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 정철의 불법사전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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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가 되지 않았다면 시인이 되었을 것이며,
설령 밤을 새워 피곤할지라도 선거날이면 한나라당의 상대 당을 위해 기꺼이 한 표를 던질 것 같은 사람...
도덕 개념이 희박한 클라이언트에게는 뭔가 까다로운 주장과 교훈을 던져줄 것 같은 사람... 
고민 많은 후배들에게는 따끔한 충고와 더불어 따뜻한 위로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그런 사람일 것이다.



멋진 그림과 촌철살인의 멋진 표현들...

오타를 자살과 연결 지어 표현한 '오타로 얼룩진 인생'의 이야기는 특히 많은 교훈을 주었는데...
고마움으로 끝내주는 즐거움(129쪽) 나이와 나이테와 나이키를 연결하는 즐거운 관점(163쪽), 대한민국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5000만가지나 된다는 표현(173쪽), '침묵은 금이다'가 '침묵=은'으로 오독 될 수 있으니 '침묵이 금이다'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209쪽)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나는 발상의 전환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참으로 유쾌한 책을 읽었다.
10점 만점에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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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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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순진한 남학생이 있었대. 별명이 낙수장이었어. (중략) 사랑하는 여자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울고 있는데 가슴 안 아플 놈은 없거든. 낙수장은 용기를 내서 여학생을 위로해 주기로 마음 먹었어. 그때껏 제대로 말 한번 붙여보지 못한 낙수장은 일단 축 처진 네 어깨를 보니 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해야지 생각하며 속으로 수없이 연습을 했어. 이 정도면 됐다 싶었을 때 드디어 여학생 앞으로 나아갔어. 울고 있던 여학생이 무슨 일예요? 쏴붙이며 낙수장을 빤히 쳐다봤지. 낙수장이 얼른 대답한다고 한 말이 이랬어. 축쳐진 네 가슴을 보니 내 어깨가 아프다······-97쪽

우리는 지금 깊고 어두운 강을 건너는 중입니다. 엄청난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강물이 목 위로 차올라 가라앉아 버리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짊어진 무게만큼 그만한 무게의 세계를 우리가 발로 딛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불행히도 지상의 인간은 가볍게 이 세상의 중력으로부터 해방되어 비상하듯 살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매순간 우리에게 無의 허공을 지나는 것이 아니라 무게와 부피와 질감을 지닌 실존하는 것들의 관계망을 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아 있는 것들이 끝없이 변하는 한 우리의 희망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살았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2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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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의 탐닉 - 김혜리가 만난 크리에이티브 리더 22인 김혜리가 만난 사람 2
김혜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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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지, 월간지 등을 잘 보지 않다보니 이런 글은 책으로 나온 뒤에나 만난다.
인터뷰어 김혜리가 스물두 사람의 인터뷰이를 만난 장소별로 잘 찍은 사진과 함께 두툼 하면서도 읽기 편하게 책으로 엮었다.
처음부터 읽지 않고 중간을 펼쳐 유시민부터 읽었다. 그리고 다시 맨 앞으로 돌아와 김연수부터 빼놓지 않고 차근차근 읽었다. 정우성과 정성일 선생님과의 인터뷰가 특히 새롭게 다가왔다. 내가 잘 모르던 사람들에 대해 이런 인터뷰를 통해 알아가게 된다는 것도 참으로 유쾌했다.
만나는 사람들만다 어쩌면 그렇게 과거와 현재와 주변에 대해 정갈하게 잘 정리하여 질문을 던져 주는지 김혜리 기자가 매우 멋져 보였다.

이 책의 내용들은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다음 링크들처럼...

[김혜리가 만난 사람] 소설가 김연수 (2010.03.08)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7&article_id=59962

[김혜리가 만난 사람] 영화평론가·영화감독 정성일 (2009.09.28)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7&article_id=57907 

[김혜리가 만난 사람] 배우 정우성(2009.10.19)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7&article_id=58124 

하지만, 책의 편집과 종이에 인쇄된 사진을 보면서 편하게 읽는 맛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난 이 글들이 종이책으로 나와 내 손에 쥐어진 것을 매우 행복하게 생각한다.
도입부의 정갈한 글맛도 좋고, 인터뷰 말미에 박스 처리된 추신의 촌철살인도 빛난다.

좌파 언론사로 치부되는 매체의 인터뷰 기사인 탓인지 등장인물들 상당 수가 이 시대에 좌빨로 매도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남긴 '네거티브한 일은 어떤 식으로 해도 성취감이 별로 없어요.'라는 대답처럼 여기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매우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평범하지 않은 이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으며 보다 긍정적으로 잘 살아가고 싶어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터뷰이들을 존경하거나 닮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다.
세상은 참 따뜻하고, 살아 볼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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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사람이 노무현을 말하다
이해찬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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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노무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책을 3권 읽었다.
세계일보 기자들이 엮은 '노무현은 왜 검찰은 왜'가 그 첫번째 책이었고,
사후 자서전으로 빙의인 듯 유시민이 엮은 '운명이다'가 두번째 책이었다. 
다들 좋은 책이고, 알만한 사실을 바탕으로 엮은 회고하는 차원의 책들이었다.

그런데, 세번째로 읽은 이 책 '10명의 사람이 노무현을 말하다'는 제목에서부터 짐작하듯 요 몇년 사이에 크게 유행하는 강의를 문서화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에, 기대가 크지 않았다. 그냥 노무현 대통령 1주기에 맞춰 나온 책이라 예의상 읽어보려고 펼쳤을 뿐이다.

결론은 기대 이상!!!

어떻게 이리도 참여정부와 이명박정부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인식 시켜주는지...
열 사람이 어느 것 하나 겹치지 않는 주제로 이렇게 지금 필요한 시대정신에 대해 일깨워 주었던지...
가볍게 읽어 보려던 나의 계획은 정독에 이르렀다.
정조대왕 이후 209년은 199년대 10년이었음을 이야기 하며, 미국의 무브온을 예로 시민정치활동을 역설하는 이해찬 재단법인 광장 이사장...
유한계금론을 통해 소스타인 베블런이 이야기한 '모든 인간은 보수적이다'라는 이론으로 위안을 주던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당원...
노무지 연기할 수 없는 노무현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반칙, 위선, 모순에 분노하고 도그마까지 다시 살펴 주던 굴복하지 않았던 그분을 이야기 하는 배우 문성근...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통해 미디어법을 가져올 99:1 언론 지형에 관한 걱정과 대안을 이야기 하는 정연주 전 KBS사장...
스노브(Snob)가 지배하는 이 암울한 시대에 원칙을 지키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깨어 있는 시민의 사회를 역설하는 도종환 시인...
영화 식코의 마지막에 마이클 무어가 이야기하는 말, "프랑스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거리로 나와 항의하고 정부를 비판한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두여움이 있다. 길거리에 나서는 걸 두려워 하기 때문에 미국은 괜찮은 의료제도를 가지지 못한 것이다."를 인용하며 또 다른 세상을 향한 표기하지 않는 원칙에 관한 박원순 변호사의 메시지...
입시교육 줄여서 학생 살려내고 평생학습으로 가는 것과 개혁,개방을 사회통합가 이뤄 나가자는 것을 강조하는 이정우 경북대 교수...
법치주의의 개념을 오해하는 현정권을 비판하며, 억압받고 소외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를 위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회고하는 문재인 변호사...
적소적재의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여 믿음직한 인사정책으로 참여정부에 기여 했던 정찬용 이사장의 이야기... 
고종황제의 죽음이 삼일운동을 불러오고, 김주열 열사가 사일구를 불러오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일팔, 박종철이 불러온 육십선언, 스스로의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나의 실패는 여러분의 실패가 아닙니다.'라던 그분을 추억하는 한명숙 전총리의 에너지...

뭐라고 간단히 핵심을 찝어내기 어려울만큼 이 책은 수많은 희망에 대해서 들려준다.
 

아~ 간단히 독후감을 남기려다 깊은 밤 졸려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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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2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이 책도 봐야할 거 같은 느낌이...

진주 2010-06-04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 서점에서 앞부분을 조금 읽어보고 흥미가 생겨 검색하다가 우연히 오게되었어요^^
이 포스트를 보니 책을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좀 생뚱맞지만..정치는 완전 문외한인데ㅠ 어디서부터 접하고 가까워져야하는지 모르겠어요ㅠ

동탄남자 2010-06-07 13:32   좋아요 0 | URL
썰렁한 제 블로그에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소견으로는 정치를 혐오스러운 것으로 인식시켜서 국민들을 멀리하게 하는 것이 못된 위정자들의 생존전략인 것 같습니다. 그럴수록 진주님께서 관심을 갖고 정치인을 몇 사람 딱 찍어서 원칙이나 소신을 바라봐 주시지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끌리는 정치인이 진주님에게 포착되지 않겠습니까. 그럼 바로 그 정치인을 후원하고 응원해주는 건 어떨까요? 진주님의 순수성으로 인해 어쩌면 그의 변절에 배신을 당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으리라 믿습니다. 그럼 어느새 정치초보딱지(?)를 떼어버린 뒤겠지요. ^^V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를 발견하면 그 시인의 모든 것을 사랑하곤 했었다.
매우 단순한 나는... 시가 그 시인이고, 노래가 그 가수이며, 눈빛이 그의 마음이어야 했다.

오늘 아침, 차윤정 교수가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의 환경부본부장&홍보실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별정직 1급 공무원으로 꽤나 영광스런 감투를 쓰게 된 것이다.

오래 전에 S선생님의 말씀을 듣다가 그녀의 책 '신갈나무 투쟁기'를 알게 되었고, 그녀가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그녀의 같은과 선배였다는 Y형을 통해 다시금 소개도 받았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Y형은 처음 만났을 당시 조선일보 기자였는데, 나는 또 다시 혼란스런 생각을 한다. 힘들 때나 외로울 때 친구처럼 참 따뜻한 우정과 위로를 나눠 온 Y형의 실체 또한 따로 있는건 아닐까 하는 고통스런 의심마저 들었다.

불편한 마음을 담아 SMS를 보내니, Y형은 '좀 더 지켜보자'는 답장을 보내왔다.
더 지켜볼 가치도 없다는 나의 메시지가 손가락에서 한없이 맴돌지만 참고 또 참았다.

어떤 선택 하나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한다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차윤정의 글과 메시지와 눈빛들이 온통 거짓이었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자 나는 아침 식사를 도무지 할 수가 없었다.

불편한 기분에서 벗어나고자 바비 킴의 Happiness를 반복해서 듣고 또 들어 보지만 위로는 되지 않는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T형님께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라며 선물했던 기억도 고통스럽다.

 




日急空無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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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치 2010-05-1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마침 저도 이 책에 대해 쓰려고 오랜만에 서재에 왔네요.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저는 책을 갈기갈기 찢어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