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먼트에 산지도 오래되었다. 아주 어릴 때, 구체적으로 초등학교 2학년 이후로 줄곧. 중간 중간 기숙사나 빌라에 있었던 적도 있지만 크게 보면 집단시설이다. 아주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물론이라고 바로 답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정말 싫어라고는 말을 못하겠다. 그만큼 장단점이 있다. 일단 장점이라고 하면 편하다. 집에 신경 쓸 일이 많지 않다. 물론 자질구레한 고장이나 수리할 일이 생기지만 대부분 관리실을 거쳐 처리되기 때문에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생활 보호도 무시 못 한다. 문만 닫으면 완전히 내 세상이니 남들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커뮤니티 시설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하지만 이는 마케팅 측면이 크다. 차라리 인프라가 좋다는 말이 옳다. 대규모 집단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단점은? 층간소음이나 답답함을 들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이다. 공동생활이란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집안에서야 마음껏 꾸밀 수 있지만 집 앞이나 공동현관은 어쩌지 못한다. 만약 단독주택이라면 당장 바꿔 마땅한 인테리어도 못마땅해도 어쩌지 못한다. 어제 이런 일을 겪고 나서인지 이 불편이 더욱 크게 와 닿는다. 별 거 아닌 듯싶지만 자기 눈에는 꼴도 보기 싫은 것들이 있지 않는가? 더 늦기 전에 주택으로 가야하는데 몇 년째 고민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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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말에 거부감이 있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었다기보다는 화제를 모으기 위해 억지로 짜낸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단어는 마케팅 분야에서 심하다. FOMO도 그 중 하나다.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인데, 우리말로 하면 남들 다 하는데 나는? 쯤 되겠다. 곧 모두가 참여하는데 본인만 빠지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다. 백신접종도 마찬가지다. 수급부족과 부작용 사례로 지지부진하다가 너도나도 빨리 맞자는 붐이 일자 갑자기 예약이 늘었다. 심지어 얀센은 단 하루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이처럼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대부분 소비에 집중된다. 한 때 열품이었던 패딩파커나 고급운동화가 대표적이다. 기능을 떠나 다들 입고 신으니 소외감 때문에라도 구입해야 했다. 이런 부작용은 결국 정보비대칭 때문에 발생한다. 스스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예산 안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문화가 부족해서다. 다행히 인터넷의 발달로 비교할 수 있는 장치는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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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가 될 수 없어>를 보다 가난을 떠올렸다. 박준형 김지혜 부부가 차를 타고 나들이에 나섰다. 문제는 트렁크 포함 자동차 안에 꽉 찬 쓰레기. 그러나 박준형 눈에는 다 필요한 물건들이다. 결국 세차장에 가서 싹 다 치우기로 하는데.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몸이 가난을 기억해서라는 말은 꽤 일리가 있다. 미국의 유명 가수 빌리 조엘은 힘든 젊은 시절을 보냈다. 성공 이후에도 그는 그 때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억만장자가 되었음에도 싸구려 술을 마시고 누군가 입다 버린 듯 한 옷들만 걸쳤다. 부인은 제발 그만하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기안 84도 마찬가지다. 찌질함의 대명사 같지만 사실 부자다. 송파에 자기 소유 건물도 있고 방송출연료는 심심풀이 땅콩 수준이다. 그럼에도 그는 편의점 음식을 즐겨 먹고 집안에 형광등이 꺼져도 그대로 방치하고 방송에서도 거의 같은 의상만 고집(?)한다. 아이유는 또 어떤가? 상상도 할 수 없이 돈을 번 그의 취미는 뜻밖에도 부동산 구매다. 청담동 빌라 분양가를 150억 원에 사들이는가 하면 과천, 양평 등에도 집이나 건물이 있다. 다른 연예인들과 다른 점이라면 그다지 수익을 얻지 못했다. 아마도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한(?)을 그런 식으로 푸는 게 아닐까?


다행스럽게 나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적은 없다. 물론 부모님과 함께 네 식구가 단칸방에서 지낸 적도 있고 고시원에서 몇 달 묵은 적도 있지만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일을 하지는 않았다. 뭐 그렇다고 아주 부자도 아니었다. 그럭저럭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근근이 살았다고나 할까? 그 결과 절약에 대한 몸의 기억은 지우지 못하고 있다. 돈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아낀다. 예를 들면 집을 나설 때면 스위치 끄기는 물론이고 아예 전원 자체를 뽑아버린다. 휴대폰 충전도 따로 하지 않고 노트북이나 다른 전기장치를 쓸 때 케이블을 연결해서 한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고 택시는 안탄지 거의 10년이 넘는다. 어찌 보면 이런 건 미덕이다. 


정작 문제는 물건을 사고 나서 버리지 못한다. 특히 책이나 음반이 그렇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이 둘은 정말 어찌하지 못한다. 집은 좁은데 당연히 쌓이게 마련이다. 언제 날 잡아 싹 버려야지라고 생각하다가도 훗날 다시 읽거나 들을지 몰라 그냥 쟁겨둔다. 차라리 이사를 갈까라는 생각도 했다.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집을 옮기면서 책과 음반은 늘 함께였다. 이걸 가난 근성이라고 해야 할지는 정직하게 말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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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1disc)
추창민 감독, 이병헌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조선시대 역사상 왕이면서 왕 대접을 못받은 이는 딱 두 명이다. 왕의 칭호가 아닌 군으로 격하된 연산군과 광해군. 연산군은 나름 납득이 되지만 광해군은 글쎄? 그 이유는 이 글 말미에 밝히겠다.


영화 <광해>는 이런 사람들의 호기심을 배경삼아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왕과 꼭 닮은 인간을 내세워 임금 노릇을 하게 한다. 얼핏 어처구니없는 설정인데 뜻밖에 대히트를 쳤다. 관객이 천이백만 명을 넘어섰으니. 의견은 분분하지만 정치적 환경도 한몫했다. 2012년은 대선의 해였다. 결과는 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막을 내렸지만 문재인을 옹호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당시 진보는 전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광해는 이들 세력을 대변하는 영화라는 오해를 받았다. 대동법을 포함하여 개혁입법을 시도하다 기존 사림의 강력한 반발로 쫓겨난 왕이라는 이미지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켜서다. 지나고 보니 어이없는 일이지만 아무튼 그 때는 그랬다.


2021년 다시 보니 정직하게 말해 헛웃음이 나온다. 조선시대 역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 영화는 그냥 판타지에 불과하다. 광해는 충분한 잘못을 했고 쫓겨날 만 했다. 그는 자신의 불안한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끝없는 분란을 조장했다. 구체적으로 사림들 간의 경쟁체제를 만들어 서로를 끊임없이 시기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그 결과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죽음으로 이어졌다. 물론 사료를 편찬하는 이들 자체가 사림이니 자신들을 핍박한 왕이 곱게 보일 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반정이 일어날 정도였고 이후 광해군을 옹호하는 세력이 변변치 않았음은 이미 왕으로서의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졌음을 증명한다. 이런 왕을 마치 개혁군주처럼 묘사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동시에 현 시국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집권하자마자 적폐를 내세워 난도질을 해대던 정권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 그 칼날이 스스로를 향하고 있음을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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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몰 강남 뉴코아점 모자의 원픽 치즈 불고기 피자 


피자몰 


피자가 땡기는 날이 있다,는 거짓말이다. 적에도 내게는. 살아오면서 피자전문가게에서 주문해 먹은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피자 먹으로 갈 일도 없다. 아주 가끔 마트에서 세일하는 냉동 피자를 산 적은 있지만 그 또한 일 년에 기껏 한두 번이다. 이런 내가 피자집에 가다니. 그것도 뷔페로. 


전적으로 어머니를 위해서다, 희한하게 피자를 포함한 치즈를 좋아하신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외할아버지께서 어떻게든 구해서 먹인 결과라고 한다. 참 아이 때의 입맛이란 무섭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 번이나 연기된, 백신을 맞으셨다. 딱히 이상은 없는데 그래도 통증과 열은 좀 있으시다. 괜히 집에 있으면 더 위축되실 것 같아 피자를 먹으로 함께 갔다. 극구 가기 싫다고 하셨지만 그런 거짓말에 속을 내가 아니다. 정작 가시면 나보다 훨씬 더 좋아할게 눈에 선하다. 이곳저곳 알아보다 다양한 피자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았다. 피자몰. 뉴코아 강남점이 가장 가까웠다. 


오후 1시쯤 도착했는데 그 때까지 웨이팅이 있었다. 평일인데. 한 이십분쯤 기다리다 입장했다. 피자를 포함해서 볶음밥, 떡볶이, 탕수육, 리조토, 과일, 커피, 아이스크림, 빙수 등 구색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역시 핵심은 피자가 맛있어야. 평일에는 여덟 가지가 있었는데 어머니와 나의 공통된 의견은 불고기, 베이컨, 고르곤졸라가 가장 맛있었다. 확실히 즉석에서 만든 따끈따끈한 피자가 최고다. 페페로니도 좋았지만 워낙 익숙한 맛이라. 의외로 새우 볶음밥이 고슬고슬해서 좋았다. 떡볶이나 다른 음식은 손을 대지 않아 잘 모르겠다. 재미삼아 와플도 구워먹었는데 그냥저냥. 팥빙수는 왠지 옛날 분위가가 나서 재밌었고 커피는 딱히 나쁘지 않았다. 평일 구천구백원원에 먹는 식사로는 가성비 갑이었다. 참고로 주말에는 만 사천구백 원,


사진 출처 : 고속터미널맛집 반포맛집 피자몰 뉴코아강남점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제 돈을 내서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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