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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길을 걷다가 무심코 쳐다 본 하늘에

 

     멋진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날고 있었다.

 

     나한테서 튀어나온 단어는,

 

     "와-! 옥수수-!!"

 

      .........

 

      응....?

 

      어.....내가 방금 뭐랬지....?

 

 

 

      어....

 

 

 

      요즘 들어 나는 옥수수를 자주 먹었다.

      그 날도 먹었을 것이다.

 

      날이 덥다.

      그리고 나는 요즘 들어 자주 정신줄을 놓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독수리와 옥수수의 공통점은 가운데 '수'자가 달랑 1개 들어가거늘, 쯧...;

 

 

 

       방에서 주방으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단, 2~3초.

       그 사이에 나는 왜 주방에 갔는지를 기억 못 할 때가 종종 있다.

 

       냉장고 문을 왜 열었는지 기억을 못 해서 문을 살며시 닫고...

       한참 동안을 냉장고 앞에 우두커니 서 있기도 했다.

 

 

       내가 정신줄을 놓는 것인가?

       정신줄이 날 놓아버린 것인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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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11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12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13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13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2-08-1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안녕하세요? ㅎㅎ 독수리가 말을 알아들었다면 깜짝 놀랐겠군요! ㅎㅎ 나도 옥수수 좋아해요. (응?) 더운 여름 건강히 보내요!

L.SHIN 2012-08-13 13:00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네꼬님! ^^
저는 어릴 때 이후로 거의 십 몇 년 만에, 이렇게 옥수수를 많이 먹어본 때도 없었답니다.
네꼬님도 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세요~

saint236 2012-08-22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독수리 오형제는 옥수수 오형제인가요?

토토랑 2012-08-23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수수는 맛있어요!!!

후애(厚愛) 2012-08-2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많이 보고싶었습니다!!^^
근데, 제가 오니 또 잠수중이시네...ㅎㅎ
저 옥수수 아주 많이 좋아해요!

2013-01-03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3-02-0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수가 너무 오래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보고싶어요~~
 

 

 

     나무 밑둥의 검정 개미들은 벌어진 앵두 속에 돌멩이들과 잔가지들을 쑤셔 넣으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

     앵두의 수분이 날아갈까봐 혹은 더운 날씨에 상할까봐, 저장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

     앵두를 발견한 새들이 날아와 앵두를 집어 먹다가 자신들이 공 들여 만든 집터가 망가질까봐 염려스러워서?

 

 

 

     인간은, 마음 속의 앵두가 찢어졌을 때 -

     못본 척 외면하기도 하고,

     원형을 유지해보려고 다른 것으로 그 안을 꾸역꾸역 메꾸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가 난 앵두를 통째로 무의식 속에 버려버리기도 하고,

     전혀 다른 열매를 가져다가 '넌 원래 앵두가 아니었어, 봐봐. 넌 이 열매야'하고 우기기도 하는 거야.

 

     이건 썩지도 않아.

     계속 남아 있는 거지.

 

     결국은 용기를 내어,

     어느 날,

     찢어진 앵두를 꺼내놓고 마주봐야 해.

     

     찢어지고 벌어진 앵두 속을 엉뚱한 것들로 채워봤자, 소용 없다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스스로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 까지 -

 

     인간도 벌어진 앵두 속을 계속 무언가로 채우고 살아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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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moon 2012-08-08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산에서
((엄청난 길이의)) <-거리라고 해야 할 지도;
개미들의 행렬을 발견했어요.
신기하고, 놀라워서
한참 관찰했던 기억이 있네요.
몇 주 전에^^

L.SHIN 2012-08-08 19:06   좋아요 0 | URL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됩니다. 그 행렬 앞에 쭈구리고 함께 앉아 과자를 먹으며, 부스러기를 주고 싶네요(웃음)

Jeanne_Hebuterne 2012-08-08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 잃어비리면 그것 뿐이에요. 어떻게 다른 것으로 채워 넣을 수 있겠습니까.

안녕하세요, 엘신님. 오늘은 꼭 내가 살아 숨쉬는 하루가 병원 대기실에서의 시간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의 환자가 이백명 쯤 되고 마침내 내 순서가 되었는데 접수계에서 진료 끝을 외치면 어쩌나, 조바심 내는 그런 환자가 되어 그런 시간을 보내는 기분.

'이 앵두 속을 채워서 뭐 해' 와 '그래도 채워야 한다' 사이를 오락가락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라고 중얼거리게 될 날이 언젠가는 올 것 같은데, '내 이럴 줄 알았지'의 '이럴 줄'이 어떤 것인지가 궁금해서 시간을 흘러 보내고 있다는 기분이오.
마침 적절한 시간에 엘신님의 글을 잘 만나서 다행입니다. 엘신님의 글에는 밑바닥에 감춰둔 오천원 짜리 지폐같은 따뜻함이 슬며시 보여서 좋아요.

L.SHIN 2012-08-10 20:04   좋아요 0 | URL
오늘, 그리고 어제는 어떠셨나요?
조금은 여유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나요? ^^
나는 오늘.. 저녁에, 폭풍 같은 시간이 휩쓸고 갔습니다. 이제서야 숨 고르기를 하고 있죠.
무슨 정신인지도 모른 채, 악으로 끝까지 업무를 마친 것 같습니다.

Jeanne_Hebuterne 2012-08-10 21:37   좋아요 0 | URL
아니오, 전혀요! 평소 이렇게 일했다면 초고속 승진에 이어 최고 경영자의 자리까지도 넘볼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이 빠듯함은 8월 한 달을 쭉 가게 되었어요. 제가 뭘 하는지 영문도 모른 채 일 무더기의 한복판에 떨어진 격이랄까요.

악으로 업무를 마친 것 같은 때, 그런 때가 있어요. 꼭 답은 모르겠고 시간은 채워야겠고 답지도 채워야겠고, 그래서 앉아있다 나오면서 '다시는 이 시험 안 쳐' 하는 심정으로 퇴근하는 순간이오.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엘신님이 페이퍼를 써주셔서 다행이에요.

L.SHIN 2012-08-11 00:14   좋아요 0 | URL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글을, 필요한 때에 남겨놓는 것 같아요.
노골적으로 'ㅇㅇ 에게 보여줘야지' 라는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손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무언가에 이끌리듯 썼는데, 결국 서로를 위한 글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뭐랄까, 어쩌면 영혼의 주파수가 같은지도 모릅니다.(웃음)

프레이야 2012-08-11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물이란 결국 공허감만 더해줄 뿐이죠.
만남이란 것도 그런 의미로 볼 때 더한 공허감을
남길 때가 있어요. 채우려하지말고 그저 비어있으면
비어있는대로 두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파요, 엘신님♥

L.SHIN 2012-08-13 13:03   좋아요 0 | URL
나는..늘 공허감을 느낀답니다. 그게 어쩐지 심각한 고민이 되어 버렸어요.(웃음)
삶을 충실하게 살고 싶어요. 하지만 도대체 그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답니다.
충실하게 살려면 나는 세상에 집착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그건 도무지 생기지가 않아서 말입니다..;;
프레님 말대로, 나는 비워야 할까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내 안에 무언가 나를 방해하는 것이 남아 있었던 것일까요?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인간 관찰, 세상 관찰을 어느 순간부터 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자신에게로 관심의 방향표를 틀지도 않았다.

        애초에 내 자신에게는 원래 관심이 없었다.

        (그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지만, 어떻게 하면 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지 - 그 방법은 아직 모른다...)

 

        얼마 전부터,

        나는 엉뚱하게도,

        자주 가는 공원에서 살고 있는 개미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더 정확히는,

        개미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만족감에 중독되어 있다.

 

        처음 시작된 것은,

        산책로 옆의 오래 전에 잘려버린 어느 나무 밑둥에서 살고 있는 몇 마리의 개미들을 발견했을 때이다.

        처음 내 눈에 비친 그들은 - (정확히 말하면, 개미들에 대해 무지한 내 뇌 속에 비춰진 영상은 -)

  

        그들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나무 밑둥 근처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었다.

 

        크기는 대충, 7~8mm 정도 될까?

        물론, 그들이 평소 걷는 자세가 아니라,

        기지개를 켜듯 몸을 일자로 죽 뻗었을 때의 모습을 연상하면 그 정도 길이는 될 것 같았다.

 

        개미들 언어로 하면, 자신들의 길이가...

        한.. 3~4머리 정도 길이일까?

 

        처음 내가 알게 된 지식은,

        처음 발견하게 된 그 무리들은 나무 밑둥을 중심으로 땅 속에 복잡한 지하도를 만들고 살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나는 그들을 [나무 밑둥의 검정 개미들]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처음에 쳐다보기만 하다가, 우연히 공원의 앵두 나무에서 열린 앵두 몇 개를 주었을 때 나는

        그 '나무 밑둥의 검정 개미들'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깨닫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그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때문에 나는 개미 관찰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그들을 시작으로 나는 하나의 공원 안에 여러 종의 개미들, 여러 군단의 개미들 집을 발견하고

        급기야 서서 걷고 있다가도 길바닥을 꼬물꼬물 걷고 있는 아주 작은 1~2mm의 개미들도 한 번에

        발견할 정도의 놀라운 시력을 발휘하고 있다.

 

        쓸데없는 초능력이 생긴 탓에, 나는 이제 공원을 걸을 때, 개미들을 밟지 않도록 온 신경을 써야 한다.

 

        그 '나무 밑둥의 검정 개미들'은 처음 내가 앵두를 잘라 주었을 때,

        앵두의 벌어진 틈 사이로 주변에서 가져온 돌멩이들을 쑤셔 넣는 기이한 행동들을 했다.

        나는 그들이 먹기 좋게 일부러 손톱으로 앵두 사이를 벌려준 것인데...

        그들의 머리 크기만한 큰(?) 돌멩이나 그들의 몸 길이만큼 긴(?) 털 같은 것들을 가져다가 자꾸만

        앵두의 벌어진 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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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ne_Hebuterne 2012-08-07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으로 개미를 짓이겨 죽이던 날, 내겐 바스락 소리조차 없지만 그 한 마리에게는 우주가 짓이겨지는 거대한 소리가 들렸을 거라고 생각하던 날, 나는 이미 죽어가는 것 같았어요.

왜 이렇게 뜸하셨어요, 엘신님!!!

2012-08-07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7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2-08-08 12:32   좋아요 0 | URL
무엇이든지... 말입니까? 정말로? (웃음)

2012-08-08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8-07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너무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잘 지내신 거죠? ^^
초능력이 더 생겨서 어떡해요.ㅎㅎ
나무 밑둥의 검정 개미들, 앞으로도 엘신님의 관찰기가 궁금해질 것 같아요.

L.SHIN 2012-08-08 12:26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프레님~^^
기왕이면 쓸모있는 초능력이 생겼으면...ㅎㅎ
여전히 아름다운 글들을 쓰고 계시는 프레님을 보면서 왠지 안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치유 2012-08-0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브리핑에 떠서 쌔~앵 하고 달려왔습니다~!@
잘지내시지요?
외계인과 개미라...
인간을 관찰하는게 훨씬 더 재밌을텐데요..^^

L.SHIN 2012-08-08 12:29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배꽃님~^^
물론 다양성과 예기치 못 했던 반전, 인간 특유의 이중성 등 여러가지를 비교하면...
당연히 곤충보다는 인간관찰이 더 흥미롭습니다만, 가끔의 외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웃음)

레와 2012-08-0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안녕 엘님~

L.SHIN 2012-08-08 19:10   좋아요 0 | URL
안녕, 레와님~^^
레드 와인을 볼 때 마다 레와님이 떠오릅니다.
왜 그런지 기억하실까?

saint236 2012-08-22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거의 베르나르베르베르의 경지에 오르셨군요.
 

 

 

     가격은 똑같이 5천 원.

     참치 김밥 2줄 = 제육덮밥 1인분의 가격이.

 

     그런데 어찌하여

     저녁에 배고파지는 속도가 그렇게 다른 것인가.

 

     김밥에는

     참치, 깻잎, 단무지, 계란, 당근, 우엉 등 여러가지가 들어가고

     제육덮밥에는

     고기와 양파, 파 따위인 것을.

 

     원래 채식보다 육식이 영양 흡수가 빠르거늘.

     그러니까 너는, 그래도 고기더란 말이냐.

     어찌 되었거나 그래도 너는 단백질이더란 말이냐.

    

     하늘에서는

     육식을 하지 않고 신선한 과일만 먹는다고 최근에 알게 되었다.

     아...! (이것은 탄식이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왜 고기맛을 알게 하였느뇨?

 

     (이 부분에서는 다락님과 내가 같이 얼싸안고 펑펑 울어야 하는 부분이다)

 

     어떤 만화에서, 마법사가 식사로 주먹만한 뭉게 구름을 먹었다.

     생긴 건 작은 호빵같이 생겼지만 그건 분명 '안개' 혹은 '구름'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가 된다고 해도 난 절대 구름을 먹고 살 수는 없다!

    

     요즘은, 밤에(워낙 늦게 퇴근하니까 어쩔 수 없지만)

     라면에 치즈를 넣어먹는 재미가 생겼다.

     그 국물을 우리 집 개님께서 다 드신다.

     우리 집 개님이 살찌면 모두 내 탓이리라.

 

 

      그런데, 점심... 뭐 먹지...?

      킁...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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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2-01-17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점심은 무얼 드셨습니까? ㅎㅎ

L.SHIN 2012-01-17 13:56   좋아요 0 | URL
아...(털썩)
결국은 제일 만만한(?) 참치 김밥과 라면이요..ㅜ_ㅡ
이 새로울 것 없는 점심 세계여~

다락방 2012-01-1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적셔먹는 돈까스(고기!) 먹었어요. 뭐 드셨습니까?

L.SHIN 2012-01-17 13:57   좋아요 0 | URL
돈가스! 사실 아까 메뉴 고를 때 잠시 망설였더 그 단어가 아니란 말이더냐!!!
이래선 우린 하늘에 가면, 분명 고기를 달라고 농성을 부릴텐데 말입니다.-_-
그런데 적셔먹는 돈가스란..또 무슨 새로운 세상이란 말입니..;;

웽스북스 2012-01-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백질이 탄수화물보다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서 고기를 먹었을 때 더 오래 배가 부른 거래요.

L.SHIN 2012-01-17 13:59   좋아요 0 | URL
흐음. 한 마디로 성격 급한 단백질이로군요. 흡수만 빠르고 몸에 머무는 시간은 길다라.
그렇지만, 그 다음 날 되면 어제 먹은 고기 따위 어떤 기억세포에도 남아 있지 않아요.( '_')힛

무스탕 2012-01-1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은 각종 야채 다글다글 볶아서 볶음밥 해주고 전 식빵 두 장이랑 아침에 신랑이 남긴 단팥빵 반 개로 점심 때웠어요.
엘신님의 점심 메뉴는 뭐였어요? 혹시 건너뛴건 아니죠?

L.SHIN 2012-01-17 14:00   좋아요 0 | URL
그래가지고..에너지가 생기겠어요.
전 결국 고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몸에 머무는 시간이 긴 라면과 김밥 먹었습니다.
그러니까 면발이 지금 위장 속에서 탱글탱글 불어가고 있는 중이지요.흣-

레와 2012-01-1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으응.... 배고파요..ㅡ.ㅜ

L.SHIN 2012-01-17 23:58   좋아요 0 | URL
그 시간까지 안 드시고 뭘 했더란 말입니까!
라고 묻기에는, '야식 드시고 계신가요?'라고 물을 시간이군요.ㅎ

saint236 2012-01-1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밥에 라면이면 제육덮밥보다 비쌉니다. 그런데도 왜 전 항상 라면에 김밥을 시키는 것일까요?

L.SHIN 2012-01-18 01:46   좋아요 0 | URL
그 동네는 제육덮밥이 싼건가요, 김밥과 라면이 비싼건가요...?
저도 확률로 따지면 김밥과 라면을 주로 시켜요.^^

마노아 2012-01-1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두부 제육 김치 볶음을 먹었는데 완전 맛있었어요! 초식과 육식의 절묘한 조화랄까요.^^ㅎㅎㅎ

L.SHIN 2012-01-18 21:19   좋아요 0 | URL
아..배고플 때 이 댓글을 보고 말다니..;

마녀고양이 2012-01-1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에 치즈라,,, 그거 다 허리로 가는거 아니겠습니까? 큭큭.
음, 개의 허리로 가겠군요~

L.SHIN 2012-01-18 21:19   좋아요 0 | URL
ㅋㅋ 그렇군요. 개의 허리로 가다니. 사실, 그 녀석이 저보다 치즈를 더 많이 먹기는 해요~
 

 

 

 

       길을 지나다 어떤 남자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갔는데.

       바나나향이 났다.

       그가 바나나를 먹어서 나는 쌩 바나나 냄새가 아니라,

       마치 향수처럼 가공을 해서 부드러운

       바나나향이었다.

       어쩌면 그는 바나나향의 향수를 쓰던가,

       바나나 비누를 쓰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누군가한테서 묻혀 왔던가.

 

       느낌이 좋았다.

       코를 콱 찍어대는 진한 향수의 냄새가 아니었기에 -

 

       나는 천성적으로 향에 약하다.

       그래서 공기 청정제, 방향제, 심지어 모기를 없애는 살충제까지도

       다 나의 적이다.

       그런 내가 가끔씩은 약한 향수를 뿌리곤 하는데.

       내 옷에 베인 담배 냄새가 싫을 때이다.

 

       초여름이면 근처 공원의 자귀나무에서 부채꽃이 핀다.

       그러면 항상 복숭아향이 나는데.

       나는 일부러 그 달콤한 향을 맡기 위해 나무 주위를 서성이곤 한다.

 

       나는 원래 체취가 없다.

       난다면, 방금 전 먹은 음식 냄새일 것이고,

       난다면, 스트레스 때문에 주구장창 피워댄 담배 냄새일 것이고,

       난다면, 샤워하고 난 후의 여운이 남은 비누나 세정제 냄새일 것이다.

 

       만약, 자연스레 나는 체취 냄새로 무엇을 고르겠니?

       하고 물어봐준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달콤한 복숭아 향이라고 답하겠다.

 

       나는 복숭아.

       껍질은 종이 마냥 얇은 주제에

       강한 척 하려고 솜털을 잔뜩 뿜고 있지.

       너무 가까이 오지마, 나에겐 무수히 많은 까칠한 솜털이 있다구!

 

       부드러운 살 속에 딱딱한 씨를 숨기고 있는

       나는

       향이라도 부드러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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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6 15: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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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7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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