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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마제스틱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 짐 캐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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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가 연일 논란이다. 특정인들을 지정해 방송이나 연예활동을 방해하거나 지원을 줄였다는 내용이다. 이런 일은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니다. 자유가 국기라는 미국에서도 벌어졌다. 1950년대의 맥카시 사냥이 대표적이다. 할리우드의 빨갱이를 소통하겠다고 벌인 짓거리였다. 그 앞잡이중에는 나중에 대통령이 된 로널드 레이건도 있었다.

 

영화 <마제스틱>은 시대의 광풍에 휘말린 시나리오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좌파로 몰린 그는 우연한 사고로 외딴 동네에 머물게 된다. 문제는 기억상실증이 걸려 자신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 우연히 그와 닮은 한 청년의 아버지가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들로 오인하면서 가족처럼 살게 되는데. 하필 그 동네는 전몰 사상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뭔가 억지스러운 스토리텔링이다. 애국주의를 강요하는 듯한 설정도 과하다 싶었다. 그러나 그가 기억이 되돌아와 다시 청문회에 서게 되면서 영화는 진가를 발휘한다.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이름을 대고 잘못을 시인하면 빨갱이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친다. 대신 전물장별들이 지키려던 나라는 이런 국가가 아니었다면 용기를 낸다. 미국은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고.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1조에 명기되어 있다. 이 준엄한 선언은 어쩌면 정치적 타협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를 거치면서 하나의 명제처럼 모두에게 각인되어 있다. 곧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이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1조보다 더 중요한 것은 2조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전문은 모르더라도 이 두 조만 알고 있으면 된다. 아니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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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웨딩
에이치디디브이디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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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은 혹은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의심해야 한다. 선한 의도는 핑계이고 사회부적응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곧 자신의 일이 플리지 않는 이유를 거대한 사회구조적 악을 원인으로 돌리고 자신은 선하게 살 사람이라고 위안을 삼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부랑아동들을 돌보는 야콥. 학교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사발팔방으로 돈을 구하려 다니는데 다행히 덴마크의 한 사업가가 400만불을 기부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조건은 자신을 보러 와서 딸의 결혼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 일말의 의심도 없이 당장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데.

 

여기까지 줄거리를 읽은 분들중 눈치 빠른 이들은 눈치를 챘을지도 모른다. 혹시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이라면 우리나라의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를 떠올리면 된다. 그건 바로 친자를 둘러싼 소동이다.

 

정치인들의 자제분들이 연일 매스컴을 타고 있다. 마약을 하고,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극히 일부의 예일수도 있겠으나 뭔가 정의로운 일을 혹은 국민을 대변해 바른 일을 하겠다는 사실과 아이들의 비행은 과연 아무 상관이 없을까? 영화 <애프터 웨딩>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선언한다. 다행히(?) 야콥은 거대한 선한 일 대신 자신이 저지를 악행을 되갚는데 남은 인생을 바치기로 한다. 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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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 [할인행사]
장윤현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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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드를 쫓아가는 영화는 1년만 지나도 촌스럽게 여겨진다. 작년에 찍은 자기 사진을 보고도 비웃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와 같다.

 

영화 <접속>은 개봉된 지 20년이 지났다. 추억의 명화에서나 볼법한 올드 무비가 된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지는 건 우리가 여전히 접속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피씨통신이라는 도구가 에스엔에스로 바뀌었지만 말 대신 문자로 대화하는 것이 익숙한 것은 여전하다. 여기에 편의점, 혼밥족 등 지금도 대세인 풍경에는 변함이 없다. 일종의 선견지명인 셈이다.

 

얼굴을 마주보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랑하고 질투하고 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 이 모든게 단지 기술의 발달때문이 아니라 숨겨진 인간의 본성이었다면 더욱더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누군가가 읽을지도 모르는 글을 쓴다는 것,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파를 거쳐 실어보낸다는 것, 자체도 신기한 일이다. <접속>는 이 모든 현상을 담아낸 전환기적 기념작이다.

 

한가지 씁쓸한 건 그 때나 지금이나 일이든 애정이든 풀리지 않을 때 하는 선택은 같다는 점이다. 에라, 이민이나 가자.  

 

덧붙이는 말

 

이 영화는 내용도 참신하지만 무엇보다 음악이 좋다. 이른바 90년대 정서를 담고 있다. 재즈를 포함한 새로운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것이 멋으로 여겨지던 시절의 향수가 짙게 배어 있다. 나 또한 그랬다. 오에스티 음반까지 산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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