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여행의 이유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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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잘 쓴 글은 좋아한다. 그의 말마따나 당대 최고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즐거운 일이니까.
그의 여행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여행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돌아오기 위해서 떠났나. 아니면 떠나는 것 자체가 좋았던가.
나는 힘든 여행을 싫어한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게으르며, 휴식을 위해 뭔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최대한 게으른 삶을 선택하는 게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본성을 최대한 거슬러 산 대가로 돈을 받는 거 아닌가.)
아무튼, 여행의 최고는 호텔여행이라고 생각하는(그게 어디든) 나는 이 글을 읽고 내가 왜 호텔을 사랑하는지 깨달았다. 아무런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곳에 들어가 내 흔적도 누군가 말끔히 지워주길 기대하며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건 마치 인생같다. 나는 먼저 간 이의 남은 자리를 치우고, 내 뒤에 누군가는 내가 떠난 남은 자리를 치워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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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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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사랑은 잔혹하다.

여기 숨겨진 사랑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하거나, 혹은 남들이 다 알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이. 혹은 둘 다 사랑하지만 아무에게도 알려서는 안 되는 사랑이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숨겨진 사랑을 간직한 이들은 그래서 더 잔혹하다.

내가 한 일인 줄 모른다. 는 불안. 혹은 쾌감. 그것은 때로 지나치게 극단적인 방향으로 사람을 몰아간다. 사랑하는 것을 밝힐 수는 없어도, 이 사람을 지키기 위해 뭐든 하겠다는 다짐은 그래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

‘너무 매력적인 소녀의 곁에 있었던 것‘이 우리 모두에게 피해였다고 말하는 주인공의 독백처럼. 어쩌면 사랑했지만 드러낼 수 없었던 것이 의심의 고리를 끊고 영원히 침묵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악마의 속삭임을 그들 귀에 불어 넣은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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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의 심리학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김영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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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던가. 이 책에서는 이 말을 이렇게 하고 있다.
‘아는만큼 안 속는다.‘
실화가 넘쳐나는 시대다. 방송 프로그램마다 드라마보다 놀라운 일들이 가득하다. 드라마는 거짓이라는 안도감이라도 있지만, 실제 사건이라는 이름을 걸고 보면 더 놀랍다는 게 더 끔찍할 때도 많다.
사기 사건을 접하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속아?‘ 또는 ‘욕심이 많으니까 그렇게 됐지.‘하는 생각을 갖기 쉽다.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 서면 상황이 더 잘 보이는 법이라서 내가 그 상황 속으로 들어가보기 전에는 ‘쉽게‘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이런 계략들. 소위말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사기꾼의 기술들을 많이 담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해야 한다.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인간은 여전히 음식을 먹고 똥을 싸야 살듯이, 우리가 아무리 단속해도 우리 심리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 고전적인 사기수법이 아직도 유용하다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니겠는가. 사기에 푹 빠지지 않는 법은 어쩌면 단순하다. 발을 들이지 마라. 시작하기 전에 끝내라. 일단 들여놓고 나면 나도 보르게 늪 속으로 쑤욱 빨려들어갈지 모르니.

ps.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도 조금은 배워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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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이상한 나라 -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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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다른 경험을 해 온 사람의 통찰을 읽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들의 말에는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혹은 내가 생각하면서도 옳았나 의문스러웠던 것에 대한 답이 있다. 티비에 여러번 출연한 적이 있던 정신의학과 선생님이 쓰신 책인줄은 모르고 샀다. 읽다보니, 어디서 듣던 말투인데 싶어 뒤적거렸더니 그랬다. ^^;; 아무튼 천천히 즐겁게 읽었다.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요즘 내게 도움이 되는 문구를 얻었다.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내 마음은 아직 20대같고, 여전히 설레는 일이 많고, 모르는 것도 많고 아직 청춘처럼 살아도 될 것 같지만 (물론 혼자서는 그럴거다.) 하지만 진짜 20대들과 있을 때 나는 이 문구를 잊지 말아야겠다. 나는 구식이다. 그러니 후배가 나를 좋아해서 쫓아다니겠다고 해도, 회식자리 끝까지 남아서 그들끼리 모여 노는 데 끼어있지는 말아야지.

나이가 들수록, 자리를 잘 구분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 어릴때는 눈치껏 빠지는 게 되는데, 나이드니 눈치를 안 준다. 눈치를 안 줘도 눈치를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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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변하기 시작한 아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오야노 메구미 지음, 윤은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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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기르는 엄마라면 공감할 내용이다 .

아이일 때는 귀엽고 착하기만 하던 아들이 점점 ‘남자‘가 되면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특성을 보이고, 10대를 지나면서는 반항을 시작한다. 어른을 이해하던 착한 아이는 없어지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데다 놀랍게도 자기행동에는 무척 관대하기까지 하다. 논리에 맞지 않는 대꾸를 하면서도 박박 우기는 걸 볼 때면 이녀석이 그냥 나 화나라고 저러나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아들을 윽박지르고 나면, 굳이 저녀석을 말로 이겨서 뭐하려고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가끔 져주라고 한다.)

듣고 보면 나도 아는 이야기이지만, 가끔 이런 책들을 들어보는 이유는 되새기고 싶어서다. 그리고 아들들은 이럴 수 있다고 (물론, 딸도 이럴 수 있다. ^^) 위로받는 부분도 있다.

아직 우리 아이에게 사춘기가 오지 않았어도, 언젠가 닥칠 그 날을 위한 대비로 쉬엄쉬엄 넘겨보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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