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부터 아주 긴 외출을 했어요.

얼마전 알라딘 인터넷서점에서 아이들 책을 주문할 때 <초등 적기 글쓰기> 저자 강연회 행사가 있어서 신청했었더랬죠

 

 

 

그런데 얼마 있다 당첨메일을 받고서 강연회 장소를 보니 송파도서관이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송파도서관이라니...

제가 살고 있는 곳이 인천이고, 버스 타고 송내역으로 나가서 전철 타고 신길역에서 5호선 마천행을 갈아타고도 스무정거장이 넘게 가야 하는 거리인데요.

그래도 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저는 요새 너무너무 아이들 독서지도와 글쓰기 교육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서 무작정 가보기로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 모두 일찍 일어나서 세수하고 밥도 일찍 먹고 집을 나선터라 저도 8시 30분에 집을 나설 수 있었는데요.

원래 예상보다 30분 늦게 나온터라 지각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가보기로 했어요.

결국 10시 강연 시작인데 송파도서관이 있는 개롱역 도착은 10시 30분.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초행길이라 헤매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히 친절하신 송파구 주민 분을 만나 바로 도서관을 찾을 수가 있었어요.

(사실 전철역이랑 현수막 사진 전부 강연 끝나고 나오면서 찍은 거에요. 늦었는데 카메라 꺼내고 할 정신이 없어서. ㅎㅎ)​
 

 

 

이미 강연은 시작이 되었지만 본격적인 챕터에 들어가기 전이었는지 중요한 요점을 놓치지는 않은 것 같았어요.

장서영 저자님, 겉으로 보기에는 차분해 보이시는데 역시 아이들 가르치시던 내공이 있어서인지 무척 유머러스하고 활기차게 분위기를 이끌어 가시더라구요.

이 때 들은 강연내용을 대략 적어왔는데요.

일단, 연령과 발달수준에 맞는 글쓰기가 적기글쓰기라는 전제를 깔더라구요.​

그 중에서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게 독서록과 일기쓰기인데요. 이걸 고학년이 되면서 많이들 손을 놓고 안 하게 된다고 해요.

왜 안 하느냐 물어보면 '학교에서 숙제로 안내줘요' 라고 한답니다.

여기서 문제점은 아이들에게 독서록'숙제', 일기'숙제'를 지속적으로 내주다 보니 글쓰기가 마치 '숙제'처럼 인식되어 점점 더 글쓰기를 싫어하게 된다고 해요. 그래서 되도록 어릴 때부터 글쓰기 뒤에 '숙제'라는 말을 붙이지 말라고 하시네요.

글쓰기 훈련은 보통 초기글쓰기-> 과도기-> 독자와 소통-> 주제 글쓰기​, 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초기 글쓰기는 그야말로 쓰고 싶은 것을 마구 적는 거라고 합니다.

맞춤법이며 문장구조, 어순 등 다 무시하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마구 끄적이는 거라고 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게 '지적질'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거에요. 이른바 빨간펜으로 첨삭하는 걸 '하지 마세요!'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이때 맞춤법 고치고 문장 고치고 첨삭 하면서 지적을 당한 아이들은 의욕이 꺾여서 점점 더 글 쓰기를 싷어하게 된다고 해요.

과도기는 지식이나 경험을 나열해서 쓰는 단계이고요. 독자와의 소통단계는 읽는 이를 고려하여 쓰는 단계라고 해요.

이후 글쓰기의 완성단계가 주제 글쓰기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가지 주제를 던져주면 그에 맞는 상황과 사례 자신의 경험 등을 적절히 섞어서 쓰게 된다고 해요.

주제 글쓰기 단계까지 간 아이들의 특징은 첫째, 글쓰기의 힘을 신뢰하게 되고 둘째, 글쓰기 동기유지와 강화에 힘을 쏟으려고 노력하고 셋째, 논증적 글쓰기로 도약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단계까지 온 아이들은 글을 쓰기전에 얼개를 짜는 습관도 들이게 된다고 해요.

그래서 글쓰기에는 경험이 매우 중요한데 직접 체험하는 것도 좋지만 물리적, 시간적으로 모든 걸 충족할 수는 없으니 책과 매체를 통한 간접경험이 필요한 거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주는 게 엄마로서 요구되는 일이라고도 해요.

이를테면 가족형태와 다문화가족을 접목시키는 방법으로요.

이렇게 사고를 확장하게 되면 누가봐도 이해가 되고 좋은 글이 나오는데요. 이 단계까지 오는 게 결코 어려운 게 아니라는 말씀도 덧붙여 주셨어요. 아무리 배움이 느려도 1년~3년 안에는 모두 주제에 맞는 글쓰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구요.

사실, 벌써 고학년이 된 우리집 큰 아이와 곧 3학년이 될 둘째 아이 모두 책과 글쓰기에 흥미가 없어서 많이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뭐부터 시작해야 될지 몰랐는데 아이들에게 '일단 써라'​ 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자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성인이어도 글쓰기 공부를 시작할 때는 초기 글쓰기에서 주제에 맞는 글쓰기까지의 단계를 똑같이 거친다는 걸 듣고 내가 좀 부족해도 아이들과 같이 가는 방법밖에는 없겠구나 단단히 마음먹은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아이들의 독서와 글쓰기 교육에 대해 이제 그만 두려워하고 일기부터 시작해서 찬찬히 해보려고 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은 강연이었네요.

책의 저자와 글쓰기 교육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네이버 카페도 알려주셨네요.

http://cafe.naver.com/readings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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