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마음공부
달라이 라마 지음, 니콜라스 브릴랜드 엮음, 이아무개 (이현주) 옮김 / 해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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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년 전 이 책을 들었을 때에는 어떻게 읽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서재에 꽂혀있던 이 책을 다시 들고 읽어나갈 때 내 눈에는 빛이 났다. 글자 하나 하나 문장 한 줄이 내 마음에 착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 성하님께서 일반인들에게 마음공부하는 법에 대해 법문하신 내용을 우리글로 옮긴 이 책은 재가자들이 마음공부를 하는 지침서로서 손색이 없다.

 

  마음공부를 할 때 우선 발원을 한다. 그 때 마음공부를 하기를 원하는 동기가 중요하다. 바른 동기여야만 위없는 깨달음을 향할 수 있고 그래야만 부처님의 바른 법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느끼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마음쓰는 일들이 바로 바른 동기의 바탕하에서 보다 단단히 출발할 수 있다.

 

  무엇때문에 공부하는가? 자신의 번뇌를 소멸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자신의 번뇌만 지우면 공부가 끝난다. 그래서 일체중생이 잘못되고 전도된 인식으로 인해 무한하게 받는 고통의 뿌리를 영원히 소멸하고 부처님의 위없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그런 마음을 내고 동기가 되어 공부하는 인연을 짓는 것이 바른 길이다. 그래서 공부의 바른 동기는 출리심과 보리심이라고 말한다.

 

  공에 대한 올바른 견해는 그와 함께 성취해야 할 과제이다. 바른 진리를 보지 못하고 스스로의 삶으로서 구현해내지 못하면 다른 중생을 구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체 중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그 중생의 고통과 번뇌에서 영원히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동기를 가진 사람은 범인처럼 공부하고 범인처럼 살 수 없다. 그 어깨 위에 부처님의 소명을 얹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체중생에 대한 자비와 책임감으로 자신을 넘은 노력과 의지로 깨달음을 이루어 일체의 중생들을 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어리석고 둔근한 나이지만 공부의 바른 마음가짐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바른 마음가짐으로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닦아나간다면 그래서 내 이번 생에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인연만 지어놓아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일정한 간격으로 자신의 공부를 점검하고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어려운지 점검해가면서 부단히 노력하는 공부인연을 만들고 싶다.

 

  이런 인연으로 공부하려는 마음을 내게 된 것도 부처님과 수많은 보살님과 부처님의 법으로 깨달음을 얻은 모든 성현들의 원력이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들이 이런 마음을 내는 선남자선여인을 잘 호념하고 부촉하시기 때문에 인생은 늘 밝음을 향해 있다. 걱정하지 말고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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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기 전의 너는 무엇이었나 - 서암(西庵) 큰스님 평전
이청 지음 / 북마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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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소설가 이청 님이 서암스님과의 개인적인 교류를 통해 서암스님의 일대기를 소설처럼 기록해놓은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서암스님의 육성을 통해 그대로 옮겼고 자신의 생각이나 전달의 형식을 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가급적 서암스님의 목소리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마음썼다는 이야기다. 일대기라 하지만 사실 성장과정이나 구도과정에 대한 기록보다는 종정직을 맡고 불교정화와 개혁을 하기 위한 스님의 활동과 그 노력이 좌절되고 종단을 떠나 자유롭게 살아가신 흔적을 주로 담았다. 즉 스님의 개인적인 일들이 주로 기록되어 있으니 일대기나 자서전 정도의 형식으로 볼 수도 있겠다.

 

  법륜스님을 통해서 서암스님의 말씀과 행적에 대해 이미 조금 아는 바가 있었고 존경하는 바가 있었다.  이 책에서는 스님의 종단을 떠나신 후의 행적에 대해 조금 더 소상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일체의 지위와 권력에 매이지 않고 지위를 맡았을 때에는 자신의 의지대로 강직하게 일하시려고 했고 그 뜻이 펼쳐지지 못했을 때에는 미련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셨던 강직한 분....(지위에 욕심이 없고 일엔 욕심이 있지....하는 말씀이 기억난다.)

 

  성철 스님처럼 아예 산 속에 들어가 진리의 길을 걷는 것이 산승의 삶이라며 일체의 일에 무심한 듯 산문 밖을 나서지 않았던 모습에 대비해서 직을 수락하면 강한 의지로 불교 개혁을 주도하려 했고 사회적 정의에 행동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러나 인연이 다하면 미련없이 떠나서 결국 종단적까지 떠나버리고 사셨던 스님의 행적은 또 하나의 본보기다. 너무 사판으로 나와 권력과 이권과 명예 추구에 타락해버린 종단에 있어서 스님의 행적은 기억되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하셔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고 스스로의 공부를 통해서 저절로 나아서 진리의 길을 걸었던 스님은 평생 진리의 구도의 길을 벗어나지 않으셨고 또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들에게는 한없이 낮은 모습을 보이셨다. 더구나 행자를 들이지 않으시고 연로하실 때에도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에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보시고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않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려거나 몸편한 것에 마음이 불편하실 때에는 언제든 미련없이 바랑을 둘러메고 떠나셨다.

 

  아직 성숙하지 못해 진정한 자유로운 삶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스님은 진정한 자유를 향해 사신 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삶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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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에 꼴리다
김중경 지음 / 프라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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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차를 마시면서 개인적인 맛의 느낌이나 주관적인 면에 대해서는 내가 느끼는 대로이니 따로 할 말이 없다. 그저 청차보다는 숙차의 편안함이 상대적으로 내 몸에 더 끌린다는 정도이다. 그러나 벌써 보이차를 마신 지도 십수년이 되어가니 보이차에 대해 조금 알고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권의 책을 뒤적이다가 인터넷을 검색하여 단편적인 사실을 접하다가 최근에 와서야 보이차에 대한 책들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김중경님이 자신의 30여년의 오랜 보이차 실전을 토대로 펴낸 책이다. 경험이 다져진만큼 어조도 강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대체로 책의 구성과 내용도 읽기에 쉽고 잘 넘어가면서 보이차의 맛에 대한 실전을 잘 적어놓았다. 특히 보이차의 원료와 제작방법과 과정 그리고 보관에 대해 3단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마음에 든다. 또한 보이차를 맛볼 때에도 이러한 3단계의 구분법에 의해 차잎은 어떠한지 살청과 유념과 쇄청은 어떻게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차를 더욱 관찰하게 한다.

 

  청차가 쇄청과정을 거쳐 자연발효되어 탕색이 변화하는 과정은 경이롭다. 정말 보이차를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두고 보자'라는 말은 보이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생차는 오래 익혀둘수록 명품으로 변하니 말이다. 더욱 보이차의 검증된 약성을 보니 심혈관질환이 가족력인 나에게는 꼭 필요한 음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이차가 좋아 어느덧 이런저런 보이차를 구입하고 그를 사용하기 위한 자사호도 소장하게 되어 앞으로 가진 것만으로도 상당 기간 차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청차와 숙차와 자연발효 청차(오래된 것으로 도자기 속에 밀봉된 것)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앞으로는 차를 우려 마실 때 차잎의 관찰을 하게 될 것이고 차색과 맛을 음미하는 것도 조금 더 분석적으로 할 것 같다. 이 책으로 차생활을 한 걸음 더 걸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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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호 紫砂壺 -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깃든 다기 미학의 정화
배금용, 심재원 지음 / 다빈치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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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마시는 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자사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차를 우려마시는 품격에 있어 자사호를 빼놓을 수 없었다. 처음 자사호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일체의 문양과 조형의 붙임이 없는 서시호나 철구호 그리고 방고호였다. 심플하면서도 그 선이 가진 아름다움에 반했고 또 차와 더불어 차도구로서 조화가 뛰어났던 것이다.

 

  그렇게 관심이 시작되어 도자기에서 자사호를 한 점 두 점 구입하기 시작하여 이제 스물 여점이 넘게 소장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자사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어떻게 이름붙이고 유명대사의 자사호는 무엇이 다른 점이며 자사호의 니토의 재료는 어떠한지 또 청차를 마실 때 숙차를 마실 때 오룡차를 마실 때 홍차를 마실 때 철관음이나 용정차를 마실 때 어느 자사호를 사용하면 좋을 지에 대해서도 좀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자사호는 보이차와 함께 중국에서 사용한 차도구이므로 원서를 구입해서 해독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나마 우리나라 번역본이나 차에 관한 책의 번역본은 내용과 문맥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중간 중간 그 이해가 끊어졌다. 자사호에 관한 책도 몇 권 읽었지만 자사호를 구할 때 전수공, 반수공, 기계제작의 구분과 이름붙이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잘 알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재료와 제작방법 형태에 따른 이름의 분류 등 자사호에 대해 내가 궁금한 부분을 가장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잘 설명한 책을 만난 기분이었다.

 

  이 책은 한 번 보는 책은 아니다. 자사호를 꺼내 보면서 그 흙의 특성을 살피고 제작과정을 두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고 또 나아가 고온소성인지 저온소성인지 자사색깔을 구별하고 전체적인 조형과 출수와 절수와 금수가 잘 되는지 살피는 등 실전에서 적용해야 할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이 책은 실전용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장점이 크다고 생각된다.

 

  자사호는 결국 차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차를 통해 하늘과 땅과 인간이 만나는 '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장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다 크게 호흡을 들이키고 차 속에 스며든 천지의 기운을 들이켜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시공간적 공간 속에 자사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그 차맛을 감상하고 또 벗들과 좋은 대화로 만남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인생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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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반야심경
텐진 갸초 지음, 주민황 옮김, 툽텐 진파 편집 / 하루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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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야심경은 짧은 글과 진언으로 이루어져 있어 평소 틈새시간을 활용하여 암송하기 좋다. 그런 고로 금강경을 읽을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이동중일 때 혼자서 마음으로 암송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되돌려서 내 마음을 비추어보는 시간은 공부하는 시간이 된다. 그동안 몇 권이 반야심경 해설서를 읽었지만 달라이라마 성하님의 반야심경이 내 마음에는 잘 붙어서 좋았다.

 

  반야심경은 사리자의 질문부분이 첫째다. "심오한 반야바라밀 수행을 하고 싶은 고귀한 아들 딸은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 하고 묻는다. 금강경의 보살행을 원하는 선남자선여인과 같다. 그에 대한 관자재보살의 대답이 이어진다. 모든 현상에는 독립된 실체가 없으며 그 공한 본성을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하면 조견오온이 개공이며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으로 이러지는 공한 본성이 드러나는 상태에 대해 설명한다. 결국엔 생사도 없음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는 진언이다. 상근기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이것만으로도 마음을 깨우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타갸타 가테 가테 파라가테 파라승가테 보디 스바하" 한역으로 하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못지 사바하"가 된다. "가자"는 수행을 축적하는 단계이고 "가자"는 준비하는 단계이다.  "바라아제"는 공성을 직접 보는 단계에 해당한다. "바라승아제"는 실제 명상을 하는 단계로 완전히 들어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지 사바하"는 위대한 깨달음에 들어가서 완전하게 자리를 잡아라 하는 말이 된다.

 

  대승불교에 대한 설명이 앞에 자리잡고 있다. 대승불교의 핵심적 요소는 세 가지다. '출리심' '보리심' 그리고 '올바른 견해'이다. 올바른 견해란 공성에 대한 체험 또는 깨달음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이루면 출리심과 보리심이 더욱 증장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범부가 수행의 과정을 거칠 때에는 '출리심'과 '보리심'의 바탕 하에 올바른 견해를 이루게 된다. 점차적으로..... 그래서 매일 매일 자신의 몸의 게으름과 싸워 이기고 바른 마음가짐으로 수행에 몰입해 들어가는 인연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올 한 해 공부 잘하여 올바른 견해를 이루어 일체중생을 남김없는 열반에 들도록 하여 부처님전에 복 많이 짓기를 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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