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선언 펭귄클래식 80
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권화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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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유럽의 모든 세력들,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의 경찰 밀정이 이 유령을 쫓아내기 위해 신성한 동맹을 맺었다."로 시작되는 공산당 선언은 실상 이렇게 두꺼운 책이 될만한 분량은 아니다. 

반공이라는 짧은 한 마디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나라에서 '공산주의'란 쳐다만 봐서도 안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말할 필요도 없이 공산주의는 실패한 사상으로 역사에서 사라져 가고 있으며, 결코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칼 마르크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는 것은 그가 공산당 선언을 쓰기도 했지만 자본론을 집필하여 이미 2세기 전에 자본주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분석해버렸고 자본주의는 그의 경고대로 이미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캐임브리지 대학 역사학부 정치학 교수인 개레스 스테드먼 존스가 본문(?)보다 훨씬 방대한 서설과 주해를 덧붙여 보다 현대적인 관점으로 해석되었다. 아울러, 1848년 원본으로부터 시작해서 유럽의 각 국가별 판본별 서문까지 두루두루 덧붙여 책은 무척 두껍다.

사회 발전의 다양한 단계에서 계속되어온 계급 투쟁의 역사적 의미를 갖는 고전의 가치를 찾기 위해 한 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동서고금을 넘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이 공산당 선언은 보면 볼수록 명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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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 추억을 잃어버린 모든 이에게 우리시대 대표 문인들이 전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
김용택.도종환.양귀자.이순원 외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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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후배가 자신의 감동을 잊지 못해 선물한 소중한 책이다.
표지에 드러난 김용택, 도종환, 양귀자, 이순원은 이 책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이 책은 그렇게 유명한 분들보다는 조금 덜 알려진 분들이 더 맛깔스럽게 쓴 수업에 관한 저마다의 추억 묶음인데 아무래도 상업성을 생각해서 그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 같다. 유명인들의 글은 이미 다른 지면을 통해 접한 경우가 있었고, 제자들과 함께 같은 책에 원고를 내미는 스승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저마다의 사연에 걸맞는 오래된 추억을 연상시키는 흑백 사진들과 학교와 교실을 배경으로한 이미지들이 정겹다. 초등학교 수업시간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인터넷 수업, 독자의 편지로 깨우치는 수업까지 다양한 형태의 배움의 순간들이 읽는 이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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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연애
신자키 모모 지음, 이지연 옮김 / 일송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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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백전백승의 차원에서 여자들의 전략이 궁금해서 읽어본 책이다. ^^
분산연애는 뭘까? 경제용어 중에 분산투자가 있다. 말 그대로 투자에서 오는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여러 군데로 나누어서 하는 투자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책 역시 한 남자에 집착하지 말고 최소 3명의 남자와 양다리 3,4다리를 걸쳐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일본 여자가 쓴 책이다. 기본적으로 순애보 여성에게 좋은 조언이 될만한 컨셉일지 모르겠다. 마치 10년쯤 전에 서갑숙의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며, 차라리 그 보다 수준이 훨씬 낮은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 내용이란 생각이 든다. 엠보싱에 이쁘장한 표지로 포장되었고 온갖 미사여구로 유혹하지만 실상 몇십 분만에 완독할 수 있을만큼 별볼일 없는 내용이니 책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첫사랑의 남자에게 배신 당했거나 남편이 바람을 피워 속상한 여인들에게는 위로가 될만한 책일 수는 있겠다. 그래도 나라면 인터넷 미즈넷이나 유사 사이트를 기웃거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하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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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할 수 없는 이야기 - 두번째 고백 : 끝내 전하지 못한 이야기
공병각 글.그림.사진 / 양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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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에도 많이 인용된 개성있는 서체의 공병각이란 친구가 올해 서른두 살인데 그 동안 책을 두 권 냈습니다. 지독한 실연의 아픔에 관한 집착의 책인데 실연의 아픔이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점점 늘어난다. 그리고, 줄어든다." 공병각이 이 추상적인 글을 미니 홈피에 올렸더니 몇 가지 인상적인 댓글이 붙었답니다.

1.카드빚은 늘어나고, 통장잔고는 줄어들고...
2.통화시간은 늘어나고, 수면은 줄어들고...
3.당신 생각은 늘어나고, 내 생각은 줄어들고...
4.의심은 늘어나고, 설레임은 줄어들고...
5.욕심은 늘어나고, 이해는 줄어든다.

사진은 며칠 전에 출간된 공병각의 두번째 책, '전할 수 없는 이야기'의 297쪽입니다.  
대부분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괴로움을 토로하는 내용인데 이 글은 좀 맘에 들었습니다.

독자로서 팬으로서 나는 공병각이 방황을 접고 보다 자신감 넘치는 청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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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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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권의 책밖에 읽은 적이 없는 사람을 경계하라."
19세기 영국의 위정자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그렇게 말했다.
만약 일생에서 단 한 권 챙으로 '설계자'를 읽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이지 너무도 위험할거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들은 그런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책 좋아하는 이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2010년에 읽을 소설 중에서 이 책이 가장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 문학동네의 카페에서 처음 김언수라는 이름을 접했을 때 김연수의 오타인줄 알았다.

그러한 선입견 때문인지 김언수를 김연수의 꽁무니급 작가려니 하는 건방진 생각도 했었다.
아마도 그 편견 탓에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계자들이란 제목이 오랜동안 음모론에 심취해 있던 나를 자극했다. 속는 샘치고 읽어보기로 했다.

더구나 권여선 선생이 질투를 느꼈다는 작품이 아니겠는가.

처음부터 독자를 사로잡는 스나이퍼의 등장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표적의 만남... 

주인공 이름 래생이나 추, 미토, 미수, 수민, 이발사, 개들의 도서관, 정안, 한자, 권장군과 산타, 너구리 영감, 털보와 같은 인간에 대한 작명도 훌륭했지만 독서대와 스탠드라는 고양이의 작명도 훌륭했고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도 꽤나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아니면 작가의 천재성...
반쯤 읽었을 때 너무도 완벽한 작품이기에 나는 예의 황구라의 김 빠지는 느낌을 생각했다. 잘 나가다가 막판에 뒷심이 부족해서 허무해지는 그의 최근 작들을 생각했다.

작가 김언수는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결코 나를 실망 시키지 않았다.

단 한 줄도 아깝지 않은 문장들... 이 한 권의 책이 나의 마지막 여름을 빛냈다.

멋진 작품이고, 가슴 뛰는 독서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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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24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면, 구입해서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