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긴 한숨을 동무하는

못 잊게 생각나는 나의 담배!

來歷을 잊어바린 옛 時節에

났다가 새없이 몸이 가신

아씨님 무덤 위의 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보았어라.

어물어물 눈앞에 스러지는 검은 煙氣,

다만 불타고 없어지는 불꽃.

아 나의 괴로운 이 맘이여.

나의 하염없이 쓸쓸한 많은 날은

너와 한가지로 지나가라.

 

*새없이 : 무엇을 할 사이가 없이 

오하근, <<정본 김소월 전집>>, 집문당. 1995. 에서

 

  김소월의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되어 있는 시이다. 김소월 시인의 짧은 생애는 담배와도 같이 '불타고 없어지는 불꽃'이었다. 너무 짧았기에 아쉬움이 남는 뛰어난 시인 김소월.

  나도 담배를 태운다. 김소월 시인의 이 시는 내가 담배를 피우는 변명이 되어주기도 할 것이다.

  "내력을 잊어바린 옛 시절에 / 났다가 새없이 몸이 가신 / 아씨님 무덤 위의 풀이라고 / 말하는 사람"이 내일부터는 내게 되지 않을까?

  아! 이 놈의 담배를 끊기는 또 더욱 쉽지가 않겠구나!

  담배 한 대 입에 물고 다시 한 번 시를 읊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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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 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로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박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오탁번, 「굴비」 전문

 

  오탁번 교수의 '시 창작'에 관한 글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다. 재미있는 글이다. 그 글에서 오탁번 시인은 딸의 같은 반 친구가 모스부호로 쓴 연애편지에 진정한 시인의 자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옳은 말이다. 솔직하고 정성이 담긴 시가 곧 감동이 될 수 있을테니.

  위의 시는 아마도 구전되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다가 어느덧 눈가에 고인 눈물을 발견했다. 왠지 모를 슬픔이 나를 찾은 것이다.

  생각해 보라. 이 두 부부의 애절한 사랑! 어쩌면 바보같은 사랑 뒤에는 그 시대를 살아온 우리 민중들의 한이 있고 슬픔이 있고 고통이 있다. 찢어지는 가난,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의 현실 속에서 그대로 이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은 변치 않던가?

  요즘의 풍족한 삶에는 이제 이런 사랑이 남아 있는가? 나의 눈물은 이 애절한 사랑에 대한 감동이면서 동시에 이 시대의 잊어버린 참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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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 16강 진출 예상국

(파란색 : 진출예상, 빨간색 : 접전예상)

A조 : 독일 코스타리카 폴란드 에콰도르

  독일의 16강 진출이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코스타리카와 에콰도르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임. 객관적인 측면에서 에콰도르의 전력이 코스타리카를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코스타리카의 경우 월드컵에서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나는 코스타리카에 한 표를 주고싶다.

B조 : 잉글랜드 파라과이 트리니다드토바고 스웨덴

  B조는 잉글랜드, 파라과이, 스웨덴의 16강 진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에 조금의 무게감이 실린 가운데, 남미의 파라과이와 북유럽의 스웨덴이 대접전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월드컵에서 스웨덴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긴 했으나 최근 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라과이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C조 :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네델란드

  이론의 예지가 없을듯하다. 하지만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코트디부아르의 돌풍을 기대해 본다. 

D조 : 멕시코 앙골라 이란 포르투갈

  멕시코와 포르투갈이 무난히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축구의 강호 이란이 어떤 이변을 보여줄 것인가에 기대를 걸어본다. 

E조 : 이탈리아 가나 미국 체코

  가장 예상하기 어려운 조편성이다.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아프리카의 가나, 새롭게 축구 강국으로 급부상하는 미국, 불운의 축국 강국 체코, 어느 하나 손쉬운 팀이 없다. 여기서 이탈리아를 빼놓은 것은 무리수일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의 상승세가 이변의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고, 체코의 불운이 이제는 끝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두 팀을 점쳐본다. 가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F조 : 브라질 크로아티아 호주 일본

  브라질의 16강 진출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크로아티아, 호주, 일본의 접전이 예상되지만 크로아티아의 우세를 점쳐본다. 98 프랑스 월드컵 조예선에서 일본이 크로아티아를 만났지만 1:0으로 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이 그때와는 분명다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 호주의 경우 분명 강한 전력과 히딩크의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큰경기의 경험부족을 무시할 수 없다. 일본과 호주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G조 : 프랑스 스위스 한국 토고

  프랑스가 어떤 전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전통의 강호임에는 분명하지만, 2002 월드컵 이후 프랑스는 더이상 무시무시한 팀은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를 16강 진출 후보에서 빼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스위스의 전력도 분명 강하다. 조직력을 앞세우는 팀으로서 한국이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운 팀임에 분명하다. 한국을 점찍은데 '안으로 굽는 팔'이 작용한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의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과 빠른 돌파력으로 승부한다면 승산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편으로 한국과 스위스의 진출도 기대되는데, 프랑스의 상태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H조 : 스페인 우크라이나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의 손쉬운 진출,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튀니지의 접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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所貴乎講學者, 爲其實用也. -朴趾源-

"공부를 함에 있어서 제일 귀하게 여기는 점은 그것을 실용하는 데 있다."

 


 

  • 所 바 소
  • 乎 ~에 호, ~인가 호
  • 講 익힐 강
  • 爲 할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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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大學》-

"마음이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밥을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 焉 (구말) 어조사 언, 어찌 언
  • 視 볼 시(보다)
  • 見 볼 견(보이다)
  • 聽 들을 청(듣다)
  • 聞 들을 문(들리다)
  • 食 먹을 식, 밥 식(사)
  • 味 맛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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