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
밥 퍼시게티 외 감독, 샤메익 무어 외 목소리 / 소니픽쳐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야흐로 영웅 전성기다. 특수효과 기술의 눈부신 발달이 한몫했다. 곧 영화로 구현이 어려운 장면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히어로물은 딱 들어맞는 장르다. 아이들은 물론 어렸을 적 친숙했던 등장인물이 연이어 나오는데 안보고 배길 장사가 있나? 게다가 영웅들끼리 이합집산하면서 싸움까지 벌인다. 춘추전국시대 저리가라다. 


스파이더맨은 영웅물 가운데에서도 독특하다. 우선 주인공이 청소년이다. 슈퍼맨이나 배트맨 혹은 아이언맨처럼 중후한 아저씨가 아니다. 그래서 실수도 많이 하고 또 엉뚱하기도 하다. 여러 변종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애니판이다. 실사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흑인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물론 또 다른 스파이더맨이라는 장치를 내세워 일본 여학생까지 동원하지만 여하튼 중심은 백인이 아니다. 설정만 파격적인 게 아니다. 만화의 상상력을 극대화한 화면 분할과 특수 장치가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마치 손가락으로 웹툰 만화를 휙휙 넘기는 것처럼 스피드도 넘친다. 


이 영화는 유니버스 2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할 정도로 성공적이다. 그 성과는 아카데미에서도 입증이 되었다. 한 가지 아쉽다면 극장 관객 동원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70만 명을 살짝 넘었는데, 만화영화치고는 괜찮은 흥행이지만 작품 완성도를 생각하면 한참 미치지 못한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진가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
배리 젠킨스 감독, 키키 레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억울한 일을 당하면 단계별로 감정이 진화한다. 처음엔 너무 황당해서 어이가 없다가 점차 분노하게 되고 그러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체념하고 받아들인다. 영화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은 이 과정을 처절하면서도 따스하게 묘사한다. 티시와 포니는 꿈 많은 연인이다. 흑인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팽배하지만 둘은 약혼을 하고 함께 살아갈 희망에 부푼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포니가 성범죄자 누명을 쓰게 되면서 둘 사이는 나락에 빠지게 되는데. 


시놉만 보면 이 영화는 흑인을 다른 전형적인 영화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감독은 미스터리 기법을 도입하여 내내 궁금증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곧 문제를 풀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가족들의 분투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조마조마하다. 그럼에도 결국 …….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더 이상의 스토리는 생략한다. 


어찌 보면 식상한 주제를 매우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로 펼쳐나가는 능력은 전적으로 베리 젠킨스 감독의 역량 덕이다. 그는 <문 라이트>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았다. 그 영화를 보면서도 소금 빠진 설렁탕을 먹는 기분이었는데 집에 와서 계속 슴슴한 맛이 맴돌았던 기억이 있다. 빌 스트리트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음악으로 악센트를 주었다. 레트로 플레이어로 재생하는 재즈 넘버 엘피의 선율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캡틴 마블 - 속지
애너 보든 외 감독, 브리 라슨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마블시리즈 팬이 아니다. 극장에서 본 영화는 어벤져스 앤드 게임 정도다. 정직하게 말해 황당하고 엉뚱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마블에 익숙한 미국관객이라면 환호할 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마블은 아이언맨이 시초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캡틴 마블> 역시 크기 기대하지 않았다. 여전사 캐릭터라는 정도만 알고 디브이디로 감상했다. 결과는 의외로 재미있었다. 지구로 떨어진 주인공이 사실은 이곳 출신이었음이 밝혀지는 스토리도 근사했고 이미 죽었음에도 옛 친구와의 우정을 다지는 대목도 눈물이 났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건 확실하게 페미니즘을 표방했다는 거다. 여자는 전투기 조종사가 될 수 없다는 편견에 맞서 싸우는 장면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어설프게 여성주의를 표방했다가 슬쩍 숨기거나 상업주의로 포장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다는 점이 돋보였다. 다음 편도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타트렉:더 비기닝 (1disc)
J.J. 에이브람스 감독, 존 조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전통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꾀하기란 매우 힘든 직업이다. 양쪽에서 욕을 먹기 십상이다. 에이브람스 감독은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스타드렉: 더 비기닝>은 제목처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영화다. 곧 오랫동안 익숙했던 장중하지만 느린 템포로 젊은 세대에게는 외면 받던 스타트렉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우선 돋보이는 건 스피드다. 서사를 과감히 생략하고 초반부터 내달린다. 마치 내가 엔터프라이즈호에 탑승하여 모험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젊은 배우들을 전전배치한 점도 성공요인이었다. 커크나 스파크의 청년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비기닝의 성공에 힘입어 단숨에 3편까지 내달린 스타트렉은 또 다른 4편을 기대하고 있다. 제발 부탁이니 한국에서 어느 정도 흥행성공을 거두어, 천만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오백만 정도는, 배우들이 직접 방한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3편까지 평균 관객동원수는 백오십만 명 내외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셉션 - 일반판 (2disc)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는 오락거리다, 라는 신념을 버린 적이 없다. 한두 시간 남짓 현실을 벗어나 쾌락을 즐기면 그만이다. 쓸데없이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거나 심각하기 그지없는 작품은 감독의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에는 예외가 있다. <인셉션>은 영화를 예술의 반열에 올린 위대한 작품이다. 곧 세월이 지나도 두고두고 화제를 불러 모은다. 마치 미켈란젤로의 <모나리자>처럼. 실제로 개봉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다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심심풀이로 보면 짜증이 난다. 여러 스토리가 겹겹이 쌓여있어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정하고 볼 생각이 아니라면 아예 제쳐놓는 게 정신건강상 좋다. 그럼에도 굳이 보고 싶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꿈을 떠올려라. 잠을 자다 꿈을 꾸면서 이게 꿈임을 아는 순간이 있다. 이른바 자각몽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아무리 위기에 닥쳐도 심지어 총에 맞아 죽어도 깨어나면 살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만약 잠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꿈을 꿀 지, 구체적으로 꿈속에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작정하고 꿈을 꾼다면. 꿈 속에서 또다른 꿈을 떠올릴 수 있다면. <인셉션>은 현실이 주 무대가 아니라 다차원적인 꿈이 진짜 세계일 수 있음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도로가 기울어지고 건물이 뒤집히고 폭탄이 거꾸로 터지는 상황은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지만 꿈에서는 가능하다. 무의식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란은 이 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현실과 꿈, 더 깊은 꿈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5분이 꿈1에서는 3시간, 꿈2에서는 일주일이 된다. 꿈속에서는 시간여행도 가능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 공간은 어떻게 자유자재로 옮겨 다닐 수 있을까? 차버리면 된다. 말 그대로 Kick이다. 물론 이 장치는 정교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감독이 유명해진 이유는 영화 <메멘토> 덕이 컸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까먹는 걸 잊기 위해 온 몸에 낙서를 남기며 고군분투한다. <인셉션>에서는 꿈과 시간차를 이용함으로써 절묘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영화의 결말은 첫 장면과 이어진다. 디카프리오는 무사히 미국에 돌아와 사랑하는 자식들을 만나며 죽은 아내를 그리워한다. 과연 이 상황은 현실인가? 꿈인가? 아니면 만들어낸 기억이 창조한 가짜 꿈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