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스포 가득.


#4. 벤은 왜 죽었어야 됐나

["영화 속에서 벤은 윤택하고 관대하며 여유가 있다면, 종수는 가난하고 경계심으로 긴장돼 있다. 그런 상반된 두 가지 삶의 방식과 태도를 통해 세상의 미스터리를 이야기하고 관객들에게 질문하는 것이었다." (이창동)]

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의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게 경계심도 없고 잘난 척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의 눈치를 보지도 않는다. 누가 오거나 가거나 그는 어디에서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종수는 그런 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것에 있다.("우리 나라엔 개츠비가 참 많아")

벤의 <경계심 없음, 눈치보지 않음>이 죽을 만큼 죄일까? 이효리처럼 방송에서 자신의 사는 모습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는 연예인들도 살해당해 마땅한 것일까.

마음속으로 내 여자라고 생각했던 여인이 어느 날 다른 남자와 나타났다. 그런데도 종수는 내내 솔직하게 반응하거나 당당하게 자기의 마음을 주장하지 못한다. 이후로 세 사람의 불편한 만남은 계속 이어지지만, 종수는 늘 웃거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화하고 그 불편한 자리에서 박차고 떠나질 못한다.

종수가 겉표정과는 달리 줄곧 불편해 했다는 것은 "너는 왜 그렇게 아무데서나 옷을 잘 벗어? 창녀나 그렇게 하는 거야" 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다. 그 이후로 종수는 해미를 보지 못한다.

#5. 노예의 도덕, 주인의 도덕

르상티망은 원한, 유한(遺恨), 복수심을 의미한다. 니체는 주인(귀족)의 도덕을 행하는 강자에 대한 약자(노예)의 감정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했다. 니체는 노예의 도덕과 주인의 도덕을 나눈다. 주인의 도덕이 '좋음'에서 '나쁨'을 끌어내는 자발적이고 자기 긍정적인 성격을 지닌다면, 노예의 도덕은 상대를 '악'이라 규정하는 데서 시작하여 스스로를 '선'이라 정의하는 전도적인 성격을 가진다. 즉 약자는 타자에 대한 부정과 비난에서 시작함으로써 강자에 대한 반감을 마음속에 지니게 된다. 그리하여 주인에게 있어 '좋음'과 '나쁨'의 구분이 약자의 '선'과 '악'이라는 도덕적 의미로 전도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르상티망 [Ressentiment] (문학비평용어사전, 국학자료원))


[자신의 무능력, 질적이고 유형적인 무능력에 대한 책임을 원한의 인간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자극적 대상에게로 전가시킨다. (...) 자신의 무능력을 보상받기 위해서 그는 대상을 증오하고 경멸하고 비난한다. 그래서 원한의 인간이 행하는 복수는 그것이 실현될 때조차 그 원리에 있어서 정신적이고 상상적이며 상징적이다. 원한의 인간은 존중해야 할 모든 대상을 비난하고 비하할 뿐이다.

원한의 인간은 정면 대결할 힘도 의지도 없다. 무반응한 채 속으로만 상대를 비난하고 비하한다. 정신과 신체의 느슨한 마비상태 속에서 그는 오로지 사랑받기만을 원한다.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제공되고 쓰다듬어지고 잠재워지기를 원한다. 그는 앓아누운 병자다. 기획할 능력, 맞서 싸우고 대결할 능력, 적극적으로 반응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보살핌 받기만을 원한다. 그는 누워서 그저 이득을 취하려고만 한다. 만인에게 민주적으로 골고루 이득이 분배되기를. 그런 점에서 원한의 인간들은 도덕을 가지고 있다. 실리의 도덕. 원한의 인간의 관점에서는 모두에게 고루 이득이 되는 것이 바로 도덕이 된다.
(...)
강자와 달리 노예는 타인에 대한 부정을 필수적으로 전제해야만 겨우 자기 긍정에 이를 수 있다. 노예는 긍정의 외관을 만들기 위해서 두 부정을 필요로 한다. 너는 나쁘다(첫 번째 부정). 나는 너처럼 나쁘지 않다(두 번째 부정). 고로 나는 착하다. 이것이 노예의 기이한 삼단논법임. 노예의 기이한 가치 창조.(...)이 과정 속에서 좋음과 나쁨은 선과 악이라는 도덕 판단으로 대체된다. (...) 좋음과 나쁨, 우월함과 저열함이라는 힘들의 성질의 차이를 선과 악이라는 도덕적 대립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ㅡ 니체와 철학 (4), 알라딘 수양 님의 리뷰에서 인용

http://blog.aladin.co.kr/m/be_resolute/9585248#saveBask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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