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종합영어는 이제 그만
말도 안 되는 편견이 마치 상식처럼 자라집기도 한다. 최근 내가 들은 말 중에는 이태리 커피 전문가가 한국의 커피믹스를 맛보고 감탄했다더라가 있다. 도대체 출처도 알 수 없는 이런 내용이 왜 공기처럼 떠다니는가? 한국 사람은 영어 문법은 강하지만 듣기와 말하기가 약하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 문법은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국어와 영어는 문법이 완전히 다르기에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모래성이나 다름없어진다.
문법을 따로 떼어 수험용으로 배우다보니 영어가 미스터리가 되어 버렸다. 현재완료, 과거분사, 동명사, 지시대명사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예문과 함께 직감을 키워야 한다. 예를 들어 설탕sugar은 어떤 때는 그냥 sugar로 다른 경우에는 the sugar로 쓰이는 이유는 대체 뭔가? 우리말은 구분을 하지 않는데. 이 문제를 불가산명사가 어쩌고 저쩌고로 설명하는 순간 바로 깊은 잠에 빠진다. 옳은 방법은 일반적, 구체적 의미로 분류하면 된다. 곧 Sugar is bad for you(설탕은 몸에 안 좋아)에서 설탕은 일반적인 뜻이고 채 Could you pass me the sugar(설탕 좀 건네줄래)는 구체적인 의미가 된다. 이처럼 예문을 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데 암호문이나 공식처럼 외우니 영어가 늘 리가 있나?
김아영은 콜럼버스의 달걀 원칙을 영어 학습에 적용해했다. 어쩌면 매우 쉬운 길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다들 하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전에 써놓은 일본식 영문법 책을 마치 성경처럼 떠받들면 베껴 써도 대가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문종합영어는 이젠 쓰레기통에 던져버려야 한다.