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거침없이 빠져드는 역사 이야기 -경제학 편 청소년을 위한 교양 오딧세이 1
황유뉴 지음, 이지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일상에서 일어나는 기본적인 모든 행위들을 이제 우리는 ‘경제’라는 잣대로 들여다본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드는 순간까지 경제적 동물인 인간은 자본주의의 시스템에 알맞은 인간형으로 변모를 거듭해왔다. 잠시도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동가치와 상품가치를 올려놓는데 골몰한다. 컴퓨터와 영어는 물론이고 자본에 복무할 준비와 자세는 전쟁터의 군인에 버금간다.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모두의 일상이 방향 없이 질주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철학과 삶의 목표를 추구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준비와 마음가짐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거침없이 빠져드는 역사 이야기 - 경제학편>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관한 간략한 역사이다. 학문적인 관심과 무관하게 역사의 진행방향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살펴본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간의 이기심을 극대화 한 행위가 경제의 기초라고 생각한 케인즈부터 미국의 경제대통령 그린스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상 ‘돈’과 관련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술된 책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경제적 행위를 중심으로 경제학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17세기 중엽부터 18세기 말까지 고전 경제학 시대로 구분하면서 부아기유베르, 애덤스미스를 중심으로 초기 경제학의 특징을 설명하며 이후 정치경제학이나 한계주의, 케인즈주의, 화폐주의 등으로 이어지는 경제학의 역사를 철저하게 인물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건중심이나 실제 경제 현상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대표적인 학자들의 주장과 현실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내용을 많이 접하기 힘들다. 쉽게 풀어쓰기 위해 사례를 만들어 놓은 부분들이 있으나 어색하고 내용 자체가 연결되지 않는다.

  책의 의도는 쉽고 재미있게 경제학의 역사를 들여다 보려고 하지만 내용은 단속적이고 분절적이며 재미없고 지루하다. 각각의 경제학자들이 내세운 이론이나 대표적인 저서를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론의 타당성도 현실 적용 문제도 독자들이 이해하기에는 내용이 빈약하고 연결되지 않아 지루하다. 깊은 성찰과 핵심적인 내용의 정리가 아니라 산만하며 단편적인 나열에 불과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책은 당연히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학문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청소년을 위한 교양’을 표방하고 있지만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나 나열로 교양이 저절로 쌓이지는 않는다.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와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된다. 화려한 컬러사진과 지나치게 좋은 지질이 부담스럽다. 편집이 화려하다고 해서 내용의 부실함이 가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학문으로서 경제학이 어떤 것이며 그 발전 과정을 청소년들이 알 필요는 없다. 지금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란 무엇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혹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나 상황들과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훨씬 설득력 있고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경제는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삶으로서 부대껴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측면에서 경제의 힘과 구조 그리고 문제점과 모순들을 알고 가르치고 배우며 개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경제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이나 돈과 관련된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경제학-철학 수고>를 쓰며 칼 마르크스가 고민했던 바탕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이 현실을 개선했나? 정치학이나 철학과 무관하지 않은 경제학이 되어 사람을 살리는 경제학이 되려면 어떤 노력과 변화가 필요한 것일까?

  청소년들이 이루어나갈 사회의 모습은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 고민과 방법들을 모색해 보는 책을 기다리는 것이 지나친 욕심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부족하고 필요한 책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경제학도 더 많이 필요하다. <괴짜경제학>처럼 일상과 직접 관련된 책부터 <쾌도난마 한국경제>처럼 큰 그림을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책들이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필요하다. 그들은 우리의 내일이므로.


070817-1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자본주의 - 지식발전소 01
사이먼 토미 지음, 정해영 옮김 / 유토피아 / 200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의 발전 단계의 종착역이 자본주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고 싶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현재 모습은 철저하게 자본에 종속되어 있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역설하듯이 미래 사회에서 부는 단순히 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총체적으로 자본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력과 지식을 망라할 수 있는 모든 생산수단과 국적불명의 대규모 자본은 신자유주의의 물결을 타고 세계화를 이룩하고 있다. 자본의 세계화와 인류의 삶은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류는 끊임없이 발전한다고 믿는 몽상가는 이제 많지 않다. 자연선택에 의해 동물적인 진화가 아니라 보다 나은 세상으로 자연스럽게 진화한다고 순진하게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진화와 변화, 진보와 발전 사이에서 인간은 늘 희망을 꿈꾼다. 그것이 헛된 꿈일지라도 우리는 미래가 없는 지금 이 순간을 생각할 수 없다. 지금 힘겹고 고통스러운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비관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은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사회구성체 논쟁이 가열됐던 80년대보다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서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주의에 반대한다는 것은 단순히 마르크스의 주장을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현주소는 물론 과거로부터 이행과정을 되짚어본다. 자본주의는 왜 등장했고 어떻게 굴러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고 평이한 내용으로 설명한다. 자본주의의 역사에 관한한 리오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만큼 알기 쉽고 적절하게 설명한 책을 찾기 힘들다. 이 책의 목적은 ‘자본주의의 역사’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현재’에 해당한다. 그 중심에 ‘시애틀’이 놓여있다. 자본주의의 총아인 미국 시애틀 사건을 단순히 성난 군중에 의한 시위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 반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도전 세력들이 어떻게 연합해야 하면 그들이 가진 한계와 모순은 무엇인지 짚어내는 저자의 안목과 비판적 관점은 매섭기만 하다.

  이론적 토대와 경제학에 입각한 논의가 아니라 현실 정치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짚어내는 ‘운동들의 운동’에 관한 논의가 이 책의 핵심이다. 개혁주의와 사회민주주의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공산주의와 아나키즘에 이르기까지 넓고 다양한 사회적 스펙트럼들을 펼쳐 보여준다. 멕시코의 사파티즘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현실 가능성과 실제 상황 속에서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입장과 논리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한 눈에 만만찮은 내공과 논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서론 부분에서 앞서 논의되었던 다양한 입장들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 활동가 혹은 학자 입장에서 서술된 책이나 각각을 위한 책들은 조금씩 다른 입장과 관점을 취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쉽고 가볍게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입장들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그 흐름과 의미를 개괄할 수 있으며 반자본주의의 미래까지도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하나의 응집된 운동과 현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숙제가 남겨진다. 또한 이데올로기를 넘어 저항할 수 있는 당연한 논리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들은 당연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우리 모두의 희망을 위해서 필요하다. 우리 스스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중산층’이라는 미망에 사로잡혀 있으며 스스로 ‘시민’이라고 믿고 있다. 대다수가 노동자로 살아가며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에 대해 남의 얘기로 믿고 싶어한다. 평등한 세상을 이야기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선 세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맹목적으로 자본에 집착하며 스스로 소외되고 20%가 되기 위해 그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의 덫에 치여 죽는다.

  목숨을 걸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그들에 의해 사립학교법은 무효화되었고 입도선매의 달콤함을 맛본 대학들은 인재의 육성보다 선발에 목숨을 걸고 그들만의 리그를 펼친다. 대학을 졸업하고 놀면서 최소 1억은 있어야 법앞의 평등을 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자본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며 대다수 인간을 황폐화시키고 있지만 저항하기 보다는 순응하며 많은 돈을 벌어 자본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한 태도와 생각 자체가 이미 노예인 줄도 모르면서 말이다. 현실 상황에서 이 모든 것들을 거부하고 전부가 활동가가 될 수는 없을까?

  혼자서 꾸는 꿈은 한낱 백일몽에 불과하지만 우리 모두가 동시에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외면한 채 살아가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잘 길들여진 우리들은 오늘도 내일의 희망과 미래의 꿈을 자본에 맡기고 살아간다. 온 국민이 ‘부자되세요’를 가장 듣기 좋은 덕담으로 외친다. 혁명가 체 게바라는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고 했지만 그 리얼리스트의 한계를 이 책에게 묻고 싶다. 어디까지 현실과 타협하며 어디까지 행동하며 살 것인가. 철이 든다는 것은 세상 속에 묻혀 산다는 것이라고 한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남들처럼 사는 게 좋다고도 한다. 하지만 한 번도 그 길이 좋아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길 바랄 뿐이다.


070710-0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가의 역할 - 장하준이 제시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발전과 진보의 경제학'
장하준 지음, 황해선, 이종태 옮김 / 부키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짧게는 눈을 뜨면서 잠들 때까지 길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의 모든 생활은 경제학이다. 학문 영역에 기초한 영역이 아니더라도 경제와 관련되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이다. 우리 생활은 경제와 그만큼 경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특히 ‘세계화’라는 괴물이 등장한 이후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은 전지구화와 세계화가 되었다. 그러나 이 잣대는 모호하기만하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준거 틀이 되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이해되었지만 판단 기준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과의 관련성 측면에서도 반성적 성찰이 심각하게 요구되고 있다.

장하준과 정승일의 <쾌도난마 한국경제>는 현 시점의 한국경제에 대한 거시적 관점의 문제제기였다. 이번에 출간된 장하준의 <국가의 역할Globalization, Economic Development, and the Role of the State>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한 반박은 반드시 대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논의의 초점을 이끌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설득력을 지닐 때가 있다. 물론 이 책에서는 대안도 제시되어 있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지루한 논쟁, 경기 부양과 투기 억제에 대한 우려가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거시적인 논쟁거리라면 이 책은 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특히 ‘국가’와 ‘정부’를 중심으로 현안들을 점검하고 있다. 분명히 다른 ‘국가’와 ‘정부’를 구분없이 사용하는 것은 논의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혼용되고 있지만 모호하던 부분에 대한 명쾌한 설명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국가의 경제 개입을 부정할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이나 탈정치화론의 기반인 객관적 시장 법칙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독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 책에서 빌려 올 수도 있다. 갈등 조정자로서 국가의 역할을 돌아보고 자유 무역 협정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과 파장에 대해서도 온 국민이 심각하게 고려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강건너 불구경 수준의 현실 인식과 대응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온 국민이 한미 FTA 반대 시위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세계 경제의 미국화에 팔을 걷고 나선 것처럼 보이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분명한 점검과 대안이 필요하다. 어차피 국가간 자유 무역은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기업 경영 차원의 협력이 아닌가.

초국적 기업이나 거대 자본에 의한 경제 개발국과 구사회주의 국가의 예속적 경제 시스템은 국민 경제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개입과 규제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만을 미치는가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정부와 기업 사이에서 국민들은 미래를 그들에게 맡겨야만 하는가에 대한 심각한 질문과 반성도 필요하다. 이 책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쟁점들을 우리는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현실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냉소적인 시각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4장의 경제 발전에서 지적 재산권의 역할과 9장 개발도상국에서 공기업의 효율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객관적일 수는 없겠지만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상황들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들은 모호하던 개념과 상식이라고 믿었던 부분들에 대한 점검과 고민을 요구한다.

지난 50여년의 경험을 통해 확신할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세계는 우리가 믿거나 바라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실체라는 것이다. - P. 368

국가나 민족주의 담론을 넘어서 경제 부분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 한권이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판단하는 것보다 세계는 훨씬 더 복잡한 실체라는 사실이다. 단선적인 기준과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과 정책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 조차도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장하준이 제시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발전과 진보의 경제학’이라는 부제에 걸맞는 이 책이 ‘우리 모두’에 방점이 찍힐 수 있는 경제학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에게 바라는가. 지금 현 정부에? 아니면 미래의 정부에?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부분들에 노력과 성찰로부터 대안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061206-134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짱꿀라 2006-12-0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가봐요. 저는 경제라면 너무 어려워서 잘 접근을 못하거든요. 잘 읽고 갑니다. 아 그리고 저도 쾌도난마 한국경제 읽은 기억이 나네요.

sceptic 2006-12-0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외한이라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어렵기는 저도 마찬가집니다. 쾌도난마에 대한 강렬한 인상때문에 장하준의 책을 또 읽게 되었습니다.

비로그인 2006-12-07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기 부양과 투기 억제는 초미의 관심거리이지만 서민의 입장에서는 손놓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답답합니다.

sceptic 2006-12-0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부를 압박하고 시민운동이나 다른 방법들을 동원해서라도 적극적인 의견 제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결국 방법과 실천의 문제가 남습니다. 제대로 된 눈으로 감시하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는 법이니까요. 최소한 FTA 반대 집회 때 차 막힌다고 불평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외로운 발바닥 2007-01-16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절반쯤 읽었는데 논문적 성격이 있어서 쾌도난마 한국경제처럼 쉽게 읽히진 않더군요. 잠들기 직전 읽으려 했더니 몇 페이지 못 읽고 졸려서 아예 공부하듯이 집중해서 읽으니 잘 읽히더군요. ^^; 책을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도 시장 우선주의적인 생각이 부지불식간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여러번 놀라고 있습니다.

sceptic 2007-01-17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몸에 익숙하게 배어버린 습성들에 새삼 놀랐습니다. 집중해서 읽어야 할 책이죠.
 
쾌도난마 한국경제 - 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
장하준 외 지음, 이종태 엮음 / 부키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쾌도―난마(快刀亂麻)[명사] ‘어지럽게 뒤얽힌 사물이나 말썽거리를 단번에 시원스럽게 처리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한국 경제를 쾌도난마할 수 있다는 오만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큰일 난다. 잘 드는 칼로 뒤엉킨 삼타래를 잘라버린다면 속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그 삼실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더구나 한 나라의 경제문제는 이제 사회 각 분야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한방에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면 더 큰 화를 부를 것이다. 꼬인 실타래를 한올 한올 뽑아내는 심정으로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각론의 해법을 찾아내는 일은 실물 경제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장하준 ․ 정승일의 격정대화’ <쾌도난마 한국경제>는 오히려 역설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IMF 구제금융 이후 한국 경제의 어려움과 답답함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이전부터 내재해 있는 구조적 모순이나 문제점들이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 책은 말지의 편집장이었던 이종태 기자의 제안과 진행으로 두 경제학자의 대담형식을 통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과거를 돌아본다. 개혁 강화는 종속 심화라는 아이러니, 박정희의 개별 독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재벌 문제, 과연 해답은 없는가, 도대체 무엇을 위한 시장 개혁인가를 통해 지난 한국 경제의 문제점들을 섬세하게 때로는 세계 경제와의 비교 속에서 짚어내고 있다. 2부에서는 미래를 전망한다. 주주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본질, 서로 자기 발등을 찍고, 있는 자본과 노동, 국가와 국가주의, 관치에 대한 오해와 편견,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그리며……로 나누어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수 수구 언론이나 개혁세력이나 지금까지 해 온 말들이나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을 보면 속이 뒤집어 질 때가 어디 한두 번이었나. 국민을 바보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신념과 판단을 반성하거나 거시적인 안목으로 점검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인지 답답할 때가 많다. 가끔 하늘을 쳐다보며 핀란드나 스웨덴쯤으로 이민가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하고 실제로 현실상황의 교육문제와 맞물려 이민을 결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상황은 어려워지고 있다. 구체적 상황은 주변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없다.

  장하준이나 정승일의 의견에 상당부분 동의하고 속시원한 이유는 그들이 말하는 문제점을 모르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 때문이 아니라 원인을 진단하는 과학적이고 차분한 태도와 거침없는 분석과 대안들 때문이다. 경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일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본 틀을 제공한다. 막말로 장사 하루 이틀할 것도 아니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외치는 기업과 선진 조국 창조를 외치는 국가는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 아닌가. 현실 사회에서 재벌은 정경유착이라는 불명예와 더불어 1인 총수의 지배구조, 편법 증여로 인한 탈법 등으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물론 우리 나라 경제 상황에서 재벌의 순환 출자구조가 아니었다면 현대자동차나 삼성반도체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모든 면죄부를 재벌 손에 쥐어 줄 수는 없다.

  김대중 정권 이후 신자유주의 물결은 한국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소버린이나 론스타같은 국적 불명의 금융자본이 이미 메뚜기떼처럼 훑고 간 자리에서 정부는 되늦게 세금 타령을 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박정희식 개발 독재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주주 자본주의의와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국민들도 올바로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간의 갈등과 관치에 대한 편견이 우리의 미래를 암울하게 할 수도 있다. 철학과 이념이 바로 선 나라가 먼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중도 우파쯤 되는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도 혼란스럽다. 경제는 사회 각 분야와 긴밀한 관계한 맺고 있다. 특정 분야에 대한 과오를 따질 수도 없겠지만 복지와 재분배에 대한 확고한 이념과 실천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지도 못하며 경제 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면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전문가와 국가 정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고 냉소적이다. 사회적 합의 이끌어 낼 수 있는 비전과 각론을 제시하는 정부를 만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

  스웨덴과 같은 방식으로 사회적 대타협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만 한국적 토양에서 그런방식은 불가능하리라 본다. 지금 여기에 맞는 노력과 타협들이 필요하고 혁명이 일어나는 수준의 사회적 변혁을 꿈꾸어 보지만 국민 대다수의 동의가 어려울 것이다. 아니 대다수 국민들의 합의보다 일부 보수 기득권 세력의 목숨 건 저항이 얼마나 심각한가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8 ․ 31 부동산 대책과 이전의 대책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중동의 언론 플레이와 1%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피눈물나게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종부세와 보유세의 입법과정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21세기가 시작되었고 자본주의는 민주주의 이념을 넘어 신자유주의의 깃발아래 세계를 통합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문제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들 생활의 문제와 직결된다. 누가 잘 먹고 잘 살고 싶지 않겠는가.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이기적 목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을 찾아 보자는 이야기는 개짖는 소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함께 행복하지 못하면 나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진실은 역사가 말해준다. 한국경제는 앞으로도 안녕할 것인가?


200510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짜경제학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한 해가 마무리되면 각종 매체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책이나 독자 선정 올해의 책은 선정과정과 분야별로 천차만별이다. 믿을만한(?) 사람들과 매체에서 발표한 책들 중 중복되는 몇 권을 골랐다. <괴짜 경제학>이 그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혹은 흥미를 유발한 만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는 믿음 때문이다. 항상 베스트셀러에 속지 말자는 당연한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과 기자 스티븐 브러너가 공저한 이 책은 ‘경제학’이란 제목을 달고 있지만 경제학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야기다. 습관적인 생각과 단순한 사고는 세상을 한가지 색으로 인식하게 한다. 상식과 통념을 깨는 통찰력을 갖는다는 것은 산을 옮기는 일보다 어렵다. 낯설게 바라보고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판단하는 일의 어려움은 주변 사람을 돌아보면 안다. 아니, 그보다 먼저 거울을 들여다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상과 본질에 대한 철학에 대한 기초적인 사유방식만 갖고 있더라도 어떤 사건에 대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본질보다 현상을, 그것도 전해진 사실과 확인되지 않았거나 부풀려지고 확대된 현상들이 거품처럼 떠다닌다. 그래서 이런 책들이 잘 팔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러하다. 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라는 결론과 마약판매상이 어머니와 같이 사는 이유는 판매대금의 대부분을 보스가 챙기고 똘마니들은 가난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 대해 통계적 수치를 통한 경제학적 분석으로 객관화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한 객관적 사실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진실은 실제보다 많아 보인다. 그것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모르는 사실도 아니잖는가? 특별한 발견과 대단한 통찰력은 범죄율의 감소 원인을 각종 정책과 경찰력의 증가등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낙태 허용법안에서 찾고 있는 것 정도가 되겠지만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상적 세계를 말하는 윤리학과 달리 현실적 세계에 대한 관심이 경제학이지만 하나의 요인으로 하나의 결과가 벌어진다는 단선적인 해석은 위험해 보인다. 한 여성의 낙태금지법 반대 투쟁을 통해 미국 전체 범죄율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북경의 나비가 날개짓을 하면 미국에 허리케인이 올 수도 있다니까. 하지만 객관적 데이터와 숫자 놀이가 경제학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그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이라면 또 다른 변수와 다양한 원인들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인과 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 속에서 찾아내지 못한 원인들은 의미있는 결론이 아니다.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자녀교육에 대한 객관적 서술들은 현실 적용문제에서 간단치 않다. 이름을 짓는 방식에 대한 경제학적 관점과 분석은 별로 흥미롭지 않으며 새로운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회학이나 인류학적 관점에서 혹은 자연과학의 관점으로도 다양한 원인과 분석이 가능한 문제들이다. 물론 스모 선수의 승률을 통한 부정행위나 학생들의 답안지를 분석해서 교사들의 부정을 찾아내는 일은 통계 자료의 의한 분석으로 찾아낸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일이다. 그 역할과 중요성이 축소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단선적이고 직접적인 원인들은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은 현대사회의 삶의 표층을 벗겨내어 그 아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첫째, 인센티브는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이다.
둘째,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회 통념 가운데는 잘못된 것들이 많다.
셋째, 전혀 예상치 못한 극적인 결과는 흔히 거리가 멀고 미묘한 요인을 원인으로 한다.
넷째, 범죄학자에서 부동산 중개업자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전문가’들은 정보의 우위라는 강점을 자기
자신의 아젠다를 위해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알면 복잡한 세상이 훨씬 단순해진다.


  이 책의 집필 목적과 내용의 얼개를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통계나 데이터를 통한 경제학적 관점으로 ‘훨씬 단순’해 보이는 ‘복잡한 세상’이 절대 단순하지 않았는데 문제가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일 뿐이다. 다양성에 대한 논의와 방식은 존중한다.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잠자리의 무수한 겹눈 중 하나일 뿐이다.조각난 그림들이 제대로 맞추어져 하나의 퍼즐조각처럼 복잡한 세상의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영원한 꿈일 뿐이다.

  경제학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무궁할 것이란 사실에는 동의한다. 수학과 통계자료에 매몰된 학문적 관점이 아니라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관점과 논의들을 쏟아내고 연구하는 학자들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쉽고 재밌는 이야기책처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대박에 성공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대중성은 동면의 단면일 뿐이다. 좋은 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060125-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