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항 7~14번은 말하기, 쓰기, 국어지식 관련 분야이다. 말하기와 쓰기는 표현형식이 다를뿐 그 방법과 원리는 같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의 선정과 생성, 구체화 과정, 개요짜기 등과 관련해 묻는 문제가 많다. 국어지식 분야에서는 주로 어휘의 의미, 맞춤법 등의 언어생활과 관련된 문항이 출제되고 있다.

7. ‘인간관계’에 대하여 글을 쓰기 위해 <보기>와 같은 발상을 하였다. 연상한 내용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손전등=

 

=타인

 

그림자=타인의 의미

①손전등의 빛을 꽃에 비추어야 그림자가 생긴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상대방이 내게 의미 있게 된다.

②손전등이 꽃에 가까워지면 그림자의 크기가 커진다.

타인과의 거리를 더 가까이하면 상대방의 의미가 더욱 객관화된다.

③손전등의 빛이 밝아지면 그림자가 더욱 또렷해진다.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상대방은 내게 더욱 깊은 의미를 띠게 된다.

④손전등의 렌즈에 얼룩이 묻으면 그림자가 왜곡된다.

➡타인을 대할 때 편견이 개입하면 상대방을 참된 의미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⑤손전등을 비추는 방향이 바뀌면 그림자의 모양이 달라진다.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면 상대방은 내게 다른 의미를 띠게 된다.

 

7번은 연상한 내용의 적절성을 묻고 있다. 보기에 나타난 그림을 보고 연상한 내용의 타당한가를 찾아야 한느 문제이다. 선지 ②에서 '객관화'가 적절하지 않음을 알수 있다. '객관화'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8. 시의회에 ‘자전거 전용 도로 설치’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쓰고자 한다. 글쓰기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독자 분석】•시의회는 지역을 위한 예산을 심의․의결하며 시민들의 청원을 심사․처리한다.

•시의회는 지역 주민의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략 수립】설득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론과 관련 법률을 활용하고, 시의회의 역할을 환기한다.                  

【자료 수집】‘통학 중 자전거 안전사고 발생 사례’, ‘자전용 도로 설치에 관한 지역 주민들의 설문 조사 결과’,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등을 자료로 활용한다.       

【내용 선정】자전거 분실 문제, 자전거 이용에 대한 안전교육 문제를 개선 사항으로 제시한다.                 

•자전거 전용 도로 설치가 시민 교통안전, 지역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바를 제시한다.                              

•자전거 전용 도로 설치를 위한 예산 확보를 요구한다.

【조직】•‘사례를 활용한 문제 제기-요구 사항-기대 효과-촉구’의 순서로 구성한다.

【표현】•공식적인 글에 걸맞게 언어 예절을 갖추어 정중하게 표현한다.                                            

•요구 사항이 잘 드러나도록 분명한 어조로 표현한다.

 

8번 문항은 글의 주제와 목적에 맞게 얼마나 잘 글쓰기의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는가를 묻는 문제이다. 글쓰기의 계획을 구체화하는데 있어서는, 전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가? 목적에 알맞은 자료인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보기 "③ 자전거 분실 문제, 자전거 이용에 대한 안전 교육 문제를 개선 사항으로 제시한다."는 글의 목적인 "자전거 전용 도로 설치 요청'과는 거리가 있으므로 글쓰기의 계획이 구체화되었다고 할 수 없다.

9. ‘재래시장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개요를 작성한 후 자기 점검을 해 보았다. 수정 사항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Ⅰ. 문제 제기

Ⅱ. 재래시장 침체의 실태와 그 원인 

  1. 실태                                             

    가. 매출액 감소

    나. 빈 점포 증가

  2. 원인

    가. 편의 시설 미비 

    나. 서비스 의식 미흡                              

   다.대형 유통점 및 전자 상거래 중심으로의 유통 구조 변화

Ⅲ.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

  1.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 공간으로 대체              

  2. 서비스 의식 강화

  3. 특성화 전략 강구                                 

    가. 지역 특산물 시장 육성 및 지원

    나. 지역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된 판매 행사 개최

Ⅳ. 재래시장의 가치 강조 및 활성화 대책 촉구          

 

점검 사항

수정 사항

불충분한 내용은 없는가?

㉠의 하위 항목에 ‘생활 방식의 변화’를 넣어야겠어.

중복되는 내용은 없는가?

㉡은 삭제해야겠어.

주제에서 벗어난 내용은 없는가?

㉢을 ‘접근성과 편의성을 살린 시설 마련’으로 바꿔야겠어.

하위 항목을 포괄하고 는가?

㉣을 ‘지역 전통문화 발전 전략 강구’로 바꿔야겠어.

논리적 일관성이 있는가?

㉤을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동체 의식 촉구’로 바꿔야겠어.


 

 

9번 문항은 개요작성에 관련된 문제이다. 주어진 개요를 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을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보기 ①의 '생활 방식의 변화'는 재래시장 침체의 원인 정도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그 실태의 하위 항목에 들어갈 수 없다. ②의 '서비스 의식 미흡'을 삭제한다는 것은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서비스 의식 강화'를 들고 있으므로 타당하지 않다. ④는 그 하위부류의 항목이 '특성화'의 성격이므로, 이것을 '지역 전통문화 발전 전략 강구'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알맞지 않다. 정답은 ③으로,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 공간으로 대체'는 주제인 '재래시장의 활성화 방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살린 시설 마련'으로 바꿔야겠어"로 수정해야 한다.

10.  다음은 ‘사회 변화에 대비한 복지 정책’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 내용이다. 자료를 결합하여 해석 주제를 생성하는 과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항  목

1995년

2000년

2005년

ㄱ. 여성 취업자 중 전문․관리직 종사자 구성 비율[단위: 백분율]

11.4

14.0

17.5

ㄴ. 가임 여성 1인당 출산율[단위: 명]

1.65

1.47

1.08

ㄷ. 전체 인구 중 30대 미혼 인구 비율

[단위: 백분율]

1.71

2.40

3.75

ㄹ. 평균 수명[단위: 세]

72.2

74.6

76.8

 

자료

 

해석

 

주제

ㄱ+ㄴ

출산보다는 사회 참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여성들의 인식이 바뀌 있다.

미혼 여성을 위한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ㄱ+ㄷ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날수록 결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약해지고 있다.

독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ㄱ+ㄹ

노인 부모를 부양하는 전문․관리직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별에 따른 보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ㄴ+ㄹ

어린이는 줄어들고 노인은 늘어남으로써 고령화 사회로 변하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에 대한 사회적 대비가 요구된다.

ㄷ+ㄹ

1인 가구, 비혈연 가구 등 가족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구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10번 문항은 자료 해석을 통한 주제 생성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제시된 자료를 적절히 결합하여 해석하고, 거기에서 알맞은 주제를 생성할 수 있어야 한다. ①에서는 자료 ㄱ과 ㄴ을 제시하고 있는데, "출산보다는 사회 참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여성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해석하기에는 자료 ㄱ이 적절하지 못하다. 자료 ㄱ에서는 다만 '전문, 관리적 여성 종사자'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②에서는 자료 ㄱ과 ㄷ을 결합하고 있다. 자료 ㄱ은 여성의 경제 활동의 증가를 보여주지 못하므로 정답이 될 수 없다. ③은 자료 ㄱ과 ㄹ의 결합이다. 이를 바탕으로 "성별에 따른 보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제를 생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⑤는 ㄷ과 ㄹ을 통해 가족 형태의 다양화란 해석을 내릴 수 없으므로 알맞지 않다. 따라서 정답은 ④이다.

11. <보기>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요약한 것이다. <보기>에서 언급한 소재의 속성을 으로 이용해서 반박하는 댓글을 쓰려고 할 때,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제목]소를 닮은 사람들

 

    우리 주변에는 소를 닮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기 일이 아니면 소 닭 보듯 무관심하게 대한다.

 

무슨 일을 하든 소처럼 느려 터져서 타인에게 방해가 된다.

되새김질하는 소처럼 두고두고 지난 일에 연연해한다.

황소고집이어서 자기의 생각을 좀처럼 꺾는 법이 없다.

남이 충고하면 소가 느닷이 뿔로 들이받듯 과격하게 반응한다.

    이런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 해로운 존재이다.

 

 

 

 

 

 

 

 

 

 ➜

 

 

 

 

 ➜

 

 

 

 

 

[제목]소를 닮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남의 일에 간섭하기보다 타인의 영역을 존중해 주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일을 처리하는 람도 있어야 한다.                     

자신의 지난 행동을 돌이켜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뚝심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쇠뿔을 단김에 빼듯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소중한 존재이다.

 

11번은 소재의 속성을 파악하고, 이 속상에 알맞에 글을 쓸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제시된 보기에 나타나는 소재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⑤에서는 소의 '뿔'을 예로들어 과격함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댓글로 '쇠뿔'을 이용한 '과감한 결단'이란 댓글은 소재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  소비자 보호 기관 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한 글의 초고이다. 고쳐 쓰려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물품명

휴대 전화

모델명

GJN-9510

하자

 

 

불만

 

사항

구입한 지 1년도 안 된 전화기를 두 번이나 수리를 받았는데 또 같은 고장이 나고 말았습니다. 다시 서비스 센터에 찾아가서 제대로 고쳐지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그제야 본사로 보내 부품을 교체하겠다더군요. 전화기를 맡긴 뒤, 약속한 날이 되어 찾으러 갔더니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며칠 뒤에나 다시 오랍니다. ㉡전화기 고장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런 성의 없는 서비스 태도야말로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로서 이와 같은 처사에 ㉢어케 열받지 않겠습니까?

요구

 

사항

어제는 제 친구도 같은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해당 업체가 신속히 제품을 ㉤수리하거나 교환받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한 달여 동안 낭비한 시간과 엉뚱하게 들인 수리비도 보상받고 싶습니다.

① ㉠은 앞뒤 문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항의했더니’로 고쳐야겠어.

② ㉡은 전체를 개괄하는 진술이므로 글의 맨 앞으로 옮겨야겠어.

㉢은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 비속어이므로 ‘어찌 화가 나지’로 바꿔 써야겠어.

④ ㉣은 ‘요구 사항’이 아니므로 생략해야겠어.

⑤㉤은 주어와의 호응을 고려하여 ‘수리하거나 교환해 주도록’으로 고쳐야겠어.


 

12번은 퇴고 능력을 묻는 문제이다. 전체를 개괄하는 진술은 글의 뒷부분에 오는 것이 다소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답은 ②.

13.  <보기>의 ㉠에 해당하는 것은?

 

<보 기>

 

 

 

 

명사는 보통 모든 조사와 결합할 수 있다. 그러나 ‘극비리’는 ㉠원칙적으로 ‘에’ 외의 조사와는 결합하지 않는 명사로, ‘극비리에 사업을 추진하다.’처럼 사용되고, ‘극비리가’, ‘극비리를’, ‘극비리의’, ‘극비리에게’, ‘극비리이다’처럼 사용되지 않는다.

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

② 이 판국에 네가 나한테 그럴 수는 없다.

③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다들 제멋에 사는데 이러니저러니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

 

13번은 조사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가와 어휘력에 대한 문제이다. "'에' 외의 조사와는 결합하지 않는 명사'에 해당하는 것을 찾으라는 것인데, 정답은 ①이다. ②의 '판국'은 '으로', ''도', '처럼' 등이 붙을 수 있고, ③의 '덕분'은 '덕분으로' 처럼 쓰일 수 있다. ④의 '순식간'은 "젊음은 순식간이다."에서 처럼 조사 '이다'와 결합이 가능하다. ⑤의 '제멋'은 '으로' 등이 붙을 수 있다.

14.  <보기>를 바탕으로 접미사 ‘-되다’에 관한 탐구 학습을 수행한 결과로 타당하지 않은 것은?

 

<보 기>

 

 

 

 

건설+-되다1→건설되다

발견+-되다1→발견되다

평가+-되다1→평가되다

처리+-되다1→처리되다

 

(용례)

․다리가 건설되었다.

․유물이 발견되었다.

 

못+-되다2→못되다

참+-되다2→참되다

막+-되다2→막되다

영광+-되다2→영광되다

 

(용례) 

못된 장난을 치다니.

영광된 자리에 서다.

‘-되다1’은 받침이 있는 말과 없는 말 모두에 붙을 수 있구나.

②‘-되다2’는 명사뿐 아니라 부사와도 결합하는구나.

③‘-되다1’이 붙으면 동사가 되고, ‘-되다2’가 붙으면 형용사가 되는구나.

④‘-되다1’은 행위나 작용의 의미를 갖는 명사와 결합하지만, ‘-되다2’는 그렇지 않구나.

‘-되다1’은 ‘이루거나 만들다’의 의미를, ‘-되다2‘바뀌거나 변화하다’의 의미를 더하는구나.

 

14번은 접미사 '-되다'의 의미와 활용 상의 차이를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되다2'는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로서, '그러한 속성이 있음'의 의미를 가지므로, ⑤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말하기 쓰기관련 문제는 7, 8, 9, 10, 11,12의 6문항, 국어지식 관련 문항으로는 13, 14의 2문항이 출제 되었다.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되었으며, 10번 문항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다. 주어진 자료를 결합하여 어떻게 해석하고 거기에 알맞은 주제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고 있는 문제여서, 평소 신문 등을 분석적으로 꾸준히 읽었다면 큰 어려움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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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은 당초 교육과정평가원이 밝힌 바와 같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된 듯 하다. 학생들이 체감하기에는 다소 쉽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기출문제와 정확히 대비해 보지는 않았지만, 문학지문이 좀 늘어난 것이 아닌가 한다. 문학 지문이 늘긴 했지만, 문학 자체에 관련된 문항보다는 언어사용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의 비중이 보다 높아진 듯 보인다. 여기서는 간략하나마 각 문항별 문제를 살펴보도록 한다.

1~6 듣기평가

이번 듣기평가 문항은 난이도가 매우 낮다. 문제를 푸는데 있어 학생들은 좀 지루했을 듯 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문제를 듣는 동안 답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1. 이제 방송의 일부를 들려 드립니다. 잘 듣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진행자(남): (음악)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카프만 부인이 쓴 ꡔ광야의 샘ꡕ이라는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읽는 이(여): 나는 누에를 키운 적이 있어요. 어느 날 나는 누에고치에서 누에나비들이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는, 그 장면을 유심히 살펴보았죠. 고치에 생긴 작은 구멍에서 누에나비가 긴 시간을 몸부림치며 용케 빠져나오는 것을 보던 나는,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그 가엾은 나비를 도와주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누에고치 하나에 큰 구멍을 내 주었답니다. 좁은 구멍에서 나오는 다른 누에나비들이 날개가 찢기는 듯한 고통을 겪는 동안, 고치에 구멍을 내 준 나비는 쉽게 고치에서 나와 아무런 상처도 없이 아름다운 날개를 퍼덕였지요. 나는 이 나비의 날갯짓을 보며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작은 구멍을 비집고 나온 나비들은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공중으로 날아올랐지만, 큰 구멍으로 쉽게 나온 나비는 책상 위를 몇 번 맴돌더니 얼마 후 지쳐 쓰러졌습니다. 누에나비는 작은 구멍으로 나오려고 애쓰는 동안, 힘이 길러지고 물기가 알맞게 말라 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그땐 몰랐던 거죠. (음악)

 

1. (물음) 이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때로는 참고 기다리는 것도 필요해.

② 겸손한 태도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해.

③ 매사를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해.

④ 성숙하기 위해서는 아픔을 겪는 과정이 필요해.

⑤ 도움을 주기 위한 행동이 오히려 피해를 주기도 해.

 

1번 문항은 카프만 부인의 『광야의 샘』에 나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누에를 키운 경험을 통해, 누에가 힘겨운 과정을 거쳐 나비가 되는 모습, 그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큰 구멍을 뚫어주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나비가 된 누에에게는 치명적이었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당연히 "② 겸손한 태도로 모든 일에 임해야 해." 와 같은 교훈을 얻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이번에는 강의의 일부를 들려 드립니다. 잘 듣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여러분, 대개 어린이가 어른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목소리가 높죠? 오늘은 목소리의 높낮이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소리는 공기의 진동이죠. 진동의 성질은 크게 두 가지 요소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진폭과 진동수인데요. 진폭은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가의 문제이고, 진동수는 얼마나 빠르게 흔들리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진폭이 크면 소리가 크고, 진동수가 높으면 소리가 높습니다.

목소리의 높낮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동수가 높을수록 목소리가 높죠. 어린이가 어른보다, 그리고 여성이 남성보다 목소리가 높은 것도 어린이와 여성 목소리의 진동수가 높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화할 때의 성인 남성 목소리의 진동수는 150~160헤르츠 정도이고 성인 여성은 240~250헤르츠 정도입니다.

목소리의 진동수가 이렇게 다른 주된 이유는 성대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대가 길면 저음을 내고 성대가 짧으면 고음을 내죠. 실로폰의 긴 음판이 짧은 음판보다 더 낮은 음을 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변성기 이전에는 성대의 길이가 0.8센티미터로 남녀가 비슷하지만, 변성기를 거치면서 남성의 성대는 1.8에서 2.4센티미터까지 길어지고, 여성의 성대는 길어 봐야 1.7센티미터 정도까지밖에 자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높낮이가 달라지는 겁니다.

 

2. (물음) 이 강의의 중심 화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어린이와 어른의 성대 구조는 어떻게 다른가?

② 소리의 진폭과 진동수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③ 변성기 남녀의 성대 길이는 어떻게 다른가?

④ 남녀의 목소리는 언제부터 달라지는가?

⑤ 목소리의 높낮이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2번 문항은 강의를 들려주고 그 강의의 중심 화제를 찾는 것이다. "오늘은 목소리의 높낮이에 대해 알아봅시다.", "진폭이 크면 소리가 크고, 진동수가 높으면 소리가 높습니다."라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정답은 "⑤ 목소리의 높낮이는 어떻게 결정되는가?"가 되겠다. 다른 보기는 언급되지 않았거나 부차적으로 언급된 것으로 중심 화제가 되기에는 미흡하다.

3. 이번에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들려 드립니다. 잘 듣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아버지: 철수야, 아빠가 재미있는 놀이 하나 가르쳐 줄까? ‘고누’라고 하는 건데,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놀이야.

철수: ‘고누’요? 어떻게 하는 건데요?

아버지: ‘그림 A’를 보렴. 이게 고누판인데, 이 고누판에서 두 사람이 교대로 자기 말을 움직여서 상대방의 말을 다 잡으면 이기는 거야. 이때 말은 기본적으로 선을 따라 상하좌우로 한 번에 한 칸씩만 움직일 수 있지. 다만, 고누판 네 귀퉁이의 동그라미 부분만은 예외란다. 동그라미가 시작되는 곳에서는 동그라미를 따라 돌면서 여러 칸을 갈 수가 있어.

철수: 어떻게 간다고요?

아버지: 예를 들어 줘야겠구나. 자, ‘그림 A’에서 ‘가’로 표시한 말을 보자. 이 말을 위쪽이나 왼쪽으로 움직이면 한 칸밖에 갈 수 없는 거야. 하지만 아래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거기서 동그라미가 시작되기 때문에 여러 칸을 갈 수가 있는 거지. 가령 1번 자리로 움직이면, 화살표를 따라 동그라미를 돌아서 2번을 거쳐 3번까지, 또 동그라미를 돌아서 4번, 그리고 5번, 6번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거야. 네가 원한다면 1번에서 6번까지 어느 자리에서든 멈출 수 있단다.

철수: 아빠, 그럼, 6번을 지나면요?

아버지: 그러면 자기편 말인 ‘나’에 막히니까 ‘나’ 왼쪽에서 멈춰야지.

철수: ‘가’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어떻게 돼요?

아버지: ‘가’를 오른쪽인 2번으로 움직이면 화살표를 따라 1번 자리를 거쳐 ‘다’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겠지? 그럼 ‘다’를 잡을 수 있단다. 중요한 점은, 상대 말을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그라미를 먼저 돌아야만 한다는 거야. 검은 말 ‘나’를 오른쪽으로 한 칸 움직여서 ‘다’를 잡을 수는 없다는 거지. 반드시 귀퉁이의 동그라미를 돌아 움직이면서 상대방의 말을 잡는 게 이 놀이의 규칙이란다. 그럼, 철수 네가 한번 해 볼래? ‘그림 B’에서 검은 말 ‘가’와 ‘나’가 네 것인데, 상대편 말 ‘다’를 한 수만에 잡으려면 어떤 말을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겠니?

 

3. (물음) 아버지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옳은 것은? [1점]

           그림 A                         그림 B

      

① ‘가’를 ‘1’로       ② ‘가’를 ‘2’로      ③ ‘가’를 ‘3’으로

④ ‘나’를 ‘4’로      ⑤ ‘나’를 ‘5’로

 

3번은 재미있으면서도 쉽지만, 자칫 문제를 끝까지 집중해서 듣지 않았다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아버지가 '고누'에 대해 아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질문은 마지막에 나오는데, 앞에서의 고누의 게임방법에 대해 차분히 잘 들었다면 문제해결에 어려움은 없다. 답은 ②이 된다.

4. 이번에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대화를 들려 드립니다. 잘 듣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 영희야, 여기 신문 좀 봐. 우리나라가 공적 개발 원조를 확대한다네. 너, 그게 뭔지 알아?

: 응~ 그거.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만든 국제적 지원 제도야.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는데도, 그에 걸맞은 원조를 하지 못했잖아. 이제라도 확대한다니 참 잘한 일이야.

: 그래? (휴지) 어려운 나라를 돕는 거야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국내 사정도 좋지 않은데, 아직은 좀 이른 게 아닐까? 수출도 어렵고 경제도 위축된 상황에서……. (휴지) 일단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보고 지원을 많이 하라고 하고, 우리는 좀 더 발전한 다음에 도와주는 게 낫지 않을까? 우리도 살기 힘든데…….

여: 아냐, 더 이상 미룰 때가 아닌 거 같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에만 남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이제는 우리도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할 때라고 생각해. 게다가 공적 개발 원조에 적극 참여하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도 높아질 거야. 물론 잘사는 나라들이 원조를 더 많이 해야겠지.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만 국가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작은데도 더 적극적으로 원조를 하는 나라도 있어.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우리보다 특별히 높지도 않은데 말이야. 여기, 신문에 나와 있는 이 나라 좀 봐.

 

4. (물음) 여학생이 자신의 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비교 대상으로 지목했을 나라는?

 

국 가

국민 총소득

[단위: 십억 달러]

1인당 

국민 총소득

[단위: 달러]

1인당 공적

개발 원조액

[단위: 달러]

 

한   국

682

14,193

9

미   국

11,711

39,644

67

캐나다

976

30,565

81

독   일

2,752

33,309

91

포르투갈

175

16,809

100

파키스탄

97

627

 


 

4번 문항은 두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제시된 자료(도표)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를 묻고 있다. 여학생의 "그렇지만 국가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작은데도 더 적극적으로 원조를 하는 나라도 있어.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우리보다 특별히 높지도 않은데 말이야."라는 말이 문제해결의 단서이다. 도표에서 그 예에 해당되는 나라는 고르면 되는데,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로는 포르투갈과 파키스탄, 생활수준이 약간 높은 나라는 포르투갈, 따라서 답은 ④이 되겠다.

5~6. 이번에는 대담의 일부를 들려 드립니다.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십시오.

진행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노래 한마당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 교수님을 모시고 전래 동요에 대해 말씀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 교수: 예, 안녕하세요?

진행자: 선생님, 요즘 아이들은 동요보다는 대중가요에 훨씬 친숙한 것 같은데요?

이 교수: 맞습니다. 그나마 알고 있는 동요조차도 외래 동요가 대부분이죠. 가령 「여우야 여우야」, 「꼬마야 꼬마야」 같은 노래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진행자: 아, 그래요? 이 노래들이 외래 동요였군요. 그럼, 우리 전래 동요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 교수: 우리 전래 동요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개 놀이와 노래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술래잡기나 숨바꼭질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가 있고요, 또한 동물이나 곤충과 놀면서 부르는 노래들도 많이 있죠. 이처럼 전래 동요에는 아이들의 구체적인 생활 모습이 잘 담겨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요? 그런 전래 동요가 딱히 떠오르지는 않는데 왜 그렇죠?

이 교수: 실제로 지금까지 전해지는 우리 동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죠.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생활문화가 크게 바뀌었고 우리 전래 동요도 많이 사라졌죠.

진행자: 안타까운 일이네요. 이 노래들을 우리가 잘 살려 나가야 할 텐데요. 그럼, 이들 전래 동요에는 또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이 교수: 요즘 노래와 달리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불러 선율이나 노래는 비록 단순하지만 아이들의 감수성이 잘 드러난 노래들이 많습니다. 또, 악보를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노래라도 지역이나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달리 불리죠. 또한 우리말의 리듬이 잘 드러나 있어 누구나 쉽게 배울 수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청취자들을 위해서 우리 전래 동요를 하나 들려주시죠.

이 교수: 네. 전라북도 지방에서 전래된 노래인데요, 잘 들어 보세요. (음악) 마른 논에 우렁 /진 논에 대수리/대수리는 껌더라 /껌으먼 까마구/까마구는 날더라 /날면 비둘기/비둘기는 희더라 /희면 영감

진행자: 선율이 참 특이하네요.

이 교수: 네, 맞습니다. 전래 동요가 대체로 그렇듯, 말하듯이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우리말이 지닌 리듬감이 잘 드러나 있죠. 특히 이 노래에는 전래 동요의 특징적인 형식 가운데 하나인 말 잇기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말꼬리를 이어가며 부르는 노래군요. 참 재미있네요. 그럼, 이와 비슷한 노래를 하나 더 들려주시죠.

이 교수: 그러죠.

 

1. (물음) 이 대담에서 알 수 있는 전래 동요의 특징이 아닌 것은? [1점]

① 말하듯이 부른다.

② 놀이와 어우러져 있다.

③ 아이들의 생활상이 반영되어 있다.

④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발전하여 왔다.

⑤같은 노래라도 사람에 따라 달리 불린다.

 

5번과 6번은 같은 내용을 듣고 푸는 문제이다. 5번의 경우 들려주는 내용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를 메모해두면 금방 해결할 수 있다. 보기 "④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발전하여 왔다."는 우리나라의 전래 동요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근대화과정을 겪으면서 많이 사라졌다고 언급하고 있으므로 대담의 내용과는 반대된다. 따라서 이것을 정답으로 하겠다.

1. (물음) 방송에서 이어질 노래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이제 듣기 문제가 끝났습니다. 7번부터는 문제지의 지시에 따라 답을 하기 바랍니다.

등 굽어 못 간다/등 굽으면 길마/길마는 네 구멍/네 구멍은 시루/시루면 검지

②동무 동무 어깨동무/어디든지 같이 가자/천릿길도 멀지 않고/만릿길도 멀지 않다

③철뱅이 꽁꽁/앉을뱅이 꽁꽁/앉은 자리 앉거라/십 리 밖에 나가면/니 모가지 떨어진다

④바람아 바람아 불어라/대추야 대추야 떨어져라/아이야 아이야 주워라/할배야 할배야 먹어라

개똥불아 개똥불아/번쩍번쩍 개똥불아/이리 와서 나와 놀자/그리 가면 더웁단다/이리 오면 서늘하다

 


6번은 "말꼬리를 이어가며 부르는 노래"라는 단서를 통해, 연쇄법이 사용된 전래동요를 찾으면 된다. 답은 "① 등 굽어 못 간다 / 등 굽으면 길마 / 길마는 네 구멍 / 네 구멍은 시루 / 시루면 검지"가 되겠다.

이와 같이 대체적으로 듣기평가는 평이하거나 그 이하였다고 판단된다. 학생의 언어사용능력의 평가가 주가되고 있다. 듣기 내용에서 정보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다채로운 문항 개발이 요구된다. 문학, 특히 판소리, 시가, 노래 등도 듣기평가를 통해 측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하겠다. 이런 쪽에서 듣기평가의 폭을 넓혀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와 정답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http://www.kice.re.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이하 7번 문항은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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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은 제가 세상에 태어난지 28번째 되는 날입니다.

28번째 맞는 생일, 뭐라 특별히 규정할 만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그런 날은 아닌 듯 합니다.

20대의 젊음과 열정을 차츰 덜어내면서, 이제는 한발짝씩 서른으로 다가가는, 그야말로 '서른 즈음'의 위치에 있는 나이, 사실 이런 나이는 이도저도 아닌, 경계에 걸쳐있는 나이가 아닌듯 해요.

11월의 14번째 날도 또한 다분히 경계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거 같아요. 가을의 끝자락이랄까, 겨울의 초입이랄까, 이것도 저것도 그리 잘 어울릴 법한 날은 아니에요.

그래서, 11월 14일에 28번째 생일을 맞이한 저에게는 다분히 무언가 혼란스럽기도 하답니다.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는 그런 나이가 되었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물음에 사로잡히곤 한답니다.

경계 속에서 우리는 흔들립니다. 갈피를 잡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런 경계를 살아가면서 무수히 경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크고 작음이 문제일 따름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게 이 경계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도 생각이 됩니다.

무엇보다 나를 먼저 찾아야 하니까요. 이제 더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사실! 나는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 물음이 저를 간혹 엄습해 오고 있답니다.

작년 이맘때 저는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문열, <<사람의 아들>>, 민음사, 2004.

 

 

 

다소 종교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도 하고, 이문열 특유의 현학취미를 맘껏 뽐내고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을 어느정도 감안하고 읽는다면, 재미있는 추리소설이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저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인간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가 과연 신의 아들인가, 사람의 아들인가하는 물음, 인간의 구원과 행복은 이런 종교적 의미에서만이 가능한 것일까? 하는 소설 속에서 던져지는 의문들을 넘어서, 저는 나 자신의 어떤 정체성에도 물음을 제기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나는 과연 누구이고, 나는 무엇을 해야하며,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이것은 아마도 예수가 본격적으로 사역에 나서기 전, 그러니깐 서른 이전에 그가 고민한 물음들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물음을 우리에게 넌지시 던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제 28번째 생일이라서 이런 의문과 물음이 의미있을 거라는 것은 아닙니다.

11월이란 계절, 그리고 더이상 젊음의 혈기만을 내세울 수 없는 그런 나이에, 이 소설 <<사람의 아들>>은 또하나의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길고긴 기나긴 가을의 뒷자락과 겨울의 초입의 밤에 읽기 좋은 책이라는 사실, 그것이 다만 14일과 만났을 따름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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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15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랬군요. 멜기세덱님 늦었지만 축하해요^^ 이주 내내 행복이 가득하기를 빌어요~

멜기세덱 2006-11-15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늦으신건 아니랍니닷!! 대내적으로는 음력 9월 25일, 그러니깐 바로 오늘이네요.
 

11월 13일 월요일 출근을 해서 모닝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던 차에, 삐리리~ 문자메세지가 날라오셨다는 통보를 받았다.

  [교○문고] 안☆★님이 주문하신 상품 금일 도착됩니다.

어라! 이게 무슨 소리. 난 주문한 게 아무 것도 없는데 말이야! 교○문고는 인천점에 가끔 들를 뿐 인터넷거래는 전혀 안 하는 곳이다. 그런데 난데 없이 뭔 상품이 도착한다는 건가? 거참 이상하군 하고 넘길 일이 아니었다. 전에 리브★에서 이런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주문처리과정에서 오류가 생겼던 것이었다. 혹시나 내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신용정보가 도용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에 충분했고, 바로 전화를 걸어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일이 생겨서 뒤로 미뤄 두었다.

오전이 지나지 않아서, 전화를 해서 알아봐야겠다고 했던 그것을 잊고 있던 차에,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물건이 배송되었다. 허걱! 진짜 왔네. 어라, 이게 뭐야! 나는 물론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 물건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물건을 받아 들고, 이 상품의 정보를 확인한 순간, 나는 꺅~하고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즐거운 비명을!

지난 여름에 휴가 아닌 휴가가 생겨서 무작정 울산엘 내려간 적이 있었다. 거기엔 참 좋은 친구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무작정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이다. 만사를 제쳐두고 나를 맞아주고 이곳저곳 울산 곳곳을 데리고 다니며 구경시켜준 그 친구들한테 난 아직도 고마움을 느낀다. 더욱이 나의 울산여행을 가이드해 준 한 친구는 자기의 여자친구까지 대동하고 나와, 둘만의 데이트 시간을 없애가면서까지 나의 울산여행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특히 그 친구의 여자친구의 상냥함과 친절함에 나는 매우 고마움을 느꼈다. 하루동안의 귀찮게함을 끝내고 난 인천으로 올라왔다. 그 후 얼마지 않아, 그 친구의 여자친구가 생일이라는 걸 알았을때 나는 고마운 마음도 전할 겸, 선물을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걸 보냈다.

 

 

 

 

다분히 장난기가 발휘된 선택이었다. 재밌게 읽었던 책이라 선물을 받는 상대도 읽는데 부담이 없으리라 여겨 선물을 한 것인데, 예상 이상으로 기쁘게 받아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늘의 이 날아온, 그러니까 내가 주문한 적도 없는 교○문고에서 보내온 이 상품은 책이었다. 2권의 책. 그러니깐 그때 내가 선물은 보낸 그분, 곧 친구의 여자친구분께서 보내주신 것이란 말이다.

 

 

 

 

이 두권의 책을 나는 받았다. 말하자면, 오늘, 그러니까 11월의 14번째 날은 곧 내 생일이다. 결국 내 생일에 맞춰 지난번의 선물에 대한 답례로, 그것도 새끼쳐서 곱배기로 보내온 것이다. 이 아니 기쁠쏘냐. 나는 그것을 알고, 참 마음속 깊이 고맙고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일 테지만, 기대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기쁨과, 사소한 것 하나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준데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갈 때와는 다르게 올 때의 그 풍족함같은 즐거움이 꺅~하는 외마디 비명으로 녹아들어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그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화를 통해 건냈다. 그렇긴 하지만,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그런데, 조금 애매한 것은, 이 책이 내가 아직 읽지 않은 것이기는 하나, 제목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란다. 아직 사랑을 알지 못하는 나에게, 그 후의 것을 알라는 것인가? 그러나 그런 애매함 벗어버리고, 받은 것이니, 고맙고 감사하게 읽어야 겠다. 그리고 재미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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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6-11-14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
오늘이 생신이라는 말씀이죠? 으흐흐흐 축하드립니다! 님도 멋지시고, 친구의 여자친구분도 멋지시네요. ( 혹시ㅡ 이거 흔들린 우정은.. 아니겠죠? -_-)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사랑 후에 오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짧은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뭐, 책의 내용과 제목이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전 사랑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後가 존재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지 않을까요? ..... 흠. 제 생각은 그래요. :)

멜기세덱 2006-11-14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가시장미님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생신'이라는 말이 어울릴 때는 아직 아니지만,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붉은가시장미님의 '사랑'에 대한 생각에 저도 동의는 합니다만, 동'감'하지는 못할거 같아요. ㅎㅎ 다만, 20대가 다 가기전에 그놈의 '사랑'이라는 걸 진하게 해보고 싶을 따름입니다...ㅋㅋ

stella.K 2006-11-1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루 지났네요.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행복하세요.^^

멜기세덱 2006-11-15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괜찮답니다. 대외적으로는 14일이지만, 대내적으론 음력 9월 25일이 생일이에요. 그러니깐, 늦으신건 아니랍니다. 오늘이 음력 9월 25일이니깐요....ㅎㅎ 감사합니닷...^^
 

자가운전자 이시거나 면허증 소지하신 분들은
분담금 신청하셔서 환급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2006년 말까지 환급받아 가지 않으시면 국고로 귀속된다구 합니다.

이 금액이 몇백억 된다고 하는데 국가에서 홍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래에 도로교통공단 홈피주소를 올려 놓았습니다.

가셔서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시면
사용은행 통장으로 교통분담금을 환급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도로교통공단 홈피주소
http://bundam.rtsa.or.kr/apply/searchBundam.htm


교통사고예방 및 감소를 위한 목적사업에 소요되는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2001.12.31까지 운전면허 소지자와 자가용자동차 소유자에게 다음 면허적성검사, 자동차 검사기간에 해당하는 분담금을 징수하여 왔으나 2002.1.1일 분담금 징수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선납받은 분담금중 폐지이후 잔여 개월수에 해당하는 잔액을 환급해 드리고 있습니다.

▶ 환급신청시간 안내 : ARS,홈페이지신청의 경우는 24시간 신청이 가능하며 상담원의 상담가능 시간은 08:45~18:00입니다.
▶ 환급대상 : 2002.1.1이전 운전면허소지자와 자가용자동차 소유자
▶ 환급기간 : 2002.1.1 ~ 2006.12.31까지
▶ 2002.1.1이후 이미 신청하여 환급받으신 분은 환급대상에서 제외됨.
※ 직통 환급 신청 전화번호 :
☏ 02-2230-6401~3, 02-2230-6411~12, 02-2230-6362/6014/6018,
02-3498-2201

산정기준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시지 싶어서 찾아 올립니다. 참고하세요~ ^^

* 산정 기준 *

- 2001.12.31 이전 운전면허소지자의 경우는 2002. 1. 1 이후 개인별 면허갱신기간 남은 개월수에
월 50원씩을 산정하여 환급되며,
최소 수백원 ~ 최대 5,400원까지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 자가용 자동차소유자의 경우는 2002. 1. 1 이후 차량별 정기검사 남은 개월수에
따라 월400원씩을 산정하여 환급되며, 최소 400원 ~ 최대 19,200원까지 환급 받을수 있습니다.
- 운전면허, 자가용자동차의 환급액은 2002.1.1 이후 각각의 검사기간 남은 개월
수에 따라 개인(법인)별로 환급액이 차등하여 지급됩니다.

출처 :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원문보기 글쓴이 : 무무

>> 저도 2천원이 넘게 환급신청했습니다. 사실 적은 돈이긴 한데, 수천 수만 사람들의 몇 천원이 모이면 완전 거액인데, 이걸 이놈의 정부 입으로 넘어가게 할 순 없죠. 홍보도 제대로 안하고 말이지...이런 쯧쯧.

우리 모두 얼런 얼런 가서 환급받읍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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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브라운 2006-11-0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저도 지금 신청했습니다

마늘빵 2006-11-0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99년엔가 면허따고 차가 없어서 한번도 안나갔고, 면허갱신 기간은 올해 중에 받으라 하던데. 해당 없는듯. -_-

멜기세덱 2006-11-0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저도 99년 면허고, 차도 없어요. 면허발급시에 분담금이 포함되는거 같아요. 도로교통공단 홈피에서 조회해보시면 있을거 같은데요..

마늘빵 2006-11-0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네 ^^ 그렇담 조회해야죠. 감사합니다. 이런 정보.

물만두 2006-11-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세덱님 아프락사스님 서재에서 보고 왔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멜기세덱 2006-11-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의 자주가는 카페에서 퍼온거에요.ㅎㅎ 출처를 밝히기는 했지만, 아무튼 원문작성자님께 저도 감사를 드립니다. ㅎㅎ, 근데, 오이(?)가 참 귀엽게도 춤을 추네요. 물만두님께서 저 춤 추시는 거 갑자기 보고싶어지는데용...ㅎㅎ

moonnight 2006-11-03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세덱님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네요. 저도 아프락사스님 서재에서 보고 왔습니다. 3800원 환급된대요. 야호!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

멜기세덱 2006-11-03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ㅎㅎ 반갑습니다. 아프락사스님의 인기가 실로 높군요. 아프락사스님이 부러워 지는데요...ㅎㅎ 만나게 되서 반갑습니다. 3800원으로는 뭘 사먹어야 맛있을까요?
작게작게님> 반가워요..ㅎㅎ 피같은 우리돈을 소리소문없이 정부가 홀라당 해먹어야 되겠습니까? 다른 분들께도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