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 지음, 송경진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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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들의 삶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 4차 산업혁명이 이전의 2차 3차 산업혁명이 그러했듯이 자본과 지배구조와 상품의 생산과 분배 그리고 소비형태를 어떻게 바꾸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아직 정확한 상이 제시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제4차 산업혁명이란 개념에 대해서도 정리된 바가 없는 것 같다. 보통 제4차 산업혁명이라 하면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 더 저렵하면서도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등등의 현상적인 모습들로 설명하는 데서 그친다.

 

  그러나 이전의 변화들이 그러했듯이 이 새로운 물결의 혁명도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고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해나가는 자가 그 주도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미국이나 중국, 유럽의 선진국에 비해 늦은 편이다. 그러나 기업만은 공공부문보다 더 빨리 움직여서 삼성의 기업설명회에서는 구글이나 애플에서 관심을 기울이며 엿보고 있고 그런 삼성은 올해 삼성의 모든 가전제품과 차와 모바일폰을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즉 차를 운전하며 집에 보일러와 불을 켜고 음식을 데우고 온도를 조절하여 집에 들어갈 때 모든 준비가 끝나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얘기다. 모바일폰으로 이렇게 조정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이미 선보인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과연 어느 범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문제와 노동력 부족문제, 저성장의 문제 등은 이러한 4차 산업 혁명의 물결에 휩쓸려 그 주도권을 어떻게 쥐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상품화폐관계를 그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즉 정보를 취급하는 빅데이터에 대한 접근의 주요 길목마다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고 그것이 세금이기보다 앞서 먼저 기업에 대해 상품의 대가로 지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될 때에는 그에 따른 문제점도 많이 생길 것이다. 사생활침해, 정보불평등,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사회문제들과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관계, 인류의 멸종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사고가 생겼을 때 법률과 범죄의 문제 등이 재정의되어야 할 것이고 우리들의 삶을 규정하는 여러가지 방식들이 바뀌게 될 것이다. 특히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류의 새로운 계급사회의 출현을 예고할런지도 모른다.

 

  결국 기술발달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그것을 악마의 얼굴로 만들것인지 천사의 미소로 만들 것인지는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그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합의와 선택의 과정을 이성적인 인간이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미래사회의 승패가 달려 있다. 국가나 정부의 역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도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 사회에서 이미 시작된 이 급속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잘 이해하고 읽어내는 것이 우선의 과제다. 그래야만 미래 사회의 인류적 보편적 가치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한 사람들은 많은 특권과 이권을 가졌다. 이 급격히 변화할 사회는 그러한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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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인류의 미래 편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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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견만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 때 동행한 책으로 알려져있다. 우리 사회의 절박한 사회문제와 그 문제의 본질과 향후 전망에 대한 시원한 비전이 이 책의 특징이다. 우선 우리 사회의 인구 감소 추세이다. 인구감소는 노동력인구의 감소, 고령화사회문제. 은퇴와 연금문제 및 노인 빈곤 문제 등 노인성 질병과 건강한 삶 등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은 또한 청년 실업 문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탈리아와 일본은 이에 대해 잘못 대응한 결과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서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 더욱 그 사회의 청년 인구들이 가진 깊은 절망감은 삼포세대라는 말을 낳았고 직업과 결혼, 출산이 없는 그리고 꿈이 없는 이 사회는 그야말로 미래가 없는 절망의 사회로 떨어져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스웨덴과 독일의 청년에 대한 투자가 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미래세대인 청년에게 투자한 결과 그 지역과 사회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청년들이 가진 소득이 소비를 통해 활력을 얻게 되고 노인들에 대한 부양 역시 선순환구조로 잘 이루어낼 수 있게 된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청년 실업 문제와 더불어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은 우리 사회의 경제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고용과 성장은 외부의 경제 환경에 쉽게 취약성이 드러나고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종속되고 그 사람들의 처지 또한 어렵게 만든다. 승자독식의 경제구조 속에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구조는 그 사회의 활력을 앗아간다. 이러한 경제구조에 대한 진지한 고민 속에 우리는 보다 건강한 성장가능한 경제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남한의 경제는 고립된 섬이다. 북쪽으로로 가지 못하고 태평양으로도 뻗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남북한의 그간의 정권과 정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떤 비전도 갖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미래의 비전을 가진 중국과 소련은 북한과의 삼각무역을 통해 유라시아에서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새로운 경제의 축인 한반도의 기회를 살릴 것인가는 남북한 관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정세와 운명에 대해 보다 깊이 깨달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명견만리는 말한다.

 

  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의 미래 속에 인류는 일자리를 잃고서 인공지능에게 최우선포식자의 지위를 빼앗기고 말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합의와 미래에의 통찰을 통해 기술발달이 천국의 열매가 되게 할 것인가 그 모든 것은 우리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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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중국사 남북조 - 분열기의 중국 하버드 중국사
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지음, 조성우 옮김 / 너머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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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전국시대를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는 15년의 짧은 집권 후 붕괴했고 그 뒤 이어진 한나라는 전한과 후한을 합쳐 400여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유지했다. 짧은 시기의 진나라가 도량형이나 화폐나 도로를 닦고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기초 위에 한나라는 더욱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오랜 집권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전 시대의 좋은 유산을 물려받은 것에서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근래에 정권만 바뀌면 늘 새롭게 허물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한국의 실정을 볼 때 가슴 한 쪽이 쓰린 이유는 이렇게 중국사를 보더라도 한 국가의 유산을 잘 물려받은 다음 제국이 흥망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후한의 멸망과 그 후에 이어지는 위진남북조 시대를 저자는 '남북조'라고 명명했다. 즉 중국이 황하강을 본류로 하는 북중국과 양쯔강을 중심으로 하는 남중국으로 나뉘어진 시대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후한 제국의 몰락과 함께 중국의 중심지는 북중국에서 양쯔강 중심의 남중국으로 이동한다. 북중국의 사람들과 문화 그리고 권력과 도시의 발달이 이제부터 남중국에서 양쯔강을 무대로 새롭게 발전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귀족세력이 등장하고 그런 가운데 군사왕족이 생겨나고 한 도시 안에서 상업과 화폐경제가 발달하여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지배구조의 변화가 생긱고 시와 사와 문학작품이 번성해지고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도시가 북중국에서 남중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그린 시대가 바로 남북조시대이다. 남중국의 새로운 땅이 개척되고 농업의 새로운 기술과 생산력이 증대되고 그에 맞춰 도시가 발달하고 유곽과 불교문화와 상류층을 위한 장식물산업이 발달하면서 남중국은 외부인 아라비아와 서역 그리고 남쪽의 월국과 한반도의 고구려 백제 신라와 그 외의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욱 많은 문화의 교류의 장이 생겼다. 인도에서부터 건너온 불교와 자체적으로 생긴 도교가 서로 섞이면서 지배계층의 지배문화와 혼합하여 내세사상과 윤회와 전생의 문화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었다.

 

  시와 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하였고 가문중심적인 계보와 족보의 원류가 이 시기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월이 흐를수록 고위관직을 거치거나 지방의 유력자들이 가계에 기록됨으로써 보다 친족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어가기도 했다. 특히 이 시기에 북위와 남조의 불교의 발달이 두드러졌으며 이는 한반도와 이를 거쳐 일본에까지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시대 초기불교에서 드러나는 많은 석상과 청동불이 이 시기 남북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적인 색채를 띠면서 변해갔지만 한반도와 일본에 미친 영향은 많은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러니 이 시기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종교의 도입과 전파가 동북아를 향해 전래되었고 수, 당, 송나라에 꽃피기 시작한 문학과 시, 사, 부의 발달이 바로 이 시대에 시작되기도 하였다. 또한 도시의 발달과 상공업의 발달이 남북조에서 시작되었기에 당나라와 송나라에 이르러서는 세계적인 대도시로 발달할 수 있는 기반이 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듯 남북조는 시기적으로 그 명칭의 엄밀함과 함께 많은 시대사적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 조금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중국사를 더 알게되기를 원한다. 그러면 당시 서로 문화를 주고받았던 한국사와 동북아의 분위기도 더욱 소상히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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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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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인류역사를 이렇게 시원하게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유발하라리는 천재역사학자임에 틀림없다. 훨씬 육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뇌의 용량이 컸던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지구를 접수한 점령자 '사피엔스'의 특징은 네트워크 능력이었다. 그러나 개체가 네트워크할 수 있는 능력은 기껏해야 수백명이다. 그래서 사피엔스의 발전은 그 한계가 있다. 문제는 보다 복잡하고 수많은 네트워크의 공간이 인류역사의 발전으로 탄생된 것이다. 인터넷이란 공간은 그 중 하나다.

 

  1998년 '딥 블루'는 인간 체스를 접수했다. 2015년과 2017년의 '알파고'는 한국의 이세돌과 중국의 커제에게 압승함으로써 인간게임의 최고자리를 빼앗았다. 인간의 두뇌가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한계를 훌쩍 넘어 상상할 수 없는 처리용량과 속도를 가진 인공지능이 속속들이 출현하고 있다. 의식으로부터 분리된 이러한 뛰어난 지능들이 상상할 수 없는 데이터들을 다루고 세상을 정리해나갈 것이고 이러한 과학기술발전과 만물인터넷 그리고 뇌과학과 바이오생명공학은 인류가 기반해왔던 20세기의 가치들을 폐기처분할런지도 모른다.

 

  인간이 고대에는 맹목적인 신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고 그 허구에 의해 세상을 지배했다면 근대에 와서 인간의 정체성에 눈뜨기 시작했고 자본주의시대에는 기업과 로고가 그 신의 허구를 대신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인본주의의 가치는 인류가 놓치지 못하는 보루로서 남아있는 듯 했다. 하라리는 이러한 인간정체성의 최후의 보루가 21세기 4차 산업혁명에 의해 폐기될런지도 모른다고 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라고 하는 것은 과연 완벽한가? 내가 판단하는 미감과 선택지와 가치는 과연 바른 것인가?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과 근거인 데이터량은 21세기 인류가 만들어낸 알고리즘의 데이터량을 절대 따라갈 수 없을 것이고 그와 더불어 데이터가 제시해주는 내 생명과 건강상태에 따른 처방을 아무런 거부감없이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슈퍼컴퓨터에 의해 처리된 정보는 나를 나보다 더 잘 알것이고 나보다 더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오늘날 우리가 기반하고 있는 중요한 가치들은 어쩌면 보다 차원높은 지능을 가진 알고리즘에 의해 폐기처분될런지도 모른다.

 

  왜 사람들은 대도시로 몰리는가? 도시의 크기가 커질수록 많은 예술가들과 지식인들과 시인들과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이 몰린다. 데이터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보다 서로 다른 많은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낳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보다 큰 창조성과 새로움을 낳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작은 마을보다 큰 대도시가 보다 역동적이고 발전의 속도가 빠르게 될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그 네트워크와 상호작용이 보다 쉽고 빠르고 잘 이루어지는 쪽으로 발전해왔고 또 앞으로 그렇게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아직도 그 초기의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자연과학적 지식의 일부과 사회과학에 적용되고 심리학의 일부가 경제학에서 행태경제학으로 섞이고 문학이 과학적으로 근거있음이 증명되고 등....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네트워크와 인터넷 알고리즘에 의해 보다 획기적인 속도와 양으로 상호작용하게 된다면 앞으로 수십년 사이에 우리들이 지금 전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인류의 모습과 세상의 모습을 바꾸어놓을 것이 분명하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유발하라리는 우리 인류가 어떤 선택지를 할 것인지 묻고 있다. '멋진 신세계'처럼 거대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그 큰 기술적 문제를 다루는 쪽으로 인류의 진화가 진행되어간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우리에게 더욱 큰 능력의 진화를 이루어내는 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호모 데우스는 그래서 인류가 신과 만나면 이루어질 일들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인류가 호모로 남게 된다면 더욱 진화된 세상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운명처럼 사멸하고 폐기될 것이고 데우스로 되어 인류진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새로운 행성의 미래에 살아가게 될 것이고 그 시대는 지금까지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삶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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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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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류는 과연 어떻게 진화해갈까? 인류의 의지는 그 발전과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니면 유전자의 스스로의 발전에 인류는 풀무처럼 봉헌하는 소모품인가?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답을 내리려고 하는 거대한 서사시같은 책을 하나 만나게 된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그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사피엔스의 역사다. 진화론을 거쳤던 많은 생물 종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무엇이 사피엔스로 하여금 이 지구별을 정복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이다. 사회적 네트워크의 구성능력이 바로 그 힘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사피엔스보다 더욱 근력이 좋고 일도 잘하고 개별적인 생존능력으로 뛰어났지만 결국 사피엔스에게 종의 멸망을 당하고 만다. 그 이유는 바로 경험적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능력이었고 사피엔스는 그것을 실현시켰다는 점이다. 신화와 전설, 종교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동작업의 실현은 이 지구별 위 수많은 종의 대량학살을 가져왔고 사피엔스는 생태학적 연쇄살인범이 되었다.

 

  기소시효가 다가기 전에 우리는 사피엔스의 죄와 정체성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지구별의 멸망 전에 우리들 스스로 지속가능한 지구별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네트워크 능력이 시대별로 나타난 것이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으로 이어지면서 급격하게 지구 위의 사피엔스의 삶을 변화시켰고 그 현재의 최종진화점은 이 시간 이 별 위에 숨쉬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의 마음의 산물이다. 푸조의 예에서 보여지듯이 세상에는 푸조라고 하는 물리적 정체성이 없이 그것은 존재한다. 화폐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런 사용가치도 없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화폐가 모든 인류의 추구의 대상이 되었고 그로 인해 슬프하고 기뻐하고 다투고 갈망하고 누릴 수 있는 모든 욕망의 정점에 서 있다. 그것을 동경하게 된 것도 우리들의 마음이 거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세상의 시선이 거두어지면 바람빠진 풍선처럼 그 생명은 푹~~하고 꺼져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질런지도 모른다.

 

  화폐는 자본으로 성장하고 그것은 과학과 더불어 제국과 합작하여 전 세계에 급속히 그 영역을 확장하였다. 그 확장과 비례하여 인류의 종의 다양성은 급격히 축소되었고 생물 종의 다양성 역시 급격하게 축소되었다. 생태계의 파괴자에 의해 많은 종의 생명체가 이 땅 위에서 사라졌다. 상대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지 않은 대양의 많은 생명체들이 급속하게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최근에 와서이다. 보이지 않는 상상의 신뢰로 위험하고 모험적인 사업들은 그 가능성과 현실성을 부여받기 시작했다. 마음에서 펼쳐진 현실은 사람들의 마음만 지배하면...그래서 그것이 실재한다고 믿게만 한다면 현실이 되었다.

 

  밀의 사용은 인류 역사에서 정착생활을 가져왔지만 채집생활보다 많은 인류의 노동을 요구하였고 밀의 유전자는 인류의 삶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또한 인류의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져왔다. 인간의 마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동적인 힘이 될 수 있는지....유전자 변이의 수동적인 결과인지....알 수 없다. 줄리엣을 만나러 목숨을 걸고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 로미오의 자각적 사랑인지 유전자에 아로새겨진 생리적인 욕망의 유전자인지....우리는 알 수 없다.

 

  인류는 길가메시 프로젝트의 길 위에 서 있다. 생명연장과 영원한 삶에 대한 동경은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서 앞으로 더욱 진화된 존재로 사피엔스를 변화시킬 것인지 궁금하다. 이 모든 인류 역사에 대한 시원하고도 거대한 시각을 펼쳐보이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다. 인류사에 대한 대서사시의 과거에 대한 삶의 최종적 연결점인 나, 우리들은 이 곳에서 숨쉬며 진화의 과정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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