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사랑한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할아버지가 얼마남지 않는 자기 인생을 끝에 서서 손녀딸에게 해주는 마지막 말로서 이처럼 아름다운 말을 보지 못했다.

내 마지막을 지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도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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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7-10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너무 아름답습니다.

달팽이 2005-07-1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정말 공감되는 말입니다..

혜덕화 2005-07-1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요즈음의 화두인가요? 제목에 사랑이 많이 보이네요.
대중매체들이 사랑을 많이도 평가 절하 시켜 사용하긴 하지만, 사랑없는 세상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지요._()_

달팽이 2005-07-1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사랑이 대체로 자아에 집착된 욕망구조로만 보는 입장이 사회에 만연해서 그런지 사랑의 의미가 많이 왜곡되기도 하였지요..물론 저의 사랑도 그런 감정적 사랑의 색깔을 벗어버리지 못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서 그런 감정적 깊이에 비례해서 잃게 될 때 가질 상실감의 깊이 또한 크겠지만 그래도 그 상실감마저도 포용하는 사랑을 하고 싶군요...
 

1. 삶에서 낭만적인 영역만큼 운명적 만남을 강하게 갈망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영혼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함께 하는 일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언젠가 꿈 속에 그리던 남자나 여자와 마주치게 되는 것을 운명이라고 믿는다면 용서받을 수 없을까?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그리움을 해소해줄 존재에 대한 미신적인 믿음은 용서받을 수 없을까? 우리의 기도는 절대로 응답받을 수 없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참한 순환에는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에 하나 하늘이 우리를 가엾게 여겨서 우리가 그리던 왕자나 공주를 만나게 해준다면, 그 만남을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까? 한 번만이라도 이성의 검열에서 벗어나서 그 만남이 우리의 낭만적 운명에서 정해지 필연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까? 

 

                                                                                                                  - 알랭 드 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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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7-0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다가
보통을 만난 것으로 만족합니다.
 

늙은 아내 한밤중에 길쌈하다가

산 비 막 내리는 소리 들었네

"드락 보릴랑은 내 거둘 테니

당신은 일어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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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5-19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짧은 순간에 수없이 서로의 눈길이 오가는 듯, 사랑하는 이를 위하는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의 그 아름다운 순간들...

파란여우 2005-05-1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껏 한 번도 누구의 아내였던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일이 거의 희박한 저조차도
마음이 쨍그랑하며 울리는 글입니다.

달팽이 2005-05-19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우님 서재에 들러 요즘 생활을 넌지시 엿보았어요...부러운 마음 금할 길 없군요...
 

눈을 감으면

 

어린 때 선생님이 걸어오신다.

회초리를 드시고

 

선생님은 낙타처럼 늙으셨다.

늦은 봄 햇살을 등에 지고

낙타는 항시 추억한다

-- 옛날에 옛날에 --

 

낙타는 어린 시절 선생님처럼 늙었다.

나도 따뜻한 봄볕을 등에 지고

금잔디 위에서 낙타를 본다.

 

내가 여읜 동심의 옛 이야기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음직한 동물원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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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태사공의 <사기>를 읽었다 하나, 그 글만 읽었지 그 마음은 읽지 못했구료. 왜냐하면 <항우본기>를 읽으면 제후들이 성벽 위에서 싸움 구경 하던 것이 생각나고, <자객열전>을 읽으면 악사 고점리가 축을 연주하던 일이 떠오른다 했으니 말입니다. 이것은 늙은 서생의 진부한 말일 뿐이니, 또한 부뚜막 아래에서 숟가락 주웠다는 것과 무에 다르겠습니까. 아이가 나비 잡는 것을 보면 사마천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요. 앞발은 반쯤 꿇고 뒷발은 비스듬히 들고,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해가지고 살금살금다가가, 손은 잡았는가 싶었는데 나비는 호로록 날아가 버립니다. 사방을 둘러보면 아무도 없고, 계면쩍어 씩 웃다가 장차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 이것이 사마천이 책을 저술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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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5-0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사마천과 만나는 것은 그의 문장기교나 표현 역량으로서가 아니다. 그것은 그의 마음으로 통하게 하는 사다리일 뿐이다. 그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묘사에만 감탄하는 것은 <사기>의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문자에 현혹되지 말아라. 나비를 놓친 소년의 그 마음을 읽어라. 진실은 글자 속에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