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소년문고를 이야기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번역본 구판을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에 소개된 글을 보고 관심이 갔으나 이미 절판이 되었다 하여 구판 중고알림을 등록해두었더니 얼마전 재출간 알림이 와서 개정판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냥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지만 1/3 내지 1/2 정도만 컬러인쇄인데 어차피 컬러인쇄를 기획했다면 그냥 통으로 컬러인쇄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뒷부분은 흑백인쇄라 살짝 아쉽다. 원서도 본 적이 없어서 컬러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재출간 해주셔서 감사 또 감사.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 고전 독서 -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교양 고전 독서 1
노명우 지음 / 클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니은서점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 신간을 주문했는데 역시 👏 Brav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사유 재산 - 메리 루플 산문집
메리 루플 지음, 박현주 옮김 / 카라칼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난히 표지가 예뻤던 [두더지 잡기]를 읽고 카라칼 출판사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가서 고른 책이다. 하얀 표지가 깔끔했다. 딱히 작가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고 순전히 출판사에 대한 관심으로 고른 책인데 의외로 눈길이 가는 글들이 다수 보여서 얻어 걸린 기분.

폐경은 처음부터 다시 청소년기를 겪는다는 뜻이다. 다만 학교에서는 중학교라는 수용소에 안전히, 혹은 비교적 그런 상태로 다른 청소년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지만, 지금은 성인이므로 학교에 다닐 때와는 달리 매일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 P36

거짓말을 하게 된다. 가게에서 좀도둑질을 하고 싶은 충동이 일고, 운전을 한다면 앞차를 들이받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를 대비할 수는 없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을 한 가지는, 이런 감정들과 이런 행동이 10년은 간다는 것이다. 즉, 당신 인생에서의 10년 말이다. 이것이 사실인지 의사에게 물어본들, 아니라고 부정할 것이다. - P39

행복한 노년은 맨발로 다가오며, 그와 함께 우아함과 상냥한 말들을 가지고 온다. 음울한 청춘은 절대 알 수 없었던 방식으로. - P42

부유한 사람들은... (중략)... 차분하게, 자연스러운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직접 빵을 굽고, 쿠키와 케이크와 파이를 손수 만들며, 자기들이 마실 맥주를 빚고 자기만의 포도주와 온갖 술을 담근다. 여름에는 텃밭도 직접 가꾼다. 그리고 겨울이 되어 크리스마스트리나 호랑가시나무가 필요하면, 그냥 자기 땅에 가서 잘라 온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쓴다. 그들은 상점에 가서 식료품을 사야 한다. 특히 기성품 종류로,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어릴 적 나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든 걸 직접 만들고 부유한 사람들은 물건을 사는 것으로 이해했다. 어머니는 식품점에서 케이크 한 판을 통째로 사며 우리는 직접 굽지 않아도 되니 운이 참 좋은 거라고 말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직도 살아 있었다면 매우 혼란스러워했으리라. - P55

어렸을 적 한 점쟁이가 내게 말하기를, 죽고 싶어 하는 늙은 여자가 어쩌다 내 몸에 깃들었다고 했다.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라벤더로 목욕을 하거나 뒷마당에 열쇠를 묻는 의식을 거행하는 등 비밀리에 전해져온 방법을 세심하게 따른 끝에, 나는 그 여자의 존재를 몰아냈다.
이제 나는 죽고 싶어 하는 늙은 여자이고, 내 안에는 살고 싶어 죽을 지경인 젊은 여자가 깃들어 있다. - P125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작가들에게는 대부분 하인이 있었다. 그들이 실제로 설거지를 해본 적이나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건 참 안된 일이다. 그들은 설거지를, 특히 저녁 식사 후의 설거지를 재미있어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동작은 다른 것들로부터 정신을 돌릴 수 있도록 해준다. - P128

너무 심란한 경우에는 아무리 눈을 치우고 설거지를 한들 걱정거리를 떨쳐낼 수가 없다. 설거짓거리가 쌓인 집과 그런 집 위로 눈이 내리는 땅을 소유하지 못한 하인들은 무척 심란했을 것이다. 돈, 질병, 죽음, 그리고 친척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 등은 우리 인간이 가지는 비애의 주된 요인이다. 작가는 이런 것들 사이에서 자신의 주제를 고른다. 소설, 단편, 희곡, 또는 시에 긴 시간을 쓰다 보면 다른 것들을 신경 쓰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마음에서 골칫거리를 떨치기 위해 골칫거리를 이용하다니, 이상하게 들리지만 가능한 일이다. 어쩌면 작가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하인이다. - P129

각 가정이 작가 하인을 고용하여 자리에 앉힌 뒤 우리가 견뎌야 하는 인간적인 골칫거리에 집중하도록 한다면, 모든 가정은 걱정거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온종일 집에 앉아 있을 작가를 고용하는 건 실용적이라고 할 수 없다. ... (중략)...

그리하여 세계는 상대적으로 집에 더 데려가기 쉽고, 공간도 더 적게 차지하며, 먹여 살릴 필요도 없는 책을 이용하는 천재적인 계획을 생각해 낸 것이다. 각각의 책 속에는 손가락에 못이 박인 하인, 즉 작가가 들어앉아 우리가 세상의 걱정거리를 떨쳐낼 수 있도록 우리 대신 그런 것들에 집중한다. 몇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책 한 권을 읽어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알 것이다. 세계는 멀리, 저 멀리에 있는 것만 같고, 우리는 시간을 잊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그 순간 멀리, 저 멀리에 있는 듯 보이는 자신의 두 발 혹은 방 맞은 편에 있는 화분 속 식물을 보고는 놀라워한다는 것을. 이건 어디에서 왔을까? 저건 여기에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거지? - P130

하지만 얼마나 이상한가? 정말로 이 얼마나 이상한가? 그렇게 많은 책을 가진, 혹은 어떤 조합으로든 그토록 많은 물건을 가진 수없이 많은 가정들이 근심 걱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실상 수많은 걱정거리가 그곳에 자리를 잡는다. - P1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뱅은 지슬렌의 남편이었나 아님 쌍방 연애? 그도 아님 일방적인 감정을 숨기고 남사친으로 곁에 머물렀나? 구글에서 검색하면 IMDb에 지슬렌과 결혼했었던 사이라고 나오는데 출처가 확실한가도 모르겠고. 아 너무 알고 싶다. 위키피디아에는 작가 사진과 프로필만 나와 있고 그 외의 것들은 언급이 없다. 뒤늦게 작가가 불과 몇달전 71세의 나이로 타계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그리운 너의 미소. 우리는 그리움 속에서 시들어가고, 그 안에서 켜켜이 쌓이는 삶을 깨닫기도 한다. - P8

질투는 눈물과 비명으로 자신의 사랑의 크기를 증명한다고 믿지만,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기자신에 대한 원초적인 편애를 표현할 뿐이다. 질투에 세 사람이 연루되는 건 아니다. 심지어 두 사람도 아니다. 불현듯 자신의 광기에 사로잡힌 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 P39

가족이란 참 이상하다. 서로가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정말 그렇다. - P54

네가 죽은 후 몇 달이 흘렀고, 아이들은 네가 더는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그렇게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 P66

네 아이들은 나이가 서로 다르고, 있는 곳도 다르다. 나는 그들이 더는 길이 없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곳에 각자의 방식대로 길을 만드는 것을 지켜본다. - P66

너는 늙는 것을 두려워했으나 이제 더는 늙지 않는다. - P95

나는 시시때때로 이 책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창문 앞으로 돌아간다. 큰 깨우침을 주는 아무리 위대한 텍스트들일지라도 처음 내리기 시작하는 눈송이들보다 더 환한 빛을 발하지는 않는다. - P98

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허용하는 자유가 거의 없음을 보면서 늘 놀란다. 관습의 창문에 달라붙어서 숨 쉬는 방식, 거기서 나오는 입김은 살아가고 사랑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 P1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더지 잡기 - 노년의 정원사가 자연에서 배운 것들
마크 헤이머 지음, 황유원 옮김 / 카라칼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에 하늘하늘한 물빛 설렘이 인다.
연한 파스텔톤의 바탕에 금장으로 수를 놓은 듯한 로즈골드 폰트는 고급스럽고, 한국어판에만 한해 수록되었다는 빈티지 삽화, 카키색 속지와 가름끈, 그리고 책등에 찍힌 출판사 로고 Caracal의 side profile 까지.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이런 고퀄의 양장이라면 겉표지나 띠지로 가리지 않은 출판사의 자신감이 공연한 객기로 보이지 않는다. 책장을 넘길때 갈라지는 소리가 나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체험을 몇번 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낙장의 낌새가 없고 잘 붙어 있다. (돈 몇 푼 아낀다고 중고 최상등급으로 산 댓가일까. 책은 깨끗하고 새 책 같은데 책장 넘기는 소리가 전설의 고향이다. 이러다 어느날 갑자기 후두두둑 떨어지는건 아니겠지.)
----------
표지 안쪽에 등장하는 작가의 프로필과 책의 말미에 나오는 옮긴이에 말에 따르면 작가는 열여섯에 집을 나와 2년 정도를 홈리스로 지내다가 부랑자 생활을 접기로 마음먹은 후에는 철도원에서 7년 정도 일을 한 뒤 예술대학을 가고 여러 직업을 전전한 끝에 정원사가 되었다고 한다. 정원 일과 두더지잡이를 병행하면서 시도 썼다. 결혼을 해서 아내와 두 아이가 있고 아이들은 이미 장성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노년에 작가로 데뷔해 성공한 케이스.
----------
시적인 묘사는 (작가가 노년을 보내고 있는) 웨일즈 근방의 계절, 기온, 공기 같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책에서는 잉크냄새가 나지만 책덕후중에 적당한 양의 잉크향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이것도 플러스.
----------
홈리스일 당시 숲에서 지낸 수많은 밤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잠깐만.. 숲에는 벌레가 많은데.. 😨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데 이사람은 개구리, 달팽이, 온갖 종류의 곤충들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고 평온하게 그때의 일들을 회상한다.
----------
정원 일에 대한 설명도 나오고 - 정원 일이란 그저 식물들을 길러내기만 하는 일이 아니라 생명을 죽이는 일 (두더지, 민달팽이, 진딧물, 말벌, 쥐, 잡초 등의 처리)도 포함된다는 것. 그래서 두더지를 잡을 때는 가능한 한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죽이기 위해 신경을 쓰고, 목초지의 풀을 벨 때도 야생동물에게 도망칠 기회를 주기 위해 예초기나 스트리머 대신 낫을 사용해 벤다는 것 같은 -
----------
특히 두더지와 두더지를 잡는 방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은 좀 생소하기도 하고 (내가 두더지를 잡을 것도 아닌데) 좀 지루하기도 해서 대강의 내용만 훑었다. 다 그런건 아니고 군데군데 흥미로운 내용도 꽤 있다. 두더지들이 정말로 싫어하는 것이 빽빽한 토양이라는 것. 그래서 무거운 롤러로 정기적으로 밀어주는 운동경기장은 두더지로 인해 골머리를 싸맬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음. 손흥민의 토트넘 구장도 롤러로 한번씩 밀어주겠군. 🤔 순간 내 머리를 스친 쓸데없는 생각.)
----------
더 충격적인(?) 사실은 먹이를 보관해두는 저장실인데 지렁이를 먹고 사는 두더지는, 꼬리 부분을 잃으면 꼬리가 재생하는데 걸리는 기간 (4주에서 6주) 동안 땅을 팔 수 없게 되는 지렁이의 핸디캡을 이용해 살아 있는 지렁이를 한데 모아 놓고 한쪽 끝을 물어뜯고는 저장해둔다고 한다. 가축을 사육하는 인간이 할 소리는 아니지 라고 두더지가 따질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뜨아 아닌가. 😱
----------

우리의 풍경, 우리의 신화, 시, 문학의 구석구석에서도 두더지가 발견된다. 두더지는, 러시아데스먼을 제외하면, 혼자서 생활하는 동물이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에 등장하는 몹시 유쾌한 두더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이 책 속에서 쥐, 두꺼비, 오소리와 친구가 된다. 아마도 우리는 우리가 먹지않는 생명체들은 의인화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다른 이야기들에서도 두더지는 혼자 생활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존재로 등장한다. 《나니아 연대기》의 릴리글러브스는 훌륭한 정원사이자, 말하는 두더지들로 이루어진 전사 집단의 리더 두더지이다. 옥스퍼드셔의 선돌standing stone 을 숭배하는 두더지들의 고대 제국에 관한 낭만적 이야기인《덩튼 숲Duncton Wood》은 전투와 엉뚱한 장난으로 가득하다. 어떤 아동 도서에서는 두더지와 그 친구들은 다양한 모험을 벌인다. 어쩌면 인간은 혼자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힘들어하는지도 모른다. - P64

나는 밤을 보낼 작은 텐트를 떠올리고
잔가지를 태운 자욱한 연기 속에
아침에 마실 차를 끓이며
반짝이는 추위를 깨울 순간을 상상하네 - P94

어릴 적 나는 모든 걸 알고 싶어 했지
이제 나는 늙었고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 - P161

이것은 소소한 삶이고, 모든 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게 되고 만다. 나는 그게 좋다. 소소함이라는 개념이 좋고, 인간의 기본적인 것들이 주는 경이로움이 좋다. - P174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버렸다. 캠프용 휴대 난로, 냄비와 팬, 텐트 같은 물건들을 버리자 짐이 가벼워졌고, 나는 내게 필요한 다른 것들을 모았다. 물병, 담요, 방수포 같은 것들을, 나의 모든 세상을 배낭 하나에 넣고 다니는 일은 내게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사이의 차이를 금세 가르쳐줬다. 나는 책이 그리웠다.
나는 양말을 신던 게 그리웠다. 나는 닳은 부츠를 버리고 테니스화를 신고 걸었다. 그렇게 걷는 동안 거추장스러운 짐은 모두 버렸고, 오직 필요한 것들만 들고 다녔다.
이제는 나이가 들고 마음이 여려지면서, 나는 원하는 것에 조금은 굴복해버렸다. 나는 옷과 책을 너무 많이 산다. - P182

연민은 기쁨과 슬픔의 상호 작용 가운데서 생겨난다. 당신 스스로의 삶에 대한 연민, 당신 스스로의 실수에 대한 용서가 그것의 토대를 이룬다.
. . . . .

망가진 것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다른 무언가가 될 수는 있다. 그것들은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 모든 것들은 일시적이고, 모든 것들은 닳아서 먼지가 된다. 모든 것에는 그 끝이 있으며, 모든 것은 다음 것의 시작을 품고 있다. 치유의 감정이란 그것들을 예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수용과 용서와 사랑과 성장과 재출발을 통해 생겨나는 것이다. 흉터는 삶의 불가피한 요소이다. - P200

나는 늘 아래를 내려다보지

풀 속에 숨어 있는 두꺼비와 꿩을 보고
눈으로 보기도 전에 이미
내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여우 한 마리가 있음을 알아

나는 미궁에서도 길을 잃지 않지만
걸으면서 나 자신을 잃을 순 있고
내면의 짐승을 만날 수도 있네 - P214

오늘 아침 물집이 잡힌 두 손
오랜 세월 내내 삽을 들어서 집게발처럼 굳어버렸지만
그럼에도 손잡이를 다시 꼭 붙드네
약간의 고통
하지만 비 냄새를 머금은 바람의 기쁨을
앗아 갈 만큼은 아니지. - P237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3-27 19: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깨미님 표지묘사만으로 막 사고싶어집니다 ㅎㅎㅎ

북깨비 2022-03-28 01:29   좋아요 2 | URL
표지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정말 맘에 들어요. 녹색광선 출판사처럼 카라칼 출판사에서도 계속 요 스타일의 장정으로 여러가지 작품들이 나오면 좋겠다 하고 바래봅니다.

서니데이 2022-03-27 2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에서는 정원에 두더지가 자주 나오는 게 아니라서 낯선 느낌일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북깨비님, 좋은 하루 되세요.^^

북깨비 2022-03-28 01:40   좋아요 3 | URL
그래서 그런지 저도 두더지 잡는 일이 직업이 될 정도로 두더지가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작가가 해충같은 걸 죽이는 것과 포유류를 죽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문제라 갈등을 느꼈다는 말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동화책 같은데서 귀엽게 나와서 더 그런 것 같아요.

scott 2022-03-28 0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더지!(엄마와 새끼들)
오래전 제가 초딩시절
저희집 정원에서 가장 큰 나무(땅 속)에 살았는데

정원에 쥐가 사라져서
은근히 이뻐하고 귀여워(대낮에는 잠만 줄창 잠)
했던 적이 ^ㅅ^

북깨비 2022-03-28 01:36   좋아요 3 | URL
사실 실제로 두더지를 본 적도 없어요. 두더지의 생김새도 알듯 말듯 생각이 안나서 구글에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눈이 안보이고 후각이 아주 발달했다고 하는데 정말 딱 그렇게 생겼더라고요. 그게 좀 귀엽게 보이기도 한데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보면 저는 기절할 것 같아요. 😅

라로 2022-03-30 0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 맘에 들어요! 두더지 여기도(제가 사는 사막) 두더지는 잘 들어보지도 못한 것 같아요. 여기는 카요테와 곰, 그리고 마운틴 라이온. ㅠㅠ 두더지는 귀엽기라도 할 것 같은데,, 암튼 이 책 보관함으로. 😅

2022-03-30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30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30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30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31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