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아마 고독한 미식가보다 더 재미있을꺼에요. 저도 술을 즐기는 편이라 군침을 흘리며 읽었습니다. 방랑의 미식가는 시즌 2가 나오겠지요?

히가시모리 료스케 (니치분상사 영업과장)의 대사입니다.
“아... 내가 술꾼이라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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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 넘어진 듯 보여도 천천히 걸어가는 중
송은정 지음 / 효형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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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장까지 읽고 책을 덮으려고 보니 책 날개에 소개가 나온다. 아. 같은 출판사였구나. 소재도 닮고 구성도 닮았지만 두 책 모두 정말 재미있다. 책장에서 오키나와를 찾아 옆에 나란히 꽂아 두었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들이다. 아마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는 일본작가의 작품이고 오키나와가 배경이라 마치 공간을 이동한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이 책은 한국작가의 작품이니 번역의 매끄러운 정도를 따질 것도 없이 작가의 솔직하면서도 세련되고 수려한 글솜씨를 맘껏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동네서점을 차리고 싶은 판타지는 내게도 있지만 아마도 상상만으로 그칠 것이다. 스스로는 comfort zone을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이러한 책방지기들의 진솔한 수기는 정말 꿀맛같은 대리만족을 준다.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우다 도모코씨의 책에서는 도쿄 생활을 정리하고 오키나와로 날아가 4년을 넘게 버틸 정도로 (책이 출간될 즈음 해서) 책방 운영에 모든 것을 매진했을 때 펼쳐지는 삶을 구경할 수 있다. 오키나와를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는 이들 사이의 교류에서 행복이 묻어 났다. 그녀의 열정이 사랑스러웠다.

그에 반해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동네책방 운영이라는 자영업에 도전했던 송은정씨의 이야기는 좀 더 현실에 가까운 대리경험이었다. 내가 만들어 가는 오직 책을 위한,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보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녀의 최종 목표는 글을 쓰는 것이었고, 그 꿈을 이루는 공간으로 책방은 최고로 적합한 일터였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잘하려면 풀타임이 요구된다. 결국 책방은 문을 닫고 말았지만 대신 정말로 좋은 책이 나왔으니까. 아마도 내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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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6-03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득 아나운서 하시다가 그만 두고 책방
을 차렸는데 대박났다는 어느 분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네요.

그 정도의 스토리가 없다면, 그리고 방송
인으로서의 인지도가 없다면 동네책방
으로 성공하기는 그리고 밥벌이조차 하기
쉽지 않을까요.

점점 더 책방이 사라져 가는 현실이 안타
까우면서도 또 온라인 서점의 편이성 때
문에 클릭질을 하게 되는 자가당착적 이
중성에 씁쓰름하네요.

북깨비 2018-06-04 00:59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공간이 사라질까봐 대규모 서점이든 소규모 서점이든 좋아하는 서점은 한번씩 들러서 책을 구매하는데요. 정말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는 액수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랄까. 몸을 움직여 직접 찾아가는 것 까지는 문제가 아닌데 (그 공간을 좋아해서 가는 것이니까요) 제가 사려는 책이 당장 그 날 그곳에 없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 가장 큰 취약점이 아닌가 싶어요. 동네서점을 통해 택배로 주문을 할거면 온라인 서점으로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게 되고 말이죠. 인터넷을 하다 보면 SNS는 ‘시간낭비서비스’라는 욕(?)을 자주 보게 되는데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인지도가 없는 자영업자분들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을 마케팅하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라는 점에서 인터넷의 도움을 받기도 하니까 온라인 서점은 경쟁자라도 온라인이라는 공간은 그분들께도 필요한 것 같고. 결국은 개개인의 선호도의 문제가 되면서도 각자의 경제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싼 가격과 편리함 (생각해보니 편리함도 싸다와 동일선상에 있는 것 같네요. 직접 책방엘 가는 비용도 만만찮지요)의 힘이 가장 세긴 센 것 같고요. 정말 당연한 말들만 잔뜩 늘어 놓고 말았네요. ㅎㅎㅎㅎ 맞습니다. 정말 밥벌이는 힘들어요.

cyrus 2018-06-03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방에 혼자 있어봤는데 책방 내부 분위기가 조용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내 세상인 줄 알았어요. ^^

북깨비 2018-06-04 01:23   좋아요 0 | URL
오옷! 혹시 책속에 등장하시는 화장실 가신동안 책방을 맡아준 고객님이 cyrus님이셨나요?! 😯😧😲!!! 북플벗님 중에 일단멈춤에 가보신 분이 계시다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 같으면서도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 책방에 혼자서라.. 아. 저도 언젠가 경험해 보고 싶군요. 여행할 때 이곳저곳 가보고 싶은 책방을 표시해서 들르는데요. 그래도 일정상 다 가보진 못하니까 아쉬워요. 그리고 이렇게 몇년 사이 문을 닫기도 하고 말이죠.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요. 마케팅의 성공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버린 알맹이 없는 책들 말고 (알맹이 있는 베스트셀러라면 문제없습니다) 양질의 책을 고르고 골라 사서 보는 매의 눈을 가진 독자들도 많아졌으면 좋겠고요. 그럼 저절로 필터링이 되서 좋은 책들이 계속해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봅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아웃케이스 없음
츠키카와 쇼 감독, 오구리 슌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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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비행기에서 보게 된 영화. 설정이 좀 너무 작위적이야~~~ 아 뭐야 여주 연극성 성격 장애 아님????? 아니 왜 남자들은 저런 여자한테 넘어가는거야~~~ 엄청 띠겁게 보고 있었는데... 무려 세번을 연달아 보고 말았다는. ㅠㅠ 흐미 슬픈거~~~ 남주 표정, 말투에 정말 훅 빠져들어가 두번째 세번째 볼때는 과거 회상 장면 시작되는 순간부터 아주 그냥 눈물이 눈물이 😫😫😫 블루레이로 살려고 했더니 왜 알라딘에서는 팔지를 않노 다른데 계정 만들기 귀찮은데 😩😩😩 암튼 요즘은 밥잘사의 정해인이 대세지만 (밥잘사는 못봤으나 슬감에서 완전 멋있었지. 👍🏻👍🏻) 허나 이 누나의 마음을 온통 휘저어 놓은건 키타무라 타쿠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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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스캔하다 뇌부자들 팟캐스트에 흠뻑 빠진 일인입니다. 일단 음향 시스템에 신경 많이 쓴 것 같고요 (잡음이 없고 볼륨이 일정해서 듣기에 편안하고 좋았어요) 그리고 되게 인간적이라고 해야하나 왠지 듣고 있으면 안심도 되고 위로도 되고 예전에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진짜 열심히 들었는데 스윗소로우님들을 연상케 하는 그런 조곤조곤하면서 유쾌한 분위기의 남자들의 수다? 라고 표현해도 되겠죠? 절대절대 칭찬입니다!! ㅎㅎ 아 그리고 팟캐스트 소개글에 6명의 젊은 정신과 전문의라고 나오거든요. 직장생활 15년차인 저 요즘 완전 번아웃되서 무기력, 권태, 체념, 변화에 대한 두려움 등등과 싸우는 중인데 이제 시작하는 젊은 친구들의 순수한 직업관, 의욕 같은 것이 정말 예뻐보이고 자극이 되더라고요. 나도 또 한번 힘을 내보자! 싶고 비록 직업은 다르지만. 아무튼 책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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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그대에게 - 잠들지 못하는 밤을 위한 편지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부윤아 옮김 / 키라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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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가까운 지인보다 가끔은 완벽한 타인이 위로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울고 싶은 날.
이 책이 눈에 띄는 것은 그저 단순한 위로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방안도 제시한다는 점인데요. 물론 100% 공감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중 몇가지는 시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저는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 좀 삐딱한 시선을 갖고 있는데요. 왠지 성공한 사람의 여유인 것 같고. 자~ 내가 인생에 대해 한 수 가르쳐줄께~ 잘난 척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하는 뭐 그런저런 이유로요. 그래도 정말 울고 싶은 날에는 사람보다 이런 책이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있더라고요. 잔잔하고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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