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은 발걸음 - 작고 쉬운 실천을 통해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지혜
앨 세쿤다 지음, 최유나 옮김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뚜렷한 목표와 성취동기를 가진 사람은 행복할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의 즐거움>에서 하루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들의 인생은 해가 뜨면서 시작되어 해가 지면서 끝난다. 하루 단위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혹은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는지. 새해가 되면 거창한 계획과 일 년간의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진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연초에 담배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었다가 다시 제자리가 된다.

  목표를 세우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대충 사는 인생보다 값지다는 생각은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기원했을까? 성실하게 일하고 부를 축적하며 검소하게 사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었던 시대는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삶의 본질적인 가치나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과 방법을 알고 싶어 하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일에 서투르며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데 익숙하지 않다.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꾸준한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나 자신 없는 분야의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새로움에 도전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그때 누군가 먼저 실천에 옮긴 경험을 이야기해주거나 특별히 좋은 방법을 권한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새로운 실천 의지를 다지게 된다.

  자기계발과 혹은 경제경영과 관련된 수많은 책들이 행복한 인생이나 즐거운 삶을 약속하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런 종류의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구체적이고 상세히 설명하여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나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위치과 계급으로 진입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이나 뚜렷한 성과를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저마다 소중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독려와 격려 수준의 책이다.

  알 세쿤다의 <위대한 작은 발걸음>은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서점에 난무하는 각종 자기계발서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을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무관심한 분야이기 때문에 거의 돌아보지도 않지만 <행복한 이기주의자>처럼 눈길을 끄는 제목이나 <위대한 작은 발걸음>처럼 역설적인 제목을 만나면 발을 멈추고 책장을 뒤적이게 된다. 이 책은 <몰입의 즐거움>에 가까운 책이다. 비슷한 아류라고 하긴 어렵지만 같은 종류의 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테니스 코치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입문서를 책으로 발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경험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방식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경험만한 스승은 없는 법이다. 누구나 실패하고 좌절하며 또다시 시작한다. 이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풀어 놓은 책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작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고 생각하고 또다시 실천하고 생각해보자는 책이다.

  저자는 그것을 ‘15초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하루에 15초씩 투자하며 시작하자. 스스로를 용서하며 그렇게 작은 시작을 통해 커다란 성과를 이끌어내자는 유혹이다. 어렵지 않다. 15초라니…….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나 실천할 수 없는 일이다. 행동에 옮기는 일이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잔머리보다 낫다. 하지만 문제는 목표와 꿈이다. 무엇을 위해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이후에도 내 안의 훼방꾼과 맞서라, 더 이상 낡은 지도로 헤매지 말자, 즐거워야 좋은 여행이다, 삶의 시나리오는 언제든 고쳐 쓸 수 있다, 행복한 달인 등 여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각 단계에서 처음 대하는 방법이나 특별한 비법이 소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들을 어떻게 엮어 나갈 것인가, 삶에의 적용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루고 싶은 꿈이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쓸쓸한가. 되는대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삶이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꿈을 꾼다는 것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것을 포기한다면 우리의 삶에는 무엇이 남을까. 나이와 무관하게 이기적 욕망과 욕심만 가득한 비참한 인생이 있고 돈과 권력과 무관하게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도 있다. 그것을 단순히 선택의 문제만으로 환원할 순 없지만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가져오는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먼저 경험해야 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자연 속에서 산책하며 책과 함께 하고 싶은 욕심, 모든 욕망으로부터 조금 더 벗어날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다. 버리고 또 버리고 읽고 쓰며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은 언제나 나의 꿈이었다. 불가능한 꿈도 아니지만 쉽게 이루어질 수도 없다. 뚜렷한 성과나 목표가 있는 꿈이 아니지만 더 이상의 꿈을 가져본 적도 없다.

  누구에게나 새롭게 혹은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작은 발걸음은 계속되어야 한다. 열정과 인내와 집중! 우리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아닐까 싶다. 작은 목표를 이루어내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큰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방법으로 우리들의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오늘도 작은 실천과 조용한 발걸음은 계속 될 것이라 믿는다. 소리 없이 주변의 발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090117-0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상이상 직업의 세계 - 청소년을 위한 문화콘텐츠 직업 이야기
김봉석 지음, 박재동 외 감수 / 한겨레출판 / 200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업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목표이고 자신의 정체성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말함으로써 우리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파악하며 판단한다. 특정 직업이 갖는 특수성은 그만큼 타인에게 강력하고 깊은 인상을 주며 한 사람을 그 직업에 몰입하도록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수만 가지 직업 중에서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몇몇 직업을 제외하면 사실 다양한 직업의 종류조차 우리는 알지 못한다. 100개쯤 적어 보라고 해도 난감할 것이다.

  전통적인 농업 기반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수많은 직업들이 명멸했고 서비스업의 종류와 범위는 점점 확장되고 있다. 정보사회에 접어들면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컴퓨터와 IT관련 직종들이 생겨났고 심지어 게임만 잘해도 수억 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여전히 학교는 무풍지대로 남아있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고전적인 공부방식과 시스템에 따라 학교와 학과를 선택한다.

  진로 지도는 요원하기만 하고 왜 공부하는지 생각해 본적도 없는 아이들이 많다. 목표 없는 공부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답답할까?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자세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절반은 성공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직업의 선택과 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청소년기의 고민이다. <공상이상 직업의 세계>는 이런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구체적인 직업 관련 안내서이다. 김봉석이 지은 이 책은 박재동과 주철환, 남동철, 깁부경, 정영석이 감수했다. 특정 직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설명을 한 사람이 모두 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상세한 직업의 세계를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며 어떤 노력과 능력이 요구되는지 알아보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컬러 도판을 사용하고 고급 종이를 사용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부작용을 낳았다. 관심을 갖고 흥미있게 접근시키기 위한 노력이었겠지만 일단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공자의 말은 직업 선택에서 유념해 둘 만한 충고이다.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몰라서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잘못된 정보나 환상만을 가지고 선택하는 경우는 그래도 낫다.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삶이 고통이고 힘겨움일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기에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 잘 알고 또한 그 일을 즐길 수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도와 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정보사회를 넘어 이제 ‘꿈’을 파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 컨텐츠로 명명되는 이 ‘꿈’을 만들어 가는 직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영화, 방송, 만화, 애니매이션, 게임, 캐릭터, 대중음악, 공연 관련 직업들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문화 컨텐츠와 관련된 직업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선망하지만 잘 알지 못하고 얼마나 세분화 되어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직업들의 상세도를 그려준다.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한 내용이 짤막하게나마 소개되고 있어 훨씬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소개나 안내보다도 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듣는 이만 못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 부분이 너무 짧아 아쉽기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이 거기에 있지 않으니 참아야겠다.

  문화 컨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가 접하는 영화나 방송, 만화, 애니매이션, 게임, 캐릭터를, 대중음악, 공연을 만들어 내는지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흥미있는 정보를 개괄적으로 전해준다. 어떤 분야에서 일한다고 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직업이든 나름의 고충과 한계가 있겠지만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볼 수 있다.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선택하지 않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꼭 불행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그 일을 즐기지는 못할 것이다. 좋아서 시작했고 지금은 충분히 즐기고 있다면 인생을 더 없이 풍요롭게 살고 있는 사람이다. 무조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나 평생 안정적인 직업만을 선택하려는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책이다.

  인생은 저지르는 자의 것이다. 보다 다양한 직업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적극적인 진로 지도가 이루어져야 대학을 다시 가거나 전과를 생각하는 청춘이 줄어들 것이다.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많은 방법들 중에 직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려도 그것을 즐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인생은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는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직업을 밝히지 않을 만큼 내가 가진 직업에 대한 한계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한 만족과 맹목적인 추종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 전체에도 해롭다. 선택은 신중하게 그리고 노력은 가열차게 이루어져야 한다. 내가 변하고 사람들이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직업을 바꿀 만한 용기를 준비하거나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준비와 노력 그리고 실천적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아직까지는, 일을 즐기고 있어 다행이긴 하다.

  경마장의 말처럼 결승선만을 향해 미친듯이 질주하는 공부 기계가 아니라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나를 돌아보고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그런 사람들이 이 사회를 이끌어 갈 참다운 주인이 아닐까 싶다. 나를 돌아보고 사랑하는 만큼 주변을 배려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 갈테니 말이다.


080422-0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다릴 앙카 지음, 류시화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눈에 안 보인다는 이유로 사기를 치는 사람도 많다. 보이지 않는 존재, 만져지지 않는 실체에 대한 믿음은 신에 대한 믿음과 유사하다. 그 믿음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서로 다를지도 모르지만 유사한 면이 많다. 뉴에이지에 관한 음악과 명상 등 관련 분야가 하나의 산업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낙관적 전망을 위한 도구로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어쩐지 내겐 공허하고 무기력한 현실 도피로 비춰진다.

  친구의 권유가 손에 잡은 아릴 앙카의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는 일단 믿을 수 없다. 류시화가 번역 소개한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적인 존재와의 대화를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인도인 다릴 앙카는 외계의 영적인 에너지를 만나게 되는데 그를 바샤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 바샤르가 다릴 앙카의 몸을 빌어 일반인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책으로 묶었으니 일단 호기심을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했다.

  바샤르가 존재한다는 아사사니는 눈에 보이지 태양계 바깥의 우주에 존재한다고 스스로를 밝힌다. 수킬로미터 크기의 우주선을 타고 다니기도 하며 UFO와 같은 실제 존재를 믿지 않는 인간들을 설득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주로 하는 질문은 인간의 삶과 죽음 이후나 영혼의 관한 질문들이다. 바샤르는 성실하게 이 질문에 대답하며 그 실체를 인정받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바샤르라는 존재가 채널링을 통해 일본에서 일반인들과 만나 나눈 대화의 방식이 아니라 그가 지구에 대해 혹은 인간의 삶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먼 우주의 신비한 존재에게 자신의 삶과 고민을 털어놓고 삶의 길을 묻고 있다. 그가 답을 줄 수 있다는 생각도 재미있지만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절로 난다. 조소나 냉소가 아니라 그저 허탈한 웃음이다. 참 삶의 방법과 길은 알 수 없으니 별의별 방법이 다 동원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나는 물론 바샤르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바샤르는 버뮤다 삼각지대를 외부와의 통로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틀란티스 대륙도 실제한다고 말한다.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신뢰도에 문제가 가는 대목이다.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긍정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있다는 증거도 없고 없다는 확증도 없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도 많지만, 알 수 없다고 사람들을 미혹케 하는 일도 많다. 물론 과학적 사고와 합리적 이성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그러니 신비주의를 신봉하며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모두 바샤르에게 물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특히 바샤르의 대답 중에 에이즈와 동성애에 관한 문제는 기가 막히다. 일종의 병이라고 파악하며 언젠가 미래에는 없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 인간에게 내재된 남성성과 여성성의 불균형으로 생긴 현상이라고 본다. 보수 기독교와 유사한 견해를 보이는 바샤르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현실 문제를 묻는 다는 것이 그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의심이니 믿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에게 길을 묻는 일이 더 재밌다.

  바샤르가 말하는 삶의 길과 방법은 한 마디로 요약된다. 제목이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가 그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가슴 뛰며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영원한 존재이다. 우리는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우주 여러 곳에 존재한다. 죽음은 존재의 소멸이 아니라 영혼의 육체 이탈에 불과하다. 다른 곳에 다시 존재하게 된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임사체험>에서 품었던 의문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견해가 곳곳에 보인다. 일본에서 벌어진 이 대화의 내용들을 놓고 논의하는 것은 어쩌면 부질없다. 사람은 누구나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며 살고, 믿고 싶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한한 인생을 살면서 영원한 존재를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욕심일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가 태어난 이유와 삶의 방법은 아무도 모른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 땅에 발 딛고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이 살아온 과거에서 길을 물어야 한다. 내 손으로 모두 해결 할 수 없어도, 나의 고민은 여전히 ‘지금-여기’에 있다.

  새털구름 가득한 푸른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 땅에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저 먼 곳에서 온 존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찾지 못하는 길을 먼 곳에서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뉴에이지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세기말의 신비주의가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맑은 정신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음악이든 책이든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무엇을 위해 살든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여유만으로도 세상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내가 찾는 것이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여전히 책에게 묻고 있으니, 한편 서글프기도 하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책을 볼 때 가슴이 뛴다.

071012-120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도치는하늘 2009-05-16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감사합니다. 덕분에 엄한 책 한권 피했네요.^^;인터넷교보에서도 이책, 칭찬 일색이어서, 살 뻔 했습니다. 타 리뷰만 보고 이책을 샀다면..ㄷㄷㄷㄷ

sceptic 2009-06-11 22:28   좋아요 0 | URL
ㅋㅋㅋ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그냥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멘탈 모델이 미래를 결정한다 워튼스쿨 경제경영총서 1
제리 윈드 외 지음, 류동완 옮김 / 럭스미디어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동생이 번역한 세 번째 책이다. 기억을 위해 몇 자 적어둔다.

작년 봄에 읽은 책이다. 번역한 초고의 비문과 맞춤법 등을 교정해 주면서 읽었던 책이라는 뜻이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원고가 책이 되어 돌아왔다. 번역과 대학 강의를 하고 있는 동생에게 이제야 책을 건네받았다. 워튼스쿨 경제경영 총서 중 하나인 <멘탈 모델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책이다.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이 번역한 대한 객관적 평가는 불가능하다.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인내와 준비를 하고 있는 동생의 앞날에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주어지길 바랄 뿐이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도 아니고 좋아하는 분야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라는 식의 책은 아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미래와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라는 실용서와도 조금 거리를 두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많은 문제와 좌절 상황들을 ‘멘탈 모델’들을 통해 교정하고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책이다. 물론 충분한 검토와 노력의 과정은 필수적인 요건이다. 하지만 단순히 무턱대로 열심히 노력만 가지고 될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분명 방법과 시기가 있고 미래를 향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060212-0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멘토에게 배운 것
스티븐 K. 스코트 지음, 류동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동생이 번역한 네 번째 책이다. 기억을 위해 몇 자 적어둔다.

‘멘토’는 보통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를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도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일 것이다.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 ‘멘토’는 오디에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한 10여 년 동안 그의 아들인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맡아 친구이자 선생, 상담자로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잘 돌보아 주었다고 한다.

물론 멘토는 꼭 곁에 있을 필요도 없고 사람일 필요도 없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찾아낸 것 중의 하나가 책이다. 가장 훌륭할 수도 가장 멍청할 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멘토가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CEO중 여덟 번째인 스티븐 스콧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고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든다. 인생은 그렇게 작은 출발선 상의 차이부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물론 극적인 반전과 ‘돈오’의 순간을 체험하기도 하지만 저절로 그렇게 되는 방법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회적인 성공과 경제적인 부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적다. 별로 부러운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060212-0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