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kimji 2003-12-17  

허수경,을 읽는 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Divas Christmas] 앨범을 듣고 있습니다.
허수경의 詩와 그리 어울리지 않는데, 여성 보컬의 캐롤이 독서를 방해하지 않을만큼 달큼해서 그저 무심히 듣고 있지요.
한동안 알라딘에 뜸했더랬습니다.
개인적인 일들이야 누구에게도 부여되는 일상이겠지만, 저는 조금 혹독한 몇 주를 보내야 했던 터였지요. 그리고, 이제는, 조금 숨을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장 알라딘으로 숨었습니다.
실시간(?) 과 맞닿은 시간에 남긴 짧은 문장,이 마치 오랜만에 찾아온 저를 반겨주는 인사 같아서, 저 역시 단걸음에 왔습니다.
그래도 님의 서재에는 종종 왔던터라, 마이페이퍼 개편을 진작에 알고 있었더랬죠.
날이 갈수록 풍성해지는 이 공간이 참 좋군요. 제 마이페이퍼도 이렇게 향이 좋은 공간이었으면 좋겠는걸, 저는 어쩐지 이상한 웅얼거림만 늘어놓으니, 알라딘한테 면목이 없습니다. 책, 이야기는 언제 할꼬.. 싶어서 괜히 의기소침해지지 말입니다.
여하튼, 인사합니다.
안녕하시냐고, 안녕하셨느냐고.

허수경,의 시집을 접으면 저는 아마 여행 동선을 짜게 될 듯 싶습니다. 지난여름, 무안 백련지를 시작으로 강진, 해남까지 걸었던 일 이후로는 떠나질 못해서, 발바닥이 간지럽습니다. 마음은 활랑거리고요. 올해가 가기 전에, 저는순천과 여수에 가야겠습니다. 거길 다녀오지 못하면, 크게 앓을 것 같으니 말이죠. 그 곳에 '내 그리움, 저기다 두고 오고 싶네...'라고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제가 듣는 달큼한 캐롤, 하나 놓고 갑니다. 뭐, 그리 적절한 선곡 같지는 않지만 말이죠.
임경아,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입니다. 싼타가 온다면, 무슨 소원 바라실런지. 오늘 밤 우리 마을에 싼타가 오신다면, 나는 그저 향이 좋은 초나 금액,기간이 무한인 알라딘 상품권을 달라고 조르고 싶네요. 후후.
 
 
kimji 2003-12-17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연세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텍스트의 즐거움]은 그리 즐거운 텍스트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음, 이것이 바르트가 말한 '쓰여지는 텍스트'로 받아들일려고 아둥바둥해서 그런지. 여하튼, 텀을 두었던 것이 가장 큰 치명적 원인이 된듯.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쎈연필 2003-12-17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걷기 좋아하시나봐요. 오래 걸어 발아파하는 여자는 참 예뻐보여요, 높은 구두 오래 신어서 발아파하는 여자와는 달리. 무안에서 해남까지 도보 여행하셨다니, 저는 입이 벌어지네요. 그 동네에 월출산 꼭 올라보고 싶은데^^
여수 오동도에 갔던 적이 있는데, 한 밤에 갑자기 섬 전체가 정전 돼버리더군요. 한번 끄면 다음날 저녁에야 전기가 들어온다고... 좀 무서웠드랬습니다 ㅎ
저도 발바닥이 근지럽네요. 너무 오래 처박혀 지냈나 봅니다. 주말엔 저도 훌쩍~
작은 텍스트의 즐거움은 도서관에서 휘릭~ 봤던 기억이 있는데, 역자가 영문학 전공자더군요. 김희영 교수의 번역과 엄청 차이가 나지요. 용어들도 그렇고. 그래도 텍스트의 즐거움을 향유하소서...
주시는 음악은 서재 접속할 때마다 클릭해 듣습니다. 매번 고마워요. 감기 조심-^^
 


kimji 2003-12-08  

첫 눈 옵니다, 서울은
::: 김애라, Day In The Life (어느 멋진 날)

서울은 눈이 오네요.
조금 이른 시간이었으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었을텐데, 늦은 밤이어서요, 그냥 혼자 동동거리다가, 첫눈 왔다고 남깁니다.
쓰다보니, 조금 머쓱하군요.
머쓱해서 음악 하나 놓고 갑니다.
해금, 첫눈, 그리고 조금은 울증이 섞이 밤에 인사 드려요.

p.s.
서재 방명록에 책 얘기는 쏙 빠져서, 오늘 밤은 한시를 읽고 있는 중이라는, 구차한.. ;;
 
 
쎈연필 2003-12-0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당최 춥기만 해서. 자판 두들기는 시린 열개 손 끝을 어찌케 데워야긴 하겠는데. 눈이라도 봤음 좋겠네요. 님은 사진 찍은 게 있을 듯한데요^^
뜨숩은 김이 모락나는 할머니의 어투를 빌자면 '사강사강 거려도 먹으면 좋응 거'를 먹고 있습니다. 새벽엔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띵~ 하고 있었는데, 님이 주신 음악을 연하여 듣고 있자니 기분이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네요.
고마워요
 


비로그인 2003-12-07  

겨우 존재하는 인간!!
님의 리뷰들을 읽다가 님이 정영문을 바라보는 시각에 하두 정이 뚝뚝 떨어져서 글을 남기고 갑니다^^ 요즘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읽고 있습니다...고의로 뒤틀고 그리고 풀어지고하는 선들위에 그의 글들이 놓여져 있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질것 같지않는 그의 색이 짙은 그 꼬인 선이 가위로 잘려나가듯 무너지기도 하고 날카롭게 유머를 끌어내기도 하고 마치 백지처럼 아무것도 없는 종이를 혼자 읽는 기분이 들게도 하고...암튼 어제부터 그의 책을 잡고 키득거리다가 눈 몰리게 뚫어져라 보다가 그러고 있습니다^^....그럼 다 읽고 다시 들러 님의 글들을 곱씹어보겠습니다^^...그리고 흑백 TV님의 사진관에 적힌 님의 글을 보고 전 엄마에게 전화까지 했드랬어요...시래기를 그렇게도 먹냐고요^^...엄마가 먹을라면 먹지...하더군요^^하하하... 다시마와 시래기의 오해는 넘 신선해서 새로운 요리가 하나 탄생해도 무리가 없을듯 합니다....언젠가 그렇게 한 번 해달라고 해야겠어요^^....그럼 먹어보고 어떤지 알려드리지요^^하하하...그럼...담에 봅시다^^
 
 
비로그인 2003-12-0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전자입지요^^...앞으로 정영문을 탐색할 생각을 하니 마구 좋아집니다^^...리뷰 기대하세요^^...하하하...(무지하게 부담된당^^)

쎈연필 2003-12-07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에게 있던 정을 떼 제가 정영문을 바라보는 시각에 붙여 더 살가워졌다는 것인지, 제가 정영문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님이 정영문에게 붙였던 정이 떨어져버렸다는 것인지 골똘히 생각 중입니다^^ 아마, 전자이겠지요.
베케트 좋아하실 때 알아봤습니다. 현대문학 10월호 보니까 정영문이 베케트의 '몰로이'에 대한 서평을 길게 썼더군요. 님이 베케트 좋아하듯 앞으로 정영문 좋아하실 겁니다 헤헤. '겨우 존재-'는 정제되지 않은 문장이 끊임없이(콤마 사용 제멋대로^^) 나와서 곤혹스러운 반면 재밌죠^^ 독특하고 음울한 상상력이 제겐 참 신선하게 다가왔었어요. 빠르게 날아가는 새의 그림자가 화자의 늘어진 그림자를 반가름하면서 지나갈 때 자신의 그림자도 마음도 흔들리는 부분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기억이 틀릴 수도^^). '겨우 존재-'가 재밌으시다면 '핏기 없는 독백', '검은 이야기 사슬'은 늪일 겁니다. 특히 '핏기-' 넘 좋아요 ㅠ.ㅠ 정영문 읽고 있으시다니 기쁩니당^^ 리뷰도 기대할게요 헤헤.
다시마와 시래기... 전화까지^^;;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그러게요, 먹을라치면 먹죠 뭐^^
좋은 휴일입니다~^^

 


mannerist 2003-12-06  

으아... 공부를 해야 할 터인데...T_T
전공서적을 제외한 책 몽땅 안보이는데 쳐박아놓고 씨름하는데 눈에 잘 안들어옵디다. 에라 모르겠다. 안되는데 쓰고싶던 글이나 쓰자 하고 시작했던게 말 풀리기 시작하니까 엄청나게 길어지더군요. 덕분에 오늘 공부는 쫑. -_-;

요즘 방명록이 성황이시네요. 참 좋아보입니다.
시험에서 해방되신 때가 아닌가 지레짐작해보고 부러워해봅니다.

부슬부슬비가 뿌리는군요. 지난 11월, 비가 참 많이 와서 좋았는데요. 한달 내내 제 홈페 배경음악으로 건즈의 november rain을 깔아놓았었지요. 감기 조심하세요. 그리고 시간 되면 이제 비보다는 눈 내리게 해달라고 빌어주시길...

원천에서 mannerist...
 
 
쎈연필 2003-12-06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비가 왔었어요. 우중충했죠. 눈, 오, 눈~~~
이 동넨 눈이 거의 안 와서리, 눈 밟으러 이 달 말 경이면 또 떠납니당^^
홈피는 가끔 가서 잘 구경하고 있습니다.
시험은 저하곤 관계가 없죠^^ 자퇴를 해버려서리.
공부한 만큼 성과가 있길 바랍니다 ^^
 


비로그인 2003-12-05  

댓글이 이렇게 빨리 올줄은..^^;
암튼 성의있는 답변에 감사를..시간을 너무 많이 뺐는건 혹 아닐런지.

기본적인 생각은 같습니다.이게 참 이중적인데,문학쪽 사람들과 대면하게 될 때에는 그래도 그들을 간과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쪽으로 대충 흐릅니다.그리고 정치쪽 사람들과 대면할 때에는 또 그건 아닌데..라고 말해 버립니다.참 어려운 문제인데,경계선상에서 있다보면 결국엔 어느쪽으로 흐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더군요.애매모호한 자리매김이란 본래부터 없다는 듯.암튼 미묘한 질문을 해서 머리 아프게 했군요.하도 첨예한 문제라 이 문제는 시간을 두고 정립해야 할 것 같습니다.사실 미당의 시는 자주 읽는 편입니다.더군다나 윤대녕의 소설 모태가 미당에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윤대녕을 좋아했으므로 미당으로 가는 코스는 정석이었지요.하지만 윤대녕에 대한 평가도 요즘에 와서는 중립적입니다.나이를 한 살 씩 더먹다 보니 간과했었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옵니다.그리고 나의 아집과 독선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대구 사시네요.대구에서 가까운 곳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중앙로 복구되면 한 번 뵐 수 있으려나.생각 같아선 수담을 한 수 나누고 싶은데,요즘 금족령(?) 상태라 나가는게 쉽지 않습니다.오대수처럼 갖힌건 아니고 자의반 타의반이랄까..농담입니다.^^ 박찬욱은 홍상수와는 반대로 보여지는 완벽주의자란 생각이 들더군요.복수는 나의 것에서 배두나 자치방의 키치적 느낌이 무정부주의자인 배두나를 읽어내는 치밀한 미장센이었지요.사실 저는 비폭력평화주의자(?)이므로 잔인한 씬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아킬레스건 자를 때,영화관 뛰쳐 나올 뻔 했죠.그래도 끝까지 본건 같이 본 친구때문에.아마 혼자였다면 그냥 나왔을 겁니다.반대로 제가 그럴 정도로 반응을 했다는 건 실감나게 찍었다는 반증이겠지요.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를 파국으로 마무리한 것을 볼 때,박찬욱은 독특한 스타일리스트로 남을 것 같단 생각을 했었습니다.(올드보이에서 테잎이 돌아가다 끊겨버리는데,그 점이 사실 아리송한.복선인건 알겠는데,기억을 잊는 것으로 짐작하다가 마지막에 최민식이 묘한 표정을 짓길래 또 햇갈렸죠.최민식의 연기를 볼때면 전율이 옵니다.핏줄이 들썩거리는 연기라고 해두죠.)

바둑 두는 기풍은 실리파인데,좋아하는 기사는 유창혁 좋아하죠.공격적이라서보다는 유연한 기풍이 좋아서요.유창혁이 가끔 실수 하는데,저는 그 점이 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이세돌은 저돌적인건 좋은데,가끔 안되는 수를 억지로 하려고 하는 무리성이 있죠.기재는 그래도 충분히 보입니다.

혹시 헌책방 이용하시는지..기본적으로 장정일과(?)라서 새 책을 좋아하긴 하는데..초판 이런건 따지진 않지만.사려고 하면 없는 책들이 많아서 헌책방을 수소문중입니다.대구에도 헌책방이 있는지요.(대구 지리에 익숙지 않아서.그저 동성로 정도지요.‘동성로 시스터즈’ 요즘 떴더군요.^^;)

언젠가 한 번 뵐 수 있겠죠.기회되면 온라인 바둑부터 한수두죠.주말을 제외한 낮시간대 정도면 괜찮을 듯 싶네요.

PS:오랜만에 들어와서 너무 질문 하는게 많을지도 모르지만.^^; 여행도 제법 많이 다니신 듯 보이니.주로 어디를 다리품팔아 다녀오셨는지 궁금합니다.
 
 
mannerist 2003-12-06 0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큭. 제 홈피와 제가 속한 커뮤니티 홍보까지 해주시다니. ㅋㅋㅋ. 나중에 헌책방에서라도 마주치면 커피 한잔 사지요. ^_^o-

쎈연필 2003-12-05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폭력평화주의자라해서 기발하게 잔인한 씬을 못 견딘다는 건 너무 재미없는데요^^; 저도 비폭력평화주의자라고 스스로는 생각합니다만.
저도 유창혁 좋아해요. 조훈현도 좋고. 옛 기사는 오청원 좋아하죠. 제가 가장 전율하면서 읽은 책은 '본인방 수책(혼인보오 슈사쿠)'이라는 바둑책입니다. <고스트 바둑왕>이라는 만화에 주인공에게 빙의된 유령이 슈사쿠더군요. 슈사쿠의 '생애의 일국'과 '이적의 묘수'라는 두 기보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대마를 공중에 띄워놓고 집요하게 패를 만들어 상대방의 집을 박살내버릴 때, 패를 안 받으면 대마가 죽는 데도 잡아보란 듯이 패를 안 받고 집을 부수고는 결국은 또 패를 만들어 대마를 살리죠. 바둑도 역전시켜 이기고. 전율 그 자체! ^^
동성로에서 조금 남쪽으로 가면 반월당이 있습니다. 거기에 헌책방이 밀집해 있지요. 참고서를 많이 팝니다. 괜찮은 책 없어요. 전 20년 전 학원사에서 나온 발자크의 <환멸>을 구한 게 최고의 수확이었습니다. 시중에선 원제인 <잃어버린 환상>으로 나와 있습니다(발자크 최고의 소설이지요^^). 근데 전 20년 전 번역이 더 낫더군요.

쎈연필 2003-12-05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이 시청 근처라서 잘 가는 곳이 있는데 모비딕이랑 감정교육과 불의 정신분석 등등을 거기서 구했죠. 제가 보기엔 시청 옆 '동양서점' 거기가 대구에선 그나마 나은 듯. 대구역 가는 길에도 몇 개 더 있긴 합니다. 그리고 대구역 옆 지하도에 헌책방 밀집 지역인데, 도색잡지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지요.
그래서 전 인터넷 서점을 이용합니다. 제 즐겨찾기에서 mannerist님 서재에 가보세요. 그 분 소개의 홈피에 가셔서 잘 구경하시면 헌책방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거기 가시면 무궁한 정보/도움 얻을 수 있습니다. *^-^*

쎈연필 2003-12-0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행요? 남한 땅은 제 나이 치곤 이래저래 좀 싸다닌 편입니다. 목포를 꼭 가보고 싶긴 한데^^. 광주에 들를 때마다 지인을 조르긴 하는데 아직 기회는 안 닿더군요. 외국엔 가본 적이 없습니다. 좋아하는 친구가 얼마 전 혼자 네팔에 다녀왔는데 꼭 가보라고(꼭 가고 싶기도 하고) 해서리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 앞뒤 안 재고 가버릴 생각입니다^^.
참, 저는 경주와 강원도를 젤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기차를 타구요. 꼭 혼자 댕깁니다. 여행의 즉흥성과 돌발성을 싸랑합니다^^.
알라딘에 이리저리 구경해보면 여행 도사들 많던 걸요. 제 비루하고 남루한 도피행각이 뭐가 궁금하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