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매사에 '저런 행동은 하는 사람은 병자다.'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편이 내 정신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저런 행동이란 자신의 편함 또는 이익을 위해서 남을 괴롭히거나 공공의 질서를 지키지 않는 행동을 말한다. 신체기관의 어떤 문제로 인해서 의지만으로는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 것 그걸 일컫는 말을 '병자'로 통일해버리는 것이다. 

나도 병자, 너도 병자, 에브리바디 식 sick!!!!!


동물의 한 종에 지나지 않은 인간은 스스로 그러한데, 스스로 그러한 인간 중의 극소수 일뿐인 지능과 이성이 매우 뛰어난 자들이 누적시켜서 만들어낸 문명이라는 것에 스스로 그러한 sick한 인간들이 그 문명을 제대로 살아낼 수 있을까? 


진보를 믿는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냥 지금 이 세상 그 자체, 이 사회 시스템 그 자체, 이 사회의 차별과 폭력 그 자체가 스스로 그러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니가 그런 사람이라면 그렇게 살아. 뭐 어쩌겠어. 니가 그렇게 태어난 게 니 탓은 아니니까. 내 탓도 아니지. 니 부모의 탓도 아니지. 그게 자연이니까. 


태어난 지 2달이 지난 아기 고양이를 잡아먹은 까마귀를 누가 나쁘다고 하겠는가!!!!!!!!!!!!!!!!!!!!!!!!!!!!!!!!!!!!!!!!!!!! 맹자는 벼랑 끝의 아기 운운하면서 성선설을 논했지만, 야생의 아기 고양이와 까마귀 사이에서 누굴 구하고 누굴 구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서 맹자라고 해답이 있을까 싶다. 어미 고양이 역시도 까마귀를 사냥해서 잡아먹었다. 그냥 그런 것이다. 고양이 사료를 충분히 줬는데도 불구하고 까마귀 사냥을 했고 그 까마귀를 뜯어먹었다. 왤까? 사냥 본능? 위험한 맹수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서? 알 수 없다. 아무튼 어미 고양이가 낳은 새끼 5마리 중 4마리가 까마귀 밥이 되었다는 것만은 자명한 사실이다. 내 마음은 너무 속상하고 아픈데 정작 어미 고양이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 하긴 그 고양이가 낳은 새끼만도 70마리가 넘을 테니... 죽은 고양이, 떠난 고양이, 남아 있는 고양이... 남아 있는 고양이는 현재 십여 마리다. 어미 고양이는 나름 일가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오직 현재만을 살기에 유일하게 sick하지 않은 것은 그 어미 고양이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환상과 의지에 의지해서 산다고 한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최근에 다시 읽는 중인데 이해가 술술 되었다. 나는 내가 부자가 될 거라는 '환상'이 없다. 그래서 그 환상을 실현시키려는 즉 부자가 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 나는 내가 낳은 아이가 행복하고 즐겁게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이라는 환상이 없다. 그래서 자식을 가지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 나는 인간이 진보할 거라는 환상이 없다. 그래서 지금은 인간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없고 다만 인간의 sick 함에 조금의 호기심이 있을 뿐이다. 나는 포르쉐=재미라는 환상이 있다. 그래서 포르쉐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긴 하다. 


환상이 없을수록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희망은 고문이고 환상은 스트레스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는 게 정말 싫은 내가 내 주변의 그 누구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낮고 수면상태 지수가 높다는 것은 정말이지 ㅋㅋㅋㅋㅋㅋ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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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10-02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랑님 새앨범 소식을 읽으며 빠져들어서 쭉쭉 스크롤을 내리면서 읽으면서 좋아요를 누르고 있었는 데
놀라실수도 있을 것 같아 이쯤에서 댓글을 달아요. 남의 일기 훔쳐본 것 같아서 살짝 불편한 맘이지만 😂 그래도 글에서 풍기는 먼데이님의 세계관이 제가 좋아하는 동네친구랑 비슷해서 반가운 마음이!
포르쉐에 대한 의지 매우 바람직한 것 같아요. (전 집..에 대한 의지만 있습니닷..ㅋ) 환상없는 삶까지 제가 득도(?)하진 못했지만, 님의 글이 즐겁게 읽히는 것을 보면 제가 에지간히도 희망에 데인 사람이긴 한가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 그리고 저도 영화 패터슨 참 좋아해요!! ㅎㅎㅎㅎ

먼데이 2021-10-03 09:26   좋아요 1 | URL
이랑의 노래들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도 이 막돼먹은 세상을 더 미워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음악, 영화, 책, 그림들이 몇 개는 있어서 그것들을 즐기는 기쁨에 발목이 묶여서 (어이없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는 ‘취향이 분명하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추구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있어서 황당해하면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어요.
저는 살면서 저랑 세계관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는데(워낙 인맥이 협소하고 애초에 사람 자체를 그다지 신뢰하지도 않아서) 나랑 생각이 같은 사람이 있다니 기쁩니다.
삶에 대한 환상을 제거해버리면 기대로 인한 실망을 하지 않게 되고 실망을 하지 않으면 하루하루 담담하고 성실하게 살아낼 수 있어서, 저는 환상을 제거하는 편을 택했어요. 패터슨처럼 지낼 수 있어요. 출근하고, 강아지 산책시키고, 맥주 마시고 무한 반복! 사람들은 대체휴일인 내일을 좋아하겠죠? 전 뭐 그저 그래요. 나는 주 5일의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서 이제 추가 휴일 같은 건 그다지 반기지도 않게 되었어요.
ps. 어차피 전체공개해서 쓰는 일기(비공개도 많아요 ㅎㅎ)라 훔쳐보는 기분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편하게 읽으세요.

공쟝쟝 2021-10-04 10:03   좋아요 0 | URL
이랑 원래도 좋았지만 이번 앨범은 저도 넘 좋아서 울고 싶었어요…
제겐 누구보다 담담하고 성실하게 살지만 누구보다 인류를 안좋아하고 세상의 절멸을 바라지만 지구는 걱정하는 만나면 묘하게 위로가 되는 두달에 한번 만나 생존 전하는 친구가 있거든요? 그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글들이었고 넷플릭스 추천도 잔뜩 받은 느낌이네요!!(걔는 냇플릭스 안봐여 ㅠㅠ)
편히 읽을 테니 취향이 분명하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추구하는 글 종종 써주세요. 갑자기 생긴 구독자 1명 오글거려 하지 마시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