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미슈, 판나콘다, 크렘 뷔를레는 꼭 맛보시길


의사는 다행이라고 말했다. 엠알아이 결과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물론 확률로 따지면 엄연히 위험은 있다. 다만 그 수치도 현저히 낮아졌다. 구체적으로 2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6개월 후 피에스에이 검사를 하고 추이를 보자고 한다. 한시름 놓았다. 딱히 결과 때문은 아니지만 바로 점심으로 뷔페를 먹고 다음날인 오늘 또 갔다. 같은 장소는 아니다. 한 곳은 해산물 위주고 오늘 방문한 식당은 파스타 전문점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등해서 뒤숭숭했지만 왠지 미루고 싶지 않았다.


일 뽀르노는 꽤 유명한 식당이다. 살바토레로 더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유지되어 오다가 라이센스가 종료되어 문을 닫았다가 올해 새로 출발했다. 내가 찾은 곳은 청담점이다. 말은 청담이지만 압구정 도산공원 인근에 있다. 점심은 뷔페로만 운영하는데 A코스와 B코스가 있다. A(파스타 류중 선택)는 28,000원, B는 39,000원(고기 류중 선택)이다. 기준은 1인당이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사이드 메뉴를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어 꽤 합리적이다.


오후 12시 30분 예약으로 갔는데 실내와 테라스가 연결되어 있어 널찍했다. 파스타는 토마토와 봉골레 두 가지를 선택했다. 뷔페 메뉴는 피자 세 종류, 채소류, 호박스프, 닭튀김, 계란말이, 햄 등이 있었고 디저트는 티라미슈, 판나콘다, 크렘 뷔를레, 호박파이빵, 과일, 음료는 커피와 주스 등이 있었다. 개수는 적지만 알찬 느낌이랄까? 마치 호텔 조식을 보는 기분이다. 하나하나 정갈하고 재료가 좋았다. 특히 디저트는 평소 먹기 힘든 이태리 정통이라 보는 눈이 즐거웠다. 아무래도 대기업이 작심하고 덤벼들었으니 하나하나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겠지만. 사이드도 훌륭했지만 압권은 역시 파스타. 특히 봉골레는 최근 먹어본 스파게티 중 최고에 가까웠다. 이른바 알단테라는 다소 딱딱하지만 식감이 살아있는 면발과 올리브 오일이 기가 막히게 어울렸다. 조개도 풍부하게 써서 서양요리에서 진한 국물 맛이 전해졌다.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제 돈으로 사서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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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월 한국은 선진국이 되었다. 구체적으로 유엔개발기구에서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 지위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한 것이다. 사실 공식 명칭은 아니다. A그룹에서 B로 옮겼을 뿐이다. 그럼에도 의의가 큰 이유는 소위 개도국에서 이처럼 지위가 달라진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B그룹에는 31개 국가가 소속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말타, 안도라도 포함한다.


정직하게 말해 내 나이 또래 사람들에게는 감개무량하다. 말이 좋아 발전도상국이지 한국은 후진국이었다. 도시락으로 혼분식을 먹었고 교실에는 연탄난로가 있었고 옷은 하복동복이 전부였다. 잘사는 나라가 된다는 건 꿈에서나 가능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국가다. 지디피나 수출이나 기술, 생산성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게다가 최근에는 여기에 문화라는 날개까지 날았다. 속된 말로 살아생전에 이런 조국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실은 여전히 어렵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이고 양극화는 고착되었으며 무엇보다 젊은 세대에게 희망이 없다. 못살아도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과거는 이제 추억으로 남았다. 과연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란 절망의 세대에게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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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신경전만큼 피곤하고 힘들게 하는 것도 드물다. 별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내내 곤두서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인간들이 모여살다보면 백퍼센트 발생한다. 물론 조직에 긴장감을 유발하여 성과를 올리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후유증은 남는다. 요컨대 감정 낭비로 피폐해진다. 


역설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사회의 도래는 감정 낭비를 억제시키고 있다. 곧 서로 만나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다보니 자연스레 다툼도 사라진다. 실제로 재택근무가 익숙해진 직장인들은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통보에 두려움을 느낀다. 특히 업무와 상관없는 미팅이나 회식이 부활하는 걸 꺼린다. 누군가는 인간미가 사라진다고 아쉬워하지만 단체생활에 익숙한 이들의 넋두리에 불과하다. 인간은 홀로 있어 버릇해야 한다. 그래야 생각도 많아지고 남에 대한 배려도 커진다. 물론 쓸데없는 감정 낭비도 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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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터넷에서 맛집을 찾아보곤 한다. 누군가를 만나거나 초대할 때 마땅한 장소를 찾기 위해서다. 주로 리뷰부터 본다. 처음 가는 곳이니 이미 다녀온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웬만하면 칭찬 일색이지만 간혹 비판도 있다. 비록 소수지만 나는 악플을 꼼꼼히 읽는다. 좋게 말하는 건 천편일률적이지만, 이를 테면 맛이 좋다. 비평은 매우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밥이 뭉쳐 나왔다. 직원이 다 먹지도 않았는데 너무 바삐 그릇을 치우더라 등. 이런 말을 들으면 그 식당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아무리 기분이 안 좋더라도 남에 대해 나쁜 평을 하기가 쉽지 않다. 오죽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까? 물론 반복적으로 습관처럼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극히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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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비가 쏟아졌다. 장마철도 아닌데,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가 되어가나. 다행히 우산을 준비하고 집을 나섰기에 급한 대로 펼쳐보았다. 소용없었다. 바람까지 몰아쳤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나 난처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비를 걸쳐 입은 직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 손에 큰 노란 골프용 우산을 든 그들은 고개 한 명 한 명을 주차장까지 안내했다. 인근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에게는 무상으로 우산을 나누어주었다. 속으로 생각에 잠겼다. 여기는 상류사회구나. 내가 속한 세상과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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