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읽어주는 엄마
강지연 이시내 지음 / 청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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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라고 하면 공부한 사람들에게만 익숙한 그림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리스신화를 열심히 읽었어도, 그림 속에 있는 상징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또 어떤 그림들은 역사적인 지식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설명을 읽고 나름 화가들의 일생도 연구해 보지만 그림 앞에서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에 길들여지지 않아서인지 한참 쳐다보기만 할 뿐일 때도 많지요. 

아이와 함께 그림 공부도 하고, 또 대화의 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책이 바로 명화 읽어주는 엄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긴 하지만 유럽의 여러 미술관들에 화려하게 마련된 그림들을 차근차근 따라가며 구경하고 있노라면 그림들이 주는 감동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요, 저자는 여기에 더해서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좋게 친절한 해석을 붙여 놓았습니다. 

그림 속에 숨어있는 소품을 찾아보는 재미, 화가들의 서명을 따라 해보는 재미,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에 담긴 역사를 읽어내는 재미, 또 화가의 특이한 그림체를 따라해보는 재미까지 이 책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는 그림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저자들은 더 나아가서 그림을 감상하고 아이와 해 볼 수 있는 활동이나, 또는 관련해서 아이에게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꺼리'들을 제공합니다. 혹은 그림을 어두운데서 이불덮고 몰래 훔쳐보는 방법까지 일러주기도 하지요. 이 친절한 두 선생님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저도 친절한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명화를 읽어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미술관 여행을 테마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림만 구경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요. 당연히 조형물도 있습니다. '샘의 변기'는 그 독특함 때문에 여러 사람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는 조형이지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이미 실려 있는데요, 저자들이 초등학교 교사여서 그런지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초등학교 학습과 관련한 이야기들도 꽤 등장합니다. 자연스럽게 학교교육과 연관지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자녀들과 자연스럽게 그림을 배우고 또 나누고 싶은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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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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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영화는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소설로 읽었다.

그래야 내 감정을 조절하면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울어버리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 따라간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감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 얼마나 슬플만 한가.

결론적으로 한 방울도 눈물 흘리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생각해본다.

주인공은 알고보니 선량했다는 것을.

그는 엄청난 죄를 짓고 사형을 선고받은 인물임에도

그는 짓지도 않은 죄를 지었다고 자복하고,

자기가 받은 돈을 불쌍한 사람을 위해서 썼다.

사실 그는 선량했고 동정받을만 하다는... 그 사실이

그의 사형에 눈물짓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미리 그 모든 사실을 알고 그를 본다.

그는 우리 눈에 처음부터 상처받은 사람이고, 그래서 그의 거친 모습에도 안타까움을 느낀다.

사랑받고 자랐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을... 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그러나 생각해보라.

그가 그런 인물이 아니라면 어쩔 것인가

그가 매우 악랄한 인물이라면,

모두 그가 지은 죄가 맞다면, 성폭행범이면서 동시에 살인범이라면.

실제는 그런 일이 더 많다.

알고보니 선량했더라는 인물들. 기실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진짜 살인했고 폭행했다.

그게 마음에 안든다.

그는 사형수로 죽었지만 왠지 사형수가 아닌 것만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형 당할 행동을 백만번 한 인물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사형반대론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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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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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쓰는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하루키가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불후의 명작' 이나 '공전의 베스트셀러'를 쓰고자해도,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지만, '몇 번씩 되풀이 해 읽어도 그때마다 다르게 읽히는 소설'을 쓰기란 노력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쓰고 싶다. 고.

 

그의 말대로 어둠의 저편은 그런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기억'은 하나의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때로는 큰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그의 메세지에도 어느 정도는 동의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이란, 그리고 추억이라고 하는 것들은 아름답게 남기 때문이다.

아주 창피해서 지워버리고 싶어지거나, 무척이나 공포스러워서 잊어버리기 힘든 것들까지도

오래 지나고나면 대부분은 희석되고 마치 포토샵으로 뽀얗게 처리한 사진처럼 남게 되는 것이니까.

 

누구나 상처를 입고 살아간다.

그것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간. 어둠의 시간이다.

잠을 통해 그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언니 에리와,

잠을 자지 않으면서 그 상처를 기억하지 않으려는 동생 마리

그리고 상처때문에라도 밤에 깨어있어야만하는 사람들.

 

그가 그리고 싶었던 어둠은 그 상처. 그리고 그 너머는 그들이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 기억. 그것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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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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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나온 걸 보다가

너무 진행도 빠르고 당최 얘기에 집중되질 않아서

책으로 읽기 시작했다.

음..

일단은 고등학교 시절의 할리퀸을 다시 접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할리퀸적 소설이라 함은

신분이 높은 남자와 자존심 높은 여자가 만나는데

둘 다 첫 인상은 별로 였으나, 그 중 하나 (대개 남자)는 호감을 느끼고

이런저런 우여곡절과 사소한 오해들로 다툼까지 가기도 하고 때로는 절교에 이르기까지 하나

급작스럽게 오해가 풀리고(대개 남자의 희생, 주위의 압력으로 인한 전화위복-여주인공을 정말 싫어하는 인물이 풀어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둘이 해피엔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할리퀸과 다른 장점을 찾는다면

우리가 서로 만남을 시작할 때

쉽게 남에 대해 갖는 태도인 오만함과

남을 이해하기 전에 갖는 태도인 편견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제를 얼마나 왜곡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다고 하겠다.

실제로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 대한 편견으로 그를 매우 나쁘게 이야기했으며

그 때문에 진짜로 그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에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과거 자기가 했던 얘기들을 잊어달라는 둥(ㅡㅡ;)의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나쁘게 보고 비판했던 사람이나 혹은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그것을 

급하게 우리 안에 편견으로 자리잡도록 한다.

남에게 쑥스럽다는 이유로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우리는 남에게 편견을 갖게 한다.

 

생활에서 찾아보면, 아주 많을 우리 실수들.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서 깨달아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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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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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왜 시간여행자가 아니라, 그의 아내일까를 궁금해 하며 펼쳐든 책이었다.

시간여행자라니.

아내를 두고 혼자 시간 여행을 한다는 뜻이라면 그건 좀 이기적일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그건 일종의 병이었다.

병.

조금 특이한 병이기는 하지만 치료할 수도 없고

결국은 그로 인해 상처입고 죽기까지하는 병.

 

읽으면서 머릿속을 떠다니는 생각은 결국 시간여행자의 아내 역시 시간여행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현재를 계속 살아가고 있지만 미래를 알고 있다. 과거를 만나기도 하고 미래를 만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녀 역시 일종의 시간여행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그녀의 인생은

수직선의 생활을 따라가고 있는 삶인 것처럼 지속된다.

어릴 적에는 그를 만나는 그 정점을 향해서

그리고 그 이후에는 그 정점을 지나서 삶이 계속된다.

그리고 그가 떠난 후에는 그를 다시 만나는 그 순간을 향해서 계속된다.

삶은 계속되고 있다.

흘러간 것을 돌이킬 수는 없다.

미래에 일어났던 일들은 이미 과거에 일어났기 때문일까.

 

클레어에게 나타나는 시간여행의 의미와 같은 의미로,

우리 역시 일종의 시간여행자는 아닐까

우리도 끊임없이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예견하고

그 미래에 가기 위해 확신하고

때로는 인생의 어떤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그 정점을 지나치고

그리고 소멸해간다.

소멸해 가는 그 순간에도

우리 인생에서는 기억해야 할 그 무엇들이 늘 존재하고 있다.

 

삶을. 그리고 시간을. 기억을. 사랑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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