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시작하는 시점, 그러니까 내게 표시된 시간의 지표는 12시 48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 시간은 달리 표기하면 0시 48분이다. 그래서 지금은 2008년 12월 20일이다. 좀 전에 나는 얼마전 편의점에서 사온 식빵과 딸기잼을 합체해 분해시켰다.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 먹었다는 말씀이 되겠다. 윤도현이 물러나고 어느 여자 연예인이 진행하는 음악 프로에 박정현이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출출한 뱃속에 식빵과 딸기잼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 박정현의 노래 덕분에 좀더 맛있었다.

식빵. 설마 이것은 '식은 빵'일까? 역시 설마였다. 빵도 실상은 저 멀리서 들어온 말이지만, 여기에 붙은 '식'도 순수하게 우리말은 아니다. 이 '식'은 '식다'의 그 '식'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내가 먹은 빵은 아무래도 '식은 빵'이 맞다. 내가 이것을 산 것은 며칠 전의 일이다. 12월 19일까지라는 유통기한이 비교적 잘보이는 이 식빵은 10가 가지런히 들어가 있는 상태로 포장되어 있었다. 그때에도 역시 이 식빵은 식은 빵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食빵'이었다. 먹는 빵이라는 뜻이 되겠는데, 먹지 못하는 빵이 있었던가? 먹지 못하는 빵은 감빵 정도가 될 것인데, 이것과 구분키 위해 먹는 빵이라고 친절히 밝혀 놓지는 않았을 성 싶다. '먹을 수 있는 빵'이라는 소리일까? 아무튼 식빵이 어떻게해서 나오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참 딱한 이름이다. 빵에는 '먹는 것'이란 의미가 현재로서는 내포되어 있는 상태다. 그러니 굳이 '食'을 붙일 이유는 없다. '역전 앞'과 같다. '食=빵'이란 등식이 성립되면서, 달리 말하면 식빵은 '빵빵'이 된다. 우리말에서 반복은 흔히 강조의 기능을 한다. '빵빵하다'가 좋은 예다. 정말로 맛있는 빵이라고 강조하기 위해 식빵이었던 것일까?

그래도 내가 먹은 빵은 '식은 빵'이다. 여기에 역시 차가운 딸기잼을 발라 먹는 것은 출출할 때 나쁘지 않다. 그런데 내가 이 빵을 먹으면서 다시 그 유통기한에 눈이 박혀버렸다. 19일은 몇 십여분 전이었다. 내가 지각하는 시간의 오차를 고려해도 내가 이 식빵을 먹을 시점은 분명 유통기한을 오바해버렸다. 그렇다. 난 분명히 유통기한을 몇 십여분 지난 빵을, 불량한 빵을 먹은 것이다.

이 식빵을 며칠 전에 사면서, 과연 이 유통기한 내에 내가 이 식빵을 적절히 소화시킬 수 있을까? 그럴 듯 싶었다. 늘 언제나 이 야심한 밤에는 출출했으므로. 그러나 그 이후로 나는 아무리 출출했었도 그 출출함의 허기짐을 달래줄 맘이 들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기어코 그 식은 빵이 불량해지기를 기다려 내가 좋아하는 박정현의 노래에 맞추어 붉은 딸기잼을 정성껏 발라 리듬가득히 실어 입속으로 넣었던 것일까?

혼자서 생활을 감내한 것이 곧 3년을 꽉 채운다. 그러나 여전히 나에게는 누군가에게나 있는 생활력이 없다. 이 생활력을 누구들은 아나바다쯤으로 여기니, 내겐 그런 생활력이 없는 것이다. 식은 밥을 버리기 아까워 애써 고추장 간장 김치 한 조가리 얹어 먹는 우리 어머니들의 옛모습은 생활력이다. 그러나 나의 오늘 이 행위가 3년이란 혼자만의 생활에서 터득한, 혹은 자연 발생한 그 생활력의 발동인가? 그렇지 않다, 고 나는 주장하련다. 왜 그랬을까?

유통기한이 몇 십여분이 지난 식은 빵에도 딸기잼은 여실히 고루고루 달라붙어 입속으로 넘어가면 맛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버리기 아까웠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2008년 12월 19일까지라고 이 식빵을 제조한 강양곤씨는 진한 검은색 글씨로 써놓았는데, 도대체 왜? 출출함을 달래줄 내가 가진 유일한 야식거리가 이 식은 빵이기 때문일까? 날은 춥지만 조금만 걸어나가 신선한 먹을거리를 사먹을 수도 있다. 이 식빵을 산 그 편의점이 지척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러하기까지 조금은 고생도 마다하는 나이기때문일까? 그런 고생을 할 정도로 출출하지 않았던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겸사겸사 괜찮겠지 안도하면서 이 불량한 식은 빵을 먹어도 될 것이라 생각해서였을까? 아니다.

이 식은 빵에도 딸기잼은 아주 잘 어울렸고, 나는 박정현의 노래가 들려오는 것이 좋았고, 야심한 밤에 느끼는 출출함은 내겐 익숙한 낭만이고, 그리고, 어쩌면 내 유통기한이 이렇게 몇 십여분이 지난 것은 아닐까하는 우수와 어느 곳에는 있을만한 식은 빵 같이 되어버린 내게 어울린 어떤 딸기잼이 있을까하는 멋진 상상이, 이런 일을 벌인 것은 아닐까?

식빵과 딸기잼을 꺼내 먹으려할 때 문득, 나는 이 식은 빵이 몇 십여분을 지난 유통기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지각했고, 어쩜 이것을 먹고는 무엇인가를 써야겠다고,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그것을 쓰면서, 자꾸자꾸, 난 이 '食빵'이 식은 빵의 식빵이 되어야 옳다고 생각했고, 이것을 먹은 나의 행위를 내겐 어울리지 않은 생활력과 분리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나, 이 비루하고 불량한,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는 어떤 점에서 유통기한이 조금 전에 지난 나, 나라는 존재의 쓸쓸한 우수에 젖어들어, 그래 이것은 내 우울함이야, 잔잔히 이 식은 빵에 딸기잼을 골고루 친절히 발라서 꾸역꾸역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써야만 했던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식빵과 딸기잼은 우연찮게 내가 좋아하는 여가수를 만났지만, 이것은 자못 좋지 아니한가? 그리고 오렌지주스 생각에 냉장고에서 꺼내 들고는, 지금 책상옆에 놓여 있는 방금 냉장고에서 꺼낸 이 오렌지주스가 그 콜드함을 다 제하여지기까지 나는 그것을 마실 여가를 곧잘 만들지 못하도록, 이렇게 잡스럽게 말의 글을 배설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각. 2008년 12월 20일 오전 1시 22분에 말이다. 40여분이 지난 오렌지 주스는 아직 차가울까? 차가웁지 않으면 다시 냉장고에 넣어버려야 할까? 나의 생활력은 그것을 마시라고 할 정도로 강하지 아니하다. 식은 빵을, 그것도 유통기한을 몇 십여분 지난 빵을 먹게한 나의 허접한 우수는 이제 끝난지 2분여가 되었으니 말이다. 물이나 마시고, 그것도 찬물, 속을 다스려야하겠다. 오늘은 잠이 안오니, 속까지 쓰리면 고되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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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12-20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식사 대용 빵'의 줄임말이 아닐까요? ^^ 食자니까.
전에 얼핏 들은건데 '빵'은 원래 불어 '팡'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저도 유통기한 얼마 안 남은 것을 굳이 사 놓고 - 그것도 엄청 긴 녀석 -_- -
'유통기한 끝나기 전에 먹어치워야 해' 라는 강박강념으로 미친듯이 먹죠.
단, 제 경우엔 달콤한 딸기잼이 아니라 케찹의 신 맛에 몸부림 치면서. ㅋㅋㅋ

하지만 멜기님의 '식빵은 식은 빵이다' 라는 공식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ㅡ_ㅡb

멜기세덱 2008-12-2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럴 수 있겠네요.
근데, 저는 식빵을 식사대용으로 먹어본 역사가 없어서...ㅎㅎ

아주 오래 전에 외국어가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여겨지는 단어들을 '귀화어'라고 하는데요, 빵을 포함해서 답배, 수수, 탑, 거위 등등이 그러한 예죠.
빵은 포르투갈이던가요?

L.SHIN 2008-12-21 05:57   좋아요 0 | URL
아? 포트투칼인가요?
그럼..그걸 프랑스어라고 가르쳐준 놈은 뭐냐..ㅡ.,ㅡ

멜기세덱 2008-12-21 12:40   좋아요 0 | URL
나쁜 '놈'이죠.ㅎㅎ
전 착한 '놈'이고....ㅋㅋ

L.SHIN 2008-12-22 00:41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
(이거~이거~ 댓글에는 [추천] 기능 없나..ㅋㅋ)

심술 2008-12-2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르투갈 말 맞아요. 프랑스가 아니라.

eppie 2008-12-2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어원은 일본어의 食パン이겠지요, 하고 일본어 위키페디아를 좀 찾아보니...옛날에도 목탄 데생을 지울 때 빵을 사용했는데 그때는 지우개용의 빵(유분이 적은)이 따로 있었고, 이와 구별하기 위해 먹는 빵을 '食パン' 이라고 불렀다는 설, 메이지 초기 외국인들의 '주식(主食)용 빵'에서 왔다는 설, 서양요리의 '本食' 이 빵이라는 데서 왔다는 설 등등이 있는데...어느 것이 확실하다는 정설은 없다네요. :] '주식' 설이 좀 일반적이고, 즉 L.SHIN 님의 짐작이 대략 일반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겠다 되겠습니다.

멜기세덱 2008-12-22 22:50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ㅎ
지우개용 빵이 있었군요....고건 몰랐넹...ㅎㅎ
 
[타임 패러독스] 서평을 보내주세요.

  『타임 패러독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인간에게 있어서 유한한 시간, 그러나 그 끝을 알듯 말듯, '세월아 네월아' 친근한 명월이도 아닌데, 간혹 내 인생은 시간을 좀 먹고 있는 것을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은 수십년의 연구 끝에, 인간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시간의 중요성은 재삼 언급하지 않더라도, 막연히 시간은 참 소중하지 하고 마는데, 이 책은 보다 구체적으로, 합리적 시간관을 가지고, 그 시간을 보다 효율적이고 최상적으로 사용하라고 권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손해는 아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시간을 지배하라』, 『시간관리의 기술』. 다른 성격이지만 틈새 시간을 이용해 독서할 것을 권하는 다소 괴짜 독서광의 『틈새독서』가 눈에 띈다.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옵션)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시리즈를 권한다. 『게으르지 않고 느리게 산다는 것』이란 책도 있다. 사실 시간에 너무 연연하면 피곤하잖은가?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중고등학생부터, 직장인, 그리고 연로하신 분들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는 시간은 중요한 법. 나의 시간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 건가. 난 왜 이리 늘 급하지, 아 난 너무 게을러서 되는게 없어, 등등등, 그런 분들, 우리모두가 되지 않을까? 다들 읽으시면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라. 천성이 그리 쉽게 어디 가겠는가?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하나의 시간관에 사로잡히지 않고 다양한 시간관을 습득해 균형 있게 발전시켜나가는 일이다. 이처럼 균형 잡힌 시간관을 확립하면 상황에 따라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유연하게 이도하며 최선의 결과를 거둬들일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노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자신의 시간을 소중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 자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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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생각의 출현] 서평을 올려주세요

 『뇌, 생각의 출현』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인간을 구별짓는 "생각"을 추적하는 책이다. 인간은 어떻게 '생각'하게 됐을까? 궁금하신가? 그럼 이 책을 보시면 되겠다.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생각'의 역사는 그 탄생을 준비했단다. 인간의 뇌가 '생각'을 창출하기까지의 그 지난한 역사를 과학으로 풀어나가는 이 방대한 여정은 추천할 만한 가치를 담고 있다. 일단, '생각의 출현' 만큼은 아니지만, 찬찬히 시간을 들여도 좋겠다 싶은 분들은 일독을 권한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이런 책도 있다.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옵션)

  이건 내가 알지 못 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앞서도 얘기했지만, 인간의 '생각'이 어떻게 출현했고, 나아가 우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전방위적 지식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생각은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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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지수 : 19560점


서재지수는 20000 점에 육박(肉薄)해 가고, 마이리뷰도 100편을 넘긴지 이미 오래고, 마이리스트는 미미하지만,

난~, 페이퍼질 좀 했을 뿐이고, 고작 353편으로 TOP100 달릴 줄 몰랐고, 서재질 하느라 공부 좀 안 했을 뿐이고, ㅋㅋ

음, 서재 활동 역사상 처음으로 저도 저런 걸 달아보네요.

요새 즐찾이 몇 명 늘어나 기분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 여세(餘勢)를 몰아, 더욱 분발(奮發)해야겠네요.ㅎㅎ 얼런 마이리뷰에도 달아야겠당!

 

* 육박(肉薄) : 바싹 가까이 다가붙음.
          肉(고기 육), 薄(엷을 박). 살갗이 닿을락 말락 할 정도로 가까이 가는 걸 말하는 거겠죠? 아, 나는 언제쯤 내 사랑하는 님에게 육박할 수 있을까? ㅋㅋ

** 여세(餘勢) : 어떤 일을 겪은 다음의 나머지 세력이나 기세.
           餘(남을 여), 勢(형세 세). 내게 남아있는 힘이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 분발(奮發) : 마음과 힘을 다하여 떨쳐 일어남.
             奮(떨칠 분), 發(필 발). 발분(發奮)으로도 쓴답니다. 奮은 곧잘 '성을 내다'는 뜻으로도 자주 쓰이는데, 아주 그냥 기를 쓰고 성을 낼 정도로 용쓰는 걸 말하는 걸까요? 發에는 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못 분발하면, 큰일 날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래도 우리 힘을 내야죠? 마이리뷰도 TOP100에 들려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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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12-1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그간의 페이퍼질이 :) 나는 리뷰에 50, 페이퍼에 10 붙어있는데 =333

멜기세덱 2008-12-18 21:20   좋아요 0 | URL
이건 뭡니까?

2008-12-18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8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뷰리풀말미잘 2008-12-1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하(慶賀)드립니다. 앞으로도 서재(書齋)가 번창(繁昌)하시길 기원(祈願)합니다.

멜기세덱 2008-12-18 21:23   좋아요 0 | URL
이런 식으로, 흔적을 남기시는군요. 경하, 번창, 기원, 좀 상투적이지 않아요? 신선하면서도, 자극적으로, 그런게 좋죠.ㅎㅎ

순오기 2008-12-1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축하합니다!!
마이 리뷰 100을 달기는 쉽지 않을걸요~ㅎㅎㅎ 아마도 400은 돼야 붙지 않을까?
어린이 책 열심히 쓰면 빨리 달성할 수는 있겠네요~~~ㅋㅋㅋ

멜기세덱 2008-12-18 21:24   좋아요 0 | URL
그간의 리뷰를 3등분해서, 올리면, 한 400 될 거 같은뎅...ㅋㅋㅋ
알라딘은 분량도 좀 신경을 써서 반영해 줬으면...ㅋㅋㅋ
어린이 책....이담에 애나면, 뺏어 읽으려고요.ㅋㅋ

무스탕 2008-12-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로만 따지면 전 455개인데도 그런 꼬리표 없어요.
하여간 좌우지간 감축(感祝)드리옵니다 ^^

멜기세덱 2008-12-18 21:25   좋아요 0 | URL
아하, 왜 그럴까요? 감축은, 이쁜 여자 친구가 생기면 그때 받을게요.ㅎㅎ

꿈꾸는섬 2008-12-1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다른분들 서재 돌아다니다가 멜기세덱님 서재는 얼마전 알게 되었는데 내공이 대단하다 느끼고 있었답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하세요.

멜기세덱 2008-12-18 23:13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내 공이라뇨? 별말씀을...
꿈꾸는섬님이 무슨 공이 있으시다는 건지....ㅋㅋㅋ
ㅎㅎ
자주자주 놀라오셔서, 이 서재가 번창할 수 있도록 공을 좀 세워셔야죠?
ㅎㅎㅎ
 

팔과 손이 아프고 저려, 고만 둘까 하다가, 순오기님 생각에 이 분야를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시사IN> 2008 올해의 책 선정에 있어 마지막 분야는 어린이·청소년 분야다. 사실 이 분야는 다른 세 개 분야와는 그 구분 기준이 좀 다른 데가 있다. 문학이나 인문, 사회 등의 구분이 책 내용적 측면이라면, 어린이·청소년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그 책의 대상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분류하면,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분야의 책이 포함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분야에서 대다수의 추천작들이 거반 문학에만 치중됐다는 것이다. 인문, 사회, 자연, 과학, 문화 등등 그 분야들이 많을 텐데. 어린이·청소년을 따로이 구분하여 분류하는 것은 그만큼 이쪽이 그나마 잘 팔린다는 얘기도 되고, 그에 못지 않게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보다 유효하고 적절하며, 쉽고 간편하게 책을 골라 읽게 하고, 그렇게 하라고 권장하는 효과도 있으니, 너무 문학에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다변화 시켜 아이들에게 선택의 폭과 깊이를 넓혀주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몇몇 관심서적을 제외하고는 내 생전 읽지 못한 책이지만, 이렇게 정리하여 두는 것은 순전히, 순~ 오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순오기 님을 위한 것이다.ㅎㅎ

어린이·청소년 분야 추천에는 "김병규(동화작가), 김중미(동화작가), 김지은(동화작가), 원종찬(아동문학 평론가), 임숙자(어린이 도서관 맨발동무 작가), 조대연(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 편집장), 조은숙(아동문학 평론가)"이 참여했다.

동화작가 고(故) 권정생 선생의 『랑랑별 때때롱』(보리)이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어린이·청소년 분야에서 선정됐다. 이 작품은 권정생 선생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화작가 김지은씨의 평처럼, '지구별에 사는 새달이·마달이 형제가 과학만능 시대를 구가했던 랑랑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기계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생명의 섭리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랑랑별의 현제 때때롱·매매롱을 만난 이들은 함께 '500년 전 랑랑별'로 거슬러 올라간다. 500년 전 랑랑별은 로봇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몸 쓸 일을 잃어버린 사회였다. 과학기술이 만개해 아이들이 '좋은 유전자만 골라다가 맞춰서 만든 맞춤 인가'으로 태어나지만, 이 아이들은 '웃을 줄도 모르고 울 줄도 모르고 화낼 줄도 모른다'. 랑랑별 사람들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과거(과학 문명)와 이별했다."

"일제 식민지 시대 작가 현덕의 『노마네 아이들』 이후로, 천진한 아이들 모습이 이처럼 또렷하게 그려진 예는 달리 없다."(원종찬)

"권정생의 담백한 문장과 <페르세폴리스> 같은 흑백 실루엣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작가 정성희의 그림이 잘 어울린다. 평론가 원종찬은 "강아지 흰둥이의 꼬리를 누렁이 소가 물고, 새달이와 마달이는 누렁이 꼬리를 꼭 붙들고, 개구리와 물고기들은 누렁이 몸에 붙어 랑랑별로 올라가는 대목'을 '동심과 해학과 환상이 한데 어우러져 숨을 쉬는, 우리 동화가 그려낸 영원히 잊히지 않을 명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권정생의 책으로는 녹색평론사에서 발간한 『우리들의 하느님』이 있고, 동화로는 『몽실 언니』, 『강아지똥』,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등 다수가 있다. 원종찬 인하대 교수는 평론집 『권정생의 삶과 문학』(창작과비평사)을 펴냈고, 이원준은 『권정생 - 동화나라에 사는 종지기 아저씨』(작은씨앗)을 펴냈다.

"권정생은 유언장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는 것이니 여기서 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평생 다섯 평짜리 오두막집에서 아픈 몸으로 혼자 살았던 작가는 그렇게 랑랑별과 가까운 어떤 곳으로 떠나갔다. '권정생'을 벌써 그리운 이름으로 남긴 채."

이 외 주목받은 책은 김려령의 『완득이』(창비)다. 이 책은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한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한 『기억을 가져온 아이』등으로 "신예 작가 김려령"은 청소년 문학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해원의 『열일곱 살의 털』(사계절)은 '두발 자유를 다룬 청소년 소설로 머리털과 가위에 빗대어 교육과 사회의 문제를 꼬집는 알레고리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박뛰엄이 노는 범』(계수나무), 『쨍아』(창비), 『꽃신』(파랑새어린이), 『나무를 만져 보세요』(창비), 『날마다 뽀끄땡스』(문학과지성사),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고래이야기), 『다산의 아버님께』(보림), 『들려요? 나이지리아』(검둥소), 『마녀 사냥』(보림), 『맛의 거리』(문학동네어린이), 『뻥쟁이 왕털이』(사계절), 『엄마 까투리』(낮은산) 등이 추천되기도 했다.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 문학 분야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 인문·사회과학 분야

<시사IN> 선정 "2008 올해의 책" - 생태·자연과학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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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세덱 2008-12-1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상품 넣기를 이용해서 『쨍아』를 검색했는데, 이상한 것만 나온다. 검색이 잘 안되는 것 같다. 아니면 상품이 없나? 그래서 이 책의 이미지는 빠졌다.ㅠㅠ;;

멜기세덱 2008-12-1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쨍아~~~찾았당!!ㅋㅋ

순오기 2008-12-17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멜기님, 그러잖아도 브리핑에 뜬 청소년.어린이 분야를 보고 바로 클릭했는데 순오기가 나와서~ '깜딱이야!!' 놀랐잖아요.ㅋㅋ
팔과 손이 아프고 저린데 순~오기가 아닌 순오기를 위해서 해주셨다니 넙죽 절합니다.^^
여기는 그래도 읽은 책이 10권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