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일 꿈 이야기

 

    꿈의 색 - 빨간색

 

 

    아직 하늘도 내 방도 검은 어둠의 시간 - 아마도 아침 6-7시경 - 나는 잠에서 깨었지만 계속 이불 속에서 꼼지락.
    솔직히 말하자면 그보다 더 빠른, 새벽 시간부터 잠이 깨었지만 억지로 잠을 자려고 바둥바둥대고 있었다.
    가수면 상태에서 울려오는 문자 소리. 문자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고 다시 이불을 돌돌 말아 눈을 감은 시간이
    아침 7시 53분.

 

    현대도 아닌 과거도 아닌 묘한 배경속에 한 학교가 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가득한 학교.
    지상 위는 그렇게 평화롭고 평범한데, 지하는 그렇지 못했다.
    어쩌다 호기심을 가지게 된 나와 친구는(여전히 도대체 누군지 모르지만 친구로 나오는 그 녀석)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는 어두웠었다.
    고풍적인 건물로 아름답게 지은 지상 위의 학교에 비해 지하의 건축은 전부 철 구조물 뿐이라 삭막하기까지 했다.
    우리는 철 계단을 내려가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뼈들과 옷만 남아버린 교복들. 그리고 죽어가고 있는건지 죽은건지 알 수 없는 학생들.
    그들의 얼굴과 몸의 피부들은 괴상한 병에 걸려 피와 얼룬진채 녹아내리는 듯 했다.
    그들은 굉장히 괴로워 보였는데 이상한 것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의 꿈에선 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무성 영화처럼 -

    그 때 누군가 무섭고 근엄한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여기는 바이러스가 지배했다. 너희들도 감염되었을 것. 지상 위로 올려보내면 안된다."

    그것은 우리를 가리키는 말이었고, 왠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쫒아왔다.
    우리는 이 경악할  - 지하 세계에서 바이러스 실험을 하고 있는 듯한 -  사실을 지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우리도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채 정신없이 위로 도망쳤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상도 이미 난리가 난 상태이다. 그 사이에 시간이 또 지나가 버린걸까.
    지상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하얀색으로 치장한 나이 들은 남자는 - 그러나 전혀 나이 들어보이지 않는 - 공중에서
    어른 남자들에게 학생들을 모두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도대체 저 하얀 남자는 어떻게 공중에 붕붕 떠 있는걸까.

    우리는 도망을 치다가 어느 곳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는 군인들이 2열로 마주보고 서서 무언가를 했다.
    오른쪽 줄에 있던 군인들이 갑자기 왼쪽줄에 있던 군인들의 어깨에 머리를 대며 큭큭거리며 웃었다. 뭐가 재밌지?
    그런데 갑자기 왼쪽줄에 있던 군인 남자들이 바지를 벗고 엉덩이 맨살로만 거대한 방둑을 미끄럼타듯이 내려갔다.
    방둑 위에는 온통 미역인지 다시마인지 파래인지 해초들이 잔뜩 깔려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보며 으악했다.
    맨 살 엉덩이로 저 위를 미끄럼 타면 해초들이 엉덩이 사이에 다 껴버리잖아!! 뭐하는거야!!! ㅡ.,ㅡ

    저 아래로 왜 내려가는지 궁금해서 우리도 따라 미끄럼을 타며(바지를 벗진 않았다!) 내려갔다.
    밑에서 느껴지는 해초들의 거친 마찰.
    다 내려가니 역시나 엉덩이 사이에 잔뜩 껴버린 해초들의 군인들. 저걸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도대체 무슨 짓이야. 갑자기 그들은 방둑에 앉았다. 나도 그들 곁에 따라 앉았다.
    (설마 해초로 엉덩이 마사지 해서 바이러스를 치료한다고는 하지 말아줘 =_=)
    앉아서 대롱거리는 발을 보고 있으니 옆의 하얀 골판지 같은 부분에 피처럼 붉은 액체 한 덩이가 보였다.
    그 붉은 액체는 내 발로 이동해 빨간 구두가 되었다.

    하얀 양말 위에 신겨진 빨간 구두, 어릴 때 접했던 잔혹동화 <빨간 구두 아가씨>가 떠올랐다.
    구두는 너무나 선명하게, 피처럼 빨간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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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속에서의 빨간구두는 일종의 "리비도"라고 미국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맥도널드 와퍼셋이 주장한 바 있다지요.

L.SHIN 2008-03-02 12:16   좋아요 0 | URL
정신분석학 용어로 '성본능' '성충동'의 뜻.
그러나 프로이트는 리비도가 승화되어 정신활동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리비도를 자기보존 본능과 대립되는 것으로 보았으나 나중에는 에로스(영원의 결합을 구하는
본능)라고 하여 죽음의 본능, 즉 삶을 파괴하려는 본능과 대립시켰다고..
그런데 융이 말하는 리비도는 생물학적 개념뿐만 아니라 자기를 완성하기 위해 집단무의식을 뛰어 넘고
개인 무의식을 뛰어넘는 과정, 즉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원초적 궁금증의 욕망 해결이랄까요.
하지만 저런거 다 모르겠고, 그저 제가 느끼는 것이라곤 -
어른과 어린이를 둘 다 가지고 있는 내 안의 '갈등'이 정신적 에너지로 변환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Mephistopheles 2008-03-02 12:20   좋아요 0 | URL
맥도널드 와퍼셋의 주장은 융이나 프로이드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들이 주장한 모호한 경계를 꿈에서 나타나는 대상과 사물 심지어 색감까지 구체적으로 정의했습니다 궁금하시면 작가의 이름으로 검색 한 번 해보세요..

L.SHIN 2008-03-02 13:53   좋아요 0 | URL
흠. 그래봐야겠군요.(그런데 전 늘 올칼라의 꿈을 꾸는데..^^;)

Mephistopheles 2008-03-02 15:28   좋아요 0 | URL
설마..진짜로...맥도널드 와퍼셋이라는 작가를 찾진 않으시겠죠?? 에스님?? 만약 그러셨다면...이건 완전...유주얼 서스펙트의 "고바야시"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반전인데 말입니다.=3=3=3=3=3

L.SHIN 2008-03-02 17:49   좋아요 0 | URL
뭐야!! 진짜로 검색했단 말입니다! ㅡ.,ㅡ (어쩐지 안 나오더라니)
지금 보니...맥도날드의 와퍼셋 버거 이야기군요.킁...(당했다...털썩)

Mephistopheles 2008-03-02 19:54   좋아요 0 | URL
에스님...맥도날드에는 와퍼셋이 없습니다..버거킹이라면 모를까?? ㅋㅋ =3=3=3=3=3

L.SHIN 2008-03-02 21:29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아악~~~~~~~!!!!!!!!!!

302moon 2008-03-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하하하하(무한한 웃음). S님은 바로 위에서 악악거리시는데, 저는 왜 이리 웃기죠?<-;;; (도망)

L.SHIN 2008-03-04 18:09   좋아요 0 | URL
이리 오세요. 문님도 메피님의 사악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군요. 훠이~훠이~ ㅡ.,ㅡ

프레이야 2008-03-04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 '빨간구두'를 떠올렸어요.
페넬로페 크루즈의 잊히지 못할 그 구두요.

L.SHIN 2008-03-05 20:14   좋아요 0 | URL
어떤 영화죠? ^^

프레이야 2008-03-06 21:10   좋아요 0 | URL
제 서재 페이퍼에 있다우.
찾아보셔용^^
 

 

 

    2008년 3월 1일 꿈 이야기

 

    꿈의 색 - 연두색

 

    어제 밤 10시 49분.
    나는 미리 예매해둔 영화를 보러 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고 영화 시작 21분 전에 고민을 했었다.
    영화 시작 시간은 11시었고 예매 취소는 1시간 전에야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바보의 쓸데없는 고민.
    10시 50분, 해당 사이트에서 그 사실을 알았으니 (차로 10분거리니까) 영화를 보러 가야했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너무나 피곤하여 시체처럼 벌러덩 누워 기절수면을 하였더랬다.
    심야영화표 4,000원은 휘루루룽~ 증발 ㅡ.,ㅡ

    새벽 6시 30분 이후, 오늘 아침에 꾼 꿈들.(기억이 나는 것은 오랜만이라 반갑다)

 

    어느 넓은 들판의 광장.
    몇 명의 사람들과 나는 연을 날리고 있었다.
    푸른 하늘에서 꼬리 흔들며 이리저리 비행을 만끽하던 여러 연들.
    나는 내 연이 다른 연들의 줄과 엉킬까 조심하며 날리고 있었다.
    줄을 더 늘리고 싶어 손잡이 부분을 봤으나 내 연의 손잡이엔 더 이상 늘릴 줄이 없었다. 대실망.
    하늘을 보았다.
    이미 아주 멀리 아주 높이 날고 있으니 더 이상 안 늘려도 괜찮겠지.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거대한 노란색 국화 한 송이가(그것도 줄기 없이 머리만!!) 떡 하니 떠 있는게 아닌가.
    이런~! 그러다 내 연의 줄이 엉키겠어. 저리가 !
    도대체 어떤 무식한 놈이 저렇게 커다란 국화를 날리고 있는거야! (그것도 진짜 생화를 !!)

    두 번째 꿈의 내용은 세 번째 꿈을 꾸는 바람에 싸그리 잊어버리고 말음 ㅡ.,ㅡ

    검은 물이 태안의 기름기 가득한 바다물처럼 끈적이듯 출렁이는 어느 작은 물터.
    친구와 (매번 꿈에서 친구로 출연하는 녀석이 나오는데, 도대체 누군지 모르는 사람) 나는 물가 주변을 서성였다.
    내 왼손엔 기다란 나무 작대기, 오른손엔 목검이.
    물가는 검은 물과 나뭇가지들로 인해 지저분했다.
    죽어 있는 물고기들. 누군가 구워 먹으려고 나무 꼬챙이에 꽂은 채 시커멓게 태워먹고 통째로 그냥 버린 물고기들.
    나는 물가에서 튀어 올라오는 살아 있는 작고 하얀 물고기가 보이자 목검으로 여러번 때려서 잡았다.
    두 번째 또 튀어 올라오는 살아 있는 물고기. 또 목검으로 때려서 잡았다.
    우리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죽어 있는 물고기를 먹을 수는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화면이 바뀌었다.
    우리는 그 장소에 그대로 있었지만, 물은 온통 말라 있었다.
    우리는 왜 물도 없는 곳에서 배를 만들어 탈출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까.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그렇게 생각했었다.
    배를 만들 나뭇가지들을 구하려고 그 마른 땅 위의 바짝 마른 나무와 수풀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그러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자세히 보며 친구를 불렀다.

    커다란 통나무의 속을 파다가 만 듯한, 배를 만들려고 했다가 완성하지 못한 듯이 보이는 그것을 보며 나는
    말했다. (어느새 통나무 앞면에 부착되어진 판자들을 떼어내면서)
   

   " 우리 이걸 뜯어서 배를 만들자 "

    그러자 친구가 생각을 했다. 나는 그 친구의 생각을 읽을수가 있었다.

    [ 그거 물이 새면 어쩌지? ]

    나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 그렇다면 내가 시험을 해볼게. "

    나는 그렇게 그 만들다 만 배의 어느 나무 조각들을 가지고 멀리 이동을 했다.
    한참을 걸었다. 여전히 비쩍비쩍 마른 땅 위를.
    둔턱을 내려가니 앞에 검은 물이 가득한 곳이 보였다.(도대체 그 곳에 물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 앞에는 어린이 크기의 해골과 검은 형체의 무언가가 있었다.(나는 둘 다 사람으로 인지했다)
    나는 그 어린 해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가로 내려가 가지고 온 나무 판자로 만든 작은 통을 띄웠다.
    그런데 처음 보았던 - 빈틈없던 - 통나무의 모양이었던 그것이 어느새 여러 판자를 이어 만든 것으로 변해 있었고
    그 판자들 사이로 나 있는 틈새로 물이 스며 들어왔다.
    나는 그것을 그냥 배로 사용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새 배를 만들어야만 했다.

    나는 일어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물가보다 약간 높은 곳에서 나를 바라보는 해골과 검은 형체를.

 

    나는 친구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물가를 벗어나 둔턱으로 올라섰는데, 갑자기 뒤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우리를(해골과 검은 형체와 나) 위협하는 것을 느껴서 마구 뛰었다.
    우리는 정신없이 도망을 쳤다.
    오로지 마른 지푸라기만 가득했던 황폐한 땅은 어느새 내 발 밑에서 풀이 무성한 들판으로 변해 있었고,
    계속 흑백이던 세상에(세 번째 꿈에서) 처음으로 색이 보였다.
    발 밑에서 부드럽게 넘실거리던 연두색의 무성한 풀들. 풀들.

    도망가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것이 무성한 풀들을 짧게 깍으며 우리들 쪽으로 무서운 속도로 다가왔다.
    거대한 거인이 잔디깎기로 풀을 잘라내는 것 같았다.
    나는 급한 마음에 어느 높은 나무 위로 헐레벌떡 올라갔다.
    어떤 사람이 내가 숨을 고르며 앉아 있는 나무의 곁으로 오고 있다.
    나는 그 사람을 쳐다보다가 그 사람이 눈동자를 돌려 나를 위로 쳐다 보았을 때 나는 모른 척 시선을 돌렸다.

    [ 그 사람은 나를 못 알아볼거야 ]

    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깨달은 것은 바로 내 자신이 <줄어드는 남자>에서 나오는
    '스콧'처럼 아주 작았기 때문이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작아져 있었다.

    그럼에도 나를 힐끗 똑바로 쳐다보던 그의 커다란 두 눈동자는 잊을 수가 없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작은 생물체인 나를 그 거대한 남자는 무어라고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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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3-01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꿈에서 친구로 출연하는 녀석이 나오는데, 도대체 누군지 모르는 사람 --> 이거 정말 대박이에요 재밌어요 ㅋㅋ꿈을 이렇게 잘 기억하다니, 대단해요- 저는 깨어나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거든요, 심지어 매번 꿈에서 나오는 친구가 누구인지 모르는데도 동일한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는 것조차도 신기해요
&
저도 오늘 아침에 영화 예매해둔거 취소했어요. 알라딘 영화할인권 4000원권, 2월달에 3월 상영 영화를 예매하는 경우에도 사용 가능한가? 실험하느라 예매했는데 예매한김에 그냥 보자, 생각했거든요- 근데 귀찮아서 취소했어요. 저는 다행히 취소는 됐지만, 취소수수료를 1000원이나 물었어요. 할인권 한번 써보려다가 생돈 물고 ㅋㅋ

L.SHIN 2008-03-02 10:51   좋아요 0 | URL
워낙에 특이한 꿈을 많이 꾸는데다 대체로 다 기억을 해서..예전엔 [꿈 일기] 노트를 만들어서
자주 기록하기까지 했었거든요.^^; 나중에 보면 재밌을거 같아서 다시 여기에 기록하려고..(웃음)
물론, 다 기억하진 못합니다. 잠을 너무 많이 자면 꿈을 많이 꾸니까, 그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만.
정말로 매번 출연하는 녀석이 있는데 나는 누군지 모르는데 꿈에선 '친구'로 나와요.
어쩌면 저의 또 다른 나 - 자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죠.(웃음)
&
웬디님도 날렸군요. 그것도 1,000원 더 들여서.ㅋㅋㅋ

푸하 2008-03-0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인상적인 꿈이네요.
근데 목검과 나뭇가지. ㅋㅋ '국화를 날리고 있는거야! (그것도 진짜 생화를 !!)'
목검으로 물고기를 때려 잡다. ㅎㅎ
그런 꿈 많이 꿔주세요.^^:

L.SHIN 2008-03-02 10:52   좋아요 0 | URL
제가 좀 엉뚱해요..ㅋㅋㅋ
오늘도 엄청나게 스펙타클 액선 꿈을 꿨는데, 유감스럽게도 일부만 기억이 나네요.(긁적)
그래서 생각나는 것만 기록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꿈 많이 꿔주세요' 라니. ㅋㅋ

302moon 2008-03-03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한창 갖가지 꿈을 꾸곤 했을 때(지금도 특이한 건 곧잘 꿔요;) 자주 등장하는 녀석이 있었는데, 저 또한 그 녀석이 도대체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는 거 있죠.(;)

L.SHIN 2008-03-04 18:08   좋아요 0 | URL
역시 우리들의 또 다른 나 '자아'일까요? (웃음)
아니면 정신적 도플갱어이거나.^^;
 

 

 

    아주 그냥 콱 -

   
     Hans Hemmert 의 작품중에서 -

     으휴 -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내 허리가, 내 배가

    바지에 낑겨 버릴줄 어찌 알았겠어 =_=

    가만히 실내에 앉아서만 일하니까 뿌룽뿌룽 늘어나 버린 나의 뱃살...

    신기하지. 피부가 이렇게 늘어난다는게. 고무도 아니건만.
    (이봐,이봐, 지금 신기해 할 때가 아니지!! ㅡ.,ㅡ)

    사람들은 다 나이탓이라고 하지. 흥, 아니야 !
    이건 다 운동을 열심히 안한 탓일게다.
    자, 이번 주말, 산 한번 올라보자~

    쿠룽쿠룽쿠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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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29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욧, 운동을 안 한 탓!! 퍽퍽~~~

L.SHIN 2008-02-29 19:04   좋아요 0 | URL
으악 으악 ....
그렇다고 내 뱃살을 때릴 것 까지야...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2-29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바늘로 찌르면 푸쉬쉬쉬~ 하며 루니툰 만화처럼 마구 날라다니지 않을까나요?=3=3=3=3

L.SHIN 2008-02-29 19:05   좋아요 0 | URL
음...왠지 그 자리에 주저 않아버릴거 같은디요.
저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메피님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앞으로 확 꼬구라질텝니다.ㅎㅎ

Mephistopheles 2008-03-01 00:39   좋아요 0 | URL
제가 유도를 좀 해가지고요.그냥 넘어지신다면 사뿐히 어깨넘어치기로 넘긴 후 살짜쿵 외십자 조르기로 마무리해드리오리다.

L.SHIN 2008-03-01 15:58   좋아요 0 | URL
흥..저 거대한 풍선을 상대로 유도라니, 외십자 조르기라니.
그 밑에 깔려 바둥바둥대실게 뻔한데 말이죠. ㅡ_ㅡ 훗

Mephistopheles 2008-03-02 23:56   좋아요 0 | URL
원래 유도는 상대의 힘을 이용하는지라..^^

마늘빵 2008-02-29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씬하시면서... -_-

무스탕 2008-03-01 11:34   좋아요 0 | URL
내 말이.. -_-

L.SHIN 2008-03-01 15:58   좋아요 0 | URL
뱃살은 예외라죠. =_=

rosa 2008-03-0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날씬한 사람의 똥배는 정말 치명적이긴 하더라구요. 물론.. L님을 두고 하는 얘긴 아니예요. ^^

L.SHIN 2008-03-02 17:51   좋아요 0 | URL
넵...'마른 비만'이 더 무섭데요.ㅡ.,ㅡ
물론 저를 두고 하신 말이라는거 다 압니다.ㅋㅋ
 

 

 

    【 기억재생기 】- 다시 보고 싶은 20세기

      1997년 4월, 어느 추운 날 밤 12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92년, 내가 14살 때, 나를 비롯하여 내 주변 어른들은 내가 변호사나 검사가
      꼭 되리라고 믿었던 사건이 있었다.
      얄팍한 장사술로 부정을 저지르는 학원에 나는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 그들이 먹은 돈중 2/3를 토해내게 했었다.

      그보다 1년 더 거슬러 올라가 1991년, 어떤 성인 남자를 '미성년자 폭행법'으로 경찰서에 끌고 가려고 했었다.

      1992년, 15살 때, 사회를 비판한 나의 일기가 공개되는 바람에 교육자들과 주변 어른들이 나를 더욱 더 어려워했었다.

      나는 우월감을 느꼈었지만, 16살까지는 그림 그리는 것에만 미쳐서 공부에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18살부터 막연하게나마 법학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늦은 공부를 하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스스로의 쇠사슬에 나를 가둔 구속의 힘은 너무나 대단했었다.
      결국, 19살 봄에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에 무리가 가면서 법학에 대한 공부는 접어야만 했었다.
      가슴의 통증이 심각해지기 며칠 전 밤에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꽃샘추위'가 무엇인지 체감했던 일이 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장시간의 공부를 마치고 밖을 나갔었다.
      시간은 자정을 조금 넘은 - 어제와 오늘이 만나는 시점

      세상에, 명색이 봄인데 어찌 그리도 추울 수가 있는지.
      얼마나 힘을 주었던지 목이 부러지는지 알았었다.
      이제 그만 내년을 기약하고 물러가야 하는 동(冬)장군이 봄의 꽃을 시샘하여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것 같았다.

      내가 그 때, 의무적인 기분이긴 했지만 법학을 그대로 전공하여 법조계에 몸을 담고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그 좋아하던 그림 그리는 것도 뒤로 하고, 사회를 풍자하는 성장소설을 내겠다던 야심찬 계획도 덮고
      14살 때부터 마음 한켠에서 나도 모르게 커져 갔던 '의무'를 이행하고자 그런 진로를 택했건만,
      이도 저도 이루지 못하고 몸만 상한 19살을 맞았던 나의 잔인한 봄.

      칼같이 차갑던 4월의 바람은 나의 목을 부러뜨렸고, 나는 이렇게 저렇게 다양한 일을 하면서 시간을 죽여갔다.
      신경성 스트레스가 원인인 통증이기에 심장을 보호하고자 무의식적으로 나는 그 무엇에도 마음을 담아두지
      않는 무감정/무관심의 상태로 몇 년을 살게 되었다.
      이미 세상과 문을 닫고 살은 것은 13살부터이긴 했지만, 이미 20살에 죽을 뻔 하기도 했었지만.

      영혼을 모두 태워 소진할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빠져드는 나의 일을 갖는 것에 늘 목마르던 나.

      열어둔 창문으로 차가운 바람이 스며든다.     
      올 해는 목이 부러지지 않고 방향을 조금 돌려 원래의 내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2008. 01. 23 - 세상 그 어떤 빛보다 밝았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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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28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의의 에쓰님이 법조계에 몸담았어야 하는데 말이죠 이얍!
나 에쓰님의 그림이 궁금해요

Mephistopheles 2008-02-28 00:58   좋아요 0 | URL
엘신님은 서재를 닫으셨죠..에스님이라죠. 메롱!=3=3=3=3

L.SHIN 2008-02-28 01:02   좋아요 0 | URL
법조계에 몸을 담겠다는 생각은 버렸지만 이제 곧 범죄와 싸우는 일은 할겁니다, 웬디 수사관.(웃음)
그래요. 18살 전까지 끄적거렸던 그림 몇 점을 천천히 올려볼게요.
그 때는 주로 펜화를 그렸지만 이젠 파스텔화, 수채화, 유화 등 다양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을 그리는 일이 더 즐겁더군요.(웃음)

L.SHIN 2008-02-28 01:03   좋아요 0 | URL
메피님 : 하도 많은 분들이 공개적으로 '엘신'이라고 해서 (고쳐 달라고 말하는데도) 이젠 지쳐서
그냥 냅두기로 했지롱, 메롱~ 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2-28 01:04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러시면 안되죠..이 서재가 개설된 근본 목적을 망각하시다닛..!!=3=3=3=3

L.SHIN 2008-02-28 01:1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이젠 쓸데없는 에고이즘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이제사 후회하죠.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으로 인해 '엘신'을 좋아했던 많은 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은 것에 대해 -

웽스북스 2008-02-28 01:22   좋아요 0 | URL
아 죄송해요 ㅜㅜ 수정 수정
제가 이래요 하여튼 ;;;;
(그래도 나 처음이죠 그죠? 신경썼었는데, 글을 보다가 마음이 녹아서 머리도 녹아버렸나봐요, 그런데 나 양치기 메피님이랑 안놀건데 ㅋㅋ)

Mephistopheles 2008-02-28 21:1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웬디양님...소년이라고 불러주시니..

웽스북스 2008-02-28 21:46   좋아요 0 | URL
저 소년이라고 안했거든요???!!! 흥
비행기 티켓이나 끊어주세요

레와 2008-02-2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빛이 따뜻해요..^^

L.SHIN 2008-02-29 19:06   좋아요 0 | URL
차가움 속에서 따뜻함을 보시는 멋쟁이 레와님 ^^
 

 

      운명의 날 대비하는, '종자 노아의 방주' 공식 가동

      팝뉴스 2008. 02. 26 (10:06)

      한미영 기자

     


전세계 수백만 종의 곡물의 종자를 저장하는 대형 지하 저장소가 26일 공식적으로 가동된다고 CNN 등 해외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였다.

‘운명의 날 저장소(Doomsday Vault)’라 불리는 이 씨앗 저장소는 전쟁, 자연재해, 농업 경영의 악화 등 온갖 종류의
재난으로부터 곡물 씨앗을 영구 보존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노르웨이 정부가 투자하여 노르웨이 본토와 북극 사이에
위치하는 스발바르 섬에 만들어진 이 저장소는 지난 해 건설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저장소는 약 4백 5십만 종의 씨앗을 보전할 수 있는 규모로 사실상 전세계 주요 곡물의 씨앗의 거의 전 종류를 보관하게
될 예정이다. 이 씨앗들의 수집과 보존 작업을 맡게 되는 것은 ‘세계 곡물다양성재단’으로 이 단체는 곡물의 다양성을 보존
하고 각 나라와 단체에 그와 관련된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2004년 유엔이 만든 것이다.

이 저장소는 북극 지방의 산 지하 120미터 아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등의 심각한 위험이 닥쳐도 끄떡없다.
곡물다양성재단의 고위 담당자 캐리 파울러는 이 저장소가 씨앗들을 수 백 년 넘게 안전하게 지켜주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하면서 “이 상태로는 밀이나 보리, 콩 등 주요 작물들을 만년 이상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혜의 조건과 냉장 시스템을 이용하여 저장소 내부는 평균 영하 18도, 저장소 주변은 평균 영하 4도로 유지될 예정이다.

곡물 보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단체들은 실용 곡물 뿐 아니라 야생 곡물 또한 보존 목록에서 누락되지 않아야
그 다양성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저장소에 관심을 보였다.

노르웨이 정부 발표에 따르면 북극에 씨앗 저장소를 만들려는 아이디어는 1980년대에 이미 제기되었으나 현실적 문제로
2004년에야 그 계획 구체화되어, 성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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