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근래 본 영화 :
공포물을 못 보니까 참말로 볼 것 없다. 여름 극장은 심심하고 무섭다. 포스터들만 봐도 섬뜩.
시간을 달리는 소녀, 캐리비언의 해적,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나누와 실라의 모험-- 이 최근에 본 영화의 전부이고 그러고보니 CGV 한곳만 갔네.... 
일본인디필름 페스티벌의 몇 개 표시만 해놓고는, 종로도 압구정도 멀고 귀찮아서 말았다.

이제 봐야지 하는 영화는, 스타더스트와 심슨가족.

TV 시리즈 심슨가족은, 상당히 미국적인 것들을 미국적이지 않은 화법으로 보여주거나, 미국적이지 않은 것들을 미국적인 화법으로 보여주는 것이 매력, 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적이다" "미국적이지 않다" 는 건 상당히 모호한 개념이고... 심슨가족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점 말고는 분류도 잘 되지 않는... 계속 미끄러지고 빠져나가는 기호이다.

심슨가족은 미국의 현대 가족과 이웃들을 희화하고 풍자하는가 하면, 가족간의 사랑, 우정 같은 가치들은 거침없는 풍자 속에서도 따듯하게 (신파적 감동은 아니고) 담아낸다. 풍자의 수위나 메세지가 애매해서이도 하지만, FOX 랑은 참 안어울리는데 싶다가도, FOX 가 할만도 하지, 라고 끄덕이게도 되고.

어쨌거나 심슨가족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귀여운 프로모션을 한다. 심슨가족이 사는 마을 스프링필드에 인도 이민인 라푸가 운영하는 Kwik E Mart 편의점이 있는데,



실제로 Kwik E Mart 가 미국에 11개, 캐나다에 1개 생겼다. 7-Eleven 을 바꾸어서.

Burbank, California 의 Kwik E Mart


편의점에... 줄서서 들어간다.







들어가면 심슨가족의 캐릭터들이 여기저기 있고, 보통의 편의점 물건들과 함께, 호머가 좋아하는 야채 없는 핫도그며, 심슨가족에만 나오는 상품들 --크러스티오 씨리얼, 버즈 콜라, 스퀴시, 핑크 도넛-- 도 판다. 하늘색 스퀴시는 어째 독극물 같고, 핑크 도넛도 정상적인 사람이 먹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엄청 잘 팔린다. 오는 사람마다 핑크 도넛 6개들이 박스 두세개씩 사가더라.
나는 바트가 좋아하는 Radioactive Man 코믹북과 젤리를 사왔다.



귀여운 홍보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핑크 도넛 팔리는 수준으로 봐서는 영화와는 별개로 그것만으로도 돈 많이 벌겠다. 현실과 비현실도 모호해지는, 심슨다운, 유쾌한 경험. 

덤으로 이번 여행의 사진들도 여기에.  



San Diego La Jolla 해변


기가 강하게 방출되는 Vortex가 네 군데나 있다는, 붉은 바위의 도시 - 세도나, 아리조나





해저물녁의 그랜드캐년



저녁 햇살이 비치면 계곡의 바위색이 변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7-08-2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심슨 ㅠㅠ.
너무 보고 싶어요. 미국에 계신가보죠? 와 사진으로나마 구경잘했습니다. 감사드려요.
추천!

urblue 2007-08-2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슨가족 재미있더라만, 끝나고 나면 좀 허무하다. 문제 해결이 하나도 안 된 상태로 갑자기 해피엔딩 분위기라 말이지.
사진 멋지다. 그랜드캐년에서 돌쪼가리라도 하나 주워다 주지. 흑흑.

merced 2007-08-23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님,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urblue님, 저어기... 돌쪼가리를 원할 줄은...
 

All the leaves are brown and the sky is gray
I've been for a walk on a winter's day
I'd be safe and warm if I was in LA
California dreaming on such a winters day  
(The Mamas & The Papas, California Dreaming )

답답한 일이 있거나 팍팍한 하루 끝엔
(회사에서 가기에 가장 가까운) 베니스비치에 가서 해지는 것을 바라보곤 했었는데...
파도가 잔잔한 날엔 물도 밟다가,
파도소리 들으며 앉았다가 누웠다가, 그러면 마음이 좀 누그러진다. 










베니스비치의 낮, 특히 주말엔 사람들로 몹시 붐빈다.
해수욕을 하기에도 좋고, 자전거나 롤러블레이드를 타기에도 좋고,
관광객용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많고, 문신과 피어싱 가게도 몰려 있고,
귀고리나 목걸이 같은 크래프트를 직접 만들어 파는 작은 좌판들로 볼 거리도 많다.  










언제나 토요일이면 (일요일인가? 가물가물한테, 하여튼) 이렇게 베니스비치에 모인 사람들이 있다.
무엇을 하는 것인가 하면, 둥그렇게 모여서 죽어라 북치고 장구치고 춤을 춘다.  



그냥 그렇게들 알고 있어서, 참여하고 싶으면 그냥 타악기를 들고 나오면 된다.
대충 가운데 전체를 리드하는 사람이 있긴 한데, 메인 박자에 맞추어
내가 들고 나온 악기로 멋대로 변주를 하면 하면 된다.
오후 4시쯤 시작해서 해가 넘어갈 때면 절정에 이르고, 해가 지면 뚝, 악기 싸들고 집에 간다.
마음에 드는 커뮤니티다.

남부 캘리포니아 해변의 풍경들은 비슷비슷하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공던지기, 모래장난을 하거나 그냥 디비져 있는 사람들,
얕은 물가에서는 애들과 개들이 놀고 좀 깊은 물에는 서핑보드를 끌어안고 있는 사람들,
(까만 수트를 입고 고만고만 몰려 있어서 "물개"라고 부른다)
해변 한가운데로는 피어가 있고, 피어 위에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 
피어 끝에는 클램차우더나 피쉬앤칩스를 파는 식당이 하나쯤 있고...

늦게 일어나 청소며 빨래를 대충하고 어느 해변이건 골라서
모래밭이나 피어를 한번 왔다 갔다, 해변 입구에서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고
그럼 대강 일요일 오후는 평온하고 따사롭게 저문다.


seal beach pier, 피어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들은 대체로 이렇다



말리부 해안. 
산타모니카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 좀 아래까지 1번 고속도로는 줄곧 태평양 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 가슴 트이고 시원한, 햇살 그득한,
그게 그거인거 같으면서도 끊임없이 다른 바다, 해안 풍경.

베니스비치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타다보면 어리버리 산타모니카비치에 이르게 된다.
산타모니카에는 피어 위로 놀이공원이 있어서 좀 북적거린다.

3rd Street 에서 산타모니카 피어/비치로 가는 길



피어 입구. 피어 왼쪽은 놀이공원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오레곤주와 워싱턴주에 이르기까지 미국 서부 태평양 해안의
여러 지역에서 늘 퍼포먼스 아트나 설치 예술 프로젝트, 연례 커뮤니티 축제 같은 것들이
벌어지곤 한다.  (이렇다 할 것 없던 유레카 타운은 아티스트 촌으로 자리를 잡았고,
여러 곳에서 지역의 특징을 살린 특이한 이벤트를 열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지역 주민들이 널리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가 활성화되고 있다.
베니스 비치에도 눈여겨 보면 여기저기 자투리 벽면에서 벽화와 그래피티를 발견할 수 있다.)

   









산타모니카 피어 바로 옆 해변에, 마지막으로 본 것이 2004년 11월이었는데,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민간단체에서 만든 이 메모리얼은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 사망자들을 기리는 것이다.  매주 업데이트되어 십자가 수가 는다.





(1) 그냥 죽은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한 건지,
(2) 이들 군인들 덕분에 그대가 해변에서 놀 수 있는 겁니다를 말하는 건지, 
(3) 이렇게 죽는 이가 많으니 그만 철수하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 
(4) 죽은 이라크인들까지 합치면 해변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거라는 것도 생각해보라는 건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십자가만 세워놓고 마니, 참 여러 부류의 사람들로부터 여러 생각들을 끌어낼 듯도 하다.
(1) 이 표면에 놓이니 이 메모리얼은 아무도 비난할 수 없고,
이것을 기표로 해서 전혀 다른 정치적 입장인 2, 3, 4가 결합될 수 있다니, 묘하고 무섭다.



손으로 써진 것은 같은 말, 스패니쉬.

그러나 단어나 색깔의 선택을 보아하니 1, 2, 3 수준인 듯하고,
나머지 해변에 크고 작고 부러지고 뒤틀린 녹색, 까만색 십자가들을
발에 채이도록 뿌려놓아서 (줄맞춰 세워놓지 않고) 4를 말하고 싶다고, 나는 생각만 한다.   



캘리포니아 인상.
나에게 캘리포니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팜트리, 해지는 바닷가 풍경이다.

치인 하루 퇴근길에, 복작복작 지하철에 오를 때면, 베니스비치 해저물녁이 간절하다.  
노래 가사처럼, 캘리포니아를 꿈꾼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드무비 2006-02-1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방에서 님을 뵈었어요.
바닷가 사진들이 너무 좋은데 좀 퍼갈게요.^^

urblue 2006-02-1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좀 크게 올려놓지. 배경화면으로 써도 좋겠구만.
로드무비님, 반가버요~ ^^

로드무비 2006-02-1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이 친한가 봐요?
블루님, 나도 반가버!^^

merced 2006-02-17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안녕하세요, 간간이 님의 리뷰와 페이퍼를 잘 읽고도 한번도 인사는 안 남겼네요 -.- 서재요, urblue 님이 꼬셔서 하는 거에요. 괜찮은 사진은 저도 다 여기저기서 퍼와서 자르고 붙인 거랍니다. (카피라이트는 고사하고 크레딧도 안함)

꼬신님, 해상도 높고 큰 걸로 따로 보내드리죠. 어느 걸 원해? 내 사진? ㅋㅋ.

urblue 2006-02-17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사진 질이 다 틀리군. 처음 바다 사진들 중에 마지막 거, 그게 맘에 든다. 니 사진은, ... 말 안 해도 알지?

montreal florist 2009-09-16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너무나도 시원하고 멋있는 바닷가 풍경이군여.
 

1892-1976년에 J. Paul Getty 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의 아버지는 석유사업으로 돈을 번 부자였고, 그 역시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일찍이 사업에 수완을 보였다. 그러다 불쑥 25살에 "난 로스엔젤레스의 날날이가 될 테야" 하며 회사 경영을 그만두었고, 결국 다시 가업에 복귀하기는 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죽으면서 "이 놈은 내가 일으킨 사업을 다 말아먹을 놈"이라고 욕했다.
수많은 투자와 투기를 통해 Getty Oil Company는 세계 8대 석유 기업이 되었고 (폴 게티 사후 이 회사는 Texaco에 인수되었다) 1957년 포춘지에 의하면 그는 세계 최고의 부자였다. 그러나 그는 손님이나 일꾼들이 장거리전화, 국제전화를 쓰면서 전화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집에 공중전화를 설치했다. 
폴 게티는 5번 결혼했으며 한번도 부모를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았고, 자식들의 결혼식에도 한 번도 못갔다. 그는 "자식들이 반항해서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며 유서를 21번 고쳤다.
게티는 예술품과 골동품 수집을 좋아해서 게티 뮤지엄을 짓고 30억 달러를 들여 세계 곳곳의 역사적 유물과 예술품을 사들였다.  그가 평생 수집한 예술품 값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소장품 (가격을 매긴다면) 가치의 25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진품 여부가 불확실한 작품에 엄청난 값을 지불하기도 했고, 게티 개인의 골동품 취향이 우선이었던 고로 컬렉션은 형편없는 것들도 많고, 그래서 게티 뮤지엄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J. Paul Getty Trust Fund는 미술 창작, 예술의 학문적 연구를 지원하며 좋은 데 쓰이고 있다.
폴 게티는 평생 자기 속옷은 스스로 빨아 입었다.


게티 센터 전경


정원 쪽에서 바라보면...

게티 센터 전시관 끝 (입구에서 가장 먼) 에서 보는 로스엔젤레스

로스엔젤레스와 멀리 태평양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게티 센터는 건축이 참 아름답다. 소장품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처음 한 번뿐이고 (그리고 실망했다) 그 이후엔 그냥 바람 쐬러, 차 마시러 자주 갔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주차비는 $5, 여러 언어로 소장품과 건축에 대한 다양한 안내서가 준비되어 있고 설명 프로그램도 잘 되어 있다. 오디오 가이드, 어린이를 위한 이벤트도 다양하다.  특이한 것은 "당신이 바쁘다면… 1시간 만에 게티 둘러보기" 라는 안내서인데, 상설 전시실의 소장품이 양에 비해 일일이 들여다보기에는 그저 그러므로, 이 안내서를 따라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모든 방문객은 언덕 아래에서 트램을 타고 올라간다.  졸졸졸...
그것은 산길을 조금 걸어 절에 이르는 기분과 비슷하다.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다른 공간으로 들어서기.


     

트램에서 내려 계단을 조금 오르면 곧바로 안내데스크와 만나는 로비로 들어서게 된다.
(화장실, 유모차 대여소, 뮤지업 샵 등은 여기서 좌우로)
안내데스크를 지나 바로 문을 나서면 이렇게 트인 공간이 있고, 전시실은 각각 직육면체 또는
원통형의 독립적인 건물들로 이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물론 전시실끼리는 어떻게든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되는 동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커피샵과 카페테리아가 따로 있지만, 여기서도 많이들 커피를 마신다.
아치형의 분수도 있고, 시냇물 비슷한 것도...

바람 쐬고 차마시고 친구와 수다 떨러 간다지만, 자주 바뀌는 기획전시는 볼 만한 것들이 많다.
보통 전시실 1개 정도를 쓰므로, 한시간 미만으로 둘러 보게 된다.
미리 이걸 봐야지 하고 오지 않았어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오른쪽 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른 공간이 열린다  -- 정원.
빙글빙글 돌아가며 다양한 식물들을 찬찬히 보게 되는 정원이 있고,
그냥 앉아서 놀거나 누워서 책읽어도 좋은 약간 경사진 풀밭도 있다.






직선과 원의 조합으로 다양한 변주를 만들어내며 흰 돌로 마감하여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부드럽게 반사시키는 게티 센터의 건축은 우아하고 장엄하면서 편안하다. 
건물 안에서도 전시 공간이 아닌 (통로라든지) 곳은 천창이거나 뚫려있거나 늘 바깥풍경과
자연스럽게 소통한다.  같은 건물도 어느 쪽에서 들어가느냐에 따라 층이 조금씩 어긋나게
설계되어 있어 (반층~1개층) 미로 같기도 하고, 끊임없이 다양하다.
전시실 사이를 지나다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LA의 전경이 다른 각도로 내려다 보이거나
열린 공간의 작은 휴식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공해가 많다는 것이 1차적인 이유이지만, 지형이 어쩌구 저쩌구, LA는 스모그가 낄 수 밖에 없다고도 한다.
비갠 오후, 또는 비온 다음날이라면 꼭 게티 센터에 가 볼 것을 권한다. 
깨끗한 LA의 전혀 다른 풍경을 보게 될 테니...  

게티 뮤지엄은 처음에는 말리부에 있었다.  지금의 게티센터는 1997년 12월에 게티 뮤지엄은 Richard Meier
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현재의 산타모니카 언덕으로 이사했다. 원래의 말리부 게티 빌라는
(로만스타일 건축) 그리스, 로마 예술품 전시 위주의 분관으로 2006년 1월에 재개장한다. 
(원래는 2001년에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동네가 시끄러워지고 차가 밀리는 것을 싫어한 말리부 주민들의
소송으로 공사가 중단되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쩌다 이 훌륭한 영화를 극장에서 놓쳐서 컴퓨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보게 되었다. 집에서 보게 된 것의 좋은 점은, 보다보니 와인이 마시고 싶어졌는데, 음,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는 것.

이 영화가 나온 후 와인 판매량이 10%가 늘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선지 미국에서만이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 와인의 특징이라면, 와인 종이 곧 단일 품종의 포도여서, 와이너리마다 기후가 다른 해마다의 포도맛의 차이를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햇빛 찬란한 기후, 영양 풍부한 신대륙의 토양은 맛있는 포도를 길러낸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과 호주의 와인은 싸고 맛있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으로 와인의 대중화를 주도했다.

미국 와인은 캘리포니아에서 거의, 오레건에서 조금, 그러니까 서부 해안 인근에서 주로 생산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40분쯤 북쪽으로,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는 캘리포니아 와인의 주요 생산지이며 와인농장들이 끝없이 이어진 곳이다. 차로 한시간을 달려도 양옆으로 계속 포도밭이다.

두 곳 다 한번씩밖에 안 가보았지만, 괜히 소노마 카운티 더 마음이 간다. 굳이 비교하자면 나파 밸리는 어쩐지 포도밭과 와인만 있는 대량생산공장 같고, 소노마 카운티는 뭐랄까, 좀 더 농원 같고, 사람이 사는 것 같고 그렇다. 소노마 카운티의 와이너리들에는 포도밭 체험, 도자기 만들기, 요리 경연 같은 이벤트들도 다양하고 워낙에 관광지로 잘 개발해서 스파가 많다. 그러니까 와이너리 돌아다니며 시음하다가 마사지 좀 받다가 해변에 가서 또 노닥거리다가, 라벤더 향도 좋고 (와인 컨츄리엔 라벤더가 지천으로 자란다) 그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웰빙도 겸하여 잘 놀고 잘 마시고 잘 쉴 수 있는 곳이다.
(와이너리들의 크기로 보나, 브랜드로 보나, 소노마 카운티의 와이너리들이 나파 밸리보다 소규모라거나 할 수는 없다. 그냥 두 지역에 대한 내 멋대로의 인상이다)



소노마 카운티 알렉산더 밸리, 겨울 풍경



여러 와이너리 이정표

그 다음으로 유명한 와인 컨츄리가 사이드웨이의 배경인 중부 캘리포니아이다. 산타바바라와 솔뱅에서부터 북쪽으로 산 루이스 오비스포 즈음까지 해안의 약간 안쪽을 따라 펼쳐진 포도밭 언덕들과 파란 하늘의 경치가 일품이다. 와이너리를 들르지 않더라도 오른쪽에 포도밭 언덕과 바위산, 왼편으로 푸르고 아름다운 태평양 해안을 엇갈려 보게 되므로 기분이 좋아지는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와이너리를 방문하면 공짜로 또는 5달러 정도를 내고 그 와이너리의 최근 5-7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5달러를 내는 곳은 대부분 잔값이라고 한다. 다 먹고 잔을 갖고 오면 된다)



4월의 산타바바라, 와이너리에서 바라본 풍경

와인이란 섬세하여 빛도 보고, 액체의 질감도 보고, 그냥 냄새를 맡아보았다가 잔을 돌려 냄새를 맡아보고 혀를 굴리며 맛을 보고, 그래야 한다고 한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재미난 법이지만 법도에 좀 어긋난다고 해서 즐거움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 감각에 닿는 것 아닌가? 좋은 것은 좋은 줄 알게 마련. 설교하듯 가르치듯 와인을 따라주는, 또 잔의 모양과 와인의 온도 먹는 순서 등등을 안 지키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아는 와인웨이터는 딱 질색이다. 그런 잔소리를 듣다가 제일 중요한 입맛과 기분이 상하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말이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어느 와이너리에 들렀다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빠져나오는 장면이 있다. 마일즈처럼 뭘 좀 알아도, 기분이 잡치면 병나발을 불 수도 있고 아끼던 고급 와인을 햄버거 가게에서 콜라잔에 따라먹을 까닭도 있는 것이다. )

들은 말로 와인에 관한 영화라길래 잔뜩 기대를 하고 보아서 그랬는지, 막상 영화는 그저 사람들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지극히 일상적인, 리얼리스틱한 사람들이다. 캘리포니아의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동양여성을 만난다면 꼭 스테파니 같을 것이고 (입양되어 자랐고 18살이 되자마자 집을 뛰쳐나왔고, 흑인 또는 백인 남성 사이에서 나은 혼혈아가 있고, 이혼했거나 미혼이고,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 , 로스엔젤레스 인근에 많이 사는 아르미니언 이민자들은 가업을 일구고 (틀림없이 보석 가공업이다) 저택 같은 집을 소유할 만큼 한자리 잡고도 사업 물려줄 아들이 없을 땐 별볼일 없는 영화배우인 잭 같은 백인 남성과 기꺼이 딸을 결혼시키기도 한다. 음악과 함께 찬란한 포도밭, 잠깐 스쳐가는 풍경이었지만, 포도를 따고 나르는 사람들은 모두 히스패닉이고, "좋아하는 와인에 묻혀 푹 쉬겠노라"는 우아한 휴가 계획을 가진 남자는 아직도 어머니의 쌈짓돈을 슬쩍 하고 분위기는 지독히도 못 맞추며, 그놈의 휴가 계획은 자꾸 어긋나고, 또 따지고 보면 뜻한 바에서 크게 벗어난 것도 아니다.
어쨌거나 영화의 배경은 산타바바라 카운티 와인 컨츄리이고 주인공들은 이래저래 와인과 관련이 많다. 어떤 사람이 좋아하는 책이나 음악 또는 직업에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삶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듯, 결함 많은 인물들의 사는 이야기, 삶에 대한 태도가 와인에 녹아들고 와인잔에 비쳐난다. (그러므로 이 영화의 교훈은 "남자들이란 하여간…"이다.)
그러니까 다시, 이 영화가 와인 소비량의 증진에 기여한 까닭을 생각해 보건데, 비싼 와인 창고를 들여다 보거나 수백 달러짜리 빈티지 와인들을 선보이며 와인의 신비하고 오묘함을 강론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 맛의 섬세함이란 다양한 가치관과 일상을 담아낼 수 있는 것임을 보여주어서이지 않을까. 지독하게 리얼리스틱한 사람들의 사고 뭉치 여행을 따라가다 보니 아름다운 포도밭 사이로, 대단하지 않은 사람들의 특별한 진심이 저렇게 열올리며 묻어나는 이런 저런 와인 맛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왜 피노를 그렇게 좋아하세요?" (대단히 개인적인 질문을 해도 괜찮을까요? 하면서 물었다)
"글쎄요. 기르기 어려운 포도죠. 껍질도 얇고 온도 변화에도 민감하고 일찍 익고… 아무데서나 자라지 않죠. 항상 돌봐주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사실은 감춰진 조그만 구석에서만 자랄 수 있어요. 정말로 인내심과 사랑이 있는 사람만이 기를 수 있죠. 피노의 잠재력을 이해하려고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는 사람만이 피노의 진정한 맛을 끌어낼 수 있어요. 그리고 나면 그 맛은, 가장 빛나는, 소름끼치는, 미묘한…"

오호, 나는 피노라면 오레건 피노느와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멜로처럼 달지 않고 까베르네나 시라처럼 무겁지 않고, 담담하면서도 맑고 섬세한... 원래 맛이 그런 줄로만 알아서 나중에 캘리포니아 피노 맛을 보고는 "피노 치곤 너무 달고 자극적이야" 하고 말았는데, 이런 매력이 있다면 소노마와 산타바바라의 피노도 그 차이들을 비교해 보며 마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에는 마야처럼, 이 피노가 자라는 캘리포니아의 햇빛은 어땠을까, 2001년의 산타바바라에는 무슨일이 있었을까, 오레건의 피노는 비도 많이 맞았겠지... 생각하면서.

화면은 좀 뿌옇다. 그게, 카메라를 그렇게 잡은 것이 아니라, 캘리포니아 와인 컨츄리의 햇빛이 그렇다. 영화의 첫장면부터, 아, 저 햇살, 하면서 아득해지고 말았다. 



어느 독일어 웹사이트에서 그새, 피노느와 홍보용으로 이 영화를 써먹고 있다.
(이미지를 찾기 귀찮았는데, 한데 잘 모아두었길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urblue 2005-11-28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이란 하여간..."에 동감. ㅋㅋ

하이드 2005-11-2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기없던 종목인 피노누아의 판매량이 20% 증가 했다는 기사 본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저도, 저 영화 보고, 안 찾던 피노누아 품종 찾아서 영화 생각하며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 '특별한 날 마실 와인'이기 보다는 결국 그 와인을 따는 날이 '특별한 날' 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ㅜㅜ 마지막에 편의점에서 스티로폼 컵에 따라 마신건 너무 눈물났어요. 흑.
 

어느 미국인이 그랬다. 미국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고: 뉴욕시, 캘리포니아주, 그리고 나머지 진짜 미국. --아하!

뉴욕은 그러니까, 미국적이라기보다는 세계 속에 따로 떼어놓고 싱가포르처럼 한 나라라도 해도 좋을 만큼, 뉴욕적이라 해야 할까 그런 독특함이 있다. (뉴욕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자.) 캘리포니아는 <심슨 가족>과 더불어, 가장 미국적이면서 또한 가장 미국적이지 않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가장 미국적인

미국은 이민으로 만들어진 나라이다. 다인종 국가로서 인종차별 폐지-평등한 인권을 표면에 내세우지만 여전히 백인 중심적이고 glass ceiling (여성과 유색인종이 승진 또는 권력의 사다리에서 올라갈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백인 사회에 잘 어울린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머리 위로 텅 부딪히는 최고강도 유리천장)은 절대로 깨지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더라도 유색 인종은 비제도적인 (그래서 더욱 견디기 힘든) 억압과 무시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백인들만 또는 흑인들만 모여 사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이처럼 "섬세한" 인종 차별이 일상적으로 경험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을 대하는 태도는 이민자에 대한 태도와는 또 다르다. 신비함, 신기함, 손님에 대한 예의 등으로 적의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는 20세기 후반 미국 이민사, 그리고 새로운 이민이 만들어내는 미국 문화의 변화에 첨단에 있다. 20세기 초까지의 꾸준한, 그리고 2차 대전 직후의 독일계 유태인을 위주로 한 대량 유럽 이민의 관문이 동부의 항구 도시들이라면 (특히 뉴욕), 지난 반세기 급격하게 늘어난 아시아계와 남아메리카계 이민의 관문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멕시코-미국 국경)이다. 캘리포니아는 이민으로 이루어진 다인종 국가로서의 미국의 특징을 집약하면서 인종 차별 또는 인종간 대립을 첨예하게 드러낸다.

미국적이지 않은

그러나 20세기 후반 서부의 아시아계와 남아메리카계 이민은 동부의 유럽 이민과는 성격이 다르다. 유럽계 이민들이 백인 중심의 사회에 일조하고 비교적 쉽게 융화될 수 있었고 이민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미 어느 정도 정착한 반면, 또 흑인들이 백인과 유색인종 모두를 배제하며 (노예 해방 이후로도 끝없이 인종차별에 맞서야 했고 여전히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박탈을 대물림하기에 반작용으로 생성된 "역차별" 태도이기도 하겠지만) 자기들만의 어투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어쨌거나 미국의 "당당한 구성원"이라는 입지를 차지한 한편, 이민의 역사가 짧은 아시아와 남미의 이민의 문화는 그야말로 마이너리티이며 독특하다.

캘리포니아는 다국적, 다문화적이다. 캘리포니아의 인종 비율은 다른 주와 다르고, 상이한 소수 문화들간 부대낌이 가장 첨예한 곳인가 하면, 미국에서 다양한 문화들이 가장 존중받고 "다름"이 어색하지 않고 열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주민이 가져온 본국의 다양한 전통, 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이민자들만의 문화 (이민자 그룹마다의 미국 문화를 수용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이것도 천차만별이다), 이민 1세대와는 또 다른 2세들의 문화 등 다양한 문화가 캘리포니아에는 공존한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melting pot 이라는 널리 받아들여졌는데, 한물 갔다. 여러 문화들이 만나 이도저도아닌 어떤 것으로 섞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색깔들이 공존하며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낸다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문화에 대한 반가운 인식의 변화는 민간 영역에서 국제 교류가 큰 폭으로 확장된 지난 20년간의 세계적인 경향이기도 하겠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일상적으로, 현실적으로 여러 문화의 생명력과 접점을 경험하게 된다.

미국의 초기 이민이 다들 그렇듯이, 시민권을 갖지 못한 캘리포니아의 많은 이민 1세대들은 백인들이 꺼리는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뉴욕의 택시 운전사들은 엑센트가 제각각인 여러 유색인종 이민이며 미국 남서부 식당설거지, 청소, 공장,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영어를 아예 못하는 히스패닉이다) 아메리칸 드림 실현과 정착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근래의 아시아계 이민들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가진 것 없이 몸만 달랑 왔던 초기 이민자들과는 달리, 부유한 한국계와 중국계 투자(또는 투기) 이민들은 미국 땅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미국의 부동산 경기나 산업관례 등을 빠르게 변화시키며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시 미국적인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이러한 특징은 이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다. 영어와 스페인어 공용화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먼저 시행되었지만 이제는 미국 전역에서 일반화되었다. 아시아계와 히스패닉의 비율이 미국 전역에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아시안과 히스패닉에 대한 미국 전역의 인식도 전처럼 마냥 타자가 아니다.  

반면, 캘리포니아에서는 다양한 문화들에 열려 있는 태도 이면에 서둘러 정착하고자 하는 욕망에 얼른 돈 벌고 자리잡아 "나와 내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지극히 미국적인 개인주의와 천박한 상업주의가 이민자들 스스로에 의해 여과없이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를 테면 "성공한" 이들이 다른 소수민족과 덜 가진 이들을 나서서 차별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단순한 역차별--그러니까 제 민족과 다른 소수를 감싸고 백인들을 차별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이해하기가 쉽겠지만).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정도 충돌과 변형을 경험한 문화들이 이제는 "미국의 일부"로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비교적 유연하게 수용되며 파급되는 반면에, 캘리포니아에서는 "미국적인" 인종차별과 불평등이 재생산, 복제되고 있다.

그나저나, 캘리포니아에 대한 지리적인 이야기

원래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잘 살고 있던 곳을 18세기부터 스페인이 선교사와 병사들을 이끌고 와서 식민지로 만들었다. 1822년 스페인으로부터 멕시코공화국이 독립하면서 멕시코령이 되었는데, 1848년 미국-멕시코 전쟁으로 미국 영토가 되었다. 대부분의 지명이 스페인어이고, 카톨릭 성자 이름이 많다. 뺏어서 잘 개발해서 잘 쓰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끌어다 쓰는 물로 야채, 과일, 유제품, 소고기 생산 미국 1위. 닭고기 칠면조는 미국 2-3위. GNP의 45%는 항공, 우주, 전자 등 첨단산업이 차지한다. 공업은 미전역의 10%. 시멘트 1위, 광업 2위, 석유 4위. 캘리포니아 주만 따로 떼어놓아도 경제적 생산력이 세계 10위 안에 든다.

1920년대에 미국 8위였던 인구수가 쑥쑥 자라 1970년대 이후 줄곧 미국 1위. 미국에서 남아메리칸, 아시안 인구가 가장 많은 주.

북반은 대체로 서안해양성, 남반은 포도가 잘 자라는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 여름이 길고 건조하며 겨울에 비가 내린다. 눈 펑펑 내리는 고산지대가 있는가 하면 사막도 있다. 서부 해안선을 따라 불안정한 지반으로 때때로 화산도 폭발하고 자주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난다. 다양한 기후와 변화가 많은 지형, 태평양 해안 등으로 자연 경관이 뛰어난 곳이 많아 관광객, 휴양객도 많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urblue 2005-11-01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런 거 쓴 줄 몰랐군.
재밌는데, 계속해야지? 일단 추천.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