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는  출근 때문에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보낼 수가 없기에 주말에는 꼭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려고 한다. 나에게 있어서 여유로운 아침이란 잘만큼 자고 일어나서 잠옷 차림으로 드립 커피를 만들고 주방 식탁이나 서재 책상에 앉아서 느긋하게 무의미한 서핑을 하거나 무의미한 글자를 끄적대거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토요일)는 아침부터 동생이 들이닥쳤다. 동생은 휴가를 내고 오랜만에 부모님집에 왔는데 급하게 서너 시간정도 컴퓨터를 쓸 일이 생겨서 내 집에 온 것이다. 혼자 온 것도 아니고 엄마랑 같이 왔다. 그래서 나의 느긋하고 조용한 토요일 아침은 소멸해버렸다. 


다시 한번 가족(2인 이상의 사람이 같은 집에 사는 것)이 얼마나 거추장스럽고 방해스러운지 깨닫게 되었다. 


오늘, 나의 일요일 아침은 고요하다. 어제 빼앗긴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는 중이다. 혼자 조용히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을 시간과 공간이 없다면 나는 진즉에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나는 내가 어떤 성격의 인간인지 잘 알고 있고, 그런 성격에 알맞는 라이프스타일을 택하는 현명함을 발휘했다. 정말 대견하다, 나 자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