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건

남 몰래 울지 않아도 되는 특권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누군가의 가슴에 대고 한 없이 울고 싶은 지금이다.

 

(자고 일어나니 또 한 분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심성민 씨. 29살이면, 만으로 따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저와는 동갑이네요. 이 젊은이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세상의 불의일테지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들의 죽음, 형제의 죽음에 오열하실 유가족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이 한 없이 울 때, 우리 지금이라도 따뜻한 위로가 되어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끝없는 아픔에 대성통곡하는 것이고, 또한 사랑이라는 것은 그런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 지금 누군가를 사랑해야 하겠고, 또한 우리 지금 누구든지 사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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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3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해요.

2007-07-31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7-31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의 심정으로 불합리하고 정당치 못한 사회구조에 의해 희생당한 아들은 가슴속 깊숙이 묻을 수 밖에 없을 꺼에요..부모님들 가슴이 미어지시겠네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젠 제발 남아 있는 분들의 무사귀환만을 바랄 뿐입니다.
 

탈레반의 23명의 한국인 피랍 사건도 벌써 열 하루째를 맞고 있다. 그 사이에 첫 피해자가 발생했다. 故 배형규 목사. 그의 피살 소식에 안타까워할 새도 없을 만큼 아직까지도 22명의 남은 피랍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소천하신 故 배형규 목사의 순교에 삼가 명복을 빈다.

42살의 옆집 아저씨같은 푸근한 인상, 아이처럼 헤맑게 웃으며, 어떤 일에도 화내지 않을 거 같은 마음씨 좋은 삼촌같은 모습의 저 사진을 보며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워할 뿐이다.

9살의 어여쁜 딸아이, 그리고 그의 사랑하는 아내. 그들은 아빠, 남편의 죽음에 한 없이 슬퍼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피랍자들의 희생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할 것을 애원했다.

그렇다. 우리는 아직 맘 놓고 슬퍼하거나 위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의연할 수도 없고, 냉철히 비판할 수도 없다. 아직 위험에 처한 우리의 형제들이 있지 않은가? 무엇하나 해결되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고 배형규 목사의 죽음만이 존재할 따름이다.

그러나, 우리 너무 의연한 것이 아닌가? 한 생명이 그 귀한 목숨을 잃어버렸다. 그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슬프지 아니한가?

그들이 비판받는 이유가 죽어야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고통받는 아프간의 민중들을 위해 희생을 자처했다고. 그런 그들의 희생을 우린 존경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리 사회 전체가 침울하고, 아직은 촉각을 곤두세워 남아 있는 피랍자들을 구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고 배형규 목사의 죽음에 대해서 우린 너무 의연하고도 냉정한 것은 아닌가? 그들이 뭘 그리 잘못했을까?

고 김선일 씨의 피살에 온 국민이 추모의 물결을 일으켰던 것을 기억해보면, 고 배형규 목사의 죽음이 한 없이 초라해진다. 온 국민이 고 배형규 목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22명의 남은 피랍자들이 속히 구명될 수 있도록하는 촛불시위 같은 것은 고사하고라도, 우리 사회가 작게나마 저마다 슬퍼하고 안타까워해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적어도 알라디너들은, 그 죽음 하나에 누구보다도 슬퍼하고 함께 울어줄 줄 알았었는데...

* 고 배형규 목사의 죽음은 거룩한 순교였음을 한국의 기독교계는 인정하고 그 순교에 값하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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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7-30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 돌아가신 날, 꿈에서 테러를 당했어요. 꿈에서도 지독히 무서웠는데, 현지에서 겪고 계신 분들의 고통은 오죽할까요. 부디 한시라도 빨리 이분들이 모두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멜기세덱 2007-07-30 13:39   좋아요 0 | URL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요, 그들이 조금 더 힘을 내서 절망하지 않아야 될텐데요. 빨리 돌아올 수 있기를 저 또한 기도합니다.

비로그인 2007-07-30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는 배목사님의 죽음에 대해서 의견도 나누고 추모도 했는데
왠지 알라딘에서는 이야기 꺼내기 쉽지 않더군요.
제 자신이 참 비겁한거죠.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멜기세덱 2007-07-30 13:41   좋아요 0 | URL
비겁하다고야 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줄을 예상 밖이네요. 그러나 많은 분들이 고인을 애도하고 있으리라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승주나무 2007-07-30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 배형규 목사님과 관련해서 여론이 너무 이상하게 쏠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부터는 봉사를 하더라도 눈치를 보고 하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영업활동이 아니라 봉사활동이라면 가장 소외되고 가장 위험한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 원칙이 배목사님의 죽음과 동시에 훼손된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합니다. 예수님이 이 상황을 보시면 개탄하실 일입니다. "박애가 아니라, 헌신이 아니라면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도 담지 마라."라고 하셨겠죠..

멜기세덱 2007-07-31 11:34   좋아요 0 | URL
또 한 분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아침에 들으면서, 할 말을 잃게 됩니다. 부디!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기를...우리 지금부터라도 간절히 바라야하지 않을까요?
 

아직까지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 감금되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23명의 청년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한다.

최근 한국의 기독교단체는 앞다투어 성명을 발표하고 난리도 아니다. 정부에서도 제2의 고 김선일 씨가 생기지 않도록 나름 분주한 모습이다. 각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온 국민이 23명의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판국에 이번 기독교단체의 성명은 눈꼴사납지 않을 수 없다. 누구보다도 그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노력해야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후에 있을지 모를 기독교계에 대한 비판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눈꼴사나운 꽁무니빼기를 하고 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내린 지상명령 곧 "내 증인이 되리라"는 그 명령 하나에 순종하고 선교를 최대의 사명으로 여기는 것이 바로 기독교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단체는 지레 겁먹고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위험지역에서의 "모든 선교 활동을 중지"하겠다는 등 자신들의 본연의 모습까지도 내팽겨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선교와 순교는 동의어라고 할 정도로 어떤 위험과 난관에도 굴복하지 않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것이 기독교의 미덕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성명은 참 얼토당토 않은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본연의 모습까지도 부정하면서 발표한 이번 성명에는 참으로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현재 이번 피랍사건을 바로보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기독교계가 눈치 빠르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언론 등에서도 제기하고 있는 기독교계의 무분별한 선교활동으로 인해 빚어진 비극이라는 시선이 그것인데, 그러나 사회 대부분은 인식은 잘잘못은 나중에 따지고 우선은 23명의 귀한 목숨부터 살리고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기독교단체의 성명은 23명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듯이 보인다. 성명의 일부분에서 이번 피랍자들은 "선교를 목적"으로 간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 "봉사 활동"이 목적이라면서 자기네들과는 전혀 상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그러면서 "정부의 해외 여행 지역 제한 조치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하나마나 한 소리들만 해 댄다.

이것은 곧, 이번 사건 해결 이후 있을 기독교계에 대한 사회의 대대적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보겠다는 얄팍한 추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이들이 선교와는 상관없는가? 기독교의 선교 활동은 교육, 문화, 의료, 기타 다양한 형태로 그 안에 종교적 목적이 내재해 이루어 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의료 봉사를 통해 선교를 목표로 한 것이니, 결국 이들의 활동은 선교활동의 하나다. 이들을 두고 우리와는 상관 없다는 성명은 배반적 행위가 아닌가? 선교를 지상 최대의 과제로 세상 끝날까지 지고 가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의 없는 선교 포기 선언은 또 무슨 꼴불견인지? 참 한심하면서도 이제는 경멸할 지경이다.

나중에 따져볼 문제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선은 탈레반 무장단체의 무자비한 민간인 납치 살해 위협이 그 첫째일 것이다. 그 다음은 어디에 있을까? 과연 위험지역에 무분별하게 선교 봉사 활동을 떠난 그들에게 있을까? 아니면 미국의 절친한 동반자이자 하수인인 한국 정부의 무분별한 군대 파견에 그 근본 원인이 먼저 이지 않을까? 사회는 23명의 피랍자들을 구한 후에 그들을 어느 정도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기독교계는 그들을 감싸 주어야 하고, 더불어 세계 지배를 목적으로 한 미국의 무자비한 폭력과 그에 동조하여 공범자가 된 한국 정부를 먼저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위험한 지역에서의 선교 활동 중지 선언은 점점 한국 기독교가 미쳐간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위험하고 목숨이 위태로운 지역에 기독교가 먼저 손내밀어야 예수 사랑의 실천임을 성경을 통해, 기독교 순교자의 역사를 통해 수없이 배워온 기독교가 아니던가? 벌써부터 눈꼴사나운 꽁무니빼기 행각은 더이상 기독교임을 포기하는 짓이다.

(1시간 동안 열심히 썼던 글이  다 날라가 버려서 다시 쓴다. 에겅! 그래서인지 좀 간결해 진 듯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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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7-2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독교인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날카롭고 비판적인 글을 쓰셨군요. 어쩌면 저같은 비종교인이 비판하는 것보다 독실한 기독교인이 비판하는 게 효과적일지 모르겠습니다.

멜기세덱 2007-07-24 00:47   좋아요 0 | URL
저는 독실하지가 않아서 문제에요. 교회도 안나가니깐.ㅋㅋ 기독교도 그 내부의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닐텐데요, 자칫하면 이단으로 몰리기 십상이니, 조심스러울 밖에요. 그런 점에서 김두식 교수 같은 분이 제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 부드러운 제2의 김용옥 같은 사람도 괜찮구요.

Mephistopheles 2007-07-24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기독교는 왠지 종교라는 이미지보다 비지니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멜기세덱 2007-07-24 00:51   좋아요 0 | URL
한국 개신교 교회 목사들의 비지니스적 마인드는 정말 대단합니다. 어차피 개신교는 속세와 가까워지기 위해 "복음들고" 산에서 내려온 것이니까 어느 정도의 속세적 비지니스 마인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세 확장을 그 자체로 비판할 일도 아니구요. 문제는 그 마인드를 가지고 무엇을 추구하냐겠지요?
 

오늘 문득 든 생각이라기보다는, 간혹 대형건물이나 지하상가 등에 갔을 때마다 들곤 했던 생각이었는데, 그간 별반 대수롭지 않게 여겨오던 터에 이건 좀 아니지 싶은 어깃장이 강하게 박혀오는 이 문제를 난 기어코 말해야겠다.

부평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싱크빅문고엘 아주 가끔씩 들리곤 한다. 여기는 매장도 제법 넓기도 한데다가, 철지난 인문서적들도 많아서 심심할 때 들러 시간때우기가 좋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그나마 할 줄 아는 게 책구경이라고, 이 책 저 책 뒤적이다 보면 한 두 시간은 훌쩍이다. 그런데 보통의 평범한 흡연자라면 이 시점에서 담배 한 대가 생각이 나는게 무척이나 정상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던지라, 그리고 이제 이 책 구경을 끝내야겠기도 해서, 이래저래 고른 책 두 권을 계산하고 나왔다. 담배 한 대 태워야겠다는 심사로 흡연가능구역을 찾았다. 내가 선택한 곳은 지하상가의 나와 어느 거리의 한 복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담배 한 대 피자고 길바닥에 나와 지나는 사람들을 피해 연기를 뿜어대자니, 괜한 어깃장이 생긴다. 하기야 요즘 담배피는 사람이 천대받는 세상인데 이런 하소연이 어리석은 짓인줄 알지만, 찬찬히 따져보면 뭔가 문제는 있어보인다.

우선 담배 피는 사람을 길거리로 내몬 사람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이러한 처사는 길거리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그 피해를 전가시키는 일이 된다는 문제가 그 하나다. 이리 가나 저리 가나 환대받지 못할 흡연자라고는 하지만, 길바닥으로 내몰아 그깟 담배 한 대 피우는 것도 처량히 만들고, 그도 부족해 길거리 지나다니는 사람이 뭔 죄라고 그런 흡연자들이 처량히 내뿜는 담배연기를 들여 마셔야 하겠느냐 이 말이다.

요즘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엄격히 금지시키고 있는 추세인데, 이것에 반기를 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직은 길거리에서의 흡연은 제재하지 않고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예를 들면 횡단보도 부근)에서의 흡연도 어느 정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람직한 흡연자다. 점차 대세가 길거리에서의 흡연을 전면차단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이땅에 흡연자가 연기를 뿜을 수 있는 곳은 없게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또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담배가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기호품이다. 그리고 담배 피는 것 또한 장소의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합법이다. 그런데 많은 부분에서의 흡연 차단은 몇 가지의 모순을 가져온다. 담배 매매와 흡연이 합법이면서, "니 집에서만 피워라"라고 하는 전면적 흡연의 불법화가 그 모순을 일으킨다. 여기에서 흡연자들은 당연히도 "그럴려면 담배를 팔지나 말지."라는 불만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내가 그렇다. 사회적 대세가 흡연을 불법화 하는 것인데 반해, 정부는 더욱 모순된 구조-보건복지부와 담배인삼공사의 양립-를 갖고 있고, 모순된 법과 규정을 동시에 적용하고 있다. 이것은 명명백백히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담배의 전면적 금지를 정부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죽기 전에 그게 가능하기는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하여간 그건 그렇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조금 다른 것이데, 지하상가의 비흡연자나 길거리 지나다니는 비흡연자나 모두 흡연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아직은 합법인 흡연을 하는 사람들의 흡연 권리도 최소한 적으로는 보장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담배 피려면 꾹 참았다가 니네 집에나 가서 피워라."라는 소리는 노무현 정권만큼이나 어처구니 없는 짓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금연구역 내에 최소한의 흡연구역(혹은 흡연실)을 제한적으로나마 정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흡연자들이 정부에 돈 주고 산 담배 피울 권리를 최소한으로 보장받는 것에 지나지 않다. 그래도 이렇게는 해주어야 하는게 아니겠는가 이말이다.

금연을 장려하는 사회 운동과 흡연구역의 제한적 설치는 상충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상호 양립의 구도가 이뤄져야 한다. 흡연자를 극도로 고립시켜 담배를 아예 못피게 하겠다는 발상은 자못 치사한 짓이고, 게다가 법적 흡연의 불법화보다 전혀 온당치 못 한 짓이다. 흡연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는 보장해 주면서, 비흡연자들의 피해는 최대한 막아주면서, 온건히 금연 장려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 정상적 현대 사회에서 상상할 수 있는 것이지, 이런 치사한 수법은 막가파식으로 못된 짓이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 되야한다. 담배를 사면서 내는 돈으로 이것저것 많이 쓰고, 특히나 금연 운동에 적극 지원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것도 모순이라면 모순이겠지만, 적어도 모순되지 않는 단 하나의 일은 해줘야 한다. 그건 바로 흡연자들을 최소한 천대받지 않게는 해 줄 수 있는 흡연구역을 적절히 마련해 주는 것이란 얘기다. 그도 못하겠다면, 정부는 아예 흡연을 불법으로 규정해서 흡연을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조금 다른 상황에서의 흡연 문제를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군대와 관련된 문제인데, 군 입대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병교육 기간 중 훈련생들에 대한 흡연 금지가 그것이다. 신병교육 기간, 그러니까 6주간을 꼼짝없이 금연해야 하는데, 이게 문제의 소지가 무척 크다. 국방부가 금연을 권장하기 위해 이런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6주 후에는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게 하는 곳이 군대이기 때문이다. 기실 훈련병들을 상대로 흡연을 금지시키는 것은 훈련병들에 대한 통제를 강력히 확대하는 수단으로써의 발상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교육훈련 시간 중의 금연이라면 이해하겠지만, 6주간 흡연을 못하게 하는 처사는 흡연자들에 대한 정신적 고문인 것이다. 정확한 통계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6주후, 그리고 자대배치 후, 나아가 군제대로 입대전 흡연자들의 흡연률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내 경험상 확신한다. 그렇다면 신병훈련소에서의 강제적 금연의 적용은 흡연자들에 대한 고문이고 이것은 지극히 문제적이며, 군대의 비인간적 행태라고 규정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리저리 뒤죽박죽 흡연자 입장에서의 어깃장을 놓았지만, 어떤 면에서 이러한 것은 흡연자들의 권리를 짓밟는 것이며, 보다 넓은 시각에서 본다면 인권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대세가 그렇다보니 흡연자들이 끽소리 못하고 있지만서도, 현재 우리사회에서 흡연자들이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을 금연구역 전면적 확대와 아울러 최소한도에서라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또한 신병훈련소에서의 비인간적 강제금연 작태는 당장에 없어져야 한다. 우리사회가 금연사회로 간다고 하더라고 흡연자들을 보다듬고 가야하는 것이지, 나를 포함한 흡연자들을 고립시켜버리고,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면서 가봐야 기분좋게 가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흡연자들이 피우는 담배 연기 속에 깊은 한은 담아 내뿜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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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7-1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무실 한분이 흡연 이야기만 나오면 거의 상욕을 해대며 흡연자를 욕하는 분이 있습니다.그런데 이분이 담배를 안피웠던 분이었냐 하면 그건 아니였거든요. 저 역시 흡연자이지만 분명 비흡연자들이 흡연자로 인해 불쾌감이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반대입니다만 언제부터 웰빙웰빙 했는지 아주 인간이하로 보는 약간은 편협적인 사람들을 마주치면 피곤해집니다. 제가 볼땐 담배도단 술이 더 사회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 기회에 아주 금주법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 미치겠죠?? ㅋㅋ 아마 볼만할껍니다..^^
 

어느덧 서재지수가 10000을 돌파했다. 2007년 7월 10일 오늘 서재지수 10010을 기록한 것이다. 무려 31개월이나 걸린 미미한 결과지만, 하루 평균 대략 10점 정도씩 밖에 쌓은 초라한 기록이지만, 일만의 시대를 넘어섰다는 것에, 자뭇 만족과 우려와, 기대와 번민이 엇갈린다.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목표로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지금의 성장제일주의 만큼이나 이 서재지수 일만 돌파에 거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우리가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1만 달러의 소득을 넘어 2만 달러를 기대하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성찰과 반성을 겸하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에게 그런 소중한 일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일 터, 나는 서재지수 일만을 넘어서면서 나름의 소중한 노릇을 가져보고 싶다는 것이다.

첫 게시물을 2005년 10월 22일의 일이다. 박노자 관련 리스트를 올렸다. 그리고 일주일 뒤 첫 리뷰를 올렸다. 그렇게 서재생활이 시작됐다. 띄엄띄엄 리뷰나 페이퍼들을 가뭄에 콩나듯 그렇게 올렸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를 따지기 보다, 대략난감할 정도로 방문자가 거의 없었더랬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리뷰가 총 68편, 리스트가 6편, 페이퍼가 213편에 달한다. 퍼온 리뷰와 페이퍼를 제한다고 해도 내가 쓴 리뷰는 60여편을, 페이퍼는 200편을 넘을 것이다. 이것들을 한데 모으면 묵직한 책 한 권은 족히 나오고도 남을 량이다. 문제는 그 책의 가치이겠지만서도.

지금까지의 방문자는 총 6981명이고, 현재 65분께서 이 하찮은 서재를 즐겨찾기하고 계신다. 어림잡아 하루 평균 7~8분 정도 방문해 주셨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요즘 그래도 인기가 올라가다보니 최근에는 하루에 한 3~40분 정도는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것 같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고백해야 한다. 무엇때문에 하루에 3~40분씩 이 서재를 찾고, 무엇때문에 65분이 이 서재를 즐찾하고 있는 것인지를. 나는 이점에서 한 없이 부끄러워진다.

60여 편의 리뷰라고 해봐야 양적으로도 미미한 것이지만, 질적으로는 더없이 초라하다. 제대로 된 읽기도 안 됐으려니와 제대로된 독후의 감상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니다. 페이퍼라고 해봐야 쓸데없는 주절거림이거나, 어데서 읽고 옮겨온 종류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서재를 즐찾하고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방문 카운트를 늘려주시는 데에는 이 알라딘 서재 마을 주민들께서 정에 약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도무지 이 서재는 이 일만이라는 지수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몸은 한 없이 게으르기만 해서, 어떤 일을 꾸준히 해 나가지 못 한다. 생각은 많되, 그 생각을 온전히 펴나가지 못한다. 결국 잡생각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스스로 유명무실 용도폐기 시키고 만다. 게시판의 카테고리만 보아도 얼마나 뒤죽박죽인지, 스스로도 한심할 노릇이다. 얼마전 아프 모 님의 서재정리를 보면서 더욱 절실히 느끼는 대목이다. 흥미를 끌 만한 소재도 글쓰기 재주도 없다보니, 더이상 어떻게 나아질 수가 없는 것이다.

서재지수 일만의 시대를 당면하면서, 누구의 말대로 "다만 당면한 것을 당면할 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당면하기 전에 돌이켜야 한다. 그래야만 알리딘 서재마을의 일만 지기다운 면모를 자랑할 수 있을 터이다. 앞으로 얼마 후 쯤 2만이 되고, 10만이 될지 모를 일이지만, 2만이 되서, 10만이 되어서는 이런 공허감이 조금은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보다 꼼꼼히 의미 있는 독서가 내게 필요하다. 이건 다만 서재지수를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허접 날림의 리뷰도 좀 자제하고, 흥미로우면서도 생각 있는, 음미할 수 있는 페이퍼들을 남기고 싶다. 그래야 내가 살고, 지수가 늘고, 즐찾도 늘고, 방문 투데이도 늘어서, 어여어여 늘어서, 일만 hit 이벤트도 하고, 10만 돌파 이벤트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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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pix 2007-07-1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아무튼 서재지수 일만 돌파 축하드려요! 전 이제 막 시작해서 삼천 점도 안 되는데, 까마득하게 느껴지네요.^^ 서재 잘 보고 있습니다. (__)

멜기세덱 2007-07-10 16:19   좋아요 0 | URL
하하!! 감사합니다. 축하받으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그래도....ㅎㅎ 님 서재도 날로 발전하시길 바라요.ㅎㅎ

홍수맘 2007-07-1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저도 아무개님따라 "저 많은 즐찾 65분 중 하나인 저, 평균적으로 꾸준히 들어오는 이 중 하나 인 저, 앞으로도 멜기세덱님의 서재에 무궁한 발전이 있길 바라겠습니다! "2. =3=3=3=3

멜기세덱 2007-07-10 16:21   좋아요 0 | URL
홍수맘님 감사해요. 다 홍수맘님 덕분이에요.ㅎㅎ

비로그인 2007-07-1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의 리뷰가 얼마나 양질의 리뷰인데 이리 겸손을 하시다니...^^
저처럼 온갖 잡설과 감언이설과 음담패설(???)과 유언비어로 가득한 서재보다

만배 가량 낫다고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
범상치 않은 멜기님의 서재가 영원무궁 하시길~
^^/

멜기세덱 2007-07-10 16:23   좋아요 0 | URL
"온갖 잡설과 감언이설과 음담패설(???)과 유언비어로 가득한 서재"를 만드는 게 저 꿈이에요.ㅎㅎ

프레이야 2007-07-10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찾 65중의 한명으로서 뿌듯 ^^
일만 지수 돌파를 축하합니다~~

멜기세덱 2007-07-10 16:23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앞으로 65분 중에 도망가시는 분들은 없게라도 잘 해야되겠어요...혜경님처럼요.ㅎㅎ

이매지 2007-07-10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즐찾 65인 중 한 명으로 (무슨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이런 분위기?ㅎ)
일만지수 돌파를 감축드립니다.
일만이 이만이 되고, 이만이 삼만이 되어 십만을 돌파하는 그 날까지
부지런히 나아가요 ㅎㅎㅎ

멜기세덱 2007-07-10 19:47   좋아요 0 | URL
이 65명의 즐찾분들은 제겐 그 위인들보다 더 소중한 사람들입니닷^^ 감사해요.

nada 2007-07-1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합주가지수 1900을 앞둔 이 시점에 이제 '지수'라면 무섭습니다.ㅋ
그래도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시고 정리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축하드려요.^^

멜기세덱 2007-07-10 19:49   좋아요 0 | URL
제가 주식 등의 경제쪽 관련해서는 문외한이라서요..ㅎㅎ
근뎅, 첨이신거 같아요...반갑습니닷...ㅎㅎ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주식 있으시다면 대강 100배만 오르시기 바랍니다...ㅎㅎ

Mephistopheles 2007-07-10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사람 부끄럽게 만드는 재주가 탁월하신 멜기세덱님이십니다..^^
서재 2.0으로 바뀌면서 좋은점은 저 수치.들이 생각보다 잘 안보이는 곳에 혹은
익숙한 곳에 위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신경을 안쓰게 된다는..^^

멜기세덱 2007-07-10 19:50   좋아요 0 | URL
치~ 신경 안쓰셔도 높기만 하시면서요...ㅎㅎ 메피님께서야 이제 서재지수 쯤에는 초월하신 경지 아니신가요?

마노아 2007-07-1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지수 일만돌파 자리에 제가 있어서 기뻐요~ 멜기세덱님 축하해요. 일만 힛, 십만 지수 때에도 이 자리를 같이 빛내요^0^

멜기세덱 2007-07-11 01: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ㅎㅎ 지금까지 제가 서재지수 일만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마노아님의 공이 지대하답니다...ㅎㅎㅎ 어케 공로패 같은 거라도 드려야 할 터인뎅...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