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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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믿고 읽는 작가다. 거의 모든 작품이 평타 이상은 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그의 최근작 <녹나무의 파수꾼>을 읽고는 고개가 갸웃했다. 게이고도 나이가 든 것인가? 뭔가 영적인 이야기를 꺼내면 의심부터 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직하게 말해 끝까지 다 읽지도 못했다. 단순히 소재 자체가 지나치게 일본스러워서가 아니다. 핵심은 공감능력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다음 소설을 어서 빨리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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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의 집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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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출판강국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의 1면 하단에 늘 책 선전광고가 붙을 정도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굳이 책으로 만들 필요조차 없는 잡담류가 넘쳐난다. 저자가 약간의 유명세를 타고 있다면 당연하다고 할 정도로 책을 내자는 러브콜이 이어진다. 강상중도 그 중 한명이다. 재일교포 최초로 동경대 교수가 되어 유명해진 그는 일본에서도 꽤 잘 나간다. 문제는 자기 전공 밖의 분야까지 슬금슬금 영역을 넓힌다는 점이다. 에세이가 대표적이다. <고민하는 힘>은 꽤 팔렸다. 딱히 대단한 내용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여하튼 거기까지는 그래도 신변잡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만년의 집>은 완전한 헛다리다. 정직하게 말해 책 제목에 끌려 읽었다. 은퇴를 앞둔 학자가 마련한 집은 과연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확 생겨서다. 정작 책을 읽어보니 집 이야기는 극히 일부고 거의 대부분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다. 이미 같은 주제로 단행본까지 낸 사람이. 여기저기 쓴 글을 모아 내다보니 그럴 수 있다 싶지만 이건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최소한 집 사진이라도 실어야 하는 게 아닌가?


덧붙이는 말


혹시나 해서 원제목을 보았다. 어머니가 가르쳐준 것. 그래, 이게 맞는 타이틀이지? 괜히 우리나라에서 뭔가 그럴 듯한 제목을 찾아 붙인 게 뚱딴지같은 만년의 집이라니. 한 가지 더. 그가 한국사회 보는 시각은 매우 편향적이다. 감안하고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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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북극 출장 중
이유경 지음 / 에코리브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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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여전히 남자 우위 국가다. 억지로라도 여자들이 사회에 진출해 남성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결혼이나 자녀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막아주어야 한다. <엄마는 북극 출장 중>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여성 과학자의 분투기다. 호기심 많은 소녀가 공부에 뜻을 품고 날개를 펼치고 북극까지 가서 일을 하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만약 <랩걸>을 읽고 감동을 받아 이 책을 들었다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게 아님을 다시 확다.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고 딱히 알고 싶지 않은 취업과정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소개하고 있다. 반면 과학에 대한 순수한 기쁨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읽는 내내 그저 지치고 힘만 든다. 건조하고 딱딱한 보고서와 개인 블러그에 남긴 일기를 섞어놓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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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OST)
/ 199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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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상대적이다.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사랑하는 건 아니다. 토대도 중요하다. 나라나 지역에 따라 받아들이는 반응이 다르다. 우리에게 흑인음악은 오랫동안 낯설었다. 물론 흉내를 낸 경우는 많았지만 실제 그들이 부르는 노래나 춤을 들으며 감동을 받기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진심은 통하는 법, 티나 터너가 부르는 라이브 무대를 단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그의 팬이 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기 때문이다. 개인사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무명을 거쳐 좀 유명해지려고 하자 남편이 말썽을 부렸다.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범죄를 일삼고 심지어 아내를 패기까지 했다. 흑인뮤지션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이 음반은 티나 터너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다. 그만큼 미국에서의 입지가 매우 굳건하고 위대하다는 증거다. 우리 식으로 하면 패티 김에 비유할 수 있을까? 딱히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음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특히 영화제목이기도 한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사랑밖에 난 몰라*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 직역을 하면 사랑 따위가 대체 뭔데 (내 인생을 이다지도 힘들게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역설적으로 사랑에 목매어 생긴 상처가 크다는 점을 부각시켜 의역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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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hantom of the Opera (오페라의 유령) / 한국어 앨범 하이라이트
Various Artists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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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브라이트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호텔에서 열린 청음회장에서였다. 오디오가 워낙 좋아서였기도 하겠지만 이전까지 그렇게 노래 잘하는 가수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감탄했다. 그 때 All I Ask of You(나의 바람은 그대뿐, 이 번역도 참 멋있다)도 들었는데 이 곡이 오페라의 유령에 나온 곡임은 나중에 알았다. 당연히 그가 나온 오리지널 음반도 듣고 디브이디도 구입하였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사라의 역할도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오페라의 유령은 여전히 매력적인 뮤지컬이다. 올해에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공연이 이루어졌을 정도로. 


이 음반은 한국인들만 출연하여 만들었다. 영어버전을 제외하고는 최초다. 그만큼 실력이 빼어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애정이나 열정이 컸다는 반증이다. 다소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처음부터 우리 귀에 익숙한 말을 들었을 때의 감동은 사소한 단점은 커버하고도 남는다. 다만 아쉽다면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전곡을 다 담은 음반이었다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소개지도 단순한 가사해설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실어 소장가치를 높일 필요도 있었는데. 그래도 이렇게나마 음반으로 발매해준 유니버설 사에 감사를 전한다. 참고로 유령은 윤영석, 크리스틴은 이혜경, 라울은 류정한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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