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매探梅'
크고 작은 가지마다 휘도록 눈이 쌓였건만
따뜻함을 알아차려 차례대로 피어나네
옥골玉骨의 곧은 혼은 비록 말이 없어도
남쪽 가지 봄뜻 알고 먼저 꽃망울 틔우네
*매월당梅月堂 김시습의 시 탐매探梅 중 한 수다. 탐매의 시작은 눈쌓인 길을 떠나 남쪽으로 길을 나서면서부터다.
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눈쌓인 추위에 매화를 찾아 그 아름다움과 맑은 향기를 즐기는 것을 탐매探梅 또는 심매尋梅라 하고, 봄기운이 더 완연해진 후 만발한 매화를 찾아 감상하는 것은 관매觀梅 또는 상매賞梅라 했다.
하여, 관매觀梅나 상매賞梅는 이미 매화의 그 맑은 기운을 잃어버린 후이고 더욱 인파 속 묻혀버린 매화는 향기마져 흐트러져버린 까닭에 그 맛과 멋이 덜하다. 물론 이 또한 다 취향이니 더 무엇을 이르랴.
무릇, 매화를 보고자 함은 추위 속에서 그 향기 더욱 맑고 그윽해지는 탐매探梅가 제격이다.
남쪽 가지 봄뜻 알고 먼저 꽃망울 틔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