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스포 가득.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을 봤다.
(늘 그렇듯 영화평(판단)이 아니라 평소 관심사에 대해서 적어 보겠다.)
#1. 어떻게 타인을 악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
관람평들을 보면서 이번에도 그런 의문이 들었다.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가 죽을 만큼 나쁜 짓인가.
물론 종수가 주차장에서 고양이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라든지, 종수가 벤의 집 화장실에서 자신이 해미에게 준 시계를 발견한 것이라든지, 해미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벤은 마치 자신은 감정이 전혀 없는 사람인 것처럼 말하는 장면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은 표면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고,
다시 말하면 그것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필요한 정보만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
벤이 사이코패스- 살인자- 악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반대의 증거들은 미처 정보로 인식되기도 전에 무시되기 때문이다.
벤에게서 오히려 편견 없음, 관대함, 친절, 나이나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벤이 종수보다 6살 많다- 상대를 존중해주는 선의, 솔직하고 경계심이 없는 순수한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나.
방금 보름달을 보고 온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달의 전체 모습을 본 것은 아니다. 달의 이면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때로 우리들은 겉모습만 보고서도 마치 그 사람을, 그 일을 다 안다고 착각하곤 한다.
어떤 때는 반달로, 초승달로 보일 때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달이 정말로 사과 반쪽처럼 샐쭉하게 생긴 것도 아니다. 누구나 예외없이 사람들은 번번히, 쉽게 남에 대해서, 어떤 사안에 대해서 판단을 하곤 하지 않나.
살인을 하는 모습도,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장면도, 아니 해미가 왜 사라졌는지, 어떤 사실도 우리는 확인한 적이 없기에 하는 말이다.
고양이가 종수에게 왔을 때, 고양이 마음이 어땠는지, 고양이가 무슨 마음으로 그랬는지
(정말 알고 있습니까,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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