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엄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백희나 작가님의 작품 장수탕 선녀님과 많이 닮은 신간.
장수탕 선녀님에는 할머니 선녀님과 여자아이 덕지의 이야기였는데
이번 이상한 엄마에는 이상한 선녀님과 남자아이 호호의 이야기다.
워킹맘의 일상과 마음도 잘 표현한데다
비오는 날 전화가 혼선되며 선녀님과 통화하게 되면서 이상한 엄마가 엄마대신 집에와서
아픈 호호를 돌봐준다는 설정도 너무 재밌고
계란을 이용해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맨처음에 달걀들이 막 쌓여있는 그림이 있는데
그걸 보고 애들한테 이게 뭘까? 구슬 아이스크림? 콩? 하고 물으니 아이들은 대번 달걀이란다.
그림책 속 여기저기 등장하는 달걀을 찾아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되었다.
구름을 만들고 거기에서 잠을 자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와!! 나도 저기에 눕고 싶다~~ 하는데
어른이 나조차도 정말 저런 게 있으면 나도 누워보고 싶다는 생각과 상상이 되면서 맘이 푸근해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Gb5FGNIZHuc
이번 백희나 작가님의 신작발표 기념 저자 강연회를 하는데 댓글 남긴 사람중에 50명을 추첨해서 초대한다고 한다^^
정말 꼬옥 뽑혔으면 좋겠다~~~~
뽑히면 좋겠다고 했는데 진짜 뽑혔다!!!!!!!!!!!!!!!!!!
http://blog.aladin.co.kr/culture/8404142
막내에게 가장 맘에 드는 장면을 펴보라고 했더니
이상한 엄마가 거대한 오므라이스만 남겨놓고 사라진 걸 보고 놀라는 장면 선택^^
알라딘에서 이상한 엄마 책을 샀더니 이렇게 깜찍한 냉장고 자석이 함께 왔다 !
이른 시간인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진행하시는 분도 이렇게 짧은 기간 홍보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에 놀랐다고 했다.
백희나 작가님은 평소 강연회 같은 걸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구름빵 이후 힘든 시절을 겪으며 달샤베트를 독립출판하면서
그 때 따뜻하게 대해주신 인터넷 서점의 어떤 분의 부탁으로 이렇게 강의를 하게 되었다고..
말씀을 조용조용 하면서도 위트있게 웃으시며 재밌게 정말 잘 하신다.
강의 후 질문 시간이 있었는데
맨 처음으로 질문 한 꼬마가 몇살이냐고 물어서 다들 웃었다^^
46세에 딸과 아들이 있으며 큰 딸은 중1
둘째인 초등학생 아들이 실제로 작업 중에 한 달정도 아프고 입원을 했는데
그 때 이상한 엄마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그 전에 구름빵과 관련해서 구름을 잃어버린 누군가의 이야기 엄마이야기를
쓰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입원하며 본격화 되었다고 하셨다.
백희나 작가님은 책을 내고 3~4년은 있어야 책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 보니 오므라이스 주변에 밥풀을 좀 떨어뜨릴 걸 하는 생각이 든다며 웃으셨다.
여러 가제본책도 직접 보여주셨는데 정말 신기했다.
캐릭터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그림들
실제 작품을 만들고 찍는 동영상
모두 모두 멋졌다!!! 이런 자료들로 전시회 같은 걸 하실 생각이 없냐는 질문들에
지금은 책을 더 많이 쓰고 싶고 나중에 은퇴한 뒤에 하고 싶다고~~
일본작가 하야시 아키코의 작품들과 호첸플로츠를 좋아하며 일본만화책도 자주 보는데
발전된 일본의 그림들이 부럽다고도 하셨다.
<시작 그림책>이라는 책 중 "독자는 4~6세라는 걸 잊지 마세요"라는 문장을 소개해 주시며
아주 인상깊은 부분이었다고 하셨다.
작가님은 이상한 엄마 중 호호 엄마가 집을 향해 빗속을 우산쓰고 바쁘게 걸어가는 장면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제작 과정을 아주 자세히 알려주셨는데
작가님이 살던 망원동에서 해질무렵 직접 배경을 찍어 현수막으로 프린터 한 뒤
뒤쪽과 옆쪽에 조명을 비춰 전광판 불빛을 표현하고
비오는 날의 느낌을 주기 위해 아크릴 판을 이용해 앞쪽에서 비와 우산위에 튕기는 하얀 물들을 표현했단다.
또 바닥에는 물이 고인 것도~
정말 세세하고 놀라운 과정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장면은 그 장면 앞에서 기념촬영처럼 마지막에 한 번 이렇게 셋이서 사진을 찍은 것ㅎㅎ
인형 중 선녀님 인형을 직접 가져오셔서 이렇게 조립해 보여주셨다~
머리도 표정별로 여러개였다^^;;
입체라 사진 방향에 따라 달라지면 안되어서 어렵다고 하셨다.
레이어 액션을 하다가 떨어져 선녀님 두개골이 조금 망가졌다며 ㅋㅋ
책을 독자들이 여러 가지로 해석하고 생각해주는 부분에 감사하고 다 맞는 해석이라고 하셨다.
강연회를 통해 작가님의 이야기를 하면 해석이나 의미가 마치 하나인 것처럼 될까봐
강연회가 책을 위해서는 오히려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도 하셨다.
원래는 이상한 엄마의 모습도 여러가지로 생각했는데
계란과 관련해서 닭모습을 닮은 이상한 엄마는 아들이 무섭다고 해서
조금씩 덜 무서우면서도 평범한 엄마들(조선시대 엄마의 모습 참고)의 모습으로 되었다고 한다.
장수탕 선녀님과 다르게 이상한 엄마의 얼굴에 하얀 건 뭐냐고 물으니
메이크업이라고 해서 정말 크게 웃었다^^
선녀(이상한 엄마)는 위에서 일하는 엄마, 호호 엄마는 아래에서 일하는 엄마
처지가 똑같은 엄마 둘이 만나 맥주한 잔 하는 장면도 생각했었다고ㅎㅎ
엄마의 강한 사랑이 하늘에 닿을 정도로 힘을 발휘하고
하늘의 선녀도 같은 엄마로서 딱한 상황의 호호엄마를 돕기 위해 내려오고
"호호야" 하고 부르는 장면은 텔레파시처럼 엄마의 마음이 자식의 마음에 다다르는
뭔가 엄마의 사랑이 강력한 파워를 만드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이번 책은 그동안 책을 만드는 순서와 달리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한계를 극복하고자 다른 방식으로 제작했으며 다음번에도 이상한~ 시리즈를 생각중이시란다.
대신 다음엔 호호가 등장인물과 함께 나오되 주인공은 아니고
엄마보다는 아이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아빠나 할아버지와 같은 사람들도 나오는 이야기를 구상중이시라고~
정말 정말 정말 기대가 된다~~~~~^ㅇ^
나처럼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육아독립군의 이야기도 만들어 주시고
아이가 셋인 가정의 이야기도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나만의 바램도 있다 ㅋㅋ
백희나 작가님 이영애 닮으신 듯~ 정말 고우셨다^^
싸인하시고 일일이 다 사진도 찍어주시고~
저 위에 사진 보면 막내가 이 장면이 마음에 든다며 쫙 펼쳐들고 있는데
우리 막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이 장면이라고 했더니 이곳에 직접 싸인해주셨다~~~~~^ㅇ^
이거 받아보고 막내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자기 전에 또 읽어 달라고 해서 구름빵, 장수탕선녀님, 이상한 엄마 모두 다 읽어 주었다!
부엌에 등장하는 격자무늬 미닫이 문은 구름빵에서도 나왔었는데
작가님은 그 문을 좋아한다고 하시면서 한국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도 하셨다.
특히 부엌의 작은 소품들은 3D 프린터 업체에 맡겼는데
작은 집이 배달될 때면 그걸 열어보는 기분이 좋으셨단다~
그나저나... 싸인 받는 데 어찌나 떨리던지... 너무 좋아서 정말 손도 말도 막 떨렸다..
이건 강연회 참석자들 전원에게 제공된 선물^^ 에코백도 깜찍하다~~~
글밥은 잠자기전 책을 읽어주는데 엄마나 아빠에게 일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적게 하고 있으며 한 문장을 읽어도 그 장면이 잘 이해되도록 하려고 하신단다.
아이들에게 책을 자주 읽어주고 싶지만 하루에 한 권 정도 겨우 읽어주고 있다고^^
그래도 나이들어서도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우리들도 나중에 지나서 과거의 육아시절을 떠올리면 그림책을 읽어주는 장면이 추억처럼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참! 여러 질문들 중에 구름빵의 주인공이 눈이 짝눈이라고 하면서 혹시 이유가 있냐고 묻자
작가님이 한 때 구안와사가 왔었다고...
작가는 외로운 작업이라고
그래서 작가는 자뻑(^^)이 필요하다고^^
백희나 작가님!!! 정말 존경하고
다음 작품들도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싸인해 주신 책은 저희 애들에게 가보로 남겨줄 것입니다~!
나중에 전시회 여시면 꼭 갈게요^^
http://blog.naver.com/lamiya99/220683825959
그런데.... 혹시......
호호가 아파서 조퇴하고 집에 가는 장면...
신발을 안 신은 건 아니겠죠? ^^;;
집에서 신고있는 양말이랑
밖에서 신고 있는 거랑 왠지 같아 보여서요...
책 읽다 오타 찾은 것 처럼
애들이랑 옥의 티 찾았다고 막 신나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