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 해도 '순정만화'로 찾으면 강풀의 _순정만화(2011)_가 먼저 뜨는. 아니면 보다 최근까지 이어지는 일본 작품 _월간순정 노자키군_이.
한데 최근에 한국 순정만화를 재조명하는 시도들이. 한편으로는 페미니즘의 부상과도 관련이. 다른 한편으로 마니아 문화의 메인스트림화와도 연관이. 하지만 무엇보다 단단한 애호가들의 애정이. 결실을 맺는 느낌이랄까.
순정만화의 맛을 겨우 알듯말듯한 입장에서도. 고맙기만한. 예전의 추억을 되살리고, 그동안 지나쳐버린 '작품들'을 재발굴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감사한.
처음은 _한국 순정만화 작가 사전(2017)_이었던. 이북으로만 출간되었고. 정말 우연히 알았고. 읽어보다가. 한국 순정만화의 넓고 깊음(?)에 새삼 놀랐던 계기가.
그리고, 올해 순정만화를 본격적으로 회고하고 재발굴하는 책들이 연달아 나온. _아무튼, 순정만화(2020)_, _안녕, 나의 순-정(2020)_에 이어 최근 _순정만화에서 SF의 계보를 찾다(2020)_까지.
끝을 내지 못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조금씩 읽어가는 모양이 되어버린. 구매한 책도. 구독 플랫폼에서 빌려서도. 종이책으로도 이북으로도. 파편적으로. 부담없이.
90년대에 머무른 순정만화 지식으로는 따라가기가 벅찬 부분도 분명. 그 이후는 주로 TV로 접한. 최근 웹툰도. 마찬가지. 하지만 읽는 재미가.
가장 무서운 부분은. 책마다 걸쳐놓은 순정만화 목록.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작정했다는 느낌이. 알라딘 행사 페이지는. 도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