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5
남경완 지음, 정성화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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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 있을까? 나는 한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용비어천가이다. 한글 반포를 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글이 바로 용비어천가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고교시절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것이 바로 용비어천가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니 해서 한글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길거리를 나서더라도 간판에 외래어가 쓰여져 있지 않은 것이 드물다. 이번에 책읽는 곰에서 출간된,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은 한글의 중요성과 한글의 탄생과정을 어렵지 않게 자세히 설명 하고있어 어린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든다. 어릴 때부터 영어 몰입교육에 집중을 해 한글을 무시하고, 한글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외국어를 잘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하는 것이 바로 한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수많은 나라들의 언어가 있지만, 그 언어가 제 글자를 가진 것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한글은 우리말을 담는 그릇으로 언제 생겨났을까? 이 책에는 아주 옛날에는 우리 글자가 없어 어려운 중국의 한자를 빌려써왔고, 조선의 네번째 왕 세종에 이르러 우리 글자 <한글>을 만들게 되었다고 나온다.  중국의 글자 한자가 너무 어려워 장쇠는 머슴살이로 모은 돈으로 땅을 살려다가 글을 몰라 주인에게 빼앗기고, 한자로 된 방을 읽지 못해 법을 어겨 잡혀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시어머니에게 옷감에 물들이는 법을 배우던 간난이가 글을 알지 못해 그 방법을 적어두지 않아 잊어버려 두번 다시 아름다운 색을 내지 못했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들에게 쉬운 우리글 한글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 몇몇 양반들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잘 쓰지 않았지만 궁궐이나 양반집안의 여자들, 백성들 사이에 한글은 점점 퍼져나갔고, 아녀자들끼리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가 하면 한글 소설 <홍길동전>이나 나라의 법도 쉬운 한글로 펴내 많은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다 일제 치하 속에서 한글을 쓰지 못하게 했지만, 주시경과 한글어학회의 노력으로 한글은 그 명맥을 이어왔고 해방을 맞이하며 우리 나라의 대표 글자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한글의 중요성 부터 시작해, 우리 글자가 없었을 때의 설움, 그리고 한글의 탄생, 한글의 역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글을 널리 알려야하는 이유까지 한글의 우리말을 담는 그릇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아이들이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한글에 대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책인 것같다. 특히나, 다른 온고지신그림책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페이지에는 엄마아빠와 함께 읽는 한글이야기라는 하나의 꼭지를 통해 한글에 대해 좀더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글날을 맞이해서 우리 한글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꼭 알려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어도 좋고, 일어도 좋고 전부다 좋다. 하지만 외국어를 익히기 전에 우리 말인 한글을 먼저 제대로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말을 담는 그릇, 한글은 앞으로 우리가 더욱 더 아껴쓰고 발전해야할 우리의 하나의 문화가 아닐까 싶다.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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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털] 서평단 알림
열일곱 살의 털 사계절 1318 문고 50
김해원 지음 / 사계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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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열일곱, 이제 고등학교1학년에 들어간 아이들의 이야기다. 나의 열일곱은 어땠던가, 언젠가 부터 두발규제화가 없어졌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중학교 3년 내내였던가 2년 내내였던가 귀밑 3Cm였던가 5cm 였던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나는 항상 학교 규정을 지켰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머리가 긴 여학생은 묶어야한다는 전제 조건하에 장발도 허용이 되었던 것 같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머리 길이에 천편일률적인 모습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개성이 무시된다고, 학생들에게도 인권이 있다며 두발 자유화를 외쳐댔던 수많은 선배들의 희생이 따랐기에 나는 어쩌면 두발자유화 속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두발제한이 있을 때도 한번도 학교의 규정을 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두발자유화를 외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날때도 나는 어디 한번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같다. 나는 교권에 도전하기는 커녕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하는 평범한 범생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두발자유화를 외치던 시기를 살아왔기에, 지금도 두발 제한을 하고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있기에 더없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열일곱 일호의 이야기.

 

일호의 할아버지는 몇대째 이발소를 운영하고 계실뿐만아니라 심지가 곧으신 분이시다. 그런 분 밑에서 자란 일호, 자신은 학교규정대로 머리를 자르고 다니지만 어느 날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인권이 무시되는 친구들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두발자유화 시위를 주도하다 정학처분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정학처분을 받고도 학교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결국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도움으로 두발 자유화를 얻어내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열일곱, 일호의 눈으로 그리고 있다. 일호의 이야기 중간중간에 끼어들어가는 일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자칫 지루해질수 있는 이야기를 분산 시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사실 읽으면서도 얼마 전에도 군대복역문제와 관련해 기사가 났던 대광고 종교의 자유를 외치던 강의석군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그런 양심이 있기 때문에 아직 우리 사회가 살만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공부 잘하는 범생이들 중에는 자기 몸을 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줄 아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주인공 일호나 강의석 군이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학생들의 인권이 지켜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소설이면서도 우리 사회 현실을 너무나도 잘 반영하고 있었고, 나의 학생시절이 문득 문득 떠올랐다. 선생님 앞에서 당당히 그건 잘못된 거라고 외칠 수 없었고, 친구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데도 옆에서 피해를 입을까 몸을 사리던 나의 부끄러운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열일곱,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기도 하다. 주인공 일호와 같이 왜 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와 함께 그 시절 학생인권에 관심이 있어 <인권은 교문앞에서 멈춘다>와 조한혜정선생님의 책들을 탐독하면서도 말한마디 하지 못했던 나의 초라한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아래 공부말고는 다른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는 아이들에게 두발자유화문제를 한번쯤은 생각해보라고, 학생인권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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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후르츠 캔디
이근미 지음 / 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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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번주였던가? 저저번주였던가 서점에 갔다 발견하게 된 책, 어쩌면 후르츠캔디~ 보자 마자 읽고싶었던건 달콤한 제목과 함께 표지가 마음에 쏙들었기 때문이다. 책 선택에 있어서 표지와 제목은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왠지 읽으면 달달한 후르츠 캔디 맛과 함께 갖가지 과일향을 맡을 수있을것만 같은 느낌의 책~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조안나~ 유명 광고회사 자이언트 기획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조안나는 뜻하지 않은 오해를 받기 시작하고 결국 그 오해가 풀려 자신의 길로 나아가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사실; 예전 환상의 커플이라는 드라마에 나왔던 나상실, 조안나가 더 먼저 떠올랐다. 허나! 나상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거~ 서울에 있는 대학의 지방캠퍼스 출신에, 작은키에 통통하고, 남들이 봤을때 어떻게 저런 회사에 취직했을까 하는 생각을 할정도이지만 자이언트 기획에 채용된다.

 

조전무의 학력을 배제한 인재채용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로열패밀리로 보고 만다. 거기서 오고가는 오해들과 나중에 밝혀졌을때의 사람들의 모습, 어쩌면 정말 이 소설이야말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한순간에 조안나는 자신의 노력을 무시당하고 신데렐라로 급부상하게 되지만, 한국사회에서 돈없고, 배경없으면 무시당하고, 혹시라도 누구누구 친척이더라라는 말 한마디면  쩔쩔매는 사람들을 이 소설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닐것이다.

 

로열패밀리라는 착각속에서는 조안나에게 잘보이려고 노력했으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알자 무시하고 따지려드는 사람들, 조안나는 자신이 로열패밀리라는 말한마디 꺼낸적이 없고, 오해는 자기들이 해놓고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순간순간 들었다. 문득 든 생각이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믿고싶어한다는 것이다. 안나가 가짜명품을 걸치고 다닐때도, 안나가 자기는 로열패밀리가 아니라고 말할때도 믿지않았던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 돌변하는 모습은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등장한다. 안나의 본질을 바라보는 사람들 말이다. 그 사람들이 있었기에 조안나는 더 자신을 채찍질할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한다. 

 

정말 어쩌면 조안나는 신데렐라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학벌사회고 취직에 있어서도 개인의 능력보다는 출신학교, 출신배경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개개인의 재능이 무시되기 일쑤인것은 다들 부인할수 없을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안나가 지방캠퍼스 출신으로 자이언트 기획에 채용된것이 상당한 파격인사라는 것을 알것이다. 하지만, 신데렐라도 자신의 노력이 없으면 될수 없었을 것이다. 안나는 광고동아리에서 열심히 했고, 자이언트 기획에 들어와서도 로열패밀리라는 오해 속에서 자신의 끼를 펼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런 그녀에게 신데렐라라고 조롱할수 있을까? 물론 안나를 욕하는 사람의 일부는 자신이 그렇게 되지 못해서 일것이다.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것임은 틀림이 없다. 신데렐라가 되었다고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현실에 안주한다면 그사람은 그냥 그저 그런 사람아니 어쩌면 기회를 잡지 아니한 만큼 못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안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았고 그것을 자신을 드러내고 자기자신의 색깔을 찾도록 항상 노력했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한국형 칙릿소설로 초반에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은 조금은 평범한 소설로 다가왔다. 있을법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우리사회의 씁쓸한 맛을 알게 해주는 그런책인것같다. 물론 조안나의 굳은 의지와 자기자신을 발견하려고 했던 모습에서는 상큼한 레몬맛이나 오렌지 맛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은 전반적으로 가볍게 읽어 넘길수 있고, 칙릿이라는 그 형태에 딱들어맞는 그런 느낌이다.  소설 속 주인공 조안나는 어느 순간 내가 될수도 있고, 어느 누구나 될수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헤쳐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않을까한다. 달콤씁쓸한 후르츠 캔디,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을 찾고있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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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4
김평 지음, 이김천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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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몇일 있으면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다. 그래서 일까? 책읽는 곰에서 나온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첫 표지부터 둥근 보름달에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모습 뭔가 익숙한 모습이다. 어릴 땐 티비에서도 이런 강강술래를 하는 모습이나 추석맞이 세시풍속도 많이 봤던 것 같은데, 요즘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주인공 옥토끼는 토실토실 알밤 세개를 주워서 집으로 오다 성큼 가을이 다가온 것을 느끼게 된다. 대문에 못보던 것이 걸려있었는데 바로 벼이삭과 조이삭이었다. 그것을 '올게심니'라고한다. 올해 처음 거둬들인 곡식을 대문에 매달아 내년 풍년을 기원하는 우리의 세시 풍속이라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는 한가위를 맞아서 나물이며, 화양적이며 닭찜, 송편까지 음식을 하느라 분주하고, 한가위 날이 되자 옥토끼는 추석빔을 입고 좋아라 한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로 차례도 지내고, 조상님산소에 성묘도 간다. 그러고 마을로 내려오니 놀이판이 벌어져 어른들은 '소놀이', 아이들은 '가마싸움'을 즐긴다. 실컷놀다 집에 들어가니 엄마가 외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반보기' 나서길래 따라간다. 친정과 시댁 중간쯤되는 경치 좋은 곳에서 친정 식구들을 만나 쌓인 그리움을 푸는 풍속을 반보기라고한다. 해가 뉘엿뉘엿지자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옥토끼는 순이와 함께 소원을 빈다. 그리고 둥글고 탐스러운 보름달 빛 아래서 모두 가는 추석을 아쉬워하며 빙글빙글 강강술래를 돈다.

 

우리네 추석의 세시 풍속을 한꺼번에 살펴본 느낌이다. 특히나 책 뒤쪽에는 옥토끼가들려주는 추석이야기라해 더 자세한 글이 수록되어 있어, 올게심니, 반보기, 소놀이, 거북놀이, 가마싸움까지 쉽게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올게심니나 반보기니 하는 것들은 나역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고, 조금은 어색한 풍속이였지만 정말 과거 우리 조상들은 한가위를 이렇게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었던 것같다.

 

 내년의 풍년을 기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바쁜 농사일에 친정에 자주가지 못하는 여인네들을 위해 명절만이라도 친정식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부터, 온 동네사람들이 한가위를 통해서 다시 한번 단합 할 수 있고 명절을 즐기는 모습은 각박해진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과는 사뭇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이런 우리네 좋은 풍속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수 있는 책인 것같아서 상당히 괜찮은 것같다. 잊혀져 가는 세시 풍속들을 돌아보면서  친척들이  모여서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눠먹었던 그런 추억을 되새길수 있는 것같다. 물론 지금도 명절이면 음식을 장만해 친척들과 나눠먹고 서로의 안부를 묻곤하지만 과거와는 정말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옛날에 우리는 추석을 어떻게 보냈을까하는 궁금증이 인다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옥토끼가 친절하게 들려주는 추석이야기. 점말 매일매일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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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다 괜찮다 - 공지영이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공지영.지승호 지음 / 알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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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언젠가 부터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요~ 라고 대답 하기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루에도 정말 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고 나는 그 많은 책들을 소화하지 못한다. 당장 집에도 읽어야할 책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으니 말이다. 그런 책들 중에서 유독 기억 남는 책을 몇권 꼽으라면, 서슴치 않고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시간, 안도현님의 연어, 류시화님의 하늘호수로 떠난여행, 그리고 고경남씨의 남극산책을 말하게 된다. 아마 앞으로 더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면 애착이 가는 책의 목록이 바뀔수도 있겠지만 평생을 좋은 기억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학이나 에세이집이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은 따로 있는 것같다. 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 자본주의라는 하나의 체계안에서 대중의 영합과 문학의 상품화라는 미명아래 저평가를 받는 책들이 간혹있는것같다. 쉬워서 안된다, 가벼운 문학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특히나,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강동원, 이나영 주연으로 영화화되기 까지 했으니, 어찌보면 문학의 상품화의 초정점에 있는 책이고 자본주의 사회를 대변하는 또하나의 잘나가는 상품(?)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의 책이 상품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혹은 그녀가 얼마나 돈을 벌었나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사형수와 대학 교수라는 두 주인공의 삶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간접체험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아파하는 것이다. 나 역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으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고, 삶이라는 것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새롭게 볼수 있었다.

 

그전 까지야 그녀의 작품을 제대로 읽은 것이라고는 봉순이 언니하나뿐이었으니, 그녀의 작품세계를 이해한다거나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녀가 호소력 짙은 문장으로 사람을 작품속으로 빨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은 하게되었다. 이번에 신작 즐거운 나의 집을 통해 자신의 가족사를 세상에 드러냈고,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것이다라는 수필집을 통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또다른 용기와 격려, 희망을 전하고 있다.

 

즐거운 나의 집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것이다. 이 두 권의 책을 통해서 공지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또다른 의미의 위로를 건네고 있다. 충분히 그녀 역시 삶을 살아오면서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위로를 할수 있는 것이 아닐까? 조금은 평범하지 못한 가족들, 그리고 얼굴이쁜 작가라는 또다른 편견 속에서 운동권 출신이면서 운동권을 팔아 돈을 번다는 비판 속에서 끊임없이 글을 써냈던 공지영. 그녀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며 와 그녀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는 책. 앞서 두권에  이은 위로 3부작. 그것이 바로 이책 괜찮다, 다 괜찮다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과는 사뭇달리 인터뷰어 지승호씨와 인터뷰이 공지영의 대화체 형식의 책은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상당히 대중적인 작품들을 썼고, 개인사에 대해 어느정도 알려진 작가 공지영이라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 수록 솔직한 말을 내뱉는 공지영을 통해서 지금껏 그녀가 작품 속에서 담아내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말 공지영이라는 작가가 우리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 인기있는 작가지만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랄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왜 내 얘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 공지영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감정이고, 또 상처받을 수 있고 위로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딱히 꼬집어서 이부분에서 공지영으로부터 위로를 받았어, 라는 느낌보다는 전체적으로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책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작가라는 삶 자체가 우리와는 사뭇다를뿐만 아니라 정말 어떻게 보면 남들이 체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체험하고 또 그것을 또다른 이야기로 이끌어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나보다 오래 살았기 때문에 느껴지는 연륜에서 나오는 것인지, 공지영 개인의 삶이 파란만장(?)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앞으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것임이 분명하다.

 

태어날때부터 그런것과 노력해서 그런것의 차이, 자신의 할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분 이런 것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공지영 자신도 처음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의 구분히 확실하고, 어디서든 당당함을 잃지 않는 공지영의 모습은 내게 너무나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작가 공지영이라는 이름 앞에 나는 나혼자 또다른 망상 속에서 공지영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서, 자신의 작품이 탄생하게 된 것부터 소설가의 길로 접어들게 된 이유까지, 정말 너무나도 솔직한 공지영의 모습은, 공지영도 똑같은 인간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정말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베스트셀러라고해서 안 읽을 이유가 없다고, 7년만에 글을 쓴 것이 돈이 없어서 절박해서였다고, 하지만 책을팔아서 얼마를 벌었다보다는 책을 쓸때의 그 즐거움이 좋다고 당당히 말하는 공지영 앞에서 우리는 어느누구도 그녀를 비난 할수 없을 것이다. 성이 다른 아이 셋을 키운다고, 대중과 영합하는 글을 쓴다고, 그녀의 글은 너무 쉽고 가볍다고. 하지만 무조건 어려운 책이 좋은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대중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지루하지 않으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공지영의 소설이고, 앞으로도 공지영의 소설은 많은 대중들에게 읽히지 않을까?   

 

괜찮다, 다 괜찮다는 공지영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 대중들에게 풀어 놓는 책이다. 그만큼 공지영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 있고, 인간미 넘치는 공지영과 그녀가 받았을 상처들, 그리고 그 상처들을 치유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역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작가 공지영이 건네는 위로, 괜찮다. 다 괜찮다. 작가 공지영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그녀에게 위로 받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물론, 그 전에 공지영 작품들을 전부 읽어본다면 참 좋을 것같다. 그간 그녀의 작품들을 총정리한다는 느낌도 없지 않을 뿐더라, 초기작들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등장하는 걸로 봐서는 그녀의 초기 작품들을 읽지 못했다는게 너무 아쉬웠다. 이제 공지영의 초기작들을 다시 읽어봐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오랫만에 아주 쉽게 읽히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요즘 힘들어하는 나 자신에게 매일 다짐하는 것이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다 잘될거라는 말을 하는데 정말 다 괜찮을 것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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