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러니까 십 만의 시민들이 모인 집회 현장과 거리 행진에 동참하고 12시가 못 되어 돌아왔다. 돌아와서 소식을 들어보니, 이루 말 할 수 없는 분노와 함께 남아 있던 사람들에게 못내 죄스러움을 느낀다. 그 현장에서 끝까지 남아 함께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죄스러움. 아마도 5.18의 공간에 동참하지 못한 이들이 가지는 부채감이 이런 것이었을까? 그러나 오늘도 이 "상식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동참하지 못하고, 이렇게 나마 넋두리를 하고 있는 내가 못내 가엾다.

김명인 교수는 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두고 "상식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했다. 그렇다. 세살배기 어린 아이들도 다 아는 그 상식을, 이 정부는 외면하고 국민들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 몰상식의 눈에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 비상식, 무지, 바보로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식이, 진실이, 민중의 힘이, 끝내는 언제나 이긴다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6.10 항쟁이 그러했고, 가슴 아픈 5.18의 기억 또한 그러했으며, 4.19 혁명이 그러함을 증언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싸움도 우리가 이길 것"이 분명하다. 이 몰상식 정부는 우리 시민들에겐 한 주먹거리도 안 된다.

그러나, 나는 4.19와 5.18이 우리에게 남긴 그 기억들 중에 시민들의 고통과 희생과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21세기 이 사회에서 더이상 사람이 희생되고 고통당하고 아파하고 죽어가서야 변화하고 끝내 이기는, 그런 20세기의 유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리 몰상식이어도 21세기의 몰상식은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21세기의 몰상식은 시위하는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세기의 그 무자비하고 무식한 폭력과 억압과 통제를 재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 이것을 보면서 이명박 씨가 더 이상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21세기 대통령이란 사람은, 시위하는 시민들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만약 이를 어기는 경찰이나 전경이 있을시에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발할 것이라고, 천명해야 하지 않을까? 시위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주건 안 들어주건간에 말이다.

이렇게 가다간, 다시금 역사는 반복된다. 민중은 피를 흘리고, 고통받으며, 죽어가면서도, 이 몰상식한 20세기의 정부와 대통령은 끝내는 몰아내고야 말 것이다. 적어도 이명박 씨가 대통령입네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1세기적으로 무식하거나 멍청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것, 이것은 21세기의 ㄱ, ㄴ, ㄷ이며, a, b, c, d임을 정말 모르는가? 대통령이기를 포기하지 않고서야 어찌 모른다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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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
하재근 지음 / 포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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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는 과연 어떤 기준과 지침을 가지고 학생들을 선발할까? 아마도 대한민국의 학부모라면 열에 아홉은 이 질문의 답을 알고 싶어할 것이다. 돈을 수백 들여서라도 그 답만 알려준다면 거뜬히 지불할 부모들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저 강남의 유명학원, 유명강사들에게 엄청난 돈이 집중되고 있는가보다. 알고보면 그게 딱히 기밀 아닌 기밀인 셈인데, 어떤 이들에게는 이게 돈 꽤나 벌어주는 영업기밀이다. 그런데 큰일났다. 어느 이상한 사람이 이 영업기밀을 단돈 18,000원에 세상에 폭로하고 만 것이다. 서점에 가면 누구나 구할 수 있다. 그 이상한 사람이란, 얼마 전 백분토론에 디워논쟁으로 나오기도한(그래서 이상한 건가?) 하재근이란 양반이다. 이 사람이 떡하니 『서울대학교 학생선발 지침』이라고 써붙인 일급비밀(?)을 세상을 뿌린 것이다.

돈 꽤나 있는 집 자식들은 강남으로 몰린다. 없는 집 자식들은 빚을 져서라도 강남으로 몰린다. 이도저도 안 되는 집 잡것들은 강북으로 일산으로, 기타등등, 되는대로 집 근처 동네 학원이라도 몰려간다. 강남 최고 유명학원에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끊이질 않는다. 수천명일지도 모르겠다. 유명강사들은 드넓은 강의실에 이 학생들을 빼곡히 쌓아놓고 열변을 토한다. 강남에만 몰려있는 대형학원들 몇 개만 싸잡아도, 몇 만은 족히 되지 싶다. 얘네들은 다 서울대 가고 싶어 할터이다. 그런데 서울대학교가 무슨 복지재단도 아니고 얘네들 다 받아줄 리 만무할 터이다. 지 말만 듣고 따라하면 서울대가 문제냐는 강사들 학원들이 강남에 널렸는데, 대부분은 낚인 셈이 될 터이다.

모든 학원은 낚시질이다. 그런데, 하재근이란 양반, 전국민 상대로 낚시질하고 있다. 이게 미치지 않고서는 가능하겠는가? 이렇게 떡하니 "서울대학교 학생선발 지침"을 공개하다니, 그럼 서울대는 어떻게 학생들을 뽑겠는가 말이다. 전국의 고등학생들을 죄다 서울대 입학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튼 궁금하기는 무지 궁금할 것이다. 서점을 기웃거리던 어느 학부모나 학생들이 이 책을 봤다면 필시, 혹하고 이 책을 집어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 덕에 꽤나 팔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이 "나처럼 해봐라 요렇게"식으로 서울대 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책은 아니다. 그나마 그런 방법이라도 적고 있는 책이라면 심한 모멸감을 안 느낄 것인데, 이 책보고 옳거니 집어들고 누가 볼새라 몰래 집에와 펼쳐들고 열심히 탐독한 저 미혹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실망과 좌절은 피해가지 않을 것이니, 하재근은 일단 석고대죄를 먼저 해야지 싶다.

겉표지를 보면 우선 빨간색 '샤'표시가 서울대를 향한 열망과 열정을 북돋운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게 하는, 무언가 비밀스럽게 글자에 살짝 장난질을 친, "서울대학교 학생선발 지침"이란 문구가 눈을 크게 뜨게 만든다. 이것만 보고 누가 볼까 무섭게 집어들고 나온다면 간단히 낚인 셈이다. 눈길을 살짝만 좌측으로 옮기면, 비교적 작은 글씨로 씨뻘겋게 새겨놓은 문구가 실망스럽다.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 이 무슨 알듯 말듯한 소린가. 뭔 소린지는 모르지만 '서울대'라는데, 뭔가 있겠지 하고 집어든 어느 불쌍한 부모님들, 학생들 계실 것이다.

이 불쌍한 우리 학부모님들, 학생님들 중 이 책 머리말 이상 읽고는 실망을 금치 못한 분들 많으실 것이다. 언젠간 그 일급비밀을 말해주겠지 하고 끝까지 읽으신 분들 계실까? 아마도 없겠지 싶다. 우리 자식 서울대 한 번 넣어보겠다 했더니, 아무렴 18,000원에 그게 가당키나 하려고! 그래도 이왕 산 책, 어느 뭔 소리하는지 읽어나보자 하시는 분들 계셨다면 나름 다행스러운 일이니, 그런 분들은 사실 하재근에게 낚인 것도 아니고, 안 낚인 것도 아닌 셈이다.

알고 보면 이 책은 정확하게도 "서울대학교 학생선발 지침"을 꽤뚫고 있는 책이다. 어느 강남의 유명 강사들이 말하는 서울대 들어가는 방법과도 크게 다를 것 없는 얘기들이 담겨있다. 강남의 유명학원 강사들이 하는 말이 뭐 별 게 있겠는가? 돈 많이 쳐발라서 내 강의 듣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서울대 넣어준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재근은 이걸 보다 간단히 말한다. 서울대는 돈질이라고. 강남의 유명학원 강사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이 좀 안되면 연대, 고대도 비슷하다. 전국의 일류 대학교 들어가는 방법들이 이 책에는 덤으로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학부모님들 안 낚인 것이 분명할 터인데, 이게 이상하게 낚인 기분이 들 것이다. 여하간 낚인 것도 아니고 안 낚인 것도 아니다.

장난스럽게 이야기했지만, 하재근이 말하는 "서울대학교 학생선발 지침"은 곧 돈질이라는 소리다. 머리말의 제목은 이렇다. "도박장 학교, 정글 사회". 비교적 정확하다. 그런데, 학교가 도박장이라는 데에는 좀 동의하기 어렵다. 도박에 있어서 총알이 많은 사람들이 딸 확률이 조금 높은 것이긴 하겠지만, 제대로된 도박장에서는 돈이 많건 적건 모두 잃는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돈 많은 인간들이 '딴다'. 그래서 제대로 된 도박장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그 돈많은 인간들이 이 도박장을 소유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다. 암튼 돈 놓고 돈 먹기, 돈 놓고 학교 먹기는 사실이다. 그렇게 돈 놓고 학교 먹은 인간들이, 정확히는 돈 많이 놓고, 일류 학교 먹은 인간들이, 이 사회를 죄다 먹는 것이 적나라한 현실이니까, 이 사회는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정글? 맞다.

하재근이 말하는 우리나라 일류 대학교의 선발 지침이라는 것이,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세워 놓고, 서울대부터 챙겨가고, 그 다음 일류대들이 챙겨가고, 어중이 떠중이들을 나머지 미천한 학교들이 마지못해 데려가는 방식이다. 이것, 사실 당당히 반박할 재간 있는 사람들 많지 않다. 진중권이 와도(안 오겠지만) 안 될 것이다. 그렇게 성적순으로 애들 챙겨가서, 제일 먼저 챙겨간 놈들이 반 먹고, 두번째 세번째 챙겨간 놈들이 또 반 먹고, 나머지를 또 제각각이 반먹고, 전국민의 80%가 얼마 안되는 것으로 연명하는 이 사회를 만든다. 몇 십년을 이 지침이 완벽하게 작동해 왔다. 이런 젠장.

하재근이 400쪽이 넘는 이 '지침'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이 사회의 학벌 문제다. 그런데 이 학벌에 걸린 것이,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총체적으로 작동하는 별 요상한 것이다. 그래서 학벌에 밀리면 모든 것이 밀리는 인생이 된다. "학벌사회 입시는 국민 절대다수를 패배자로 낙인찍는 게임"인 것이다. 이 학벌이란 게, 아까 성적순으로 나뉜다고 했는데, 알고 봤더니 이 성적순이 사실은 '재산순'이었다고 (모르는 사람빼고는 다 아는데) 하재근은 말한다. 그러니 아무리 학벌에 목숨 걸어봤자, 돈 없으면 그냥 죽어야할 뿐이다.

강력한 학벌주의는 대학의 서열에 따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끊질기게 이 사회를 병들게 한다. 하재근이 장황하게 대학서열타파, 학벌주의 타파를 말하면서, 그 원인과 대안들을 내어놓고 있지만, 사실은 이 모든 걸 우리는 다 알고 있고, 이것이 이른바 대학평준화 혹은 국립대 네트워크 구축으로 나아가야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재근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 곧 '자유화' 기조에 따른 사회 전반의 변화가 곧 사회 파탄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결국 그것이 교육 파탄을 불러오고, 대학서열체제를 공고히 하며, 영원히 학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 굴레속에 갖혀있게 되는 것이다.

하재근이 이 알만한 이야기들은 너무 장황하게 해서 곧잘 지루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애써 외면했고, 앞으로의 해결이 더욱 장황하고 지난하고 더딜 것임을 우리는 잘 안다. 하재근의 논리들이 촘촘하지 못한 부분들도 거슬리고, 특히나 박정희식 모델에 대한 지나친 긍정도 불만스럽지만, 대체적인 맥락에 있어 학벌이란 문제에 대한 원인과 결과, 그리고 대안들은 너무나 명확하기만 하다. 유일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대학평준화가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드는 것이라기보단, 그 길이 참 멀고 험하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68혁명을 통해 프랑스의 학생들은 그것을 이루어냈다는 얘길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여차하면 피를 좀 많이 보고야 가능하지 싶다.

여하튼, 낚인 것도 아니고 안 낚인 것도 아닌 사람들은, 아무래도 좋다. 이 책을 어떻게 읽었건 간에, 이것 하나만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게 뭐냐하면, 오늘날 우리의 대학서열체제, 학벌주의, 그 지독한 굴레하에 벗어나지 못하는 입시지옥, 돈 놓고 돈 먹는 학교, 승자독식의 정글 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인간말종'으로 선발되고 길러질 뿐이라는 사실을. 제목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하고 고민해 봤다. "인간말종 선발 지침". 하재근에게 이 제목을 권하지는 못하겠다. 이 제목으로는 책 팔기가 쉽지 않을테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참 답답하고 갑갑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부분은, '언어'의 문제였다는 걸 고백하고 마쳐야겠다. 자유화, 경쟁, 자율 등등의 언어들이 학벌사회를 끊질기게 이어온 저 말종들에게 먼저 선점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답답함이랄까?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자유화는 진정코, 절대 자유화가 아니다. 자유가 난 그런게 아니라고 확신한다. 젠장. 경쟁은 좋은 것이고 '투쟁'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는 농후한 것 같다는 생각도 갑갑해진다. 경쟁과 투쟁은 뭐가 다를까? 아이들에게 한없이 경쟁하라고 하면서, 노동자들이 투쟁하면, 학벌타파 투쟁하면, 이것은 간간히 죄악이 되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프레임 싸움이라는 말들도 하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재근을 비롯한 학벌타파의 주도적 세력에서 이 언어적 문제들도 심각히 고민해 주었으면 싶다. 많은 사람들이 '평준화'란 말 앞에 가로치고 '저질'을 새겨놓고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지 싶다. 모르겠다. 두서없다. 젠장. 난 학벌이 안 좋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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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정확히는 오늘 새벽) 100분 토론에 18대 국회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 홍준표 의원이 나왔더랬다. 이 의원님이 사리에 맞게 말씀 잘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간간이 웃길 때가 있다. 좀 얄밉게 하기도 한다, 사람을. 어제는 시민논객에게 핀잔을 주기도 했다. 아무튼, 그런데 어제 이 의원 말씀이 좀 탁탁치 않는 게 있어 몇 자 떠들어야겠다.

우선, 홍준표 의원은 현 이명박 정부의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것이 고의에 의한 실수였는지는 차근히 따져봐야 할 것이지만, 홍 의원의 논지는 "10년간 붕괴된 한미동맹을 다시금 공고히 하려다보니"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조공 협상을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그런 일종이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한미동맹이 이렇고 저렇고 간에, 방점을 '실수'에 찍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고, 정부 차원에서 '재협상'에 가까운 추가 협상 비슷한 편지를 주고 받아서 그 실수를 완벽히 보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깔린 뉘앙스는 '자꾸 정부가 실수했다고 저 우중들이 우기니까 마지 못해 인정한 것이고, 무슨 큰 인심이나 쓰듯이 우중들이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보완했다'는 투다. 이것도 좀 논외로 하자.

어쨌거나 실수를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실수가 있었을 때 그것을 보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아무리 실수를 완벽하게 보완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원점이다. 광우병 발생시 쇠고기 수입 중단 조치를 조항에서 누락시킨 것이 실수였고, 편지로나마 보완했다고 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가 일단락 된 것은 전무하지 않은가?

한나라당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나온 이름 모를 국회의원은 무슨 뜬금없이 본질을 따져보야한다고 우겨대고, 홍 의원은 실수가 있었지만 해결됐으니 됐다고 하고, 여간 참 아연실색일 수밖에 없었다. 그 정책위의장 말씀대로 쇠고기 협상 문제의 본질은 (실수가 보완되었다고 하니 이제 본질을 따져보자) 무엇일까? 실수도 보완되었는데, 여전히 우매하고 어리석은 민중의 칭얼거림일까, 아니면 우려하고 걱정하고 불신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도 보지도 않는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아집과 오만일까?

한나라당의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들의 태도와 인식이 결국 이 정도밖에 안 되니,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홍 의원은 이번 촛불 시위의 변질을 '매우' 우려한다. 자칫 반미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 대한 질책은 괜찮고, 반미는 안 된단다. 6월에는 민주항쟁 등을 필두로 반미로 흐를 기제들이 많다는 논리다. 그건 맞다. 홍 의원의 지적이. 그런데 문제는 국민들을 분노케하고 화나게 한 정부 당국이 우리들의 시위를 변질시키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누가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건 당연 이명박 정부일테다.

한 가지, 홍 의원에게 묻고 싶은 것은,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보장된 이 나라 이 땅에서, 시위의 변질이 어떻고 저떻고 간에, 단 하나, '반미' 시위는 안된다는 말씀, 정말인가? 국민들이 만든 이 나라 이 땅의 정부에 대한 시위는 괜찮고, 더 먼 나라 미국에 나쁘다 하는 시위를 좀 하면 안되나? 국익, 국익 하는데, 친미해서 얻는 국익이 누구의 아가리에 들어가는지 묻고 싶다. 여하간 홍 의원 말씀대로라면, 헌법 어디쯤에는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반미 시위는 절대 제외하고) 최대한 보장한다"고 되어있는가 보다.

내가 볼 때는 이번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반정부, 반한나라당, 반미 등으로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런데, 그렇게 반미를 우려하는 정부나 한나라당이라면, 손 놓고서 평화 시위만 해라, 반미는 하지 마라, 하면서 자꾸 탄악하고 과잉진압만 한다면, 더욱 분노와 저항은 거세질 것이다. 홍 의원 말씀대로라면, 반미만은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홍 의원이 그렇게 강조하는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6월이다. 뜻 깊고도 슬픈 달이다. 촛불 시위를 넘어, 이 6월이 다시금 뜨겁게 불타오르는, 소박한 혁명이라도 기대하고 싶은 달이다. 이제 이 나라 이 대한민국에서 반미 좀 해도 된다. 잘못하다간 이명박 대통령은 이승만 박사보다도 더 일찍 '하야' 선언을 하시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6월이잖은가? 우리가 반미하기 전에 홍 의원은, 우리가 하야시키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지지율 바닥에 코박고 우시기 전에 한나라당은, 좀 많이 고민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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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이미애) 2008-05-30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이네요 ^^ 저도 6월을 맞히하여 혁명에 동참할까 합니다. 정말 더이상은 못 봐주겠어요 -_ㅠ

마늘빵 2008-05-3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

순오기 2008-05-30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못하는 머슴을 처내는 것은 주인이 할 일이니, 이제 우린 주인노릇만 제대로 하면 되지요.^^
 

미친소,

우리 식탁이 위험하다!

-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생각한다.

일시 : 2008년 5월 20(화) 오후 4시~6시

장소 : 인하대학교 본관 중강당

강연 : 이강택 KBS PD
         2006년 <KBS 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을 연출, 국내에서 광우병 미국 소 문제를 방송에서 처음으로 다뤘으며,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북미자유무역(NAFTA) 문제로 멕시코시티의 상황을 취재하였고, 최근에는 유전자조작식품(GMO) 문제를 취재하기도 하였다.

최근 한미FTA, 대운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의 여러 문제들이 이슈가 되면서 사회적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이 사회의 학자적 양심을 견지한 지식인으로서 올바른 방향과 인식을 제시하고 발언해야할 필요성을 강하게 요청받는 바, 이에 대해 공감하는 인하대학교의 교수들이 모여 "우리시대를 생각하는 인하대 교수들의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의 교수들은 우선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광우병 문제와 관련하여 학내 학생들에게 "광우병 위험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시각을 갖게하자는 취지에 따라 강연을 마련한다. 강연은 2006년 KBS 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을 연출했던 이강택 PD를 초청하여 "미친 소, 우리 식탁이 위험하다!"란 제목으로 진행된다.

리시대를 각하는 인하대 교수들의

 

인하대에는 정인교, 이영희 같은 교수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인천에 계신 분들도 시간 되시면 오셔서 강연을 같이 들으셔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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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20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정인교교수~ 여기저기 얼굴 내밀던데...참~ 어이없는 양반!
그런 교수만 있는 학교가 아닌것은 제가 알지요! ^^
좋은 취지가 많은 학생과 시민의 참여로 빛나기 바랍니다만~ 멜기님, 시간이 안 적혔어요. 몇시인지 알면 우리딸 가보라 할까...^^

멜기세덱 2008-05-20 09:30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ㅎㅎ 시간...
오후 4시~6시입니다.
 
바둑 삼국지 1 - 한중일 삼국의 바둑 전쟁사 바둑 삼국지 1
김종서 지음, 김선희 그림, 박기홍 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서재 생활 3년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어느 서당개는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기도 하고, 또 어떤 개는 같은 3년에 라면을 끓인다고도 하는데, 나의 이 3년이 나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끔 할 줄은 미처 몰랐다. 사실은 이 알라딘 서재와는 직접적 상관성은 없지만, 어차피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경위의 바탕엔 이 서재가 있기때문에, 이런 경험, 곧 만화책 읽고 리뷰쓰는 생각지 못한 경험을 하게된 것은, 그야말로 서재 생활 3년이 준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만화를 거의 즐기기 않는 나로서는 언제 이야기한 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중고등학교 때 필독서였던 강백호가 나왔던 만화 『슬램 덩크』나 손오공 나왔던 만화 『드래곤 볼』도 읽지 않은 만화와는 담싼 사람이었고 사람이며 사람일 것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그런데 이전까지 내가 읽었던 유일무이한 만화가 있었으니, 군대있던 시절에 아이큐점픈가 뭔가에 연재되었던 일본 만화 『고스트 바둑왕』이 바로 그것이다. 이 만화는 많이들 아시겠지만, 히카루라는 한 소년이 어떨결에 바둑 귀신(사이)에 들려 초절정 바둑고수(프로기사)가 되어간다는 성장만화적 얘기를 담고 있다. 귀염고 깜찍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유쾌하게 들려(보여)주는 바둑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이 만화를 통해 침체되어가던 일본 바둑계가 활력을 얻은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개인적으로는 참 잘된 만화로 생각된다.

그런데, 지금와서는 이렇게 말해야 하겠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만화는 유이무삼하다고. 앞으로도 그럴가능성이 농후하다고.(권수로만 말한다면, 『고스트 바둑왕』의 경우 단행본으로도 읽은 바 있는데, 그게 20권 완결인가 그렇다. 이걸 그냥 하나로 치자.) 그 추가된 만화가 이 책 『바둑 삼국지 - 한 중 일 삼국 반상의 전쟁』이다. 현재 1, 2권(1권은 "전쟁의 시작", 2권은 "영웅의 탄생"이다.)이 나와있는데 이번에 이 두 권을 읽게 된 것이다. 출간 소식은 익히 알고 있었고, 전에 이 만화가 파란에 연재될 당시 모 카페에 누군가 가끔 옮겨와 몇 번 본 적이 있기는 하다. 단행본으로 1, 2권이 나와서 사 볼까 하다가, 리더스가이드 사이트에서 리뷰도서로 선정되었기에 거기에 신청해서 공짜로 받아 읽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생전 처음 만화 리뷰도 쓰게 된 것이고. 어쨌거나 만화는 안 읽는(거의 싫어하는) 내가 만화 읽고 리뷰 쓸 줄은 3년 전엔 미처 몰랐더랬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만화는 사실 만화여서라기보다는 바둑이야기이기 때문에 읽게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나는 다만 만화를 본 것이 아니라 바둑이야기를 읽은 것이 되는 셈이다. 조금 더 달리 말하면, 이전의 그 만화가 만약 만화가 아닌 형식의 활자본이나 영화로 나왔더라도 나는 봤을 거란 얘기고, 이번의 이 『바둑 삼국지』도 그러했을 거란 얘기다. 완전히 달리 말하면, 그러니까 나는 여전히 만화는 싫어하지만, 바둑을 좋아한다는 그런 얘기다.

바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어언 20년이 좀 못 된 것 같다.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때던가 중학교 때 TV에서 보았던 프로바둑기사의 대국장면이 꽤 인상 깊었고, 이후 대학에 와서 바둑을 거반 독학해서 현재 초보수준은 면하게 됐다.(이 얘기는 예전에 이창호 관련 책 리뷰에 써놓았던 것 같다.) 이후로 바둑을 너무 좋아해서 바둑 카페나 동호회도 가입하고, 바둑리그 등도 쫓아다니면서 바둑을 즐겼고, 즐기고 있으며, 즐길 것이다.

바둑을 즐기면서 프로기사들을 알게되고, 바둑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듣고 하면서, 꽤나 흥미로웠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강, 절대 최강으로 프로바둑기사 이창호가 근 10여년을 위풍당당 굴림하고 있었고,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등이 한국바둑, 나아가 세계바둑계에서 승승장구하며, 한국바둑이 세계 최강의 면모를 지켜오던 때이다. 이창호가 조금은 주춤하지만, 여전히 절대 고수로서(중국에서는 여전히 신적인 존재로 여긴다.) 당당하고, 신흥 세계 최강의 등극을 노리는 이세돌, 초일류기사로 도약한 박영훈, 최철한 등이 여전히 한국바둑의 최강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바둑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세계 바둑 최강 한국의 이런 면모들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 한국의 프로기사들이 그간 꾸준히 물리쳐 왔던 중국과 일본의 기사들에 대해 알게 되고, 나아가 동양 삼국(한, 중 일)의 바둑 혈전이 어떻게 펼쳐 왔는지를 간간히 듣게 된다. 그러면서 한국 바둑이 현재의 세계 최강을 이룬 것은 근 30년이 못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 전 타계하신 고 조남철 9단과 한국기원 초창기에 활약했던 원로 기사들의 얘기에 이르고, 그때 당시 현대 바둑의 기틀을 다져오며 500년 이상 동양 바둑계를 주름 잡았던 일본의 전설적 기사들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혼인보 슈샤쿠는 여전히 전설이며, 가깝게는 다케미야, 후지사와, 조치훈 등의 활약상 들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게다가 현대바둑계의 독보적 천재 오청원의 무소불위 활약상 등은 바둑을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아무튼 이런 바둑사의 전설적 기사들을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각설하고, 이 만화 『바둑 삼국지』는 현재까지 근 30년을 한국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벌어졌던 한, 중, 일의 바둑 각축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흥미롭게 그려내고자 한다. 그 시작, 곧 바둑 "전쟁의 시작"에 조훈현이라는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기사의 이야기가 놓인다. 그야말로 조훈현은 바둑황제로서 세계 최강 한국 바둑을 만든 태조격이다. 조훈현이 1989년 제1회 잉창치배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뒤로하고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한국은 세계 바둑 최강으로서 발동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회는 중국 출신의 대만 부호 잉창기씨가 거금 40만 달러를 우승 상금으로 내걸며, 4년마다 한 번씩 개최하는 가히 바둑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최고의 상금이 걸리 세계 최대의 국제바둑대회였다.(여전히 그러할 것이다.) 여기에 조훈현은 혈혈단신으로 출전한다. 당시로서 한국 바둑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열세였고, 중일 슈퍼대항전에서 녜웨이핑이 연전연승하며 중국 바둑계에 희망으로 떠오르던 상황에서, 이 대회를 통해 중국이 세계 바둑계의 최강으로 일본을 확실하게 눌러버리고자 하는 야심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던 차였다. 따라서 주최측에서는 일본을 꺾는 것에 관심을 가졌을 뿐, 형식상 국제대회임을 갖추기 위해 한국에서는 단 1명만 참여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나마 조훈현이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나타내고 있었기에 형식적으로 출전 자격을 주게 된 것이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조훈현이 연전연승을 하며, 결승에 오르게 될지. 그렇더라도, 결승에서는 중국 바둑계의 희망 녜웨이핑이 버티고 있었다. 조훈현이 거기까지만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조훈현은 아니었다. 악전고투 끝에 제5국까지 가며 네웨이핑을 누르고 초대 바둑 올림픽의 우승자로 등극하게 된다. 우승하기까지 주최측의 편파적인 대회 운영은 가히 몰상식적이었다. 초읽기에서 조훈현에게 유달리 불리하게 적용한다던지, 대회 장소 및 일정을 무리하게 잡는다던지 하는 것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다. 아무튼 그런 가운데서 우승한 조훈현은 일약 한국 사회에서 주목을 받으며, 우승 후 입국하면서 카퍼레이드를 한 유일무이한 한국 프로 기사가 된다. 그로 인해 한국 바둑이 붐을 이루고, 최강의 면모를 유지하기 위한 비밀병기들이 탄생하게 된다.

(2권 리뷰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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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목과 알까기 밖에 못하는 나, 바둑전쟁에 빠지다!!
    from Save the Earth! Fire Blog! 2008-11-29 19:21 
    바둑 삼국지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박기홍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상세보기 오목과 알까기 밖에 못하는 나, 바둑전쟁에 빠지다!! 먼지 쌓인 바둑판과 바둑알을 찬물에 씻어내고... 지난 화요일(25일) 소란스런 겨울숲을 산책하며 감귤빛으로 물들어가는 인천 앞바다가 굽어보이는 철마산 등줄기에 올랐다가, 인천지방공무원연수원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다 읽은 책을 연구원 내 도서실에 반납하고 새로 읽을거리를 빌릴 생각으로 집을 나선터라, 철마산에서 연수..
 
 
순오기 2008-05-15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 멜기님은 만화를 본게 아니고 바둑을 즐겼다는 얘기군요.^^ 좋아요!
아래서 두번째 문단 '당시로서 한국 바둑은 일본에 비해 열쇠(?)였고'...열세겠죠?

멜기세덱 2008-05-15 12:08   좋아요 0 | URL
ㅋㅋ, 민망해라....핑계라면, 새벽에 잠안자고 쓰다보니...ㅋㅋㅋㅋ

readersu 2008-05-1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2권 리뷰까지;;;

멜기세덱 2008-05-15 12:10   좋아요 0 | URL
언제 쓸런지는 몰라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