 유지하는 것보다도 유권자면 7억명이 넘는 인도에서 선거가 너무나도 공정하게, 너무나도 철저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인도같은 나라의 경우는 정말 부정부패가 많을것같고, 선거에서도 비리가 많을것같지만 상당히 체계적이고, 많은 이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어쩌면 이 저력이 지금의 인도를 이끌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인디라 간디에서 소냐 간디로 이어지는 인도를 지배하는 그들의 정치 세력은 아마 앞으로도 지속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각제인 인도에서 최초로 여자대통령을 만들고, 자신의 뒤에서 자신의 할일을 묵묵히 해내는 이들, 힌두교와 이슬람, 시크교도간의 끊임없는 충돌속에서도 인도를 지켜가고 있는 이들, 중국 마오쩌둥식의 혁명을 신봉하는 낙살라이트들과의 대적, 거기다 RSS라는 힌두 민족주의를 실현하려는 단체들 까지 인도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그속에서 자신들이 지켜야할 인도 국민들을 위해 오늘도 인도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수없이 펼쳐지는 인도의 크고 작은 분쟁들, 그리고 당정간의 싸움은 물론이고, 인도라는 나라를 만나면서 새롭게 알게 된것이 너무나도 많다. 인도의 지도는 지금도 그려지고 있다고 한다. 분리를 요구하는 주들이 많기 때문이다.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 대륙이 넓다보니 당연히 차이가 나고, 문화적 차이, 종교적 차이도 많이 있기에 그럴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와 같은 곳에서는 절대 일어 날수없는 일들이기에 신기하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불가촉 천민을 위한 할당제부터 시작해서 인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사회계층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각주별로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뭔가 제 3세계로만 여겼던 인도가, 아직도 내게는 후진국으로만 여겨지던 인도가 정말 대단한 나라구나 다시한번 깨달을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가지지 못한 핵무기를 인도가 보유하고 있고, 핵고립사태에서 이제는 벗어나, 브릭스의 하나로써 정말 세계 경제에서 어마어마한 위상을 차지 하고 있구나 하는걸 다시금 느꼈다.

 

아직도 인도는 내게 너무나도 멀고, 어려운 나라지만, 이책을 통해서 지금의 인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유혈사태가 벌어졌었는지, 인도를 이끌어가는 정치적 세력이 누구인지, 인도의 선거제도는 물론 인도의 정치, 경제 전반을 둘러보게 함을써 세계 경제속에서 인도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성장할지, 인도가 얼마나 민주적인국가인 동시에 가난한지 또 한번 느꼈다. 불가촉 천민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있으면서도 아직 카스트제도를 인정하기도 하고, 인도 인구의 55%가지 아직까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세계 경제속에서 빠른 인도의 성장은 과연 돈있는 이들만을 위한 것일까? 인도의 색다른 면을 만나면서도 인도의 가난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버릴수많은 없었다. 인도는 내게 정말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나라인 것같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죽이고 싸우고, 정치 세력을 문제로 테러를 저지르기도 하고 이런면에서는 정말 아직도 후진국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공정하게 진행되는 선거하며, 세계 IT시장에서의 인도의 능력과 인도인들의 지배력에는 또 한번 정말 대단하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 된다. 어느것이 진짜 인도의 모습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이 둘모두가 인도의 모습일지도.... 오늘 내가 만난 인도는 정말 색달랐고, 인도의 감춰진 진면목을 이제서야 바라보게 된것만 같다.

 

인도의 미화된 모습이아니라, 진정한 인도를 만나고싶다면 권한다. 인도,끓다. 인도는 지금도 100도를 훨씬넘어 끓어오르고 있는 언제 뻥떠질지 모르는 용광로 같기도 하고, 은근히 부글부글 끓는 보리차같기도 하고, 인도의 팔색조 모습에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인도의 모습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꾸미지 않은 인도의 모습, 그건 아마 우리가 살아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것같다. 아아아!! 인도, 정말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이책 덕분에 좀더 인도에 대해서 실질적인것들을 알게 되서 너무 좋다. 마냥 환상의 인도가 아니라, 이제는 현실을 직시할수있을것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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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책이야!
레인 스미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일시품절


 

 

그래, 책이야! 그래, 결심했어! 오늘부터 책을 많이 읽기로!  이렇게 말이라도 해줘야할것같은 충동이 마구 느겨지는 책, 제목만 보고서는 정말 무슨 책일까 하고 참 많이 기대했는데, 왠지 정말이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라면 무조건 읽어봐야할것만 같은 책이다. 사실 칼데콧 아너상에 보내는 무한한 신뢰와 감동이 이책을 선택하는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정말 후회하지 않을책 같다.

 

마우스와 동키, 몽키 딱 세명의 주인공 아니지, 마우스는 거의 나오지 않으니깐 동키와 몽키와 책 한권이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나 할까? 사실 요즘은 아이들이 책보다는 컴퓨터 게임을, 오락을, 티비 시청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것이다. 그래서 일까, 어른들도 한달에 책한권 읽지 않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데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 책을 읽기 싫어하고, 컴퓨터를 좋아하는 아이가 꼭 읽어봐야할 책이랄까~ 거기다, 동키와 몽키의 대화가 내게는 어쩜 깨알같은 재미로 느껴질까, 정말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책을 보고 동키처럼 스크롤은 어떻게 하는지, 충전은 어떻게 하는지, 블로그를 할수 있는지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과장하자면 정말 어릴때부터 컴퓨터로 모든걸 해왔고, 또 최근에 등장한 전자책까지 아이들이 보고 자란다면 나중에는 종이책을 본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지 않을까? 이책은 종이책이 어떤지를 말해주면서, 절대 종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종이 책을 읽고 싶게끔 만들뿐이지.

 

나 역시 어린 시절에는 시골에 살아갔기 때문에 책이라는 걸 접할 계기가 거의 없었고, 그림책이라는 건 유치원에 들어갈때까지 상상도 못했던 것같다. 집에 있었던 유일한 책이 백과사전 한질과 위인전 60권짜리 한질이었던 것같은데, 그걸 질릴때까지 봤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학교마치고 집에서 오후 4시에서 6시에 하는 만화영화를 매일매일 꼬박꼬박 챙겨보기까지 했지만,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책의 재미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같다. 티비도 자꾸보니깐 재미가 없고, 책이라는게 정말 신세계였던 것같다. 뭐랄까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것들을 일깨워 준다고나 할까? 상상속에서만 꿈꿀수 있는 일들이 책에서는 정말 현실처럼 펼쳐지고있었고, 책 속에서 얻는 정보들로 인해서 내스스로가 똑똑해지고 있다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정말 책을 많이 읽었던 것같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도 항상 새로운 책에 갈망하고, 또 다 읽지도 못할껄 나도 모르게 욕심을 내게된다. 정말이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고, 또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습관인것같다.

 

정말 요즘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좋을 책을 사주고, 함께 읽기도 하고 예전에 비해서 독서환경이 많이 좋아졌는데, 그럼에도 책을 접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은것같아서 참 안타깝다. 내동생 역시 어릴때는 아니 지금도 티비 보는걸 좋아하고, 컴퓨터하는걸 좋아하지만, 누나들이 책을 읽고 집에 책이 많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책을 펼쳐들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것같은데, 동생의 친구들은 책이란걸 읽지 않는다고 한다. 이게 대한민국 청소년의 현실이지 않을까? 어릴때부터 독서를 할수있는 환경을 만들고,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당연히 책을 많이 읽게 될것이다.

 

정말이지, 그래, 책이야!는 우리아이들만이 읽어야할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는 어른들도 읽어봐야할 책이 아닐까 싶다. 동키처럼 처음 책을 보고 글자가 왜이렇게 많냐고 불평할 친구들도 많겠지만, 차츰차츰 책을 읽어가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자기도 모르게 더 두껍고, 더 글자가 빽빽한 책을 읽고 있을것이다
 

 

 

처음에는 컴퓨터를 손에서 놓지 않고 와이파이가 되는지, 볼륨이 나오는지, 별명을 만들어야하냐고 묻던 통키도 결국인 몽키의 책을 뺏어들고 시간 가는지 모르고 읽고 있다. 아마 우리 아이들이 그렇지 않을까? 아직 재미있는 책을 접해보지 못해서, 책에 재미를 못 부쳐서 그런게 아닐까? 그런 통키같은 아이가 있다면, 그래, 책이야!를 꼭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아마 아이가 먼저 엄마! 도서관에 가요이러지 않을까? 

 

 

자신의 책을 통키에게 빼았기고 있던 몽키, 이제 책을 돌려달라는데 싫다고 말하는 통키, 그 둘을 아마 앞으론 도서관에 손을 잡고 다니지 않을까? 오늘은 통키가 책을 읽는 동안 몽키혼자 가겠지만.

 

책이라는 것은 결코 어려운것도, 결코 다가서기 힘든것도 아니다. 단지 책은 습관이고, 즐거움이다. 나는 그렇게 책을 정의하고 싶다. 나도 모르게 우울할때 힘들때도 펼쳐보게 되는 책, 그 책속에서 삶의 지혜를 발견할수있고, 그 책에서 행복을 느낄수 있다. 나는 오늘도 <그래, 책이야!> 라는 책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었다. 넘쳐나는 스마트 기기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책이라는 걸 모르고 살아갈지도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자기도 책을 읽어보게끔 만드는 그림책, <그래, 책이야!> 나도 모르게 책장을 덮으며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고 말이다.

 

정말 내가 느낀 책의 즐거움 중 하나는 내가 나이가 몇살을 먹든간에 언제든 어린이 그림책을 보며 즐거움을 느낄수 있고 , 편안함을 느낄수있고, 행복감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들 몰래 주문해서 읽는 어린이 그림책들, 그 그림책들이 내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보물들이다. 오늘 <그래, 책이야!>를 읽으면서 또한번 내 소중한 보물들이 얼마나 내겐 큰 기쁨인지, 그리고 정말 어린이 아이들이 이런 좋은 그림책을 통해서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좀더 순수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그래, 책이야!> 안 읽어보면 정말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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