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오랫 동안 기다렸던 윤대녕 작가님의 장편 신작

그래서 너무나 기대해서인지 너무나 쉽게 읽히는 이 소설이 참 별로였다. 문체도 바뀐 듯 해 낯설었고.

그런데 <피에로들의 집>은 너무나 이상한 소설이었다.

소설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은데 작가님을 어떻게든 꼭 만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분명 이 소설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았고, 소설과 소설의 작법에 대해 잘 가르쳐줄 것 같은 강한 믿음이

아무 근거없이 들었다. 광기에 가까운 욕망이었다.

 

알라딘과 문학동네에 감사하게도 초대를 받아

4월 1일 상수동 이리카페에서 윤대녕 작가님의 소중한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예상했던 만큼 윤대녕 작가님은 훌륭한 문학 멘토였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치열하게 <피에로의 집>을 고민하고 완성한 분이셨다. 

 

 

 

 

그런 작가의 책을 편집하는 기분은 어떨까

이번 강연은 <피에로들의 집>의 편집자이자 문학 평론가인 황예인 선생님의 진행하에 이루어졌다.

윤대녕 작가님보다 더 떨고, 윤대녕 작가님과 그의 글에 흠뻑 빠져 있는 황 평론가님을 보며

얼마나 애정을 담뿍 담아 편집하고 작가를 존경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고, 그런 편집자를 만난 윤대녕 선생님이 부러웠다.

 

출판사에서 정한 예닐곱가지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중간 중간

작가님께서 발췌한 소설의 대목들을 함께 읽으며 소설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너댓가지의 청중들의 질문이 있었는데 하나하나 새겨들을 이야기들이었다.

 

이렇게 힘들게 쓴 소설을 이렇게 쉽게 읽고 생각한 것에 숙연해졌고

앞으로 작품 집필 방향을 알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이번 강연을 안 갔다면 윤대녕 작가님의 소설을 자의적으로 읽으며 오독했을 것이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알라딘과 문학동네, 그리고 윤대녕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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