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달팽이엄마의 서재 (달팽이엄마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cryolite</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치열하기보다 은은하게, 빨리 달리기보다 오래 걷기.</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14 Oct 2026 14:50:57 +0900</lastBuildDate><image><title>달팽이엄마</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4286260_639265868500374595.png</url><link>https://blog.aladin.co.kr/cryolite</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달팽이엄마</description></image><item><author>달팽이엄마</author><category>일반 소설</category><title>˝아이아이, 모이 모이!˝ — 차가운 이성을 불태운 인간의 격정 - [메데이아]</title><link>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8594</link><pubDate>Wed, 07 Oct 2026 09: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85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05115&TPaperId=175585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960/26/coveroff/893240511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05115&TPaperId=175585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메데이아</a><br/>에우리피데스 지음, 김기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02월<br/></td></tr></table><br/>그리스 3대 비극 시인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들을 모은 희곡집을 읽었다. 흔히 고전 비극이라고 하면 근엄한 교양의 영역처럼 느껴져 진입장벽이 높을 것 같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신화 특유의 흡인력과 파격적인 드라마에 단숨에 빠져들게 된다.작품들을 관통하며 반복해 터져 나오는 탄식이 있다. 고대 그리스어로 깊은 절망과 비탄을 뜻하는 비명, "아이아이, 모이 모이(αἰαῖ, μοί μοι)!"다. 우리말로 치면 "아이고, 내 팔자야!" 내지는 "아아, 가련한 내 신세여!"에 가까운 이 외침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앞에서 인물들이 내뱉는 처절한 한탄이다. 에우리피데스는 이 절규를 통해 영웅주의와 합리주의의 가면 뒤에 숨은 인간의 날것 그대로의 밑바닥을 가차 없이 드러낸다.<br><h4>1. 영웅의 비루함과 극단적 결벽이 부른 참극 — 『알케스티스』, 『히폴리토스』</h4><br>『알케스티스』는 남편 아드메토스를 대신해 기꺼이 죽음을 택한 여인의 숭고한 미담처럼 시작하지만, 에우리피데스의 시선은 그 이면의 비루함에 닿아 있다. 자기 목숨을 부지하려 아내를 저승길로 떠나보낸 남편, 그리고 "늙은 아버지가 대신 죽어주지 않았다"며 아버지를 원망하는 아들의 진흙탕 설전은 영웅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찌질한 생존 본능을 폭로한다.한편 『히폴리토스』는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를 경멸하고 순결만을 좇던 한 청년의 오만(휘브리스)과 결벽이 낳은 참극이다. 의붓아들을 연모하게 된 새어머니 파이드라의 수치심과 거짓 유서, 그리고 맹세에 묶여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아들의 파멸은 인간이 한쪽 극단만을 고집할 때 마주하게 되는 서늘한 균열을 보여준다.<br><h4>2. 소피스트적 궤변을 부순 파괴적 복수 — 『메데이아』</h4><br>세 작품 중 단연 압도적인 백미는 『메데이아』다. 황금양털을 얻도록 헌신하며 가족마저 버렸던 메데이아를 배신하고 권력을 위해 정략결혼을 택한 이아손. "다 너희와 가족이 잘되자고 한 일"이라며 쏟아내는 그의 번지르르한 공리주의적 궤변은 읽는 이마저 분통이 터지게 만든다.이에 메데이아는 모성마저 찢어발기며 자신의 두 아들을 직접 살해하는 극한의 복수로 응답한다. "분노가 내 이성을 압도하는구나. 이 분노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을 가져오는 근원이로다."라는 메데이아의 고백은, "참된 앎을 알면 악을 행할 수 없다"던 소크라테스적 주지주의를 정면으로 전복한다. 인간의 결단과 행동은 차가운 얼음(이성)이 아니라 뜨거운 불(감정과 격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에우리피데스는 2,500년 전 무대 위에서 서늘하게 증명해 낸다. 주석에 얽매이지 않고 드라마의 호흡을 따라 읽다 보면 고전이 지닌 날카로운 생명력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걸작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8960/26/cover150/893240511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9602637</link></image></item><item><author>달팽이엄마</author><category>추리/스릴러 소설</category><title>보이지 않는 핏줄의 나선, 그리고 비로소 색을 얻은 물리학자 — 『투명한 나선』 - [투명한 나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6926</link><pubDate>Tue, 06 Oct 2026 10: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69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5569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off/s83213128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5569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투명한 나선</a><br/>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오랫동안 마음의 쉼표가 되어주던 작가의 부고 소식을 접한 뒤 집어 든 책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열 번째 장편, 『투명한 나선』이었다. 비록 작가의 마지막 집필작은 아닐지라도, 전해진 소식과 맞물려 펼친 페이지들은 마치 작가가 건네는 애틋한 유작처럼 느껴졌다.&nbsp;<br><h4>1.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운명을 지배하는 '혈연'이라는 이중나선</h4><br>소설의 제목 '투명한 나선'은 생명의 설계도인 DNA, 즉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혈연'을 직관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빗댄 은유다. 전작 『가공범』에서도 강하게 작동했던 이 모티프는 이번 작품에서도 미스터리를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축으로 작동한다. 아무런 접점이나 동기가 없어 보이는 사건의 이면에는 결국 사람의 운명을 거칠게 옭아매는 핏줄과 숙명이 자리 잡고 있다.작품은 초반부터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관계를 제시하며 "대체 누가 누구와 피로 이어져 있는가"를 추론하게 만든다. 단순한 트릭 규명에 머무르지 않고 꼬리를 무는 인간관계를 짚어나가게 하는 구조는 추리소설 특유의 장르적 재미를 단단하게 유지해 준다.<br><h4>2. 차가운 이성의 화신 유가와 마나부에게 채워진 온기</h4><br>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울림은 예측할 수 없었던 지점에서 터져 나온다. 냉철한 논리와 과학적 사고로만 무장했던 '이성의 화신' 유가와 마나부 교수의 감춰진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MBTI로 치자면 극한의 'T'형 인간처럼 감정의 동요 없이 사건의 모순만 집어내던 그에게, 지극히 인간적이고 애틋한 가족의 서사가 덧입혀진다.냉정했던 흑백의 마나부라는 인물에게 비로소 다정한 색채가 입혀지는 순간, 독자는 깊은 여운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진정한 성숙이란 더 많은 지식을 증명해낼 때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픔과 삶을 온전히 이해할 때 완성된다는 메시지가 결말의 온기와 함께 조용히 스며든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작가의 남겨진 온기를 실감하게 만드는, 시리즈 팬들에게 더없이 각별한 작품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150/s83213128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021172</link></image></item><item><author>달팽이엄마</author><category>추리/스릴러 소설</category><title>더 끈끈해진 콤비플레이와 묵직해진 미스터리 — &amp;lt;내가 죽이지 않았다&amp;gt; - [내가 죽이지 않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3878</link><pubDate>Sun, 04 Oct 2026 15: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38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667&TPaperId=175538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6/46/coveroff/k8321306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667&TPaperId=175538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가 죽이지 않았다</a><br/>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06월<br/></td></tr></table><br/>전작 『내가 죽였다』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던 신여주와 김무일 콤비가 후속작 『내가 죽이지 않았다』로 다시 돌아왔다. (사실은 두 권을 한꺼번에 읽어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 전작의 결말이 씁쓸하면서도 현실적이었기에 여주는 결국 지방(홍천)으로 발령을 받았었는데, 이렇게 멀리 떨어지면 다음은 어떻게 되려나 걱정했던 것과 달리 둘은 마치 월하노인이 실을 이어놓은 것처럼 줄줄 서로를 끌어당긴다.<br><h4>1. 폐쇄적인 군부대 사건과 꼬리를 무는 의혹</h4>이번 작품의 중심축은 3년 전 군부대 내에서 벌어졌던 의문의 살인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되어 억울하게 복역까지 마쳤던 인물이 출소 직후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서사는 급물살을 탄다. 피해자 어머니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재조사하던 변호사 김무일이 하필 피해자의 마지막 통화 상대이자 최초 신고자가 되고, 이 난처한 상황을 계기로 무일은 "여주 형사가 아니면 진술하지 않겠다"고 버티며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운명적인 수사 파트너로 묶이게 된다.군부대라는 특수하고도 폐쇄적인 공간이 얽힌 만큼, 사건의 이면은 전작보다 한층 복잡하고 긴장감이 팽팽하다. 증언과 정황이 엇갈리며 꼬리를 무는 단서들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추리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몰입감을 끌어올린다.<h4>2. 한층 깊어진 인물의 성장과 로맨틱 코미디의 절묘한 결합</h4>속도감 있는 추리 서사 속에서도 인물들의 매력은 전작 이상으로 반짝인다. 전작에서 약삭빠른 기획 변호를 맡으며 속물적인 면모를 보였던 김무일은 특유의 능청스러움은 간직한 채 보다 정의롭고 든든한 조력자로 성장해 매력이 더 폭발한다.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 변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인데, 사건 해결을 최우선으로 두는 장르적 본분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작의 은근한 썸을 넘어 한 걸음 더 진전되는 두 사람의 감정선과 유쾌한 티키타카는 묵직한 사건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훌륭한 완급조절 장치라고 할 수 있다.&nbsp;마지막 장에 이르러 또 다른 사건의 시작을 예고하며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는 점 역시 시리즈물로서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nbsp;<br>완성도 높은 한국형 콤비 수사물을 기다려온 장르소설 독자들이 큰 실망 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6/46/cover150/k8321306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964663</link></image></item><item><author>달팽이엄마</author><category>추리/스릴러 소설</category><title>아는 맛이 주는 속도감, 그리고 매력적인 콤비의 탄생 : &amp;lt;내가 죽였다&amp;gt; - [내가 죽였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1773</link><pubDate>Sat, 03 Oct 2026 02:4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17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130771&TPaperId=175517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7/64/coveroff/k01213077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130771&TPaperId=175517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가 죽였다</a><br/>정해연 지음 / 반타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전개 과정에서 대략적인 결말이나 범인의 윤곽이 일찌감치 짐작되는 순간이 있다. 보통 이럴 때 책을 덮어버리게 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결말의 방향이 뻔히 보이는데도 끝까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작품이 있다. 소설 『내가 죽였다』는 후자에 속하는 책이었다. 잘 짜인 수사 드라마 한 편을 단숨에 몰아본 듯한 몰입감을 준다고 할까.<br><h4>1. 자백에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아는 맛'이 주는 흡인력</h4><br>이야기의 출발점은 이렇다. 7년 전 발생해 이미 단순 사고사로 종결되었던 사건에 대해, 한 건물주 노인이 "사실은 내가 죽였다"라며 불쑥 자백을 던진다. 가만히만 있어도 법적 처벌 없이 평온하게 여생을 누릴 수 있었을 노인이(물론, 긴 시간이 남은 건 아니지만) &nbsp;스스로 살인을 고백한 것이다.진짜 미스터리는 그 자백 직후부터 고개를 든다. 사건의 진상을 다시 파헤치려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협박과 의문의 죽음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대체 누가, 왜 그토록 오래된 사건을 필사적으로 감추려 하는 걸까. 노인이 실수로 목숨을 앗아갔다는 그 청년은 과연 누구이며, 허점투성이였던 살인이 어떻게 감쪽같이 사고사로 덮일 수 있었을까. 이 소설은 독자의 뒤통수를 얼얼하게 만드는 기막힌 반전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보다는, 범위를 좁혀가며 서사의 밀도를 채우는 은근한 '아는 맛'으로 읽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br><h4>2. 티키타카 콤비플레이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결말</h4><br>자칫 전형적인 장르물의 문법처럼 느껴질 수 있는 빈틈을 메우는 것은 바로 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다. 외모보다 올곧은 정의감이 먼저 빛나는 형사 신여주와, 겉으로는 돈만 밝히는 속물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날카로운 기지를 발휘하는 변호사 김무일의 조합이 무척 매력적이다. (그래서 드라마같은 것이, 실제로 만들면 매우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가 탄생할 것 같기 때문이다. ^^;)상극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주고받는 유치하면서도 차지게 오가는 티키타카는 읽는 내내 피식거리며 웃게 만드는 강력한 활력소가 된다. 위기 속에서 김무일의 기지가 언제 어디서 발휘될지 기대하게 되고, 사건을 헤쳐나가며 서로 의지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결말에 이르면 책은 다음 장을 기대하도록 만드는데, 나는 이미 다음 권이 나온 다음에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왠지 큰 그림같기도 하고 그랬다. &nbsp;노련한 콤비로 거듭난 두 사람이 마주할 다음 무대에서는 과연 법과 제도의 한계를 넘어 진짜 정의가 온전히 구현될 수 있을지, 다음 권을 읽어봐야겠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7/64/cover150/k01213077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976482</link></image></item><item><author>달팽이엄마</author><category>일반 소설</category><title>『빵충 사육 준수 사항』: 도망친 끝에서 마주한 ‘나‘라는 악기, 그리고 어른의 책임 - [빵충 사육 준수 사항]</title><link>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0299</link><pubDate>Fri, 02 Oct 2026 10: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cryolite/1755029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130313&TPaperId=175502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2/66/coveroff/k2421303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42130313&TPaperId=1755029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빵충 사육 준수 사항</a><br/>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07월<br/></td></tr></table><br/>괴물 같은 상상력과 서스펜스 속에서도 끝내 현실의 청년과 사회 구조를 날카롭게 겨누는 소설, 김혜영 작가의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을 읽었다. 갓 구운 소금빵 맛이 나는 기괴한 식용 곤충 ‘빵충’이라는 기발한 소재 뒤편에는,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해 휘청이는 한 청년의 지독한 방황과 뒤늦은 성장의 서사가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br><h4>1. "나는 자격이 없다"라는 편리한 도망: 자의식 과잉과 회피의 궤적</h4><br>주인공 정한은 인생을 걸고 트럼펫을 불었지만, 정작 치열하게 자신의 자리를 쟁취해내지 못하는 인물이다. 재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유명해질 정도는 아니다"라며 일찌감치 스스로에게 한계선을 그어버린다. 밴드 내에서 포지션이 겹쳤을 때, 호기롭게 자리를 넘겨주고 뒤로 물러선 것은 사실 양보나 대범함이 아니라 비겁한 회피였다. 대마를 키우며 밴드의 뒷바라지를 자처하고, 연인 유진을 떠나보낼 때조차 "네 곁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말로 스스로를 규정하며 관계에서 발을 뺀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먼저 깎아내리고 도망치는, 자의식 과잉 청년의 전형적인 방어기제다.그의 귀농 또한 주체적인 결단이 아니었다. 유진이 보내준 링크 하나를 붙잡고 흘러들어간 시골에서, 그는 딸기 농사에 실패하고 빚더미에 앉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 순간 성실했다. 다만 '청년이 처음부터 얼마나 노련하겠는가'라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실패를 통해 장년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 사회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정한의 유일한 바람이었던 "그저 평범하고 제대로 살고 싶다"는 소망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도달하기 힘든 이상이 되어버린다.<br><h4>2. 달콤한 빵충 열풍과 가혹한 구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의 덫</h4><br>그런 정한에게 찾아온 '빵충' 사육은 인생 역전의 동아줄처럼 보였다. 하지만 소설은 개인의 노력을 비웃듯 잔인한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블루오션이라며 모두가 뛰어들자 곧이어 풍작과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가격 폭락으로 농가는 무너진다. 품종을 선점한 이들은 로열티를 챙겨가며 농가의 수익을 갉아먹지만, 누구도 이 파국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이 구조적 착취와 위기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도한 변칙과 규칙 위반은 결국 통제 불능의 끔찍한 재앙을 낳는다.노력해서 성실히 살면 제대로 살 수 있어야 마땅한 사회에서, 청년들은 왜 자꾸만 나락으로 떠밀리는가.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이 블랙코미디로 시작해 서늘한 크리처 스릴러로 질주하는 이유는, 빵충이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이 곧 이윤만을 좇다 청년과 약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우리 사회의 기형적인 구조와 정확히 닮아있기 때문이다.<br><h4>3. 돌고 돌아 다시 쥔 트럼펫: '책임'을 선택하며 비로소 어른이 되다</h4><br>파국 속에서 정한이 최종적으로 내린 선택은 놀랍게도 그가 버려두었던 '트럼펫'이자, 피하고만 싶었던 '책임'이었다. 끊임없이 변주하고 소리를 내야만 통제 불능의 빵충들을 이끌 수 있었던 순간, 그가 꺼내 든 트럼펫은 한때 실패라 규정했던 자신의 과거이자 끝내 버릴 수 없었던 고유한 정체성이었다.우리는 늘 선택의 순간에서 책임을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회피 대신 그 끔찍한 결과와 책임을 온몸으로 떠안기로 결심했을 때, 정한은 비로소 정체성을 찾고 진짜 '어른'의 문턱을 넘는다.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치밀하게 설계된 이야기 장치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정점을 향해 폭주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누구 하나 온전히 완벽하거나 깨끗하지 않지만, 각자의 사정과 결핍이 얽히며 마지막 순간에는 그 누구도 단순한 소모품으로 버려지지 않는다.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에게서 끝내 안쓰러움과 작은 구원의 빛을 길어 올리는 인물 구성의 힘이야말로, 이 기괴하고도 흥미진진한 소설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이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2/66/cover150/k2421303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2663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