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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신경림 지음 / 우리교육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신경림과 함께 한 시 기행은 나로서는 그저 멀찍이 서서 바라보았던 시 세계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서 바라보게 된 기회를 주었다. 그가 회자한 시들은 물론 그의 눈을 거쳐, 그의 생각을 거쳐 좀 더 쉬운 설명이 덧붙여졌고 무엇보다 시인이 살아왔던 자연적인 공간과 시대적인 배경을 되살려놓음으로써 비로소 내가 직접 그 시인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특히 신경림 교수도 직접 얘기하였지만 이 책에서 한 편의 시를 고르라면 천상병의 '귀천'을 꼽겠다고 하였듯이 '귀천'은 나의 영혼에 현을 타고 스며드는 울림을 준 시였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그는 시인은 아니지만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다양한 시를 접할 수 있게끔 여러 시인들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일제치하에서의 민족의 해방과 분단된 현실에서의 조국의 통일을 염원한 시인들(신동엽, 박봉우, 이육사, 윤동주 등)을 소개하는가 하면, 분단의 갈림길에서 민중의 세상을 기원한 사회주의적 색채를 띤 시인(임화)의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한편으로, 자연과 시가 가진 깊이와 순수함을 노래한 시인들도 소개하고 있으며 삶이 시로 시가 삶으로 된 시인들의 이야기도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사랑과 민족과 구원의 의미를 모두 담고자 한 한용운님의 시도 다시금 돌아보게 하였다. 시의 깊이는 그 사람의 진실된 삶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사람이 수도자인 경우는 그 수행의 깊이와도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속에서부터 주체할 수 없이 솟아 나오는 감정의 물결과 기운을 주체할 수 없이 살아간 많은 시인이 있었는가 하면 그 기운으로 삶을 일찍 마감해야 했던 비운의 시인도 있었다. 그리고 깊은 자기수행과 절제로 자신을 차분하게 다스린 시인의 편안하고 평화로운 글들도 접할 수 있었다.

시의 주제는 인간과 사회와 자연과 그 환경에서의 인간의 변화과정과 인간의 감정과 지각들로 이루어진다. 슬픔, 외로움, 사랑, 민족, 구원, 사물과의 대화, 욕망, 정신 등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주제들로 구성된 시를 통해 그것이 전달하는 또 다른 깊이의 느낌들을 전해 받을 수 있었고 이러한 시의 주제는 앞으로 내게 던져질 나의 삶과 바로 지금 내가 다다르고자 하는 그리하여 그 의미와 부딪히고자 하는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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