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김에 침대에 누워서 '일을 그만두고 사는 삶'을 상상하며 유튜브에서 '새로운 삶' 혹은 '다른 삶'을 주제로 이것저것 검색해 봤다. 그러던 중 두 채널을 알게 되었다. <김작가tv> <스터디언> 이 두 채널 모두 예전에 내가 정희원(노년내과 의사)의 모든 영상을 검색해서 볼 때 봤던 채널이지만, 구체적으로 뭐하는 곳인지는 몰랐고 알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스터디언은 자기개(계)발에 최적화된 수첩을 파는 것이 채널의 핵심 사업처럼 보였고, 김작가tv는 성공을 위한 성공, 부자가 되기 위한 성공, 성공을 위한 부자 뭐 이런 뫼비우스의 띠 같은 구호가 채널의 자아 같았다. 놀랍게도 두 채널의 공통된 신념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생산성을 높이면(자기개발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거였다.


1. 효율적 시간 사용

유감스럽게도 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운동에 비유하면 빨리 걷기 30분의 운동효과= 2분의 전력질주(연속 2분 전력 질주가 얼마나 힘든데, 사망할지도 모름!!) 100미터 달리기 18초에도 내 몸이 산화될 거 같은데, 이걸 같은 속도로 2분해야 한다? 불가능!! 

내 생각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과다 체력 손실이 반드시 발생하므로 지속적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불가능하다!!! 라는 것!!!! 매일을 크레이지 모드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시간과 체력은 상관관계에 있으므로 조삼모사라는 것. 시간을 아끼면 체력 소모가 크고 시간을 좀 낭비하면 체력 소모가 덜 하다는 것!!!!!



2. 자기개(계)발 

한국에서 자기계발을 하는 인간이 있긴 할까? 다들 자기개발 정도나 하겠지! 싶지만. 

자기발도 하기 싫은 나 같은 인간에게 자기발이라니!! 

생각만해도 숨이 막힌다.


예전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인생 책으로 꼽는, 그 책이 너덜거릴 때까지 읽고 또 읽고, 또 샀다는 사람을 소개받은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은 한국 기준으로 나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김하나(<힘 빼기의 기술> 저자)마저도 책읽아웃의 어느 화에서 인생책으로 꼽으면서 이 책을 소개해서 실망 대실망을 하고 말았던 ㅠ. 살아오면서 내가 유일하게 읽은 자기개발서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인데 이걸 읽은 이유는 학업(취업준비)으로 바쁜 남동생에게 읽혀야 할지 말지를 감별하기 위해서였다. 저 책이 인기를 끌기 시작할 때 읽었는데, 남동생에게 이걸 읽는 건 시간 낭비 인생 낭비다라고 전했다. <금수저의 아픈 청춘> 정도가 이 책의 제목으로 적당! 


스티브 코비가 말하는 '성공'은 도대체 뭘까? 그건 아마도 역시 부와 명예(사회적 지위)일 거라고 추측해 본다. 나로선 부와 명예가 왜 필요한지, 왜 그것을 위한 습관을 체득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지향해야 할 유일한 가치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내 욕망에 충실하게 사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7가지 습관 같은 것은 추려낼 수도 없을 것이고. 공통적 습관이 있을 리가 없잖아.


성공을 목표로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나 자신에게 내면화시키는 것을 생각만 해도 감옥 같고 지옥 같다. 그건 나 자신을 살아내는 게 아니잖아. 단지 사회가 정한 욕망을 살아내는 나 자신일 뿐인데, 그런 인생을 왜 살아야하지? 


3. 경제적 자유 vs 경제로부터의 자유

또한 이 두 유튭 채널에서는 '경제적 자유'라는 것도 매우 중시하는 것 같았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지만 그 누구보다 더 경제에 집착하는, 구속받는 모습에서 그것이 어떻게 경제적 자유인가? 하는 의문만 들었을 뿐이다. 경제적 자유보다는 경제로부터의 자유(안빈낙도)가 더 현명할 거 같은데.


경제적 자유라는 구호를 곱씹으며 나는 내가 가진 현금의 전체금액을 계산해 봤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이다. 하지만 재테크를 위한 종잣돈으로는 충분히 많은 돈. 


서울 모처의 구축 아파트가 12억에 경매물건으로 나왔다는 여동생의 말에 "12억? 그 돈이면 월 100만 원씩 쓴다고 가정하면 100년은 존재할 수 있는 돈. 월 200만 원씩 쓴다면 50년은 존재 가능."이라고 대꾸했더니, 여동생은 "역시 안분지족의 대가다운 발상."이라고 했다. 


2004년 김현주, 지진희 주연의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 드라마의 명대사는 단연 이것이다. 

지진희 : 넌 10억이 있으면 뭘 할 거니?

봉태규(대학졸업 후 무직이던가): 10억이 있으면 하루에 5000원씩(2004년 물가 기준) 쓰면서 그냥 살래요. 아무것도 안 하고.

지진희: 넌 어째 젊은이가 야망이 없냐?( 이 비슷한 말을 함)


나도 봉태규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



가끔 검색해서 보는 유튜버가 있다. 주제는 금은보화, 명품가방 등의 패션. 내가 유튜브에서 본 사람 중에 샤넬과 디올이 제일 많은 사람. 과장해서 말하면 신상을 거의 다 구매하는 사람?? 그 유튜버는 50대 여성으로 부산출신(부산억양이 베이스에 깔려 있어서 더 맘에 들었던)으로 자세히는 모르지만 의류 편집숍을 청담동 같은 곳에서 여러 개 운영하는 거 같았다. 영상의 질에 비해서 구독자가 너무 적어서 아쉬웠던. 그제 갑자기 생각나서 이번 시즌에는 또 뭘 샀을까 하고 유튜브에 가봤는데 암으로 사망했다는 영상이 있었다. 3월에 암진단받은 후 11월에 사망. 그 사이에 계속 영상 업로드(파리 등등 여행), 계속 사업.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다. 어떤 삶이 더 현명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몇 년째 암 위험군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지내는 터라. 그분이 3월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었더라면 회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미 자산이 많으므로 월 500만 원씩 써도 기대수명까지 존재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부와 성공에 대한 기준이 다르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자족하며 그럭저럭 사는 삶이 가장 건강한 삶이라는 생각이고,

그것 말고는 인생에서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낮은 상태에 적응해버리는 것이 제일 나쁘다.'라고 김작가가 어느 책(카네기 같은 사람)에서 읽은 구절을 인용했다. 낮은 상태=안빈낙도? 나를 말하는 건가?? 웃겼다, 낮은 상태의 삶과 높은 상태의 삶을 구분짓는 그런 사고방식이 졸렬했다. 



4. 부자들이 뽑은 나쁜 습관 1위

하지만 놀랍게도 내가 이 두 채널을 수박 겉핥기 하듯 보면서 한 가지 건진 명언이 있었으니 그것은 '눕지 마라'이다!!!!!!! 부자들이 뽑은 나쁜 습관 1위!! 그것은 눕는 습관(소파에 눕거나 기대어 앉는 것 포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지금 아프니까)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저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재방에 가서 앉거나 서 있어야겠다는 대오각성이 일었다.

참으로 시의적절하게도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금지해서 tv로는 넷플릭스를 볼 수가 없게 된 지금. 추가요금을 지불해도 되지만, 굳이? pc로 보면 되는데 굳이 돈을 쓸 이유가? 난 경제로부터의 자유 추구자인데!!(나는 지인 계정에 꼽사리로 무료 이용 중)

눕지 않고(거실 쇼파에 기대어 앉아 멍하니 유튜브를 보지 않은) 하루 종일 서재에서 삐댄 덕분에 이런 긴 글을 완성하게 되었다. 이 글은 나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지 않겠지만, 내 소중한 하루를 다 탕진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책으로 출판되지 않겠지만, 나 자신을 개발하지도 계발해 주지도 않았지만.


난 그냥 이글을 쓰는 동안 엄청 즐겁고 행복했다. 

이거면 충분

뭘 더 바래?


ps. <페미니즘의 도전>과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이 도착했다. 남은 이번주는 이 두 권의 책에 내 모든 시간과 체력을 탕진할 계획!(몸이 낫지 않아서 이번 주도 내내 안정가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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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4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8월에는 <살바도르 달리: 불멸을 찾아서>라는 다큐 영화를 봤다. 살바도르 달리를 좋아했지만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자세히는 몰랐다. 내가 달리에 대해서 알고 있던 건 자칭 타칭 천재, 성공해서 돈 많이 벌었다, 장수했다 정도였다. 이 다큐 영화에서 추가로 알게 된 것은 달리의 연인 '갈라'였다. 나는 살바도르 달리는 사랑까지도 완벽했구나 하고 감탄을 하면서 극장을 나왔다. 평생을 같이 지내면서 말년에는 갈라에게 성을 선물해 주고, 연상인 갈라가 사망하자 달리도 몸져눕는다. 따라 죽는 줄 알았더니 갈라 사망 후로도 몇 년을 더 살다가 84세에 사망하고, 장례식은 국장으로 진행되며 스페인의 전 국민이 슬퍼한다. 


10월에는 벤 킹슬리 주연의 <달리 랜드>를 봤다. 영화의 평점이 안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살바도르 달리에 관한 영화라서 보고 싶었다. 이 영화에 의하면, 동화책에나 나오는 천생연분의 한쌍인 줄 알았던 달리와 갈라는 알고 보니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사이였을 뿐이었다. 사치가 심했던 달리와 갈라, 그리고 갈라는 작품을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 달리를 감금시키다 시피하며 작품을 많이 생산해 내기를 강요한다! (영화에 의하면)


아주 가끔 인스타앱을 눌러보는데 오랜만에 열어본 인스타 첫 화면은 가수 성진환의 글(6일 전에 업댓한)이었다. 그랬구나... 2013년 오지은의 결혼소식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나는 결혼한 사람, 결혼해서 자녀까지 있는 사람은 좀 시시하게 생각하는 편인데(인생 치트키 썼으면서 내 인생은 내가 자력구제했다고 하는 거 같아서 좋아하지 않는다), 오지은이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결국 오지은도 시시한 부류가 되는 건가 하고 많은 실망을 했다. (3집 타이틀 곡 <고작>과 너무 대조적이잖아 ㅜ 오지은 3집 발매 기념 부산 콘서트에 가서 눈물을 훔쳤다 ㅠㅠ) 오지은의 이혼(?) 소식은 충격적이긴 하지만 맘에 든다.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부부로 사느니 그냥 혼자 사는 게 더 멋지니까!!! 유부녀인 여동생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부부가 이혼하지 않는 이유도, 이혼하는 이유도 다 돈 때문이라고 했다. ㅠㅠ 


ps. 가족제도, 이성애에 기반한 법률혼제도, 부계사회... 하... 이 모든 괴상한 제도가 사라지는 걸 죽기 전에 목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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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1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을 데워줄 한 모금의 음악들을 들으면서 이 글을 쓴다. 토요일 오후부터 으슬으슬 몸살 기운이 돌았다. 동네 의원들도 토요 진료를 마감했을 때라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먹고 남은 타이레놀을 먹으면서 자연치유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출근했던 월요일에 상태가 점점 안 좋아져서 조퇴를 하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5일간 안정가료하라고 진단해 주었다. 병명은 감기는 아니고, 직업병의 일종이며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서 의사가 이번 주 쉬라고 해 줌. 


5년 전에 같은 질병에 걸렸을 때는 출근해서 검정 소(흐구흐구)처럼 일을 했다. 아픈 상태로 일을 한지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문제가 발생했고, 회사는 "왜 출근했냐? 병가 내고 쉬지."라고 하며 모든 책임을 나에게 전가했다. 그러게 왜 출근했을까? 나에겐 몇 십일의 유급병가(급여 100% 받음)가 있는데! 심지어 이 질병은 회사 때문인데!! 


어제 병원에 갈 때만 해도 그냥 주사 맞고 약 처방이나 받아서 빨리 회복해야지 싶어서 회사에 <가부장제의 창조> 두고 퇴근했다. 나는 책을 읽든 읽지 않든, 공부 안 하는 학생이 영어사전 국어사전 매일 들고 다니면서 그 행위에서 위안을 얻는 것처럼 책을 들고 다니는데, 책 모서리가 닳는 게 아까워서 어제는 두고 퇴근. 이 황금같은 휴가(병가)에 뭘 읽어야 하나?? 집에도 사 두고 읽지 않은 책이 많긴 하지만 나는 병렬독서는 최대한 지양하는 편이라서... 내가 티백이 되어 책 속에 품 담기고 싶은 욕망이 있기에!!! 1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었을 때, 10권의 책을 읽은 것과 같은 지력 상승이 생긴다고 여기기도 하고. 


연속 6일(주말포함)의 휴가(?)라면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의 노마드가 연휴 내내 1300쪽 분량의 사회학책을 완독해내는 것처럼 뭔가 굵직한 책을 읽어내야 할 거 같은데... 디즈니 플러스를 결제해서 <무빙>과 <비질란테>등등을 정주행할까 생각도 했지만, 요즘 나는 웹툰 원작의 너무 자극적인 건 보고 싶지가 않아서. <마스크걸>을 보고 난 후 더 이상 이런 건(잔인한 것, 복수) 보지 말자 다짐했다. (<마스크걸>의 염혜란 배우 외모 설정이 넘넘 에에올의 제이미 리 커티스랑 같아서 내내 맘에 걸림. 캐릭터의 욕망도 유사했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사실상 공사 영역에 걸친 이중 노동이라는 현실 때문에 여성들은 과로와 경력 단절을 피해 비혼을 선택하고, 이는 저출산과 동물과의 반려 인생으로 이어졌다. 도대체 언제까지 '성차별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가.

<다시 페미니즘 도전/ 정희진>

서재친구의 100자 평에서 인용. (정희진의 페미니즘 도전과 다시 페미니즘 도전 세트 장바구니에 넣음. 12월 되면 12월 굿즈와 함께 구매해야지!)


지금처럼 사소하게 아플 때 더더욱 내가 1인 가구라는 것에 안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플 때 혼자 인 게 서럽다고 하는데, 나는 아플 때 오직 내 육신만 신경 쓰면 되는 '혼자'상태가 오히려 편하고 좋다. 특히 내가 아플 때, 내가 돌봐줘야 하는 자녀가 있다고 생각하면...이건 휴가 같은 병가가 아니라 재택 요양하는 병원24시 아닌가!!! 내가 기댈 수 있는 배우자가 있는데 그 배우자가 내 기대만큼 나를 병수발해주지 않는다면 그 상실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애초에 기댈 수 있는 배우자가 없기에 상실감도 없다. 그냥 단독자로서의 아픈 서러움만 느끼면 된다. 아프면 누구나 서럽다. 배우자가 있든 없든, 자녀가 있든 없든, 아픈 인간은 서럽다. 


이제 점심 먹고 약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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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오현경은 책으로 배우면 안 되는 것을 책으로 배운다. 화장하는 법, 키스 잘하는 법 같은 걸 책으로 배운다. 2023년의 배움과 지식의 <바벨의 도서관>(보르헤스 전집 2 픽션들. 2007년 6월 21일 구매 ㅋㅋㅋㅋ 미치겠다. 책을 구매한 날짜를 쓰던 시절. 고백하자면 읽지 못했다. 그 당시 너무 어려워서 포기.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국내 출간되자마자 샀다. 2004년 6월 2일. 책에 써둠. 여태 읽지 않고 있음. 초판 1쇄인 줄 알았는데 초판 2쇄네. 내가 이렇게 허세(결여)가 심각한 인간이다. 이게 다 '결여'때문이다라고 라캉이 말씀하셨다!!)인 유튜브에서 나는 라캉을 배우고 있다. 라캉 책 읽은 거 한 권도 없지만(그래도 <현대사상 입문>에서 라캉 챕터 완독!!, <욕망이론>조금 읽음)아무튼 나는 유튜브로 라캉을 배우는 중이다.


아래는 라캉 귀신에 씐 내가 최근 본 애니와 영화다.

1. 최애의 아이
요아소비를 알게 되고, <조금만 더>라는 노래에 홀딱 반하게 된 나는, <최애의 아이>까지 보게 된다. 노래로만 들었을 때는 <아이돌>은 별로였다. <조금만 더>가 만 배는 더 좋았다. 그리고... 나는 <최애의 아이>2화에서 라캉과 프로이트 대참사를 만나고, 이 애니를 애니로 즐길 수 없게 되어버렸다. ㅅㅂ

오오 라깡 망령이시여. 나에게 왜 이러시나요?

왜 나를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즐기기 못하게 하시나요???????

작가가 라캉 이론과 프로이트 이론을 뼈대로 이야기를 쓴 거라면 당신은 라캉의 회빙환 그 잡채!!!!!!!!! 

루비와 아쿠아마린은 아이(엄마)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이(엄마)의 자녀로 태어난다. 엄마를 사랑하는(사랑하기에 모유수유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엄마의 젖가슴조차 빨 수 없는) 아쿠아마린은 아빠를 찾아서 엄마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비유도 상징도 없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진짜. 
그리고 루비!!! 루비는 엄마의 결여를 채우기 위해 엄마처럼 아이돌이 되기로 하고, 첫 무대에서 아이(엄마)를 커버한다!!!!!!! 대상A 따위 없다. 대상 그 자체!!!!!!!!!!! 루비는 여자라서 대상 그 자체(엄마 아이 가능) 아쿠아마린은 남자라서 복수에 집착한다. 흑흑... 이런 정신 상태로 내가 어떻게 <최애의 아이>를 애니로 볼 수 있겠냐고요. 음란마귀 라캉..


진짜 라캉, 가짜 라캉 따로 있나?
해석하기 나름이지 요즘 라캉~~
핍진한 영혼, 잉여 향유~~
나의 결핍 채워주는 요즘 라캉!!
(현숙 <요즘 여자 요즘 남자> 개사. 노래, 불러 주세요!!)


2.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원작, 감독, 감본 : 미야자키 하야오(1941년 생)
씨네21 전문가 평점 : 7.9
나의 평점: 5
나의 세 글자 평: 은퇴작

이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2가지 큰 충격을 주는데 1) 그림이 너무 별로다 2) 주인공이 소년!!!(나는 주인공 소녀가 등장하길 기다렸으나 나오지 않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소녀였다. 그리고 소년은 거들뿐. 
소년은 거들뿐이며 소녀가 주인공인 작품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모노노케 히메> <천공의 성 라퓨타> <마법소녀 키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루밑 아리에티> <벼랑 위의 포뇨> 그리고 감독은 아니지만 내 최애 지브리 애니인 <귀를 기울이면>(감독은 요절함. 미야자키 하야오가 후계자로 키우고 싶어 했다지...)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엄마를 잃은(화재로 죽음, 소년의 불타는 주이상스???? 또 음란마귀 라캉 등장 ㅠㅠㅠㅠ흐어흐어 영화를 영화로 볼 수가 없다 )소년이 주인공이고, 엄마를 그리워하다 엄마(대상a) 찾아 삼만리 하는 내용이다. 그 와중에 엄마랑 꼭 닮은 엄마의 여동생(대상a, 아니 왜 처제랑 재혼을??? 문화 충격!!!)이 엄마로 등장한다. 그래서 소년은 이모를 이모로 부르지도 않고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고 현명하게도 이름으로 부른다!!! 하긴 전 세계 어디에도 한국처럼 가부장 기준의 친족 명칭이 세분화되어 있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일본은 고모, 이모, 숙모, 며느리 등등으로 부르지 않고 그냥 이름+짱 정도로 부른다고 알고 있다. 

기쁘다 라캉 오셨네 
만 작가 맞으라
온 작품이여
다 쓰여져 다 라캉하여라
다 결여하여라 
다 결여 결여하여라
<기쁘다 구주 오셨네 개사>

ps. 라캉이 어머니의 결여 블라블라 땜에 이 애니가 재미가 없었을까??  싶지만, 그것과 별개로 진짜 별로였다. 


3. 코미디 퀸 (제12회 스웨덴 영화제 상영작, 11/1~11/19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구 순회중), 검색해 보니 Daum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거 같다. 강추입니다!!!

세 작품 중 유일하게 어머니의 결여를 극복한 주인공이 나온다!!!!!!!
우울증으로 자살한 어머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13세 소녀 사샤.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기로 결심하고,
엄마와 닮은 것이 싫어서 삭발을 하고,
엄마가 늘 책을 읽고 우울해하던 것이 싫어서 집안의 책을 버린다.
그리고 슬픔에 빠진 자신과 아버지를 구원하고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기로 한다. 

오오 너는 안티고네!!!!
위대한 소녀!!!

ps. 전형적인 북유럽 백인의 금발을 가진 소녀. 긴 머리였을 때는 그저 그랬는데 삭발 후 눈이 부시게 예뻤다. 삭발은 금발이 해야 예쁜 건가... 삭발 욕망(다 결여탓이니라~~~)이 타오른다.


4. 참고 유튜브. 
라까니언 프랙시스 <정신분석 특강 "공백 앞에 선 주체의 환상들" Chat GPT 새로운 신>

이 영상에서 백상현은 라캉을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결여를 가지고 태어난다라고.
뭐야, 내가 극혐 하는 기독교의 원죄설잖아!!!
시발 뭐 어쩌라고
시발 시발 시발 무한반복

라캉, <최애의 아이> 작가 아카사카 아카, 미야자키 아야오의 공통점 : 젠더 남성
코미디 퀸 감독: 젠더 여성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인데 원작 작가의 젠더가 궁금해지는...)
즉 위의 세 작품 중 유일하게 어머니의 결여를 극복한 주인공은 사샤라는 거. 주인공이 여자(성)인 것도 코미디퀸이 유일하구나...


라캉 말인데, 너무 만능키 같아. 그래서 사기꾼같아.
원죄설이랑 너무 똑같아. 
내가 니체를 싫어하는 이유가 뭔데?
신은 죽었다 라고 하면서 슈퍼맨(초인)을 만들어내는거야.
신은 죽었으니 내가 신(bgm 슈퍼주니어 슈퍼맨. 슈퍼주니어는 맨 자만 빠진 이름하여 힘센돌이 ㅋㅋㅋㅋㅋ)이 되겠다고 하잖아. 그게 뭔 소리냐고?? 타인의 욕망을 살지 않고 나의 욕망을 살겠다??


그래서 난 불교가 좋다.
결여? 아 됐고요.
귀찮아서 결여 채우지 않을 거고요
고집멸도, 공이라고요 공. 
결여를 채우려는 욕망? 헛되고요
윤회의 사슬을 끊고 무로 돌아갈랍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것 싯다르타 남...자일까 남..성일까.. 맨 자만 빼자..힘쎈..까지만 하자. 

5. 요즘여자 요즘남자 작사:김상범
가사 전부가 라캉의 음란마귀다!!!!!!!!!!!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참고 살아가지만
그게 여자의 일생이라면 무엇으로 보상받나
당신이 내게 무심코 던져버린 그 한마디에
웃고 우는 여자 웃고 우는 여자
요즘 여자랍니다~~~
(당신: 대상a)


6. 현대사상 입문 / 지바 마사야 지음
(현숙 요즘여자 요즘남자 개사)

옛날 철학 현대 철학 따로 있나
해석하기 나름이지 현대 철학
행복한 인생 변함없이
지켜주는 그런 철학 요즘 철학

욕망 없는 철학이 어디 있나
해체 없는 철학이 어디 있나

당신의 해석 이해 하는 그런 철학
바로 내가 요즘 라캉

결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욕망하며 살아가지만
그게 인간의 일생이라면 무엇으로 보상받나
라캉이 내게 무심코 던져버린 그 한마디에(결여!결여! 랩 삽입)
웃고 우는 인간 웃고 우는 인간
요즘 라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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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1-1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일단 음란 마귀 라캉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캉 치트키 인생에 도입하신 분 응용 문제 계속 너무 쉽게 풀면 안돼요. 프로이트가 무의식 발견하고 모든 걸 성욕으로 다뤄서 (범성욕설로 여전히 변퇴 취급 받고 있다.) ㅋㅋㅋㅋ 물론 그런 프로이트의 제자를 자처한 게 라캉이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얻게된 그 라캉 렌즈 축하드립니다. 당분간은 더 잼난 영화리뷰로 ㅋㅋㅋ

먼데이 2023-11-14 16:40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일기 쓰면서 계속 웃었어요.
괜히 현숙 노래에 꽂혀가지고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11-1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캉 안 본 저도 딱 저 2화까지만 보고 스톱입니다 ㅋㅋ

먼데이 2023-11-14 16:41   좋아요 1 | URL
저는 넷플릭스에 있는 건 다 보긴 했어요.
라캉을 모르고 보면 재미있을 거 같은데 2화에서 스톱했군요.
 

마지막 일기가 10월 21일이었다니... 3주 전.

3주 동안 본 영화 6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달리랜드> <코미디 퀸> <편견과 오만, 스웨덴 퀴어 영화사><너와 나> <두 사람을 위한 식탁>


넷플릭스에서 본 것 <최애의 아이> <프록시마 프로젝트>


읽기 시작한 책 <가부장제의 창조>


구매한 책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쿼드러플 오브젝트><2666>(볼라뇨 20주기 특별합본판)


구매한 옷 1)아디다스 운동복 세트 5벌. 전부 온라인에서. 특히 올가을 신상이었던 셋업 한 벌은 거의 다 품절이어서 겨우 열혈 검색해서 구함. 이거 검색하고 구입하는데 토요일 하루를 다 씀.  2)영화 보러 갈 때마다 백화점에 잠시 들러서 무료 음료를 받는데, 음료 받고 바로 극장 가면 딱 좋다. 주로 나는 자스민2, 캐모마일1, (가끔 커피를 받기도 함) 영화 시간이 남았던 어느 날 벤시몽에서 너무 예쁜 연분홍 비니를 발견하고 구매하게 된다. 이후 백화점 갈 때마다 다른 컬러를 두 번 더 구입. 총 3장의 벤시몽 비니를 가지게 되었다. 나의 아디다스 운동복 룩이랑 찰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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