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 성공의 표준 공식을 깨는 비범한 승자들의 원칙
토드 로즈.오기 오가스 지음, 정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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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표준화된, 일반적인 성공의 공식과 표상이 있다. 명문대를 나와 사짜 직업을 가졌거나 대기업을 다니거나 꽤 규모가 큰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면 성공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런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겉모습(외형, 표상)도 대동소이하다. 비싼 차를 몰고 비싼 집에 살고 명품으로 휘감거나 호화스러운 여행을 누리거나.
 이런 세상에 난데없이 등장하는 다크호스들이 있다. [다크호스]의 저자들은 이런 ‘뜻밖의 승자’의 예로 아마추어 천문학자였다가 새 행성을 발견하여 천문학계의 스타가 된 메코믹 등을 예로 든다. 15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프랜차이즈 햄버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그가 천문학자로 성공한 사례는 무척 흥미롭다. 그런데 이 사례를 읽는 나의 머릿속에 이런 반발이 떠올랐다. ‘이런 사람은 어쩌다 한 명 나타나는 거지. 우연하게, 아주 아주 우연하게 말이야.’ 마치 작두를 타듯이 이런 내 생각을 간파한 저자들은 “이런 성공 사례를 어느 특정 개인에게 한정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다”라며 자기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쳐나간다.

 

다크호스: 뜻밖의 승자. 과연 이런 다크호스들은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 걸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갈수록 분권화, 개인화 되고 있다. 즉 개개인성을 날이 갈수록 더욱 중요시 되리라는 거다. 이런 사회 속에서 벌어진 웃픈 현상 중 하나가 사회적 정의의 성공과 개인적 정의의 성공이 분열되어 나타나는 양상이다. 일례로 재작년 전국을 강타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주제도 이것 아니었던가. 명문대 합격이라는 사회적 성공의 정의와 개인의 만족감이라는 개인적 성공의 정의가 서로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온갖 비극이 그 드라마에 갖가지 양념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래서 요즘의 우리는 생각한다. 새로운 관점의 성공이 필요하다고. 이 새로운 관점의 성공을 이룰 방법을 찾기 위하여, 토드 로즈와 오기 오가스는 새로운 방법으로 성공한 사람과 사례를 취재했다. 기존의 궤도를 벗어나 자기만의 궤도로 성공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이들이 어떻게 자기다운 성공에 이를 수 있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전작 [평균의 종말]에서 표준화, 평균화라는 개념이 얼마나 우리의 정신과 문화에 악영향을 끼쳤는지를 고발한 토드 로즈는 이번에도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평균의 종말]은 정말 좋은 책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강력 추천) 그는 신경과학자인 오기 오가스와 함께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다크호스 프로젝트를 이 책 [다크호스]는 이 프로젝트의 결과다.

 

 책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메시지에 역점을 둔다. ‘게임의 규칙을 부숴라!’. 쉽게 말해서 판 위에서 놀지 말고 판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자기만의 궤도를 찾으라고. 하지만 나만의 궤도를 찾으려면 일단 ‘내가 누군지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의 숨겨진 의도는 거기에 있다. 내가 누군지를 아는 데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누군지를 알고, 나다운, 나에게 맞는 궤도를 찾는 일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이며, 이는 개개인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말미에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인용하며 행복 추구는 권리이자 의무라는 점을 감동적으로 기술한다. 정말 감동받은 부분이었다.)


 이 ‘내가 누군지를 아는 일’을 이 책에서는 “자기가 무엇에 충족감을 느끼는지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가장 충족감을 느끼는지를 발견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지금, 서점가에는 ‘나답게 사는 법’에 대한 책들이 흥하고 있다. 그 어떤 시대에도 ‘나답게’가 이토록 이슈가 된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나답게’가 중요하다고 말하기 때문일까? 때로 우리는 오해하기 쉽다. ‘나답게’라는 것은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에 주목하는 일은 아니다. 이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고, 내가 어떤 정신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인가를 발견하는 일이지 오늘 나의 기분이 어떻고, 나의 감정 상태가 어떤지를 들여다보는 것과는 다르지 않을까.

 자기 충족감을 찾아야 성공한다는, 새로운 개념의 성공 전략을 제시하는 이 책을 읽으며 진짜 나다운 ‘자기 충족감’은 과연 어떤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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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문 사설과 칼럼으로 배우는 세상 이야기와 국어공부 (중등용) 사설닷컴 국어공부
최홍수 지음 / 사설닷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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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를 다닐 때였나? 여름방학 때 논술 공부를 하다 신문에 난 사설들을 읽으면서 ‘세상에 이렇게 재미 없는 거..’를 삼키며 연신 하품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자 단어들도 너무 많고 생소한 표현들도 너무 많고, 각 사설들이 다루고 있는 소재나 주제에 영 공감을 못했기 때문이었다. 소설은 그토록 좋아하면서도, 사설 한 줄씩 읽어나가는 게 얼마나 곤욕이었는지 모른다.

 만약 그때의 내가 이 책을 만났더라면 사설을 공부하는 게 조금은 덜 힘이 들고 조금은 더 재미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사설닷컴에 출간한 [세상 이야기와 국어 공부] 아홉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신문 사설과 칼럼을 공부하여 어휘력, 세상을 보는 눈, 통찰력 등을 길러주는 책이다.

 

 글공부를 지도해주시는 선생님 한 분이 얼마 전에 조정래 작가가 손자와 주고 받은 글들을 책으로 엮은 걸 보시더니 ‘아들이 고3이었을 적에 나도 이런 방법으로 논술 능력을 키워줄 걸, 내가 넋 놓고 있었다’며 아쉬워 하셨다. 그 책을 보면서 나도 ‘와, 할아버지가 글을 잘 쓰시니 이런 공부법도 생기는구나’하며 신기해했다. 혹시 그 책을 보면서 신기해하셨던, 청소년 자녀를 둔 독자가 있으시다면 부러워만 하지 않으셔도 된다.

 

 [세상 이야기와 국어 공부]의 아홉 번째 책인 이 책은 2018년 8월부터 최근까지의 사설과 칼럼을 돋보기 삼아 세상을 들여다본다. 해당 칼럼을 먼저 읽고, 그 칼럼에 대한 저자의 해설이 이어지고, 주요 이슈나 글에 등장한 한자 단어들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 학습을 마무리하면 칼럼의 단락별 주제를 정리해보는 실습도 해본다.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을 상대로 만든 책이라, 크게 어려운 사설이나 칼럼은 없다. 대부분 현재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할 만한 주제를 담은 사설과 칼럼들이 실려 있고, 어려운 단어들은 저자가 따로 풀어서 설명을 해주고 그 단어를 공부하는 학습 과정을 함께 실어두었다. 책 제목처럼 세상 공부와 국어 공부가 겸해서 되는 신기한 책이다. ?평소 논리적인 글쓰기에 약하다고 느끼거나 논리적인 글쓰기를 제대로 공부해보고자 하는 성인들에게도 아주 쏠쏠하고 유영한 책이다. 


 고등학교 3학년 등 대학 입시생 이상의 학생들을 위한 책으로 [신문 사설과 칼럼으로 보는 0000년의 이슈들]이 따로 출간된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은 찾아보셔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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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지니어스 - 남과 다른 생각을 인큐베이팅하는
피터 피스크 지음, 김혜영 옮김 / 빅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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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고도로 발달하기 때문일까? 인공지능 기계들이 감정을 학습하고 정서를 연습하여 결국 사람과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는 영화들을 최근에 자주 본다. 이런 영화들은 마치 어떤 예보나 전조 증상 같다. 몇 년 안에 저런 AI를 실제로 눈앞에서 보게 되고, 사람 사이에 저들이 섞여 누가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이 안 가는 세상을 살게 될 것 같다.

 기술의 발달은 ‘무엇이 사람다움인가?’라는 질문을 더욱 깊고 치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기계가 발달할수록 즉,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가 더 많이 나타날수록 사람은 도저히 기계가 갖지 못하는 ‘사람다움’을 장착하는 데에 더 매달리는 듯하다.  


 
이 사람다움을 다른 단어로 대체한다면 이 단어가 아닐까. ‘크리에이티브’. 정보들의 결합만으로도 소설을 쓸 수 있고 작곡도 할 수 있다. 인류 역사가 축적한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새롭게 배치하는 방법으로, 기계 역시 예술을 흉내는 낼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흉내라고 나는 생각한다. 크리에이티브는 결합이 아닌 융합이다. 새롭고 영감이 넘치는 생각과 발견, 구상, 기획의 능력을 나는 사람다움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런 면에서 [크리에이티브 지니어스]는 기업가나 리더들, 발명가 혹은 디자이너들에게만 아니라, ‘사람다움’을 찾고 있는 거의 모든 독자들에게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피트 피스크는 여러 기업과 협업해온 비즈니스 전략가다. 더 지니어스 웍스(The Genius Works)’의 창립자 겸 CEO인 저자는 여러 기업과 경영자들에게 혁신방안과 마케팅 전략 분야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런 저자가 일해 온 배경과 경험이 이 책에 꽉 들어차 있다. 이 책은 창의력 천재의 대표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7가지 재능(창의력 혁신코드)를 비롯하여 동서양의 여러 기업과 인물, 브랜드, 사건 등 ‘천재적인 창의력 사고’의 다양한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그런 사례를 통하여 저자는 아이디어 착상에서 신제품 론칭까지 필요한 50가지 생각 혹은 구상 스킬을 설명한다. 이 구상 스킬이라는 게 그냥 글로만 끄적인 게 아니라, 브레인스토밍하듯이 그림으로 명료하게 모델을 제시하면서, 독자(혹은 독자의 팀이)가 필요한 창의력 계발 노하우를 얻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 읽었던 창의력 혹은 기획이나 구상력 관련한 경영서 중에서 가장 유익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번개의 빛처럼 반짝 하고 튀어 올랐다가 사그러지는 단편적인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구성하고 조직화하여 내구성 좋은 횃불로 피워 올릴 것인지, 이 책은 여러 가지 모델과 사례를 통하여 방법을 제안한다. 이 횃불을 어느 타겟에게, 어떻게 거래하면 좋을 것인지 까지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는데 저자 피터 피스크가 2019년 6월에 한국에서 세미나에 참석도 했다고 한다. 이 책을 너무 늦게 만났다. 조금만 더 일찍 읽었으면 저 세미나에도 찾아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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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 - 생각 없이 먹고 마시는 당신을 위한 실험 심리학
알렉산드라 w. 로그 지음, 박미경 옮김 / 행복한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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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건 건강에 좋지 않아.’라는 것쯤은 당연히 알고 있다. 뭔가 짜증이 나고 불만족스러울 때 혀는 물론 식도까지 녹아버릴 것 같은 달디단 디저트를 찾고, 스트레스 지수가 정수리를 지나 이미 뇌까지 마비시킬 정도로 폭발할 것 같은 날에는 눈알이 빠질 것 같은 매운 음식을 찾곤 한다. 그런 음식들을 섭취하는 것, 특히 기분이 좋지 않거나 정상이 아닐 때에 그런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마음과 몸의 건강 모두에 좋지 않다는 걸 모를 수가 없다. 그래도 일단 그 음식들을 찾는다. 찾아서 먹는다. 먹고 난 직후에 잠시 만족을 느낀다. 그리곤 ‘아~ 좀 살 것 같다’고 생각하거나 행복하다고 느낀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 심각해진다. 기쁘게 먹었으면 먹고 난 이후에도 계속 기뻐야 하는데 마음은 그렇게 마음대로 안 된다. 먹을 때는 기뻤지만 먹고 나선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오늘 먹은 량만큼 당분간 먹는 걸 줄이겠다든지 오늘 먹었으니 내일 점심까지 굶겠다라든지. 극단적으로는 먹은 것을 다시 토해내는 일도 있다.
 며칠 후에 혹은 몇 시간 후에, 우리는 저 과정을 반복한다.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마음의 변화를 겪으면서.

 

 

 우리는 왜 자꾸 ‘안 좋을 걸 알면서’ 먹고 마시는 걸까. 폭식증과 거식증을 비롯한 섭식장애는 이미 낯선 증상이나 단어가 아니다. 섭식 습관과 우리의 심리학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기에 우리는 머리론 알면서도 죽도록 먹고 마시는 일을 쉽게 멈추지 못하는가? 행동 과학자인 알렉산드라 로그 박사는 사람이 먹고 마시는 일이 어떤 심리 상태 혹은 심리 현상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연구해왔다. 여러 실험을 통하여 분석하고 발견한 것들을 담은 책이 이 책, [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이다.

 

 

 우리의 섭식에 대하여 행동 과학자가 쓴 책! 제목만 봐도 어쩔 수 없이 손이 가는 이 책의 머리말은 아주 솔직하다. 저자 알렉산드라 로그 박사는 이 책이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 섭식장애를 다루었지만 개인의 특정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해주는 건 아니라고 명백하게 선언한다. 이 책의 내용이 개인의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말하지 않기에, 섭식과 심리학에 대한 몇 가지 원칙들은 책에 기술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시도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라고 한다.

 

 

 이렇게 솔직하고 냉철하게 시작한 이 책은 우리 삶에서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섭식 문제의 면면을 치밀하게 파고든다. 배고픔, 포만감, 갈증, 선호하는 음식, 충동 조절, 폭식증과 거식증, 과식과 비만, 음주, 당뇨병, 흡연 등 먹고 마시는 일로부터 질병까지 섭식과 관련한 주제들을 세세하게 다룬다. 이렇게 목차를 놓고 보면, 일생의 거의 모든 일이 섭식의 심리학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섭식의 심리학을 좀 알았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만약 내가 마음과 몸의 건강을 지키는 데에 적합한 섭식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면 뭐 굳이 읽지 않아도 될 책이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느 정도는 우리 자신을 만드는 것이 사실(이 내용도 이 책에서 기술한다.)인 이상, 내 섭식 습관이 나의 어떤 심리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아는 건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나쁜 습관을 단번에 개선할 수는 없다고 해도, 점진적으로 내가 원하는 섭식 습관으로 나를 길들여갈 수 있지 않을까.
 본인의 섭식 습관에 대하여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싶거나, 아이들의 섭식 습관 혹은 가족의 섭식 습관을 돌아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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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회 2.0 - 분권화 트렌드와 미래 한국
이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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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바뀌는 일은 많은 통증을 동반한다. 하다못해 버스 승차시에 사용하던 토큰이나 버스표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바뀌는 시절도, 지폐 신권이 등장하여 구권에서 신권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도 사회 전반에서 여러 충돌음이 났다. 아마 저 시대를 사셨던 분들은 당시에 벌어졌던 각양각색 에피소드 중 하나 정도는 추억으로 가지고 계시리라.
 저런 혼란과 충돌이 발생한다고 해서 시대가 바뀌는 일을 피하거나 중단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다. 파도가 밀려오면 그 흐름에 몸을 맡길 일이지 파도와 싸울 수는 없는 일이니까.

 

 한국이 변하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지금 한국 그리고 한국인은 격변의 풍랑 속에 맨몸으로 놓여 있다. 어찌 보면 막막한 일이고 또 다르게 보면 기회로 보이기도 한다. 뉴스들만 보아도 작금을 두고 ‘위기는 기회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건 명심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운도 아니고, 타자의 지원도 아니다. 실력이 있어야 위기가 기회가 되는 법이다.

 

 그럼 우리가 다져야 할 실력은 무얼까? 어떤 부분에서 내실을 다져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먼저는 우리 사회의 면면에 대하여 정확하고 냉철한 진단과 솔루션 분석이 필요하다. 신간 [디지털 사회 2.0]을 읽는 이유는, 바로 저러한 진단과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회 2.0]은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이 한국의 정치, 경제, 금융, 교육, 의료 등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를 바라보는 책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의 이근 교수를 비롯하여 각계 전문가들과 저명한 학자들이 쓴 보고서를 모아 책으로 낸 것이다. 이 보고서들이 제안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아니다. ‘이러 저러한 미래가 온다’는 비전에서 더 나아가 현재 한국 사회 각 분야가 가지고 있는 약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보완하여 더 나은, 해당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까지 제안하고 있다. 


 특히 촛불집회로 특징되는 한국의 역동적인 정치 흐름에 SNS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새로운 정치제도의 과제는 무엇인지, 미래 정치의 주체는 누가 될 것인지 등 한국 정치의 현재를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한 리포트가 인상적이다. 또한 교육 분야에 있어서, 지금 우리 사회가 교육의 어떤 점에 집중하고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가야 할지를 잘 짚어 준다. 교육에 대한 리포트는 실제로 교육부를 비롯하여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전문가들이 함께 읽고 우리나라 교육 정책 방향을 잡는 데에 많이 참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미없는 교양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대단히 역동적이고 흥미롭다. 포털 사이트에 오르내리고 있는 뉴스들을 눈여겨 보고 있는 사람들 혹은 한국 사회의 현안에 대해 같이 고심하거나 염려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이 책을 유익하고 흥미롭게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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