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 (양장) - 새로운 근대(성)을 향하여
울리히 벡 지음, 홍성태 옮김 / 새물결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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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나는 두 차례나 교통사고를 당했다. 첫번째는 가벼운 접촉사고여서, 수리비만 주고 해결을 했다. 두번째는 며칠전이었다. 앞에 가던 오토바이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는 바람에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부딪치고 말았다. 큰 사고였다. 지금도 나는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에는 나만 이런 일을 당하나보다 했는데, 이 정도의 교통사고는 사고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치거나 심지어 죽는 사람들에 비하면 말이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일상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내 자신이 아무리 주의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닥쳐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 어느나라보다 위험의 빈도가 높다. 대구지하철방화,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씨랜드화재 ... ... 생각나는대로 손꼽아 본 것이 이 정도이다.

울리히 백은 현대사회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그 위험은 무차별적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제 위험의 빈도를 어떻게 나누는 것이냐고 커다란 과제가 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그것이 계급편향성을 띤다는 것이다. 즉 잘사는 사람은 그만큼 위험에 처할 빈도가 낮은 반면, 그렇지 않는 사람은 더욱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일어난 대형사건을 보면 대부분 대중시설에서 발생했음을 알 수있다. 이는 힘없는 서민들이 가장 많이 피해를 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사회는 계급사회를 더욱 부추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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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이 있었네
전영우 글.사진 / 학고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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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지도교수님 댁을 방문했을 때 탁자위에 이 책이 놓여있는 것을 보았다. 책 제목을 눈여겨 보아두었다가 사서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최근 들어 사진과 글을 덧붙인 인문서적들이 많이 나와 그런 책의 일종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저자가 엄밀한 의미에서는 자연과학자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더욱 놀란 사실은 자연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유려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저자는 우리의 나무와 숲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벌여온 분이었다. 나무와 숲을 해설하는 모임이 그것이다. 그 모임이 벌써 10년이 되었다고 하니 저자의 정열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저자의 이런 관심은 우리의 나무와 숲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해낼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이다. 무심코 나무와 숲을 보기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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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세계화
쟝-피에르 바르니에 지음, 주형일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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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세계화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세계화를 단순한 문호개방정도로 생각했던 대통령의 무분별한 개방조치는 결국 IMF 위기를 낳았다. IMF 위기를 호되게 겪었음에도 우리는 세계화에 여전히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에게 자유무역거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쌀을 비롯한 먹거리까지 개방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화에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라는 이름을 쓴 문화상품이다. 얼마전 제주도에 간 적이 있다. 내가 놀란 것은 풍광의 이국성이 아니라, 시내 중심가에 외국계 체인점이 눈에 뜨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맥도날도, 스타벅스 등 그 흔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동시에 내 눈이 그동안 얼마나 왜곡되어 왔는지 알게 되었다.

저자는 문화상품화의 세계화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단지 미국만의 문제이겠는가? 이 땅의 토종을 노리는 무분별한 침략은 단지 미국, 일본.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거대자본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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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스타 - 이희재 단편집
이희재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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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0년대를 다룬 영화 한편이 나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살인의 추억'이 바로 그것이다. 그 당시 모든 경찰력은 데모하는 군중을 몰아대기에 바빴다. 8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던 사람은 다들 잘 알것이다. 당시가 얼마나 험악했던가를.

한편 이땅에서 소외받고 있는 사람드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그러나 갑가지 소외받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기보다는 이전에는 언론이나 사회에서 그들을 조명조차 할 수없었단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 결과 민중이라는 이름을 단 각종 예술양식이 등장하였다. 탈춤, 민중미술, 민중가요, 민중소설, 그리고 민중만화까지. 이책은 80년대를 상징하는 눈부신 <간판스타>격의 만화책이다.

이희재 선생은 선천적으로 손이 떨려 선을 똑바로 긋지 못하였다고 한다. 만화가로서는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결함이 도리어 리얼리즘 만화에 더욱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었다. 아,이 인생의 아니러니. 실제로 그의 그림체는 좀 삐뚤삐뚤하다. 지금 이 책을 보면 80년대의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나 그것을 단순히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아직껏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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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론
마이클 포터 지음, 김연성 & 김경묵 옮김 / 세종연구원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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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포터는 경영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이다. 이 책에서 포터는 경쟁에서 지리적 입지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른바 클러스터라고 불리는 지리적 집중은 모든 경쟁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다. 포터에게는 이러한 사실이 새로운 발견일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도시 및 지리 전공자들은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다.

같은 업종의 공장들이 특정 지역에 몰려있으며, 상가들 또한 한 곳에 모여 장사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심지어 음식점들까지 먹자골먹에 집중되어 있지 않은가? 이러한 현상을 전문 용어로는 '지리적 집중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클러스터 논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집중이 경쟁을 낳는 수단인 동시에 비효율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한 경제활동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을 그러한 예이다. 따라서 지리적 집중만이 경쟁력 확보의 수단이라는 주장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미국과 우리는 땅크기부터가 다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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