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ji 2003-11-23
피카소와 클레 여름이었나... 호암갤러리에서 피카소 전을 봤었죠. 뭐, 워낙에 많은 작품이 있어서 다는 기억하지 못합니다만, 개 중, 호암갤러리 1층 맨 마지막에 와서야 만났던 작품들을 기억합니다. 그 작품들을 묶어놓은 소주제문이 '희열 혹은 폭력'이었나. 음, 이 문구는 아마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흔적일겝니다. 강한 이미지의 작품이었죠. 피카소에 대해서 그리 호의적이지 못한 편견을 가진 저에게 그 작품들로하여금 그를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기회가 되었을 겁니다. (2층에는 피카소의 연인들과 그의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노년의 피카소 사진 중에 한 장은 담배를 들고 있었죠. 그런데 그의 소매에 담배재가 떨어져 있더군요.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클레... 의 그림을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그저 아동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도로 받아들였던 듯 싶어요. 그래서였을까, Goldfish라는 작품을 좋아했습니다. 마치 술을 마신 듯 눈이 붉게 충열되고, 주변 물고기들이 그를 두려워하거나 일부러 소외시키려고 주변에 멀찍히 떨어져 있었죠. 물론, 그건 다른 방향으로도 충분히 읽을 소지는 있는 그림이랍니다. 아마, 그 그림을 처음 보았던 날, 제가 숙취로 고생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마이페이지,의 글을 읽고 갑니다. 워낙에 곱게 단장된 곳이어서 그 곳에는 차마 알은 체를 못하고, 이렇게 방명록으로 왔습니다. 일요일이군요. 춥습니다. 낯선 곳에 와 있고, 내 것이 아닌 자판을 두들기다보니, 손가락이 얼었습니다(자판기때문이 아니라, 이 곳이 좀 춥군요. 호- 입김도 납니다) 겨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아주 즐거운 하루가 되겠습니다. 곧 코도 빨개질겁니다. 하지만 기분은 괜찮네요. 아마, 이 곳에 와서 그림과 글을 읽고 가기 때문인듯. 감사합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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