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인터파크 세계서점기행 캘린더. 책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될 듯. 이 만원 이상 주문을 하면 천 원을 더 내고 받을 수 있다. 이미 포인트가 쌓인 분들은 천 포인트를 제하고 보내준다. 절대 선전 아님.
연말이 다가오면 마음이 스산해진다. 청춘일 때는 없던 현상이다. 계절이 바뀌거나 새해가 다가오거나 아무 상관없었다. 시간아 가라, 세월아 더 빨리, 라는 식이었다. 정직하게 말해 그 시절이 마냥 부럽지는 않다. 우선 실수가 잦았고 소중함을 간직하고 여유있게 즐기는 마음이 없었다.
이 맘 때쯤이면 작은 설레임을 느낀다. 내년도 달력을 고르는 재미다. 아무리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고 해도 역시 캘린더는 실물이 제격이다. 그러나 막상 돈을 주고 사기는 아깝다. 은행이나 기관에서 무료로 나누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대충 아무거나 쓰기는 싫다. 벽에 걸건 책상위에 놓건 주변과 잘 어울려야 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하나. 사은품으로 나오는 달력을 죽 비교해보고 고르는 것이다. 벌써 내 눈에 뜨인 것들이 있다. 우선 인터파크의 서점 캘린더다. 탁상용 달력도 유행을 타는지 올해는 판형이 크다. 전 세계의 책방을 배경으로 책표지를 포스트잇으로 함께 덧붙였다. 나같은 책 덕후에게는 딱이다. 당장 조건에 맞추어 책을 주문했다.
워너원도 인기다. 조카 등쌀에 알아보니 맥시카나에서 치킨을 주문하면 한 부씩 주고 있다. 알아보니 다행히도 집 주변에 있어 반반을 시키고 받았다. 나야 큰 감흥이 없지만 팬들이라면 꺅 소리를 지르겠지. 게다가 예상 외로 큼직해서 메모를 남기기도 좋다. 물론 워너원팬들은 무슨 소리냐며 극성으로 반대하겠지만. 용안보존하소서.
그러고보니 치킨집들이 은근히 사은품을 많이 준다. 아무래도 주소비층이 10대이고 또 대세 아이돌이라면 닭광고 하나쯤 찍어야 하는 추세겠지. 그럼에도 오로지 닭에만 승부를 걸겠다는 일념으로 아니면 돈이 조금 부족해서인지 광고모델을 쓰지 않은 달력을 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교촌.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인터넷으로 심플한 블랙화이트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집보다는 사무실에서 쓰기 좋은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달력을 얻기 위해 치킨을 주문할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이제 12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캘린더들이 선을 보일 것이다. 매년 두자리수의 달력을 얻어두고 정작 한 두개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런 작은 설레임이 우울한 겨울을 버티는 힘이 되지 않을까?
덧붙이는 말
결혼하기 전 우리 집에서는 오랫동안 제약회사에서 발행한 서양화가 들어간 벽걸이 달력을 받아왔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 달력을 볼 때마다 마음이 푸근해지곤 했는데 여전히 나오고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아시는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