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이던가? 우연히 케이블 tv채널을 돌리다 만난 이후로, 그 재미에 단단히 빠져버린 tv시리즈가 바로 [프렌즈] 다.

 정말 인간의 말장난이 어디까지 갈수있는지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사에, 저마다 개성 강하고 인간미 철철 넘치는 여섯 친구들의 생생한 캐릭터, 그와 얽히는 황당한 설정들이 내 배꼽을 수천리는 달아나게 했었다.

단순히 웃긴 코미디만은 아니었다, 상처받고 슬프고 괴로운 일이 생길때마다 친구들끼리 서로 다독여주고 챙겨주는 모습이, 국경과 인종, 문화를 초월해서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을 프렌즈 빠순이, 빠돌이로 만들게 했을게다.

그래서! 거의 9시즌꺼정 video 공테이프에 녹화를 해뒀음에도 불구하고 프렌즈 10년의 총결산 박스셋이 나왔다는 소식에 결국 질러버리고 말았으니...

구성은 일단 dvd 40개에 dvd 한장당 에피소드가 6개씩 들어있다. 게다가 소소한 스페셜 픽쳐를 통해 프렌즈 제작과정의 에피소드나 NG모음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재미를 준다

더우기 좋은 건 사은품. central perk의 그 카페에서 만나 친구들이 즐겨마시던 커피잔을 생각나게 하는 ...큼직한 머그잔이 두개나 들어있다

솔직히 한정판 섹스앤 시티 슈박스에 실망한 나로서는(스페셜 픽쳐 전혀 없음, 부록은 달랑 구두모양 열쇠고리 하나,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사은품으로 바란건 아니지만, 좀 기념될만한 사은품을 줄것이지),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요 머그잔이 참 괜찮은 사은품같다. 이 머그잔으로 커피를 마시면 왠지 나도 친구들 사이에 끼어서 central perk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도 들고말야..^^;

"떠벌떠벌 떠벌이들" (친구들 떠드는 소리가 울엄니귀에 이렇게 들렸던 모양) 만담하는거에 빠졌다고 맨날 프렌즈 끼고살던 내게 핀잔주시던 엄니도, 이 머그잔은 탐이 나셨나부다.

저번에 내집에 오셔서 이 머그잔을 보고 가시더니 ,

"니 집에 있는 그 컵은 잘 산거같애" 하시더만.

일반 머그잔보단 좀 크긴 하지만, 라면덜어먹을때, 수프먹을때 등 다양하게 활용할수 있고 무엇보다 아메리칸 커피나 녹차의 물을 고봉으로 담아 물처럼 노상 마시는 나한테는 딱 알맞은 싸이즈다.

프렌즈를 보면서 다들 한번씩 자기와 가장 닮은 사람이 누군가 떠올려보기도 할 것 같은데, 내 경우에는 모니카가 가장 나랑 닮은것 같았다

우선 상황적으로는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자연과학도 오빠가 있다는것이 닮았구, 안그런척 하면서 은근히 외모컴플렉스가 많고, 어지러운거 보면 치우고 싶어서 못견디는 결벽증에 정리벽꺼정 비슷.

거기다 좋아하는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그 저돌성까지.. ^^ (6시즌 마지막에 촛불을 켜눟고 챈들러에게 청혼하던 장면은 정말 가슴 찡했다.)

암턴 천진난만 왕단순무식의 조이, 썰렁하지만 사리분명하고 속깊은 챈들러, 순수하고 선량한 로스, 엉뚱하지만 정많은 피비, 귀엽고 사랑스런 얌체 레이첼까지...모두모두 내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친구들이다.

지금도 할부금을 갚느라 허리가 휘지만...암턴 지르길 잘했다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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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1-17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 전부 품절이네요.^^;;

커피우유 2006-01-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벌써요? 2천세트가 두달만에 순식간에..@.@ 역시 프렌즈 매니아들의 힘은 대단..
 
지르 안티 샤이닝 세트(리프레쉬+여행용세트)
지르
평점 :
단종


진작 리뷰를 쓸라고 했었는데 요즘 하도 정신이 없던데다 일에 찌들려 집에만 오면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 묵혀놓고 있었더만...단종되어버렸으니 이거 보고 사고싶어하실 분들껜 좀 죄송하긴 하다. ^^;

아버지 스킨이 다 떨어져가던 차인데다 크리스마스도 되고 해서 화장품을 좀 사드릴까 하고 서핑하던 차에 플라시보님 서재에서 좋은 정보를 얻어 구입하게 되었다.

딸년은 온갖 외제화장품으로 이뿌지도 않은 얼굴에 떡을 치는데, 폴뉴먼 뺨치는 미남이신 아부지가 고작 6000원짜리 미X homme 스킨만 쓰시는게 죄스러워 이기회에 속죄도 할겸...^^;;

제일 알찬건 가격이다. 원래 저 리프레쉬(스킨)만 32000원인데,  여행용 3종셋트에 클렌징폼, 영양크림, 비타민에센스(코렉트)까지 해서 32000원이면 꽤 알찬 편이다, 무엇보다 10% 할인쿠폰에 수입화장품 2000원 할인쿠폰까지 합해 26000원에 샀으니 그야말로 에라좋구나 였지 ^^

모든면에서 별 5개를 줄 만한데 별을 하나 뺀건 스킨의 냄새가 사실 좀 므흣해서다.

좋게 말하면 멘톨향이고, 심하게 말하면 물파스 냄새 비슷한 톡쏘는 냄새가 좀 나는데...바르고 나면 휘발이 되어서 그런대로 다행이다. 어찌보면 남자 스킨 ...하면 떠오르는 그 느끼하면서 달짝지근한 천편일률적 냄새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아울러 남자 화장품에서는 별로 없는 여행용 셋트가 붙어 있어 좋다. 이제 여행가더라도 엄마 화장품 얻어쓰는 일은 없겠지.

사서 척 하니 드렸더니, 예상대로 무신경한척 하면서도 좋아라 입을 못다무시는 모습이 나와서 흐뭇했다.

그나저나 걱정인건, 아껴쓰실라고 장속에 고이고이 모셔뒀다는거. 도대체 언제 쓰실라고 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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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메르시에 립 실크 - 11.3g
로라메르시에
평점 :
단종


대학에 입학하고서 멀쩡한 입술에 소위 색깔을 입히기 시작한게 거의 15년이 다되간다. (으미..이럼 나이 나오나?ㅡㅡ;)

아무튼, 아침에 뽀샤시하게 덧칠을 해도 오후만 되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신기한 피부를 가진 덕에. (그대신 기름만 덕지덕지..ㅠㅠ) 건조나 보풀은 거의 남 얘기인줄 알던 내게도.건조함과 보풀이라는 손님이 찾아오셨다.

특히나 요즘같은 겨울철은 입술에 립밤을 바르고 립스틱을 발라도 점심만 지나면  건조한 사무실 공기, 기타등등의 사유로 아랫입술이 논바닥처럼 직직 갈라져 급기야는 곱게바른 립스틱이 껍질이 되어 툭툭 떨어질 지경이 된다.

 그래서 사게 된 것이 바로 요놈인데. 11.2g에 22,400원이면 솔직히 무진장 비싸다. 약국에서 립밤을 사도 거의 같은 양에 1-2천원인데..(사실 넘 비싸서 별을 하나 뺐다.)

울엄니 아시면 또 돈x랄했다고 난리시겠지만.. 요놈 이거 아주 물건이다.

원래 로라의 주력 품목은 프라이머..즉 파운데이션 바르기 전 모공 등 잡티를 가리는 미장공사용 제품으로 명성을 날리는데, 요 립 실크 역시 입술 보호를 위한 미장공사용으로 손색없는 기능을 하고 있다.

패션잡지 등에서 환절기 대비용 립밤 컬렉션 기사를 내보내면 거의 단골손님처럼 요놈이 나오는데.

실크처럼 스며들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으며, 입술보호력도 좋다는 내용에 솔직히 혹해서..한번 사볼까 하고 생각하던 찰나에..알라딘에서 20% 세일한다기에 냉큼 사버렸다.

뚜껑을 열면 투명한 바셀린같은(점도는 좀 두껍다. 거의 딱풀질감 ㅡㅡ;) 젤이 나오는데. 약간만 손가락에 덜어서 살살 발라준뒤, 어느정도 스며들면 립스틱을 발라주면 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정말 바르자마자 순식간에 스며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분이나 뻑뻑함이 없다.

무엇보다도,  거의 저녁때 화장지우기 전꺼정 입술 보풀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말그대로 끝까지 촉촉함을 유지해주신다.

요놈은 립스틱 바르기 전에 써도 좋고,  밤에 자기 전에 살짝 발라주고 자면 취침중에도 입술 건조를 막아주게 철저히 보초를 서준다. ^^;

항상 입술 트러블로 립스틱 고를때마다 고심하시는 울엄니한테도 이번 연말 선물로 한개 사드릴까(그러고 돈은 받아야할듯) 고심중인. 괜찮은 제품이다.

하여간 이제 입술 보풀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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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은 지지 않았다 - 17판
허경영 지음 / 도서출판 새나라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참내...

나이드신 분들께는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세상 살다살다 정말 별 책을 다 봤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될때부터 그 확 깨는 카피에 매료되어(표지에 떡하니 '출판사상 최고의 1250만부 베스트셀러도전!' 이란 글자 찍어서 파는건 첨봤다.), 헌책방에 등장하면 사야지..하고 맘먹고 있던 차에, 헌책을 몇권 살 일이 있어서 구입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판타지의 연속이더만.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공화당이 있다. 박대통령의 유훈을 충실히 실천하는 원조 보수의 결정체.

이 책은 홀로 외로이 공화당을 떠받치고 계신 허경영 총재의 일대기이다.

일단 출생부터 심상치 않았던 허총재께서는 목사의 양아들이 되어 성경을 완전 독파하시고, 승려의 양아들이 되어 불경을 마스터하셨으며, 20세 때 한국 첫째 재벌의 양아들이 되어 그의 뛰어난 선견지명과 행동력으로 인해 첫째 재벌의 회사는 창사이후 50년동안 노조라는게 존재하질 않는댄다.

운명적으로 박정희대통령을 만난 이후 새마을운동과 방송통신대 설립을 추진하셨으며, 자주국방을 위해 시베리아에 비밀기지를 건설, 핵개발을 추진하려는 마스터플랜도 세우셨다니...읽다보면 그저 입이 벌어질 뿐.

책에는 시베리아 핵기지의 설계도(도면??) 도 그려져 있는데, 마치 마징가Z가 숨겨진 모 기암절벽을 방불케하신다.

이 책에 나온 허총재의 원대한 구상이 실제로 실현되는 날에는 우리나라는 정말 구원받을 것이다. 대한민국 만만세다~~ ㅋㅋ

사족을 달면..이분은 작년 16대 총선때도 출마를 했는데, 그때 내놓은 공약을 보면,`탈레반' 이 따로 없다.  `국회의원 자격 고시 실시', `신혼부부 새출발 자금 5000만원 지급',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건국수당 50만원 매달 지급', `카드빚 50% 탕감', `이혼, 전과기록 폐지', `농약사용 금지', `화폐 변경' 등 거의 제 2의 유신을 방불케 했다. ㅋㅋㅋ

모 기자가 인터뷰한 바에 의하면 "사실 박근혜와 결혼하게 돼 있었는데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그러졌다" 등 `믿거나 말거나'한 얘기들을 쏟아내셨다더만.. "조용필 와이프를 생전에 봤을 때 건강 조심하라고, 성형수술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했는데 듣지 않아 죽었다", "사람을 척 보면 미래를 안다" 등 차마 기사에는 쓸수없는 주옥같은 사실들을 털어놓으셨다지 ^^;

경제불황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로 머리아프신 분들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비록 판타지지만 그 속에는 나름대로 민초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허총재의 충정이 담겨있다오..^^;; 읽다보면 해리포터나 나니아 연대기는 저리가라 할게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힘든 회사일에 지친 내게 잠시나마 큰 웃음(비웃음임)을 주었다는 데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ㅋㅋ

그래서 과감하게 이 책에 별 5개를 공손히 바친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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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을 사랑하라 - 20세기 유럽, 야만의 기록
피터 마쓰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사실 읽은지 한 3년 됐는데, 차마 리뷰를 올릴 생각을 못하고 걍 모셔만 뒀었다.

내가 읽으면서 시종일관 든 생각은  " 어떻게 이럴 수 있지? " 하는 기막힘이다.

너무 기가 막히고 슬퍼서 가슴이 미어질 지경이었는데...픽션도 아니고 정말 사실로 일어난 일들이라니.

표지에도 있지만, 짐보따리를 메고 피난 떠나는 보스니아 난민 아줌마의 눈길이 꼭 나를 바라보는 것만 같아 한동안 잠을 설쳤다.

그 아줌마도 나처럼 어느 회사에서 평범하게 일하던 회사원이었을 수도 있고, 애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살아가던 가정주부였을지도 모른다. 강간이나 폭력, 전쟁이라는 이름은 그저 책이나 TV에서만 나오던 막연한 대상으로 알던...

그런 평범한 이들의 일상이 전쟁으로 인해 무참히 파괴된 모습이 이 책에서는 너무나 무덤덤히 잘 묘사되고 있다.

보스니아 내전이 있던게 거의 10년이 넘었는데, 적어도 이 책에서만은 그 참상이 현재형이다. 아주 영원히.

그래도 인간일진대, 최소한 신을 믿으며 도덕과 윤리에 기반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 아니 차라리 이익을 위해서라면 낫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이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 바탕에는 강대국들의 잇권놀음이라든지, 사상과 문화, 종교의 차이로 인한 여러 모순들이 구조적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비평은 하지 않는다. 단지 있는 그대로 전달할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무엇이 진정으로 인간다운 것인지, 현대를 사는 우리는 정말 이전 시대에 살던 사람들보다 이성적으로 깨이고 도덕적인 존재인지, 다시 되묻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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