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욕망공화국 - 어느 청년백수의 날카로운 사회비평서
신승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누구나 '욕망'은 있다. 백수가 아니라 흑수(黑手)를 가진 저 아프리카 오지의 어느 청년에게도 그러할 것이다. 우리는 불특정 다수 혹은 개인, 즉 인간을 지칭하여 '(어느) 누구'라 하지만, 제시된 첫문장의 그 '(어느) 누구' 속에는 단지 인간만을 지칭하진 않는다. 달리 말하면 '모든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언어학적으로 '욕망'한다는 것은 주체는 유정명사(有情名詞)이어야 할 것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무정명사까지도 '욕망'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욕망공화국'이라고 선언하고 있는 『대한민국 욕망공화국』속의 '욕망'은 그 단어의 사전적 정의 및 철학적 정의(혹은 구분)를 언어학적, 사회과학적으로 철저히 구분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할 때, 여기서의 '욕망'은 '(본능적) 욕구'에서부터 '의욕' 혹은 '욕심'까지도 포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욕망'은 전천후에서 발동하고 있는 종류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식물이라도 그 자체로 성장과 번식을 위해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지 않은가? 이 또한 욕망(욕구)라고 할 때에, "모든 것은 '욕망'한다"는 단언은 성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이 단언을 증명하자고 나서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욕망의 정의가 어떻고, 그 사전적 의미가 어떠하며, 그 용법이 어떻게 제한되어 사용되어야 할지를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의 저자 신승철도 그렇다고 보여진다. "이 책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지 연구하라고 있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욕망이라는 것은 간단히 "현 사회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생명에너지"다. 살고자 하는 모든 에너지로서의 '욕망' 속에는 세상의 무수히 많은 것들이 포함될 수 있는 광범위한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는 섣불리 분류하고 구분하자고 나서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어쨌든 그러한 욕망이 어느 누구에게나 있고, 어떤 사회에서건 존재한다고 할 때, 굳이 대한민국이 '욕망공화국'입네 선언하고 자시고 할 필요성은 없어보인다. 그러나 저자가 애써 그렇게 부르짖는 이유는 이 "자연스러운 생명에너지"로서의 욕망이 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종종 '유죄'가 되고 억압되며 통제되고 있다는 현실 분석, 현실 인식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회의 보수, 기득권층은 이전에 보이지 않던(실은 감추어져 왔던) 새로운(새로이 발견되는) 욕망의 표출을 질타하고 억압하려고 하는 것은 저자의 별다른 분석이 아니더라도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이잖은가? 그러나 저자의 이런 선언이 그렇게까지 식상치 않은 것은 지금까지 이러한 욕망해방을 떳떳이 요구한 이들이 많지 않다는 반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것은 짤막짤막한 칼럼형식의 글이다. 이러한 각각의 글들은 나름대로 다양한 "대한민국의 욕망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그러한 욕망들이 어떻게 발현되고 있고, 저자마에게 추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이를 느슨한 차원에서 분석하고, 거기에 가해지는 사회적 억제까지도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부제에서 제시한 "날카로운 사회비평서"로서 기능하기에는 다소간 부족함을 보이는 '느슨함'이 있다. 백수의 삶속에 펼쳐지는 소소한 욕망들, 어린 조카를 통해 보는 연예인에 대한 애정 등에서부터 섹스, 휴대폰, 홈쇼핑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보이는 불특정 개인(혹은 다수)가 가지는 욕망의 모습들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대다수가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이다. 뿐만아니라 사회적 문제들, 그러니까 종교와 정치, 현 정권의 욕망 구조도 분석해 내고 있다.(다소 부족한 면(일단 양적으로)이 있지만)

이러한 저자의 욕망 분석이 보여주는 장점은 일단 저자의 체험에서부터 오는 솔직함이다. 개인적 자위, 폰섹스, 화상채팅, 일종의 동성애 경험 등의 다소간 지나쳐 보이는 솔직함은 씁쓸한 웃음까지 짓게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이 책의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용기가 가상하다고나 할까? 저자의 경험이 이 대한민국이란 사회의 다양한, 수많은 저마다의 욕망을 섭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 일부분 만이라도 개인의 솔직한 고백(?)을 들으면서 재미와 함께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적어도 나는) 그로부터 조카의 연예인에 대한 (기성세대가 볼 때는) 맹목적 욕망에 대한 억압적 기성세대의 태도에서 보듯이, 이 사회가 어떻게 개인의 그 자연스러운 욕망들을 억압하고 구속하는지, 나아가 (동성애, 대마초, 성매매 등을) 범죄시하는지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감이나 수긍은, 이 책이 제시한 '욕망공화국'으로서의 선언적 의미에 값하기에는 부족함이 따르는 것이라는 데에 있다. 이 책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 책이 아니었더라도 이 정도의 공감과 수긍은 우리 사회에 있어오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가지는 보다 새로운 의미의 '욕망해방'의 선포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한민국은 이전부터 욕망이 지배해온 나라였고, 전세계 어느 나라나 사회가 다 그러했고,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 새로운, 즉 저자가 말하는 "자연스러운 생명에너지"로서의 욕망의 해방, 곧 욕망혁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하고 철저한 욕망의 분석, 욕망 구조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욕망을 순환시키는 경제, 리비도 욕망경제에 대한 대안적 연구가 자본주의의 시장경제를 넘어서는 경로를 제시해 줄 것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욕망 코드는 탈코드화를 위한 새로운 경로를 제시해주는 길"이라는 저자의 설명처럼 이 책이 그 "현재의 욕망 코드"를 부분적으로는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탈코드화를 위한 새로운 경로를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며, 이를 이 책을 읽은 독자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넓은 강을 건너야만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보았던 그 "욕망해방운동의 미래"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저자가 친절히 안내해 준 "라이히의 『성해방』과 가따리의 『욕망과 혁명』이라는 책을" 어쩔 수 없이 읽어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이 책들을 "꼴리는 대로" 읽기에는 부담 백만배다.(라이히의 책과 가타리의 책을 검색해 보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책은 대부분 절판 혹은 품절이다. 동명의 책 제목으로는 검색도 어렵다. 자주 들어본 이름들인데, 이렇게 절판과 품절이 맹휘를 떨치는 것은 참 아쉬운 부분이다.) 어쨌든 이 책을 비교적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간간히 웃을 수 있어 나쁘지 않았다. 저자가 보다 '날카로운' 욕망해방선언을 추후라도 해주길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보신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인천광역시 당원을 대상으로 2008년 5월 16일 강연한다.

본 강연은 인천광역시당 홈페이지(http://npp.or.kr)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진보신당 홈페이지(www.newjinbo.org)에서도 잘하면 생중계가 될 수도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부처님의 자비 덕인가, 오늘은 몸도 맘도 좀 편한하다. 날씨가 좀 짖궂어서 그렇지, 연휴의 막바지 저녁 무렵 차 한 잔 하면서 신간들을 찬찬히 살펴보기에는 딱 좋다. 부처님 오신 날 만큼은 마음을 깨끗이 비워야 하건만, 욕심을 비울길이 없어, 오늘은 양이 좀 많을 것 같다.

[평전]
로스 테릴,『마오쩌둥』, 이룸, 2008.04.
서강, 『양계초』, 이끌리오, 2008.04.

양계초와 마오쩌둥은 중국 근현대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다. 양계초는 19세기 말 서구열강의 침입 아래 중국 사회의 변혁을 꿈꾸었던 인물이다. 비슷한 시기 조선의 지식인들에게도 양계초의 그러한 사상의 영향은 매우 컸다. 마오쩌둥의 경우 중국 공산주의의 창건자라고 할만큼 그 역사적 영향력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두 인물의 면면과 그 사상은 다르지만, 근현대를 잇는 중국의 두 거물의 생애와 사상을 살펴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특히나 마오쩌둥 평전의 경우 "마르크스주의자나 공산주의 중국의 창건자로서만이 아닌 무정부주의, 다양한 중국적 전통, 파시즘, 인간적인 약점들 가운데서도 다른 사람보다 더욱 심했던 신경증, 욕망 등으로 얼룩진 복잡한 인물"로서 다각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하니 마오쩌둥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이면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인문/출판]
한기호, 『책은 진화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8.04.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소장 한기호 씨의 책이야기다. 책으로 먹고사는 사람으로서, 그간 책 출판 이야기들을 많이 엮어낸 사람이다. 이 책에서는 책이 진화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다변화되는 사회 속에서, 특히 디지털화 되는 사회속에서 더이상 책은 그 옛날의 책이 아니다. 아니어야 하다.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책도 진화, 곧 변화되고 있다는 것인데, 그럴 듯 하다. 책은 어떻게 진화하고, 변화해야 할까? 그 물음에 답하는 책인듯 한다. 그래도, 무언가 변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지는 않을까 한다. 책은 가만히 그대로인데, 우리만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다만, 변하기 전의 내 모습을 책에서 찾고 싶은걸.

[사회과학]
유우종, 『여론조사의 비밀』, 궁리, 2008.04.

촘스키의 저서 『여론조작』은 그간의 여론조사라는 게 어떻게 입맛에 맞게 조작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조작'에 초점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제목을 달리하면 "여론조사의 모든 것" 쯤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새롭게 번성하는 조사는 새로운 신 ‘자본’, 즉 돈을 위해 봉사하는 조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돈이 가는 곳을 예언해주는 조사, 그래서 그곳에 또 다른 돈이 가도록 인도하는 조사, 돈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미래의 조사다."라는 대목이다.

[사회과학]
김성도, 『호모 모빌리쿠스』, 삼성경제연구소, 2008.04.

호모 모빌리쿠스? 말하자면 휴대폰 없이는 못사는 현대인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그런데, 나는 모빌리쿠스일까 아닐까? 다시말하면 휴대폰 없이 살 수 있을까 없을까? 문자질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이 무슨 모빌리쿠스일까 의문이지만, 그래도 휴대전화 없이 살기는 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쩔수 없이 호모 모빌리쿠스가 되어버린 것 같다. 나는 그 인간종을 계급으로 나누자면 저 하층계급의 어느 구석진 부분에서 방황하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매커니즘을 찾고 있는 책으로서 흥미롭다.

 
[인물/음악]
홍호표, 『조용필의 노래, 맹자의 마음』, 동아일보사, 2008.05.

저자는 "2008년 2월 <조용필 노래의 맹자적 특성에 관한 연구>로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공연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사는 강원대에서 영어교육을, 석사는 중앙대에서 신문방송을, 박사는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을 전공한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조용필의 노래에서 맹자의 마음을 보았단다. 그는 조용필을 일컬어 "슈퍼스타 조용필은 맹자의 ‘천인합일(天人合一)’ 정신을 노래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가왕(歌王)"이라고 칭한다. 어쨌건 대중음악 가수의 음악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이런 시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이 동아일보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썩 믿음이 가지 않지만.

[사회과학]
김상배 편, 『인터넷 권력의 해부』, 한울, 2008.05.

최근 쇠고기 문제와 관련하여 인터넷의 문제도 부각되고 있는 모양이다. 한편에선 인터넷을 통한 괴담의 조장과 선동을 우려하고, 또다른 한편에서 인터넷을 통한 통제와 왜곡을 걱정한다. 유명 포털사이트에 대한 현 정권의 통제 시도 등의 일종의 음모론 등도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것이 사실여하를 떠나서 이제 인터넷은 하나의 거대한 권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차례 그 권력의 힘을 각인하지 않았던가? 이 책은 그러한 권력을 해부하고 있다. "인터넷이 야기하는 정치적·사회적·문화적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정치학·사회학·언론정보학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 작업한 산물이다. ‘인터넷 권력’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그 구성요소와 조직원리 및 메커니즘을 밝혀 정보사회의 제 측면을 해부한다." 이 책에서 제기하는 의문은 세가지다. 첫째, 인터넷의 권력은 어디서 나오나? 둘째, 인터넷 권력은 어떠한 형태를 가지고 어떻게 작동하는가? 섯째, 누가 인터넷 권력을 주도하는가? 이 세가지 물음에 답을 주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 권력을 실체를 아는 이들에게 인터넷은 더욱 유용한 통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과학]
로버트 라이시, 『슈퍼자본주의』, 김영사, 2008.05.
앤드류 글린, 『고삐 풀린 자본주의』, 필맥, 2008.05.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는 더이상 자본주의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인다. 자본주의는 점점 더 거대해져서 급기야 "슈퍼자본주의"의 초절정 위력을 갖게 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고삐 풀린 자본주의"가 된다. 아무런 두려움, 거리낌 없이 설쳐대는 이 자본주의를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안에서 우리는 영영 헤어나올 수 없을까? 이 불학무식한 자본주의에 대한 맹신을 깨고, 그것이 가지는 문제들에 대해 직시하면서 비판하고 대안을 찾아가야, 우리는 이 거대한 악마적 힘에서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간 무서운 일이다.

[사회과학]
강준만, 『아웃사이더 콤플렉스』, 개마고원, 2008.04.

강준만 이 사람도 책에 대한 콤플렉스 같은 걸 가지고 있나보다. 책을 참 무식하게 몰아서 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책 말고도 연이어 쏟아진 게 몇 권 더 있다. 그런데, 그렇게 쏟아내는 책들이 한결같이 흥미로운 제재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 또한 놀랍다. 이 책이 관심을 끄는 것은 "노무현 정권기 총정리"격으로 전 대통령 노무현을 '아웃사이더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웃사이더란 국외자, 열외자, 무리에서 소외된 자를 일컬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판에선 인사이더 중의 인사이더 위치에 올랐으면서도, 늘 아웃사이더로서 ‘핍박받는 소수자’인 양 사고하고 행동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의 사회 발전과 정치 진보에 장애가 되는 그런 모습을 ‘아웃사이더 콤플렉스’로 명명해 서술한다." 이러한 아웃사이더 콤플렉스의 대표적 인물이 노무현이란다. 재미는 좀 있겠다.

[종교]
샤피크 케샤브지,『세계 종교 올림픽』, 궁리, 2008.05.

종교 올림픽이라, 세계의 여러 종교들이 모여서 자웅을 겨룬다는 발상의 이 책은, 그 발상 자체가 여간 흥미로운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못한 종교의 우월을 가리는 한판 승부! 세계 5대 종교와 무신론의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런 발상이 온전히 책이 되기 위해서는 저자의 역량이 여간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겨레 책 소개를 의지한다면, 이 저자는 세계 종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로서, 이 올림픽을 박진감 넘치게 소개하고 있다.

[인문/고전]
한길사 편집부, 『가자, 고전의 숲으로』, 한길사, 2008.05.

한길그레이트북스가 최근 4권이 출간되면서 100권을 채웠다. 이 책은 "한길그레이트북스 100권째를 내면서" 그간 출간된 책들을 돌아보는 의미의 "한길그레이트북스 100권 길라잡이"다. 그레이트북스라는 게 대단한 책, 그러니까 고전을 말하는 것이겠는데, 이게 달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 100권을 채웠다는 게 엄청나게 대단한 거다. 돈 안되는 책을 100권까지 내고 있다는 것은 요즘 세상에 어찌 제정신 박힌 사업가의 정신이겠는가? 경축할 만한 일이다.

 

 

 

 

위 4권이 이번에 출간되면서 한길그레이트북스 100권을 채우게 되었다. 참 안 읽히게 생긴 책들이다. 이런 책을 100권째 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일텐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0권, 300권 될 때까지 이 출판사가 안 망하는 거다. 그런데, 듣기로는 이 책들 출간되는데, 역자나 저자들 자비가 들어간다는 설이 있다. 정말인가? 그래선 안 될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해서 한겨레 지난 토요일 신문에 기사가 크게 실려서 옮겨온다.

‘고전의 숲’으로 가는 100개의 계단(고명섭 기자)
한길그레이트북스 100권 돌파…길라잡이 책 함께 펴내
동서양-시대·장르 총망라 15년 ‘인간정신의 원류 찾기’



출판사 한길사를 대표하는 고전 번역 시리즈 ‘한길그레이트북스’가 100권 출간 고지에 올랐다. 1996년 이 출판사 창립 20돌을 기념해 첫 권을 출간한 이래 12년 동안, 준비기간까지 합쳐 15년 동안 쉼없이 행군해 다다른 봉우리다.

헨리 지거리스트의 20세기 의학자 고전 <문명과 질병>(황상익 옮김), 루트비히 포이어바흐를 현대 유물론의 아버지로 등재시킨 대표작 <기독교의 본질>(강대석 옮김), 클로트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권 <신화학2-꿀에서 재까지>(임봉길 옮김), 그리고 아서 단토의 예술철학 저서 <일상적인 것의 변용>(김혜련 옮김), 동시에 출간된 이 네 권이 등정의 마지막에 놓인 네 계단을 이루었다. 한길사는 그레이트북스 100권 출간을 기념해 그동안 나온 책들을 안내하는 길라잡이 책 <가자, 고전의 숲으로>를 함께 펴냈다. “나는 책을 통해서 세계를 알게 되었다”라는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을 제사로 삼은 이 책에는 시리즈를 이루는 책들 하나하나에 대한 옮긴이의 해설, 원저자 프로필, 핵심이 되는 본문 발췌문이 실렸다. 또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이광주 인제대 명예교수, 송재소 성균관대 교수가 이 시리즈의 의미를 짚는 글을 앞에 붙였다. ‘무엇이 고전이며,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는 글들이다.

김우창 교수는 “언어의 구조물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정신을 느끼게 하는 것이 사람들이 고전이라고 부르는 저작들”이라며, 그런 저작들은 모든 것이 풍화하고 무너지고 폐허가 된 뒤에도 살아남아, 인간 정신이 뿌리박고 있는 세계를 보게 해준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19세기 이래 서양의 도전에 맞서 자기를 세워야 했던 동양이든, 근대적 삶 자체가 야기한 문명의 위기 앞에 선 서양이든, 자신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은 우리 시대에 “서양의 고전과 동양의 고전은 두루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광주 교수는 “‘고전’의 참뜻을 ‘제1급의’ 저자에 의해 저술된 ‘모범적인’ 저작으로 이해할 때, 그 고전에 공통된 특성은 그것이 쓰여진 시대나 지역을 넘어서 한결같이 인류의 영원불변한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동·서양 그리고 우리의 고전까지도 두루 안배하고, 특히 연대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20세기 명저 등을 장르의 구별 없이 배치한” 점을 들어 이 시리즈의 의미를 평가한다. 송재소 교수는 고전을 영원한 생명력을 지닌 책, 시대를 초월해 항상 현재성을 지닌 책이라고 규정한다. 송 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한길그레이트북스는 매마른 이 시대의 단비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며 “책 선정에 약간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안심하고 읽어도 좋을 책들”이라고 말한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나왔던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오영환 옮김)은 첫 책으로서 상징성이 도드라지는 저작이다. 옮긴이는 말한다. “모험 정신에 찬 문명은 자유롭고, 활기차고, 창조적이다. 모험이 결여된 곳에 문학은 깊이를 잃고, 과학은 지엽 말단에 사로잡히고, 예술은 보잘것없는 사소한 구별에 급급하고, 종교는 독단적인 도그마로 타락하고 만다.” 이 책의 저자 화이트헤드는 자신의 지론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사상의 생명력은 모험에 있다. 이런 생각은 내가 평생을 두고 해온 말이다. 인생의 의미는 모험이다.” 그 사상의 모험을 거시적인 역사 시야에서 펼친 책이 <관념의 모험>이다. 심오한 관념이 인간성을 향상시켜왔음을 문명사적 차원에서 입증하는 이 ‘대담한 지적 모험’은 이후 이 시리즈가 전개될 양상을 예시해주는 것과도 같았다. ‘관념의 모험’이야말로 이 시리즈의 특성을 압축하는 말인 셈이다.

<관념의 모험>에 이어 14권까지 이 시리즈는 모두 20세기의 저작 가운데 고전의 지위에 오른 작품들로 채웠다. 고전이 ‘옛 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구성이다. 100권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책을 올린 저자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다. 아렌트의 저작은 <인간의 조건>에서 시작해 <혁명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전체주의의 기원1·2>까지 모두 네 종, 다섯 권에 이른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책도 네 권이 포함됐다. <야생의 사고> <슬픈 열대> 그리고 <신화학1·2>가 그것들이다. 또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도 이 시리즈를 통해 나왔으며, 아날학파의 태두 마르크 블로크의 <역사를 위한 변명>과 <봉건사회1·2>도 여기서 한국 독자와 만났다. 그런가 하면 인도철학의 고전들도 이 시리즈를 장식했다. 라다크리슈난의 대작 <인도철학사>(전 4권)을 비롯해 <마누법전> <바가바드 기타> <우파니샤드> 같은 고전 중의 고전이 출간 목록에 올랐다. 동양과 서양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기획 의도에 맞게 <춘추좌전>(전 3권), <순자> <한비자> <왕필의 노자주> <분서> 같은 중국 고전들이 번역됐으며, <삼국사기> <원본 삼국사기> <삼국유사> <성호사설> 같은 우리 고전들도 시리즈에 포함됐다. 특히 정약용의 <경세유표>가 모두 세 권으로 옮겨져 나온 것은 중요한 성과라 할 것이다.

한길사는 “책 쓰고, 책 만들고, 책 읽는 세 행위, 저자·출판인·독자라는 세 주체”가 함께할 때 고전이 고전으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다며, 독자가 응원하는 한 계속 이 시리즈를 불려 가겠다고 밝혔다. 100그루의 거목으로 이루어진 ‘고전의 숲’이 앞으로 더 무성해질 터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변기가 작품이 되는 ‘현대예술의 풍경’

〈일상적인 것의 변용〉
아서 단토 지음·김혜련 옮김/한길사·2만5000원


‘한길그레이트북스’ 100번째로 나온 <일상적인 것의 변용>은 1982년에 출간된 아서 단토의 저작이다. 단토는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철학자·미술비평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단토가 이 저작에서 의도하는 것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예술철학의 고전적 주제를 재정의하는 것이다. 지은이가 논의를 펼 때 염두에 두는 것이 현대 예술의 풍경다. 현대 예술이란 고전 예술과 달리 예술과 비예술 사이의 경계가 너무도 흐릿하여, 과연 어떤 것이 예술인지, 예술이라면 왜 예술인지 설명하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것이 그가 예술 정의를 다시 시도하는 이유다. 평범한 관람객들이 현대 예술에 맞닥뜨릴 때 종종 느끼는 당혹감, ‘과연 이걸 예술이라고 할 수 있나’ 하는 그런 의혹에 하나의 답을 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인 마르셀 뒤샹의 <샘>과 엔디 워홀의 <브릴로 상자>에서 시작하면, 이 책의 논리 속으로 들어가기 쉽다. 뒤샹의 작품은 남자 화장실에 달린 ‘소변기’를 뜯어내 거기에 ‘샘’이라고 써놓은 것이다. 기성품에 제목을 덧붙여 놓았을 뿐인데, 현대 미술사에 남는 작품이 됐다. 엔디 워홀의 작품은 한발 더 나아간다. 부엌 세제를 넣는 ‘브릴로 상자’를 쌓아올려 놓고 예술이라고 한 것이다. 이 상자 더미가 미술 작품이 된 것은 순전히 워홀이라는 유명 화가가 미술 전시장이라는 공간에 그것을 들여놓았다는 그 사실 때문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따라나오는 질문이 ‘일상적인 것’(평범한 것)이 어떻게 예술 작품으로 ‘변용’되는가 하는 질문이다.

단토는 여기서 ‘창작자의 의도’를 작품의 한 근거로서 제시한다. 예술가가 제목을 달아 작품으로 전시함으로써 어떤 물리적 대상에 ‘예술의 지위’를 부여하며, 동시에 ‘의미론적 기능’도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가의 주관적 의도나 의미가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주관적 의도가 객관적인 맥락 속에서 수용돼야 한다는 점을 단토는 강조한다. 그 ‘객관적 맥락’으로 지은이가 지목하는 것이 예술계·예술사·예술이론이다. 그런 장 안에서 이해되고 납득될 때, 변기와 같은 평범한 사물이 예술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샘>과 같은 작품은 그것을 수용할 장이 확보되지 않은 시대에는 그저 변기에 지나지 않는다. 워홀의 <브릴로 상자>도 <샘>이라는 미술사적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작품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객관적 장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어떤 주관적 해석의 장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해석’의 문제다. 해석이야말로 예술을 예술로 존재하게 해주는 요건이다. 사물적 대상이 해석을 통과해 비로소 존재론적으로 다른 지위, 곧 예술 작품이라는 지위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상자마다 해석이 다르다면, 작품은 그때마다 달라진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논의를 통해 단토는 현대 예술을 이해할 방법론적 근거를 마련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현대 예술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예술사가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고 말한다. 현대의 예술이 자신의 본질을 탐구하는 예술 철학으로 변모하면서 마침내 작품은 사라지고 이론만 남았다는 것이다. <브릴로 상자>는 그 종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개별 작품은 계속 창작되겠지만, 예술사적 의미는 이미 소진했다는 것이 단토의 결론이다.

고명섭 기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웽스북스 2008-05-1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웹인간론은 관심없는 멜기님
호모모빌리쿠스는 관심이 있으시네요? (뒤끝 백만년 또나온다 ㅋㅋㅋ)

멜기세덱 2008-05-1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웹인간론? 그게 뭐죠? ㅋㅋㅋㅋ
모빌리쿠스에 관심이 있다기보단, 그게 사회과학적으로 어떻게 분석되고 있나, 뭐 그쪽에 흥미가 있겠네요...ㅎ.ㅎㅎ

심술 2008-05-1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까지 쎌폰 없이 사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스스로 궁금해요.
 

최근 여론의 추상같은 분노에 겁을 먹은 것인지, 야권의 거센 공세에 정부 당국은 한 발 물러난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연이어 정운찬 농림부 장관은 청문회 도중 무슨 중대발표라도 되는 듯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얼굴색을 바꿔가며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이 대통령의 발언과 대동소이하다. 그러니까 정운찬 장관이 결연한 의지의 발표를 하는 듯한 태도는 불필요한 것이었다.) 오늘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와 같은 취지의 정부 방침을 알렸다.

오늘 담화는 일단 정부의 공식적 의사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크게 양보라도 하듯이 거창하게 티비앞에서 총리가 발표를 했지만, 내용을 좀 보면, 그게 그거다. 정부의 당국자들이 수차례 얘기하듯이 정부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하듯이 이번 총리의 담화는 아무것도 아니엇던 것이다. 대체로 이해하자면, 광우병 발생시 수입 전면 중단 가능, 축산 종사 농민에 대한 지원 강화, 원산지 표시 규제 철저 등의 대책 아닌 대책들이었다.

총리의 담화를 지켜보면서 이게 과연 이번 '미국 소 수입 협정 체결'에 대한 대책인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 테면, 축산 농민에 대한 지원은 외국산 고기 수입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장기적 정책을 마련하여 지원 육성해야 할 부분이고, 원산지 표시 제도의 강화는 식품 안전 상에서 미국 소때문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니까 이번 담화에 담긴 정부의 대책이라는 것이 이번 협정 체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사항을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결해 준 것이 없는 셈이다.

광우병 발생 시 수입 중단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도 하나마나한 소리다. 그때가서 협정문에 명시되지 않은 것이라고 발뺌하고, 미국이 강력히 항의하면, 게다가 국민들이 열화와같이 분노하지 않으면 유야무야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건 믿는다고 치더라도, 가장 핵심은 이 정부가 어떻든 한 놈이 죽어나가는 꼴을 보고야 말겠다는 인식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광우병 발생 시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문맥상에는 미국이건 한국이건 어느 한 놈이라도 광우병에 걸려 죽어나가야지 수입을 그때가서 중단하겠다는 의미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이는 식품의 안전성, 국민 생명의 보호라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에서 볼 때 상식에 어긋한 발상이다. 왜냐하면 생명에 대한 보호는 예방이 절대요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간 작태를 보면 몇 사람, 몇 십, 몇 백 사람이 죽어나가야 대책을 강화하는 행태들을 보여왔다. 숭례문 방화 사건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리, 사전에 예방하고 단 0.01%의 가능성 마저도 차단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 먹는 문제이고 생명의 문제라는 걸 정부는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외면하는 것인가?

이번 총리의 담화 내용에 있어 가장 확실하고 이해충실하며 명백한 것은, 온 나라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여론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모임이나 집회 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철저히 대처하겠다는 대목에서 정부의 결연한 의지를 느낀 것은 비단 나만일까? 여권 일각에서는 불순한 세력의 선전선동이라고 호도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나도 좀 선전선동해달라고, 그 세력들이 누구들인지 좀 알려달라고 묻고 싶다. 검찰에서는 이런 불순한 세력들을 철저히 발본색원하겠다고 나서시겠단다. 최근 뉴스를 보니 정부에서 농림부 장관 명의로 MBC 'PD수첩'을 고소 고발하겠다고 천명했단다.

이런 행태가 문제인 것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대안과 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괜히 우매한 국민들을 호도하고 선전선동하며 쓸데없는 소리 해대쌌는 놈들 잡아들여 혼내야겠다는 발상만 하고 있는 것에 있다. 5공시절의 발상이라는 얘기는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부터라도 MBC를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나설 각오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다 어디로 갔냐하면 MBC에 다가고도 남음이 있다. 이번 정부의 태도가 자칫 국민들을 자극하여 유혈폭동으로 전화될 수 있음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어린 학생들이 분노하면 그래서 더욱 무서운 것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국민의 분노를 수그려드리는 방법은 단 하나다. 제발 좀 귀기울여 달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아마도 신문지 상에 가장 자주 오르내린 말일 것이다. 정부는 이를 다시 반복할 것인가? 요즘 시대에 외양간이 어딨나? 이명박 정부가 표방한 실용주의 현실주의답게 고치면 축사 고친다고 해야할까? 아니다. 제일 우선은 이렇게 바꿔야 실용적이 될지 모르겠다. "소 먹고 어느 놈이건 뒤진 다음에야 협정문 고친다."로 말이다. 제발 정신들 좀 차려주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며칠 간 배가 아파서 고생했다. 엊그제 점심을 잘못 먹었는지, 이후로 뭐가 얹힌 것 같고 더부룩해서 영 짜증나는 게 아니었다. 그 와중에 촛불 시위에 다녀왔는데, 이게 이 복통을 더 조장한 것 같다. 가뜩이나 배 아픈데, 엄한 소고기 수입하시겠다고 난리니 영!!

하루이틀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아직이다. 배가 아파서 밥 먹을 생각도 영 나지 않고, 그래도 밥은 먹어야 되니까, 좀 전에 저녁을 먹고 오는 길이다. 먹는 둥 마는 둥. 저녁 먹던 식당에서 MBC 무슨 프로그램을 봤는데, 본의 아니게 약국 얘기였다. 아니 양약 파는 약국에서 무슨 한약을 팔지 않나, 그것도 생년월일만 대면 처방이 완벽하게 나온다나. 하여간에 애들만 고생이다.

이놈의 약국이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글쎄 약 조제하라는 약사가 약은 조제 안하고, 아르바이트생이 죄다 약을 만든다. 이런 무슨 황당무계? 아무튼 약국까지도 이 지경이다. 관리 책임이 있는 보건소의 시큰둥한 태도도 밉상이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다른 것보다도 바로 우리나라의 이러한 실태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말처럼 완벽한 검역이 이뤄진다면 광우병 발생확률이 제로라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검역 절차와 정부의 관리감독이 '완벽', 그러니까 100% 제대로 이뤄질지, 그게 광우병보다 더 걱정스러운 일이다. 말은 그럴듯하게 하는 걸 한 두번 보아온 것이 아니니까.

여하간 그건 그렇고, 며칠 지나도 가시지 않는 배앓이 때문에 오늘 저녁에는 약국에 가서 약이나 져먹으려고 했더니, 왠걸, 약국도 못 가겠다. 결국 안 갔다.

저녁을 먹고 들어와서 메일함을 열어보니, 아 글쎄, 뜻밖의 기쁜 소식 당도하셨다.

   
 

안녕하세요.
인터넷서점 알라딘입니다.

3월 26일부터 4월 26일까지
알라딘과 역사 출판사가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나무, 역사비평사, 책과함께, 푸른역사, 현암사의 역사 도서 중 한 권(이상)을
구매하신 분들 중 5분을 추첨하여,
각 출판사의 대표 도서 중 10권 씩을 드리는 이벤트였습니다.

상품의 배송은 출판사가 직접 담당하며, 이벤트 당첨자 발표 후 20일 이내에 발송됩니다.

앞으로도 알라딘에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당첨안내는 알라딘 홈페이지 <이벤트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prize_detail.aspx?pn=08032 5_uhistory_notice
===================================================== =============

 
   

아, 이런 횡재가 있나. 아무래도 알라딘이 내게는 복덩인가 보다. 아니 만병통치약이다.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배 앓이가 머졌다. 하하하. 알라딘과 역사 출판사에 감사를 드리는 바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Jade 2008-05-0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멜기님!

멜기세덱 2008-05-09 10: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이드냥

파란여우 2008-05-08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의 배앓이는 나았는데 왜 내 배가 아픈겁니까!!!ㅎㅎ

멜기세덱 2008-05-09 10:05   좋아요 0 | URL
제 손이 약손인데요, 빌려드릴까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5-08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나도배아파요
알라딘은 멜기님 아프님 너무 사랑해
알라딘 차별금지조항이라도 만들어달라고 건의해야겠어요

멜기세덱 2008-05-09 10:06   좋아요 0 | URL
배 아프시면 화장실 다녀오세요...ㅎㅎㅎ
굳이 대답하자면, 알라딘도 잘생긴 사람을 알아본다,....
뭐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퍽!!

L.SHIN 2008-05-08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드립니다. 배앓이가 없어진 것과 당첨되신 것 둘 모두 ^^

멜기세덱 2008-05-09 10:06   좋아요 0 | URL
배앓이가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었더군요.
밤에 활명수 하나 사먹었답니다...ㅎㅎ

마늘빵 2008-05-0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봐이봐 좋은건 혼자 다 가져가. 훙.

멜기세덱 2008-05-09 10:07   좋아요 0 | URL
질투하시기는...ㅋㅋㅋ

마노아 2008-05-09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요. 파란여우님 말에 동감이라니까요.ㅋㅋ 축하해요^^

멜기세덱 2008-05-09 10: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왼손은 남아있는데요....ㅎㅎ

프레이야 2008-05-0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힛, 저도 배가 아파져요.
축하합니다, 세덱님^^

순오기 2008-05-09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합니다!
미남을 알아보는 거?ㅋㅋㅋ 그릇을 알아보는거 아닐까! ^^

2008-05-10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