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3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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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홍준 선생님이 우리나라 예술을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 정리했다. 기물이 다양하고 각 장르에 걸쳐 한국미술 전체에 할애하여 선정하는 데 애를 썼을 것 같다. 시, 서, 화에서 공예품인 청자, 분청사기, 백자에 이르기까지 나전칠기나 가구, 청동, 탑 등의 조선시대까지의 예술을 총망라한 것이 한 부분이고 또 근대미술과 현대미술에 있어 가치와 의미가 있는 작가와 작품들을 다루었다. 특히 현대미술부분에서는 잘 모르는 내용이 더러 많았다.

 

  오사카 동양도자 미술관을 다녀왔다. 특별전은 나의 관심 밖이었다. 곧장 코라이 조센 실로 직행했다. 먼저 섬세하고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연적 두 점이 돌아가면서 나를 맞이했다. 청자의 빛깔과 조형과 그 작은 청자에 새겨진 섬세한 문양들은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절로 감동시켰다. 전시해놓은 기물은 스물 몇 점에 불과했지만 그 아름다움과 품격만은 최고의 기물들이었다. 특히 청화백자진사연화문항아리와 달항아리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시선을 빨아들였다.

 

  불상과 청자를 만들어내었던 고려 도공들의 예술혼과 그 예술품을 아끼며 사용했던 귀족들의 미감을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고려자기는 화려한 듯 새겨진 문양을 보면 얼마나 여유있고 자연친화적이었던지를 알게 한다. 고려 귀족들은 그런 심성을 가졌을 것이라 짐작하게 한다. 그들이 갖고 있는 미감은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의 미감을 자극한다. 그러고보면 인간의 미감이라는 것은 보편적인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목이라는 것은 결국 사물 속에 내재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말하는 것인데 그것은 격물과 관계 된다. 어느 예술가든 자신의 예술을 펼치기 위해 절차탁마하지 않는 예술가는 없다. 그 오랜 뼈를 깍는 수련과 공부를 거쳐야 비로소 자신의 격물이 생기고 그것을 표현하는 법까지 깨우칠 때 비로소 한 예술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예술을 가치와 아름다움을 읽어주고 알아주는 소비자들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그 예술산업은 발전하고 융성하게 된다.

 

  그러니 최고의 예술품을 만들었던 선조들의 미감과 안목을 지켜내고 문화재를 올바르게 보존하고 계승시키는 방법 중 우리 스스로가 사회적 안목을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고 우리 미술품에 대한 아름다움의 발견과 즐김을 보다 많은 국민적인 누림으로 할 때 비로소 문화대국 또는 예술대국이 되는 것이다. 그 안목과 미감을 누리며 사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회화나 공예품들은 익히 본 물건들이 많지만 그것을 자신의 눈으로 보아 자신만의 미감을 느낄 때 비로소 그 작품과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되는 것이고 그것이 안목의 입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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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재 수난사
이구열 지음 / 돌베개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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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라는 것도 사실은 실용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시대품이기에 세월이 흐르면서 소멸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특별한 예술성으로 오래도록 보존되는 문화재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복과 인연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수많은 세월의 굴곡 속에 전쟁 속에 인간의 이그러진 욕망 속에 문화재는 갖은 수난과 고초를 겪게 된다. 특히 한반도라는 특성과 함께 고려시대 자기를 생산해낼 수 있었던 세계의 단 세 나라였고 그 첨단기술과 예술의 정점을 찍었던 그래서 주변 민족과 특히 일본과 세계 제국주의 열강의 안목있던 사람들의 욕망에 의해 의도하지 않게 그 원래 장소에서 분리되어야 했던 운명에 처한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오랜 신문 문화부 기자생활을 바탕으로 조사하고 연구한 귀한 자료를 우리들에게 내놓았다.

 

  대부분의 문화재 파괴의 시간은 일제강점기와 관련된다. 일제인에 의한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수탈은 이 땅의 문화재가 대부분 유실되어 미아로 세계로 떠도는 신세가 되었고 특히 일본인의 개인적 욕망에 의한 문화재반출은 우리나라 귀중 문화재의 역사적 고고학적 연구의 기반마저 완전히 소멸시켜버렸다. 그 장소에 있었더라면 언젠가 밝혀졌을 우리 문화재의 스토리와 내역과 생산지와 사용자와 시대에 대한 귀중한 정보들의 네트워크를 파괴하였다. 그런 연후에 개인의 욕망의 소유물로 전락되어버렸다.

 

  또 한 번은 민족간의 분쟁이자 전 세계 이념분쟁이자 미국과 소련, 중국과의 대립이었던 한국전쟁이었다. 그로 인해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국보급 유물들의 파괴와 소실은 그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한 번도 수면 위로 나오지 않고 역사의 먼지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또한 무차별적인 폭격과 파괴 속에서 재로 변해버린 문화재가 얼마나 많았을지.....포연 속으로 사라져버린 아까운 문화재들.....그게 건축물이면 촉석루나 남대문처럼 다시 복원의 과정을 거쳐 외형이라도 보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소장한 수많은 유물들은 우주의 먼지 속으로 사라져 다시는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것이다.

 

  그 마지막 수난은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이다. 일본인 골동품상을 중심으로 한 재물욕에 의한 문화재 수난과 권력의 야욕에 의해 이루어진 문화재 파괴가 그것이다. 또한 일본인 골동품상의 욕망의 하수인으로 조선의 도굴꾼들이 그에 합세했다. 개인적 욕망 속에 인류전체 공동의 문화유산이 파괴되기도 하였다. 결국 문화재로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이유도 인간이 느끼는 아름다움과 제작의 완성도에 따르는 아름다움이고 그것은 인간이 가진 욕망 중의 하나이다. 결국 욕망이 문화재도 만들고 그것을 파괴도 한다. 과연 어떻게 하면 바르게 문화재를 보는 안목을 기를 것이며 문화재를 아름답게 보존하고 감상할 수 있을 것인가?

 

  올해 초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1층에 있는 경천사 10층 석탑을 보았다. 다시 복원하여 1층에 세운 상징적 의미를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제 수탈에 의한 문화재 반환의 의미가 더해져 다시금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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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입사 우리공예.디자인리소스북 11
최응천 지음 /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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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사'라는 말은 흔히 고려시대 향완이나 정병에 쓰인 금속 표면을 파고 실처럼 가는 유연성있는 금속재료를 실처럼 박아넣는 기법을 말한다. 이는 중국에서 '양감', '착' 또는 '착금'이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선상감', '면상감' 또는 '포목 상감'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속 기물의 표면에 끌 등을 이용하여 파내고, 찍는 등으로 장식하는 조금기법 중 하나인데 사용되는 금속은 청동이나 철이고 입사되는 재료로는 금, 은, 동이 사용된다.

 

  세계에서 이는 최초로 시리아에서 기원전 14~15세기경 금입사된 철제 도끼가 가장 오래된 유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중국에서는 상주시대에 송록석을 갑입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동주시대에 성행했고 춘추전국시대에 철제 공구가 발달함에 따라 더욱 발전되어서 우리나라에까지 전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장한 시기는 삼국시대로 백제 4세기 후반의 충남 천안시 화성리 출토의 철제 은입사 환두대도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백제왕이 일본왕에게 하사한 '칠지도'에 새겨진 은입사도 한 사례이다. 이후 통일신라로 오면서 금동제 은입사 병을 비롯한 여러 기물이 출토되었고 청동제 금은입사 향로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다.

 

  아무래도 은입사의 전성기는 고려시대로 많이 전해지고 있는 정병과 향완과 합 등이 국보와 보물로서 전해진다. 이 책에서 알게 된 것은 은입사의 과정이 고려시대 끼움입사의 방법이다. V자형으로 끌로 파들어간 홈에 은실로 채워넣는 방법으로 그 정교함과 복잡한 문양이 아주 수작이다. 특히 이 시대의 기물들은 주로 불교의식용으로 사용된 것이 많았다. 정병도 그렇고 향완도 향을 피우는 제기였으며 향합 또한 그러하다. 고려가 불교이념이 통치하는 시대였으니 그럴 것이다. 그래서인지 종교적 심성과 공경심으로 수놓은 용과 학, 구름과 꽃무늬들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다. 국보 214호 고려 1229년에 제작된 높이 38.1센티의 삼성리움미술관 소장 '흥왕사가 새겨진 청동제 은입사 향완'은 섬세하게 수놓은 용과 봉황이 구름과 함께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다. 또 국보 171호인 삼성리움미술관 소장 청동제 은입사 봉황문 향합은 아주 드문 기형으로 향합자체가 그리 많이 전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조그만 향합도 은입사기법이나 조형이 우수한 편이다. 비록 기물은 작은 편이지만....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92호의 '청동제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은 그 조형과 은입사의 수준이 탁월하다. 안정감과 상승감을 고루 겸비하고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정병의 무늬를 보고 있으면 고려 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평화로웠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조선시대로 오면서 불교의식용 은입사기물이 생활용기로 더욱 다양하게 제작되면서 사용되는 문양도 다양해진다. 앙부일구, 거울걸이, 화장품그릇, 철퇴 등 다양한 장식적 기법을 띄고 고려의 기술을 전수받은 조선의 은입사기법은 쪼음입사기법이라 하여 쌀 '미'자 형으로 네 번을 가로, 세로 대각선 두 번을 쪼아 문양을 만드는 기법으로 발전하고 기물로 철이 사용되는 예가 많아진다.

 

  현대에 와서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되고 있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역시 온고지신이라 했던가? 현대에 와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세련된 문양과 기법은 세계인의 미감을 사로잡을 것 같다.

 

  다만 나의 기물과 은입사 기물은 보면서 드는 의문은 청동의 표면이 어떤 것은 자연부식의 과정을 거쳐 다양한 녹슬음이 드러나는 데 비해 어떤 기물은 표면이 고르게 검은 색으로 부식되어있다는 점이다. 표면에 무슨 처리를 하였는지 그런 기물에 대한 설명이 아직 없다. 또한 기물에 드러난 다양한 문양에 대한 분석도 조금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고미술품인 청동 은입사 제품에 대해 기초적인 이해를 갖게 해 준 점에서 이 책은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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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 도자사 - 분원의 설치를 전후한 조선 전기 도자의 역사
김영원 지음 / 일조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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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전기의 도자사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책 중 하나다.

청자에서 분청사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청자인지 분청사기인지 뚜렷하지 않은 기물들을 보게 되고 또 그 가마터 조사를 통한 파편과 기물들을 통해 조금은 접근해갈 수 있었다. 흔히 왜 분청사기라는 도자기가 생산되었고 언제쯤 왜 쇠퇴의 길을 걷다가 언제쯤 소멸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없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조선 전기 도자사의 흐름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런 궁금증을 조금은 풀어주고 있다.

 

  또 나아가 백자의 사용이 언제부터인지 연질백자와 경질백자의 사용이 언제쯤인지....상감백자의 연질백자의 예와 경질백자의 예에 대한 풍부한 자료가 아쉬웠다. 세조 연간 이후 조선에서 청화백자를 자체 생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토청의 존재와 그것이 사용된 기물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이 없는 부분도 아직 아쉽다. 토청이 사용된 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두껑 달린 백자청화매조문 호를 많이 드는데... 그 외에도 다른 기물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비록 자기편이라도 토청의 색감이나 그림 형태를 통해 그 시대를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들여 정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도자사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없었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새로운 것이라 할만한 것도 없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정품을 눈에 익히면서 내가 가진 기물들에 대해 다시 보고 생각해보게 된 기회는 되었다. 아직 청자인지 분청사기인지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그렇다고 깨어서 태토를 살펴볼 수도 없고, 조형과 상감기법과 청자빛깔로 보면 14세기 말의 청자인지 15세기 초의 분청사기인지 아직 미결상태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공부를 해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된다.

 

  조형과 사용된 청화안료, 회화의 양식과 쓰인 유약의 상태 등 많은 것을 다시 살펴보아야 하리라.  굽을 처리한 방식도 내화토 빚음인지 태토 빚음인지 가는 모래 받침인지 굵은 모래받침인지 갑발을 씌워 구워낸 것인지에 대해 보는 안목이 더욱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실물을 보는 기회를 더욱 자주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책 한 권으로 또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준다면 그 한 권의 역할을 다 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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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 천일야화 - 구수한 골동의 신비
김대하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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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5년부터 부산에서 골동상을 시작해 50여년을 한국 고미술품을 취급해왔고 그 아들에게 업종을 물려주며 대를 이어 한국미술품시장을 한 저자가 일생동안 만난 골동품의 이야기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의 고도자기에 관심을 가져 일제강점기 후 근대에 와서도 한국골동품을 사갔고 그 와중에 한국에서도 고미술품에 관심이 생겨서 보다 많은 수장가들이 생기면서 한국 미술품 시장을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골동품시장에 대학시절부터 금동불상으로 인연을 가진 저자는 고시에 떨어져서 이 길에 들어선다. 미술품은 공급이 한정된 것이라 수요가 늘어나면 그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인데 결국 돈과 욕망에 눈이 멀어 실수하고 사람들을 배신하고 또 기물에 속고 또 기물에 울고 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상업으로서 우리 미술품을 거래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 가운데서도 상도덕을 지켜가며 신의를 쌓고 또한 무엇보다 미술품에 대한 안목과 애정을 품는 것이야 말로 이 업에서 오래도록 성공하는 길이다.

 

  한국 미술품 시장에서 한 평생 일한 저자이지만 그가 만난 기물 중 최고의 기물을 만난다는 것은 참 인연이 필요한 희귀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술품의 가치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그 미술품이 가진 시대와 양식과 그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희소성까지 알아야만 하는 것으로 그 기물하나를 전체로 이해한다는 것은 실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도 업으로서 하는 사람은 이를 또 다른 인연으로 건네주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데 그것이 될 수 있으면 한국 고미술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에게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나아가 국제경매에서 한국 기물이 될 수 있으면 외국 수장가에 의해 오랜 세월 묻혀 있기보다는 한국 수장가나 한국 박물관에 가도록 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 수 있게 하는 역할도 보이지 않는 그들의 책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으로서 하는 사람들은 불법 도굴꾼에 의해 유통된 기물도 빨리 유통과정에 참여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을거라 생각된다. 따라서 일반인인 우리가 그들을 평가하기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분청사기 자라병과 앵무잔 그리고 분청사기 인화문병 등 몇 몇 눈에 띄고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기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평생을 업으로 하면 반드시 귀한 기물도 만나게 마련이다. 그럴 때 과연 이익만을 떠나 보다 보편적인 가치에서 그 기물을 대할 수 있을까? 하고 묻게 된다. 아직 세상이 고미술품시장에 대해 눈 뜨기 전.... 그들은 아마도 많은 눈먼 기물들을 만났을 것이다. 그리고 눈먼 사람들에게 거래하였을 것이다. 그럴 때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고 더불어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나아가 안목을 나눠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다면 미술시장이 지금처럼 혼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가 존재하는데 양자가 모두 바른 안목을 가지고 양심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때 그 시장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미술품을 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안목'이다. 내게도 귀한 기물을 소장하는 인연을 가지게 되었다. 그럴 때 나의 기물을 대하고 알려고 하고 더욱 인격체로서 사귀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야 내게 있는 동안 더욱 그 기물의 가치를 알아주고 더욱 자주 눈길을 주고 또 더 큰 인연이 생겼을 때 잘 보내주는 마음을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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