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정의 - 백수 기자와 파산 변호사의 재심 프로젝트 셜록 1
박상규.박준영 지음 / 후마니타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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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의 플레이는 아름답다. 종목과 상관없이 모든 동작이 자연스럽다. 물흐르듯 거침없고 억지스럽지 않다. 메시와 호날두는 나달과 페데러와 비교된다. 나는 메시와 페데러의 스타일이 좋다. 원고를 마무리하는 날 호주 오픈 16강에서 한때 세계 랭킹 1위였던 노박 조코비치를 3:0으로 이겼다. 두 번이나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호주의 전설 로드 레이버는 이 경기를 멀리서 지켜봤다. 그리고 오늘, 정현은 싱겁게 8강을 통과했다. 준결승 상대는 황제칭호가 붙은 로저 페데러. 무명의 선수들은 그렇게 거장의 벽을 넘는다. 세월은 가고 영원한 승자는 없다. 지구처럼 공은 둥글다. 한때, 화려했던 명성과 막강한 권력과 엄청난 부귀영화도 찰나에 불과하다. 언제나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 통장 잔고, 아파트 평수, 사회적 직위는 어떻게 그의 손에 들어갔을까. 우리가 사는 공동체 안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권력을 거머쥐는 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라.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 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관리자, 진급을 노리는 장교, 당선이 목적인 정치인, 경찰과 검찰의 승진 체계는 참담하다. 86년생 정현이 호주오픈 4강에 오른 날, 영화 1987를 미루고 있는 것처럼 오래 미뤘던 책 지연된 정의를 펼친 건 실수였다.

 

잘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때로 벼랑 끝에 서야 합니다. 걱정마세요. 살길이 열릴 겁니다.”

도망자로 한 세월을 산 류영준의 말이 큰 위로와 격려가 됐다. 슬픔과 상처 없는 사람 없듯이, 불안과 걱정 없는 인생 역시 없을 거다. 내게 필요한 건 떠날 준비가 아니었다. 글쓰기에는 마감이 필요하듯이, 어떤 선택에는 준비보단 결단이 더 중요하다. - 18

 

박상규 기자와 박준영 변호사의 재심청구 사건 기록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추악한 이면이다. 아름답고 즐거운 뉴스로 가득한 세상은 불가능하다. 파산 직전 변호사와 우월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헤매던 기자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관심이 없으면 보이지 않으니.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은 시작에 불과하다.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어떤가. 아직도 진행 중인 완도 무기수 김신혜사건. 지연된 정의는 지연된 인생보다 비참하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부터 유서대필사건의 피해자 강기훈씨에 이르기까지 역사책에서 경험했던 야만의 세월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외면하거나 눈감을 뿐. 그 누적된 시스템의 오류가 이명박근혜를 낳았고 원세훈, 김기춘을 만들었다.

 

황당한 범인 조작 사건의 발달은 대개의 경찰의 사건 조작과 검찰의 동조, 판사의 동조로 마무리된다. 완벽한 팀웍이다. 삼박자가 딱딱 들어맞는다. 가짜 살인범 3인조는 형사 장해구와 오재경이 조작했고 김앤장에서 돈벌레가 된 검사 최성우가 진범을 다시 풀어준다. 이명박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던 당시 검사장 이종찬은 진실을 외면한다. 진범이 자백하고 조작된 사건 기록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버티는 이유는 자신들의 명예, 권력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인한 돈벌이 때문이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 못 배운 사람들,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가한 국가의 폭력은 최악이다. 누명은 벗었지만 그들은 잘못을 인정하지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도 않는다. 뻔뻔해야 잘 사는 법.

 

국가가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은 삼례 3인조를, 고졸의 가난한 박 변호사가 사람으로 대했다.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중, 박변호사의 변론은 거기서 출발하고, 다시 거기로 향했다. 박 변호사는 그걸로 싸웠고, 그걸로 이겼다. - 114

 

중국집 배달을 하던 15세 소년이 누명을 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진범이 나타나 황상만 형사가 집요하게 매달렸으나 검사는 끝까지 기소하지 않았다.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한 사람의 인생보다 중요한 건 자신들의 승진과 성공이었으므로. 묻고 싶다. 〇〇 형사, 정종화 검사, 김훈영 검사는 잘 살고 있나? 행복한가?

 

하지만 저는 죄가 없습니다.” K가 말했다.

……

그건 맞습니다.”

그러나 죄 있는 자들은 늘 그렇게 말하곤 하지요.”

_프란츠 카프카, 소송중에서

 

사건은 모두 그렇게 시작됐다. 완도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수가 된 김신혜씨 사건도 그러하다. 강성구 형사는 보고있나?’

 

이 책은 지연된 인생을 사는 변호사와 기자의 활약기가 아니다. 확신의 함정에 자들이 벌인 명백한 실수 혹은 의도된 오류에 대한 보고서다. 그들은 개인적인 영달과 포상과 승진을 위해 인간을 도구로 이용했다.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이라 함은 결국 공권력을 휘두르는 경찰과 검찰과 법원 조직에 몸담고 있는 인간의 실수와 오류다. 그러나 바로 잡히지 않고 바로 잡을 생각도 없다면?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법은 더더욱 정의와 거리가 멀다. 눈뜬장님으로 살고 싶지 않다면 읽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한다. 등따시고 배부른 돼지의 죄는 무지에서 비롯된다. 갈 길은 멀고 날은 저물었다. 손석춘의 과격하고 서툰 사랑 고백, 하종강의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이후 오랜만에 다시 보는 후마니타스의 우리시대의 논리가 여전해서 반가웠지만 우리 사회의 이면은 전혀 반갑지 않았다. 텍스트로 확인되는 그 깊숙한 행간의 그림자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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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면 따져봐 - 논리로 배우는 인권 이야기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최훈 지음 / 창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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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불편하다. 아주 오래된 일이다. 8살쯤으로 기억하는 어느 여름, 아버지가 쳐놓은 모기장 안에 앉아 흑백TV 화면을 바라보며 처음 그랬을지도 모른다. 익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불편하다. 계속 불편할 것 같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 불편하게 살아와서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불편한 사람들은 대응 방식은 여러 가지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나면 타인의 얼굴이 보인다.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되면서 그 불편함은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되고 타인의 말과 행동,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기도 하며 그 반대로 타인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보고(그것이 주변 사람이든 동시대 인물이든 역사적 인물이든 상관없이) 열등감을 하종강 선생님의 표현대로 부채감을 느끼기도 한다.

 

책 속에는 답이 없다. 다만 수많은 선언과 아포리즘만 난무할 뿐이다. 강준만은 싸가지 없는 진보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고 최훈은 장삼이사에게 불편하면 따져봐라고 충고한다. 책 머리에서 최훈은 우리 모두 따지스트가 되자고 부추긴다. ‘우리 모두 리얼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말을 패러디 했다. 그러나 따지스트가 되 본 사람은 안다. 그것이 얼마나 피곤한 삶인지를. 그 대상이 개인이든 직장이든 사회든 국가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잠시 숨을 고르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따지스트가 되었을 때 벌어질 개인적 고통과 기나긴 싸움의 시간을 누가 책임지겠는가.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태도와 방법의 문제다. 웃으면서 말하면 모른 척 눙치고 넘어가고 의도와 관계를 내세우며 침묵한다. 공동체에 대한 애정만 있다면 넘어갈 수 있다는 식이거나 그때그때 사람에 따라 기준과 잣대가 달라지면서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책은 불편하다. 너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불편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저자는 우리 모두 따지스트가 되자고 할 수 있을까. 사는 게 불편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책 때문이다. 책 속에서는 불편한 진실이 많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논리로 배우는 인권 이야기이다. 논리적으로 따지라고 충동질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어쩌면 악마의 유혹이다. 침묵하는 다수, 이해(利害) 계산, 사회적 관계, 성공의 욕망 등 세상을 살다보면 논리로 따져야 하는 일보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따져야하는 순간이 더 많지 않은가.

 

완전한 세상은 없다. 완벽한 조직도 사람도 물론 없다. 그러나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기준과 조직은 문제가 생긴다. 아무리 작은 모임도 커다란 공동체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김두식이 불편해도 괜찮아라고 한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민주주의의 반대말이 공산주의가 아니라 독재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말해버리면 간단할까. 아니다, 여전히 불편할 것이다. 선택은 스스로 할 일이다. 눈을 감고 혼자만 편하게 살든가. 눈을 뜨고 불편함을 논리적으로 따지는 따지스트가 되든가. 물론 알면서도 눈을 감는 게 아니라 그것이 틀린 일인 줄도 모르고 따질 일인지도 모르는 눈뜬 장님으로 살고 싶다면 얼른 책장을 덮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 감성 에세이나 애절한 소설을 펼칠 일이다.

 

인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결혼 유무, 나이, 학번을 묻지 않는 것이 인권의 시작이다. 고향과 졸업한 학교를 묻는 것도 실례다. 오지랖은 관심이 아니라 무례함이다. 이런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사실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니라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로 채택해야 하면 좋겠다. 역사와 도덕을 감히 국민에게 가르치려 들지 말고.

 

모든 인간은 원래 자유롭게 살았다. 박홍규 선생님의 책 때문에 아나키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성향이 그곳에 닿아있었음을 확인한 것은 오래 전 일이다. 문학동네의 우리시대의 명강의 시리즈 일곱 번째로 나온 자유란 무엇인가는 자유의 A부터 Z까지 훑고 있다. 수많은 자유론들 사이에서 길을 잃은 사람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듯하다. 정치적, 법적인 자유가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 자유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내가 오늘을 사는 이유, 내일의 희망, 인생의 목적과 방법까지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산다는 것은 오로지 의 힘만으로 가능할까. 타인을 부자유스럽게 하는 나의 자유를 과연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

 

자유는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84)라는 선언이 새삼스럽다. 미뤄둘 수 없는 가치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앎은 실천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며 내 삶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과정이다. 그것을 어떻게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무엇을 알고 싶은가. 그리고 어떻게 살고 싶은가. 책장을 덮고 걷고 싶다. 저 창밖의 어둠 속으로 지구 끝까지. 이제, 니 차례다.

 

이것이 우리의 끝은 아니야

 

우리가 우리의 그림자로 밀려날 때 저 밑바닥으로부터 번져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우리의 어둠으로 몰려갈 때 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은 무엇인가. 뒷모습은 뒷모습으로 말한다. 뒷모습은 뒷모습으로 사라진다. 우리는 우리의 뒷모습으로 살아남아 오래전 그 해변을 걷고 있다. 누군가의 손이 누군가의 손을 잡았을 테고. 누군가의 마음이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렸을 테고. 누군가의 눈이 누군가의 눈을 지웠을 테고. 누군가의 말이 누군가의 말을 뒤덮을 테고. 노을은 우리의 뒤쪽에서부터 서서히 몰려왔고. 서서히 물들였고. 서서히 물러났고. 우리는 서로가 누구인지 보려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마치 죽어가는 사람처럼. 언덕. 둔덕. 언덕. 둔덕. 언덕. 둔덕. 언덕. 둔덕.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진창에 빠지는 기분으로. 울음. 물음. 울음. 물음. 울음. 물음. 울음. 물음. 한 마디씩 내뱉을 때마다 점점 더 물러나는 기분으로. 그때에도. 이미. 벌써. 여전히. 아직도. 이것이 우리의 끝은 아니라고 믿는 마음이 있었을 테고. 순도 높은 목소리 사이사이로 몇 줄의 음이 차례차례로 울렸을 테고. 뒤가 없는 듯한. 이미 뒤가 되어버린 듯한. 어떤 나지막한 목소리 사이사이로. 어떤 풍경이. 어떤 얼굴이. 어떤 기억이. 어떤 울음이. 점점이 들렸을 테고. 귀신에 들리듯. 바람에 날리듯.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너는 지금 사라져가는 무언가를 보고 있다고. 너는 지금 사라져가는 무언가를 듣고 있다고. 사라지는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 사라지는 이 순간만이 오직 아름답다고.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로 사라질 때 저 너머에서 다가오는 것은 무엇인가. 밤은 밤으로 다시 건너가고 있는데.

하루는 다시 기울고 있는데.

 

-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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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 여성 이야기 - 성차별 깨뜨리기 일곱 마당, 개정판 우리 청소년 교양 나ⓔ太 2
우리교육 출판부 엮음, 김혜연 그림 / 우리교육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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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행복해요가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이 말은 그저 유혹적인 광고 카피에 불과하다. 이 기만적인 카피는 주방 가전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이 여자의 행복이라고 말한다. 예쁘고 성능 좋은 냉장고를 살 수 있는 여자가 행복하다는 이 광고에는 우리 사회가 여성을 보는 왜곡된 시선이 숨어있다.  

 

할머니, 어머니, 누나, 여동생, 딸에 이르기까지 가족 안에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대법관 후보 12명 중에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객관적인 공정성이 전제된 각종 시험이 아니면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여전히 히잡을 쓰는 중동의 여인, 할례의식을 하는 아프리카의 어린 아이 등은 문화의 다양성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심각한 인권 침해가 벌어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런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고민하고 생물학적인 성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에서 성역할을 다루는 젠더(gender)의 개념을 통해 여성학은 새로운 분야로 자리 잡았다.  

 

정치와 경제 등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는 여성들이 있지만 유럽에 비해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는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출산과 육아 그리고 가사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출산율 저하와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대한민국은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미래 사회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먼저 여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은 삶의 주체로 홀로 선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여성의 역할을 벗어나 남성과 능력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현실은 과거 유교적 이데올로기를 깨뜨리고 있다. 공정한 경쟁에서 남녀의 능력은 차이가 없다. 차별은 차이와 다르다. 여성이 남성과 다르지만 그것은 차별이 아니라 차이를 말한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여성의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세상의 절반, 여성 이야기는 성차별을 깨뜨리기 위한 즐거운 놀이마당이다.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사례중심으로 풀어낸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어떤 존재인가를 진지하게 살펴본다.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단순히 성차별의 문제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 책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여성이 길들여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학생들의 발랄한 문제의식과 다양한 사회 현상들에 대한 고민이 즐겁게 펼쳐진다. 문학이나 대중매체에서 여성의 모습은 어떠하며 건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여학생들이 직접 쓴 꽁트 여자는 왜?’, 마당극 다 함께 웃는 명절그리고 다시 쓰는 신데렐라는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 준다. 너무 심각하고 진지한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문제점을 경쾌하게 지적하고 즐겁고 긍정적인 태도로 바꾸려는 노력은 우리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무의식중에 했던 말과 행동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이에 비해 권인숙 선생님의 양성 평등 이야기는 남성과 여성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여성 문제에 접근한다. ‘평등의 방법과 태도는 다양하다. 작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남자다움여자다움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머니의 희생을 미화하고 강요했던 과거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다이어트와 외모지상주의 문제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꼼꼼하게 짚어본다.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여성의 특성은 물론이고 남성과의 불평등 문제를 하나하나 지적하고 있다. 단순히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볼 것이 아니라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아 대등하고 당당한 여성의 삶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주는 책이다. 

 

나임윤경은 여자의 탄생을 통해 여자의 일생을 살펴본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여성은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차별을 받는다. 작가는 여자의 생애 전체를 자신의 경험과 여성학 이론을 바탕으로 섬세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여성으로 길러지는 과정의 문제점, 학교에서 남학생과의 강요된 차이, 사춘기에 느껴야 하는 정체성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사랑을 할 때도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지는 이유와 데이트 비용의 불평등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돈을 벌고 결혼하는 과정, 아줌마가 되어 받아야 하는 편견어린 시선에 대해 점검해 보자. 이 책은 여자로 태어나 철저하게 여자로 길러지고 여자로 살아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녹여내고 있기 때문에 친근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여성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 대안까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남자든 여자든 어느 한쪽의 성을 가진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진 사회는 불가능하다. 지속가능한 사회, 모두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왜곡된 시선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도 불행하게 한다. ‘더불어 함께사는 지혜는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점에서 평등한 관계를 이루는 데 있다. 젠더(gender)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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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는 시민 즐거운 정치 - 청소년을 위한 정치 교과서 책세상 루트 5
이남석 지음 / 책세상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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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서 존경받는 로마 카톨릭 대주교가 피살되고 19살의 소년 용의자 애런 스탬플러(에드워드 노튼)는 현장에서 도망치다 붙잡힌다. 이 사건을 TV로 본 변호사 마틴 베일(리차드 기어)은 교도소로 찾아가 무보수로 변호할 것을 제의한다. 영화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 1996>는 수많은 법정 영화 가운데 극적 반전이 압권이다.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가 탁월했던 이 영화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진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자연법과 실정법이 충돌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우리는 흔히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과 정의를 외치며 산다고 믿는다. 하지만 세상은 권력을 가진 사람과 자본을 소유한 사람들에 의해 좌우된다. 현실은 우리 생각보다 복잡하며 정치는 외면할 수 없는 내 생활의 출발이다. 자본주의와 함께 성장해 온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는 도대체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정치 제도 안에서 각종 제도와 법률에 따라 사람들은 기본적인 공동체의 규범을 내면화한다. 학교를 예로 들면, 청소년은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합의해서 정해 놓은 규정을 지켜야 한다.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의 생각이 다를 때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질서를 학교 규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사회의 정치 제도와 법을 이해하고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와 상식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는 꿈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세상의 기본 질서가 되어야 한다. 눈을 가린 채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과 달리 법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자세히 살펴보자.  

 

민주주의라는 말은 권력이 시민에게 있다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이다. 당시의 시민은 어느 정도 재산을 소유한 소수의 성인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수 천년동안 인류를 지배해온 최선의 정치 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질되기도 했으나 민주주의는 근대 이후 대부분의 국가 정치 체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단순한 정치제도로만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사회 경제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며 경제적 불평등의 확산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가 되었다.  

 

제임스 랙서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서 민주주의의 근본에 대한 질문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는 인간 삶의 일반적인 경향, 즉 개선과 진보 때문에 등장한 것이 아니며 자연의 기본 법칙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저자의 말은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속성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경제적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정치적 민주주의도 버티기 힘들게 된다.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경제적, 물질적 풍요와 더불어 민주적인 질서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이것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이유는 경제적 불평등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진화하며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인권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임스 랙서는 이 과정들을 알기 쉽고 편안한 문장으로 설명한다.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 자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연관된 핵심적인 문제를 짚어내며 대안을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경제제도인 자본주의의 발달은 정치제도인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세계화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선 신자유주의가 소수 특권층의 부와 권력을 위해 유지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동력이 아래부터 시작된다는 사실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발전과 변화 과정 그리고 경제 상황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면 눈을 우리 현실로 돌려보자. 이남석은 참여하는 시민 즐거운 정치라는 청소년을 위한 정치 교과서를 통해 정치는 뉴스에만 나오는 정치인들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집단으로서의 국민이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시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잘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위해서는 경제적 의미에서 그리고 정치적 의미에서 참여하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행간에 숨겨 두고 있다. 권리와 의무 그리고 표현의 자유 등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적인 덕목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또한 자본주의의 그림자를 통해 민주주의에서 참여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역설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뺨을 맞아도 훈수를 둬야 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이 비유는 간섭하고 개입하는 시민 키비처Kibitzer’를 통해 민주 시민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정치, 경제적 삶의 테두리는 법이 규정하고 있다. 금태섭의 디케의 눈은 정의의 여신이 하는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 법의 공정함과 평등함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법의 역할과 의미를 먼저 살펴야 한다. 이 책의 시작부분에서 저자는 진실을 찾는 것은 맨손으로 물을 움켜쥐려는 것처럼 어렵고 때로는 불가능하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진실을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의 문제부터 사회적 정의(正義)가 무엇인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렇게 복잡한 세상에서는 법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법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법을 감시하고 법집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들의 의무이다.

민주시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 무관심은 부작위적(不作爲的) 죄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고정된 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유기체와 같다. 내가 참여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부터 내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시작된다. 행복한 삶을 꿈꾸며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제도와 규칙에 대해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와 법은 보이지 않는 공기처럼 우리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꿔 놓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갖고 손 내밀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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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 - 구정화 교수가 들려주는 교실 밖 세상 이야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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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애벌레는 사방으로부터 밀리고 채이고 밟히고 했습니다. 밟고 올라서느냐 밟혀 짓눌리느냐입니다. 그는 밟고 올라섰습니다.’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의 한 구절이다. ‘는 도대체 누구일까. 혹시 우리의 미래라고 하는 청소년들이 아닐까.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서 타인과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좀 더 확장된 개념인 우리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가 바로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는 때라고 할 수 있다. 가족과 학교 담장 밖에 호기심이 생길 무렵, 청소년들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궁금해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호기심은커녕 집과 학교 사이만을 오가며 그림속의 애벌레처럼 밀리고 채이면서 밟고 올라서는 법만 가르치는 것이 현실은 아닌가 생각해 보자.

 

자연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학문과 달리 사회과학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인 사회 현상을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연구하는 학문 분야를 말한다. 말하자면 나는 왜 학원에 다니는가?’, ‘우리는 왜 아이돌에 열광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답변이 아니라 그러한 사회현상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생각해보고 대안을 고민해 보는 과정이 사회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사회라는 커다란 조직과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나와 너를 넘어 우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은 쉽지 않다.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렸을 때부터 아주 오랜 시간 개미를 객관적으로 관찰한 뒤에 흥미진진한 소설 개미를 썼다.

이렇게 외부자의 시선으로 한 사회를 관찰하는 것과 다르게 우리 자신이 속한 사회를 살펴보는 일은 만만치 않다.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면 한 줄로 서서 앞으로 나란히를 배운다. 한 줄로 서서 학교라는 사회 안에서 지켜야 할 질서와 규칙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통제와 규율에 익숙해지면서 하지 말아야할 것부터 배우는 곳이 학교다. 하지만 의무보다 앞서는 것이 권리가 아닐까. 시민교육센터 공동대표이자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변호사 이한이 쓴 너의 의무를 묻는다는 역설적으로 권리가 아니라 의무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스무 살이 되자마자 주어지는 투표권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앞서 정치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보편적인 의무는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고민해 보자는 책이다. 자신의 이익과 무관하게 인간의 존엄성에서부터 시작되는 진짜 의무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이익 추구나 강제성 때문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의무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은 수단이나 도구가 아니라는 당연한 주장에서 시작해서 정의에 대한 이론과 시민 불복종에 대한 기준 등 공동체 안에서 구현되어야 하는 마땅한 의무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한다. 전체 7장에 걸쳐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낸 이 책은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사회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시험을 치르기 위한 사회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태도에 대해 묻고 있다.

 

구정화 교수의 청소년을 위한 사회학 에세이는 잘 정리된 사회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사회학에 대한 개념과 이론들을 알기 쉽게 풀어 놓은 책이다. 각 장 뒤에 사회학 개념들을 정리해 놓고 있어 교과 공부에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딱딱하게 이론 중심으로 설명해 놓은 교과서의 한계를 벗어나서 실제 사회현상이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생활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사회학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사회학에 대한 이론과 개념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학적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선택을 할 때 그것은 단순히 개인적 취향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현상의 하나로 의미를 갖게 된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힘이 바로 사회학적 상상력이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고 우리의 선택과 행위는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러한 현상의 원인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사회학적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나와 너의 관계를 넘어 사회 구조와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은 성찰이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거나 대학에 간다고 해서 저절로 사회를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전하는 내용이 세상의 진실로 착각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를 읽는 눈이 필요하다. 김윤태의 캠퍼스 밖으로 나온 사회과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회과학적 태도를 길러준다. ‘사회과학은 언제나 당대의 현실을 분석하고 인간 행동의 원인과 유형을 탐구하려고 시도해 왔다. 나아가 더 나은 사회를 모색하려는 열정과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바로 여기의 문제를 탐구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회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는 일반인들은 거시적인 안목과 사회 현상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심각한 사회 현상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살피고 대안을 고민하며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민주 시민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회과학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할 지식이며 우리 삶의 현실을 읽는 눈이기 때문에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이다. 우리는 언제나 사회적 존재이며 사회구성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담장 밖의 일들이 바로 나의 현실이 된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곳이며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을 시작할 때다. 나와 너에 대한 관심을 넘어 우리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을 가져야 한다.  

 

     

12051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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