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을 보내며

두두물물 부처님의 현전을 생각합니다.

부처님 오신날 신문에서

성철 스님의 "사탄이여 어서 오십시오. 당신은 나의 스승입니다."의 글과

법륜 스님의 "사람과 사건 대하기를 꽃과 날씨 보듯 하라" 라는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동안 참 게으르게 산 것 같습니다.

이제 정신 좀 차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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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7-05-2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텔레비전에서 원응 스님의 화엄경을 봤습니다.
금사경 5백권을 적으시고도 하시는 말씀은 단 한마디였습니다.
'下心'을 지녀라. 남을 공대하고 자신을 한 없이 낮추라는 말씀으로
화엄경 5백권을 사경하신 분입니다.
그거 보면서 몇 글자 안되는 글 이랍시고 쓰면서 제법 까부는 제 모습에..
아이쿠야, 이거 정말 저런 분 만나면 어쩔까 싶게 쫍니다.
원래, 선무당이 사람 잡는 법이지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원응 스님의 삶이란
제가 옹호하는 몸과 밥, 즉 실천으로 정신을 견고하게 만드신 분입니다.

근데 가끔은 게으르게 살아도 싶지 해요.
뭐, 너도나도 다들 바쁘다고 부지런하다고 하는 세상인지라 반동 심리로 ㅎㅎ

달팽이 2007-05-2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의 말씀이 너무 고맙습니다.
세상살이를 몸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것이지만
마음의 세상으로 들어가면
또 몸이 게으르고 할 일 없이 보여도
삶의 의미가 뒤쳐지지 않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분명.
지금 여우님에게도 마음의 긴장과 깨어있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비록 말을 아끼고 글을 아끼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적더라도
삶의 깊이로 더욱 농축시키는 과정이 될 거라 믿습니다. 저는.
여우님은 그 자체로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운 분이니까요.

2007-05-25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 2007-05-25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오랫만이군요.
일일시호일입니다.
 

지난 주말

나는 화개에 갔다.

하동 야생차 축제에 참여하여

차를 덖고 비벼서 만드는 차체험을 하였다.

뿐만 아니다.

화개의 산빛 물빛 계곡빛 봄빛이 얼굴에 가슴에 물들었다.

화개 주민 친구를 사귀었다.

나와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

그가 나를 환대했다.

저녁 밤늦도록 술마시고 친구의 집에서 잤다.

이젠 화개에 친구가 생겨서 앞으로 자주 갈 것 같다.

수제 차며 차 도구 등 이름도 모르는 산나물 약초 술 담그는 데 쓰는 자연산 강작약, 상황 버섯 등 너무 많은 선물을 박스 가득 챙겨 주었다.

적적한 화개생활에 친구가 필요했던가?

나에게도 탁탁한 도시생활에 그런 친구가 필요하지 않은가?

우리 좋은 친구가 되어 삶의 의미를 나누고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늦봄의 정취를 화개에서 만끽한다.

친구에게 화답으로 뭔가 좀 챙겨줘야겠다.

봄마음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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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5-2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화개 친구... 꽃이 열리듯, 그렇게 밝은 소식이군요.
올해는 영 바쁘신지, 뵙기가 어렵군요.^^

달팽이 2007-05-23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글샘님.
그냥 서재 활동에 마음이 많이 끌리지 않는군요..올해
그래도 선생님 만나는 기회는 기다리고 있습니다.ㅎㅎ

파란여우 2007-05-23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수지 맞으셨어요^^
선물도 선물이지만 친구를 얻으셨으니!

달팽이 2007-05-23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기쁩니다.
좋은 친구를 얻어서..

프레이야 2007-05-2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곳에 좋은 친구를 두게 되었군요. 참 미더운 일입니다.
화개.. 달팽이님에겐 특별한 곳이 될거에요.^^
봄날 잘 지내시길 바라며...

달팽이 2007-05-23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혜경님.
앞으로 기회되면 간간히 들릴 요량입니다.

짱꿀라 2007-05-24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화개에서 좋은 친구 만드셨군요. 남는 장사 하셨네요.

달팽이 2007-05-24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산타님.
여기 만나는 모든 친구들 역시 좋은 친구들입니다.
 

늙으매 긴 밤 괴로워

시름으로 맑은 시 짓는 일 적네

산새가 새벽을 알리기에

반가워 돌아보니 창이 벌써 밝았네

일어나 동방을 보니

환한 노을은 어찌 그리 아득한가?

이슬 떨어져 댕댕이 자라고

구름 걷히니 먼 산이 촉촉하네.

문득 알겠구나. 세상 버린 사람들

한가로운 마음 맑고도 쓸쓸한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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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7-05-1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얘기구랴....한가롭고 쓸쓸한. 고적하고 평화로운.

달팽이 2007-05-17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몸이 아프니 늙은 이의 마음과 같을 것이고
염소 키우는 일도 없어지니 한가롭고 쓸쓸하기 그지없는
그대의 고적하고 쓸쓸한 마음에...
비내린 뒤의 우주에
새 한마리라도 울어주고 가면 또 얼마나 좋으리요..
 

갯우렁은 연체동물

백합조개 잡아먹을 때

껍질에 빨판으로 달라붙어 가만히 있다

 

마치 꼭 껴안고 있는 듯 보일 테지만

나중엔 백합조개의 볼록한 이마쯤에

드릴로 뚫어놓은 듯 정확한 원형의 구멍이

뚫려 있는 것 보게 된다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몸짓에

집요한 추궁,

뜨거운 궁구가 있었던 것

갯우렁의 먹이사냥에는

가차없는 집중력이 숨어 있다

 

너를 향한 내 이 물컹한 그리움에도

어디엔가 숨겨진 송곳,

숨겨진 드릴이 있을 거다

 

내 속에 너무 깊이 꺼내볼 수 없는 그대여

내 슬픔의 빨판, 어딘가에

이 앙다문 견고함이 숨어 있음을 기억하라.

 

 

몇 년 전이던가

몰운대의 자갈마당에서

구멍뚫린 조개껍데기를 줍고서

한참을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 칼로 자른 듯한 정확한 이 구멍은 무엇일까? 하고서..

 

삶의 진정성이 시에 있다면

그는 날카로운,

손을 스치기만 해도 핏방울 떨어지게 날카로운

시의 칼날을 가지고 있다.

혜경님의 덤으로 보내주신 선물에서

나는 새로운 사람 한 명을 만났다.

포장 박스에서 뚜벅 걸어나와

강렬한 인상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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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2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의 감상이 더 좋아요. 그것으로도 한편의 시입니다.^^
가져갈래요^^

달팽이 2007-04-23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일이 있어 주말엔 강원도 홍천에 다녀왔습니다.
강원도엔 아직 벚꽃도 목련도 피어 있었습니다.
이제 꽃잎이 날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가는 여행이
보내버린 봄의 정취를 다시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다시 시간자동차를 타고 오는 길 뒤가 자꾸 돌아봐졌습니다.

프레이야 2007-05-17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시인이세요, 정말! 시간 자동차라...
뒤늦게 답글 봤네요. 오늘도 하냥 화사한 하루, 마음으로부터 시작하시기 바래요^^
 

사랑이기엔 우매했던 긴 시간의 끝이 어느덧

처음 만난 그때처럼 내겐 아득하오

되돌아가도 같을 만큼 나 죽도록 사랑했기에

가혹했던 이별에도 후횐 없었다오

 

내 살아가는 모습이 혹 안쓰러워도

힘없이 쥔 가냘픈 끈 놓아주오

가슴에 물들었던 그 멍들은 푸른 젊음이었소

 

이제 남은 또 다른 삶은 내겐 덤이라오

긴 세월 지나 그대의 흔적 잃어도

이세상 그 어느 곳에서 살아만 준대도

그것만으로도 난 바랄게 없지만

행여라도 그대의 마지막 날에 미처 나의 이름을

잊지 못했다면 나즈막히 불러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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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4-18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살아가는 모습이 혹 안쓰러워도
힘없이 쥔 가냘픈 끈 놓아주오
가슴에 물들었던 그 멍들은 푸른 젊음이었소"의 가사가 마음에 팍팍 와 닿습니다.
정말 이제는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느끼네요.


달팽이 2007-04-1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음악을 듣다가
가사가 좋아서 옮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