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 스님의 참선공부법
청화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03년에 열반하신 청화스님의 법문을 가려모은 책이다. 청화스님은 평소 염불선을 강조하셨는데 이 책에는 참선과 염불선을 모두 강조하고 있다. 발보리심의 연습으로부터 우주의 본성과 체계 그리고 우리가 공부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주는 텅 빈 공간이 아니고 물질적으로만 가득찬 존재가 아니다. 그 본질로 들어가면 우주에 깃든 모든 중생들을 성숙시키고 부처님의 광명으로 가게 하는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하신다. 이런 말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밝아지고 편안해진다. 중생들의 삶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우주의 진화과정을 생각하면 그 결과는 밝게 되기 때문이다.

 

  평소 금강경 읽기를 실천하고 있는 나이지만 그 금강경의 기운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작은 생각 하나 작은 마음 하나 우주 공간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아뢰야식에 저장된다고 하는 사실은 평소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고 생활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아침 저녁으로 금강경 독송을 하고 있지만 독송할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부처님의 마음이 되어서 금강경을 읽어야 비로소 참선공부하는 것이 된다는 스님의 말씀은 아직 참으로 멀다.

 

  공부법이야 제 각각 달라서 그 근기와 성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만 눈 밝은 이의 공부가 제 인연이 되어 자신의 공부가 되는 인연은 참으로 귀하고 드물다. 그러나 안하지만 말고 꾸준히 하다보면 금강경 공부가 내 몸에 붙어서 나의 마음의 공부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며 매일 아침 저녁을 금강경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아침과 저녁에 내 마음의 의지로 기둥을 세우는 일은 내게 매우 소중하다.

 

 그 중 참선은 한국불교조계종의 근본 수행법이며 불성을 찾아가는 지름길이라고 말씀하신다.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혀 자신의 본래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업장도 해탈되고 몸과 마음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원래 밝은 선근이 깊지 못한 범부가 함부로 참선을 통해 진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근기가 없으므로 상기가 되던지 공부가 힘이 붙지 않는다. 이들을 위해 안내하신 길이 염불선이다. 우주는 마음으로 움직이고 우리의 작은 마음 하나도 주위의 중성자와 소립자를 변화시키듯 부처님 향하는 그 마음으로 염불을 하면 자신의 마음을 부처님 전에 갖다 놓게 되어 부처님의 광명이 현존하게 된다. 사실 독송도 미륵존 여래불 하고 바치는 것도 크게 보면 같은 원리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음의 본성을 찾아가는 공부.... 그 길에 삶의 의미가 있다. 날은 점점 짧아가지만 어둠 속의 마음의 촛불을 밝히는 독송을 위해 아침에 조금 더 의지를 가져야 하는 계절이다. 갖가지 단풍이 예쁘게 물드는 것을 보면서 또 그 단풍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젊은 시절, 아니 더 늦지 않을 때 공부에 좀 더 에너지를 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미륵존 여래불   합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강경 - 심상사성, 성공학으로 읽는 금강경
우승택 지음 / 장승 / 200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금융인이 금강경을 읽어서 자신의 직업에 적용하고 실천한 이야기다. 금강경의 지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도 지혜롭게 영위하게 하고 또 자신의 직업에서도 보다 넓고 큰 자세를 갖게 해준다. 마음이 열린 자라야 그것을 아는 지혜가 있다. 그래서 금강경 읽기는 자신의 인생의 공부이자 삶의 공부이요 또한 직업세계에서 바르게 사는 법을 알게 한다. 저자는 금융인으로 남의 돈을 굴리고 투자하여 돈을 벌게 한다. 그런데 우선 자신이 금융에 대한 지식이 아닌 지혜와 복덕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한 스님이 권해준 금강경읽기를 통해서 얻게 되었다.

 

  금강경은 대승불교의 소의경전이다. 그래서 부처님이 가장 원숙하고 밝으신 마음자리에서 설한 경이다. 그런 경 앞에서 진심을 다해서 독송을 하다보면 그 밝은 빛에 의해 자신의 업장이 녹아내린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을 비우게 되고 그 비운 자리에 부처님의 밝으신 기운이 스스로 굴러 들어온다. 그런 과정을 통해 생긴 지혜는 자신의 삶을 바로세우고 자신의 일상에서 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으로 퍼져간다. 그래서 돈이란 무엇인가? 돈으로 어떻게 세상 사람들에게 복짓고 더 밝게 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과 지혜가 생긴다.

 

  우선 자신의 마음이 밝아지면 하던 일에 자신감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면서 더욱 좋은 일들이 생기게 된다. 우승택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금강경의 내용을 자신에게 맞게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면서 금강경을 자기것으로 만들어나가는 공부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어둡고 어두워서 금강경 읽기가 큰 힘이 되지 못하는 나에게 금강경 읽기에 대해 한 번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금강경을 읽되 부처님 앞에서 설법듣는 생생한 마음으로 열심히 읽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나아가 금강경을 읽고 생활로 돌아와서도 금강경의 내용이 나의 하루 속에 스며들도록 금강경을 녹여내야 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새로운 금강경 읽기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 책을 보고 금강경을 읽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밝아져 자신의 직업세계에서도 더욱 부처님 뜻을 실현하여 부처님 전에 복많이 짓기를 발원합니다.

 

  발원의 힘으로 내 삶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나는 그저 중생만이 아니라 비중생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된다.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라이 라마, 명상을 말하다
달라이 라마 지음, 제프리 홉킨스 엮음, 이종복 옮김 / 담앤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의 영적인 스승, 달라이라마님이 공부하는 진리에 대해 아주 간명하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번역도 간명하고 명쾌하여 읽어가는데 부담이 없다. 달라이라마님의 수석영어통역사이신 제프리홉킨즈 교수가 번역한 이 책은 '매일의 명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같은 평범한 우인도 매일의 명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길을 제시한다. 마음이란 참으로 심오하고 깊고 푸른 바다와 같아서 그 표면에서 물결치는 파도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없는 듯 현존한다. 그래서 파도가 아무리 치더라도 감정에 아무리 휩쓸리더라도 몸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에 절규하더라도 흔적없이 깨끗한 본래의 모습으로 우리가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존재한다. 이 책은 그 '길'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일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아침 저녁으로 앉아 병상에 들 수 있다면 그는 공부하는 사람이다. 하루하루는 별 변화가 없을지라도 문득 해가 가고 달이 가면 자신의 성숙해진 시선과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마음 속에 변하지 않는 무언가에 마음을 집중하고 나의 일상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지어 잠들고 깨는 과정에 대한 의식을 날카롭게 벼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한 미묘한 관찰 속에 진리의 모습이 가끔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고나기를 우둔하고 공부도 게을리하는 내가 의식의 심층의 껍질 하나 벗기는 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작은 경험 하나에 흔들리면 공부는 그 작은 곳에서 멈추고 만다. 이런 방향과 이정표를 제시하는 큰 공부를 한 분들의 이야기가 중요한 까닭이다.

 

  명상아란, 자신과 만나는 일이다. 우리가 자신이라 생각했던 거친 면의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보다 완전하고 보다 깊이 감추어져 있고 본래의 내가 가진 본래모습을 만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노력과 간절함에 의해 퇴보하자 않는 수준까지 가지 않는 이상 언제든 현실의 거친 의식에 휩쓸리기 마련이다. 보다 지헤로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우리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들의 삶과 혜안이 우리를 보다 편안하고 지혜롭게 만들기 위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먼저 수행의 동기이다. 모든 라마님들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마음이 밝지 못해 고통을 받는 중생들에 대한 자비심으로 이 공부를 시작합니다. 나와 더불어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의 고통을 멎게 하시고 그를 위해 이 몸과 마음을 이용하소서. 그리고 거친 의식들을 그대로 놓아둔 채 보다 깊은 의식을 바라보고 그 곳에 마음을 집중시킨다. 공부가 붙을수록 그 깊은 의식에 보다 강하게 딱 붙어지내야 한다. 그 관점에서 생활하고 사물을 바라보고 관계를 바라보고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심오하고 깊고 맑은 진리의 본래 빛을 만나야 한다. 그 만남이 스스로 세상에 대한 이해를 완전하게 갖게 할 때까지 수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수행하는 삶 만큼 가치있는 삶이 어디 있을까?

"이처럼 수행하는 이들이 이번 생에 불성을 성취하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설사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경이로운 안락함. 아하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0-03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08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Y 기쁨의 발견 -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의 마지막 깨달음
달라이 라마 외 지음, 이민영 외 옮김 / 예담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인류의 정신적 스승 달라이라마님과 투투대주교 간의 일주일동안의 대담에 관하여 기록한 것이다. 두 분 모두 민족적 아픔과 고통을 겪어내면서도 고통 속에 머무르지 않고 정신적 성숙의 삶과 모습을 드러내어 한 민족과 국가의 지도자를 넘어 인류의 스승으로 우뚝 선 분들이다. 이 분들이 풀어가는 인류의 교훈을 훌륭한 편집자 에이브람스님이 치밀한 계획 속에 아주 자연스러운 대화의 과정을 통해 우리들에게 삶 속에서 정신적으로 성숙을 이룰 수 있도록 제시된 마음훈련서이자 영적안내서라고 보면 되겠다.

 

  정신적 지도자이자 정치적 지도자로서 그들이 겪어낸 고통과 아픔은 아주 컸다. 그러나 그 고통을 겪으면서 두 분은 더욱 성장했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정신적 메세지가 전달되었다. 중국의 공산화과정에서 티베트는 나라를 빼앗겼지만 티벳불교가 세계화되고 달라이라마님의 정신적 메세지는 전 세계에 퍼져갔다. 데스몬드 투투 남아공대주교님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흑인의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분이다. 온갖 차별과 억압에 맞서 남아공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까지 그가 보여준 분쟁의 새롭고 대화를 통한 해결방법은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두 분은 삶의 기쁨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잃어버리지 않은 우리 내면의 절대적 기쁨이라고 말한다. 고통 속에서도 삶의 희망과 내면적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더욱 생명을 잘 지탱할 수 있다.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통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특징이기도 했다. 사람이면 누구가 갖는 두려움, 불안, 스트레스는 우리가 가진 존재의 연결성과 내면적인 기쁨의 고찰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삶의 슬픔과 고통을 극복하는 그분들의 방식, 즉 더 큰 삶의 목적을 위해 그 슬픔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정신적 나침반은 늘 긍정과 진리를 향해 있다.

 

  두 분의 사귐 역시 허물이 없고 가식이 없다. 아주 인간적이며 유머러스하고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정신적인 성숙함의 척도를 볼 때 우리는 때로 아이들과 같은 순진무구함과 가식없음 상황에 대한 열린 마음을 든다. 실로 정신적 성숙을 이룬 두 분의 만남은 격식없고 걸림이 없으며 가식도 없고 아주 건강한 인간애를 보여준다. 아니 흘러 넘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전염시키고 치유해준다. 마음이 평온한 사람 옆에 있으면 도시인의 어지럽던 마음도 저절로 쉬게 되는 경우가 그러한 것이다.

 

  두 분이 얘기하는 기쁨의 여덟 기둥이 있다. 관점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신이라는 작은 틀에 매여 고통스러워 하는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즉 감정을 바꾸는 것보다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 더욱 쉽다. 마음의 속성상...그러하다. 다음은 겸허하고 수수해지려는 겸손이다. 타인도 나와 같은 인간이고 행복함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공유할 때 겸손의 마음은 생겨난다. 그리고 세번째는 유머이다. 심각한 것보다는 웃음과 농담이 훨씬 좋고 관계를 부드럽게 한다. 감정이 꼬인 상태를 현명한 사람은 한바탕 웃음으로 분위기를 바꿀 줄 안다. 그 때 사용하는 것이 농담이고 유머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약점으로도 사람들을 웃기기도 한다. 그 만큼 자신의 깊은 곳에 있는 존재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 그리고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는 깨인 마음과 열린 마음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그럴 때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용서다. 진정 강한 사람이야말로 용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강한 사람은 특정한 지도자가 아니라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그런 마음을 낼 수 있다. 용서야말로 과거로부터 해방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용서하지 못한 것은 후회로 남으며 마음에 증해지며 용서로 인한 선순환은 세상을 빠르고 깊이 정화시켜나간다. 다음은 감사. 살아 있는 것, 그리고 내게 주어진 모든 것, 존재 그 자체에 감사하자. 다음은 연민, 우리는 누군간에게 도움을 주고 싶고 또 누군가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고자 한다. 병든 사회는 자신마저 연민하지 못한다. 미래사회는 우리가 연민의 능력을 얼마나 키워낼 수 있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달라이라마님의 말씀이 마음에 깊숙히 새겨진다. 다음은 베품이다. 우리는 넉넉할수록 베풀고 살아야 한다. 베품에는 물질적 베품도 있고 또 그 사람을 위해주는 시간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또 정신적 성장을 위한 베품도 있다. 자신의 인연에 따라 다양하게 실천하다보면 더욱 성장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수행이나 행동요령같은 것으로 일반인이 종교와 관계없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 두 지도자의 말에 귀기울여 우리 사는 세상을 더욱 밝게 만들어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철 평전
김택근 지음, 원택 스님 감수 / 모과나무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철 스님의 일대기가 나왔다. "야반삼경에 따 떨어진 걸망 하나 지고 달빛 수북한 논두렁 길을 걷다가 차가운 논두렁을 베개 삼아 베고 푸른 별빛을 바라다보면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야 조금이라도 수행자의 모습에 가깝다. " - 퇴옹성철  

 

  스님의 평전을 김택근 시인이 많은 자료를 모으고 발로 뛰어 사람들을 만나고 또 스님의 자취를 따라다니며 충실하고 세세하게 내용을 담았다. 물론 제자 원택 스님이 감수했다. 한국 불교사에 큰 자취를 남긴 성철 스님을 아는 사람은 참 많다. 그러나 책 한 권으로 성철 스님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한 평전으로서는 이 것이 제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님의 안목과 깨달음의 깊이를 우리같은 범인이 알 수 없겠지만 일대기를 다룬 이 한 권의 책으로도 스님의 얼마나 부처님의 뜻을 따르는 한 수행자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갔으며 한국불교정화운동에 스스로의 철저한 삶으로서 기여하였는지 알 수 있다.

 

  한 때 '불기자심'이라는 성철스님의 친필이 담긴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자기를 속이지 말라.... 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 알송달송했다. 평생을 두고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말 같기도 했다. 옹졸하게 몸에 갇힌 자아가 아니라 자기 속에 담긴 불성을 보아야만 이 말을 제대로 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스님의 깨달음을 내가 말로 표현하는 것은 능력 밖의 일이므로 쓸 생각이 없다. 다만 스님을 둘러싼 몇 가지 사실만으로도 스님의 가진 영성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 있다.

 

  우선 스님의 속가 가족들은 직접 출가를 하거나(어머님, 아내, 딸) 부처님 인연을 직간접적으로 맺어 그 인연의 삶을 살아갔다는 점이다. 이로서 스님의 주변의 인연들이 모두 스님에게로 회향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유림의 대표격이었던 아버지 이상언님도 마지막에는 '나는 성철스님한테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결국 깊은 도로서 주변 사람들을 공부의 길로 인도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스님은 법스승을 두지 않는 점도 특이하다. 당대에 만공, 한암 등의 많은 고승들이 계셨고 그들과 만남이 없지도 않았지만 스님은 철저히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는 공부를 했고 그것도 선어록과 선승들의 공부를 책으로 만나면서 자신의 공부를 끝까지 몰아갔다. 또한 그 어떤 법스승으로부터의 인가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법맥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의 높고 깊은 공부로 많은 세인들이 의지했고 또 많은 비구와 비구니승들이 스님을 모델로 삼아 평생 공부하였다는 점이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거부하였고 산 속에서 오로지 공부의 길만 매진했던 큰 스님이 우리 세상에 제시하는 바른 길은 느리고 어리석어 늘 삶 속에서 헤매고 방황하는 나에게 비록 평전이지만 책 속의 길목 곳곳에서 목이 메이고 눈물이 흐르게 하였다. 비록 스님의 육신은 떠나셨지만 그 정신은 영원불멸하여 이 땅 어디에서는 꽃을 피우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스님이 남기신 글을 이번 기회로 다시 천천히 읽어나가며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